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1 - 챕터 70

70 챕터

제61화

양청아는 자신의 무의식적인 반응이 백건을 자극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오늘 밤 계획의 성사 여부는 강동준이 취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백건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그러자 이유림이 말렸다.“두 사람이 돌아가며 상대하는 건 안 돼.”양청아는 이유림을 향해 눈을 흘겼다.“남자 생겼다고 친구는 뒷전이네.”하지만 강동준은 술잔을 들어 올렸다.“양청아 씨 주량 한번 볼까요?”양청아는 비록 여자지만 주량은 절대 적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올라온 고량주 두 병이 다시 바닥을 드러냈고 양청아는 고량주 한 병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서서히 양청아도 취기가 오르며 문득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계속 마시다가는 강동준보다 자신이 먼저 취해버릴지도 모른다.양청아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걸어갔다.“나 술 깨고 올 테니까 강동준 씨는 어디 도망가면 안 돼요. 오늘 당신 취하게 하지 못하면 내가 이름 바꾼다.”강동준은 웃으며 잔에 든 술을 들이켰다.이유림은 강동준에게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청아 취하게 하면 안 돼요. 술주정 부리면 아무도 못 말린다고요.”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이유림이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비명이 울려 퍼졌고 이어서 모두의 귀를 찢는 날카로운 따귀 소리가 들렸다.그 비명이 양청아의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 강동준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번개처럼 복도로 달려갔다.복도에서 양청아는 엉덩이를 감싼 채 눈앞에서 비틀거리는 남자를 화가 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이 변태, 감히 날 만져...”남자의 얼굴에는 다섯 손가락 자국이 찍혀 있었는데 입이 아주 험했다.“아주 화끈한 여자네. 마음에 들어! 이따 방으로 데려가서 얼마나 화끈한지 한번 보자고!”양청아는 남자가 현장에서 잡혔는데도 건방지게 구는 모습에 삿대질하며 말했다.“내가 너 신고할 거야!”남자는 양청아를 한심하게 쳐다보았다.“천해 경찰청에서 감히 이 육원준을 잡아간다고?”육원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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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육원준이 양청아에게 손을 뻗었다.“남자 친구도 동의했으니까 빨리 가자고.”화끈한 몸매의 미녀를 온몸으로 짓밟고 제대로 유린할 생각에 육원준의 아랫배에서 걷잡을 수 없는 열기가 솟구쳤다.육원준의 손이 양청아의 손을 잡아당기기도 전에 눈앞에 손바닥이 점점 크게 다가오더니 날카로운 따귀 소리가 울리며 육원준은 팽이처럼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자리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다.상대는 무려 육씨 가문의 도련님인데, 이 촌스러운 남자가 감히 도련님의 뺨을 떄리다니?더 살기 싫은 건가?양청아는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가슴에 품은 채 강동준을 바라보았다.강동준이 뭔가 꿍꿍이를 숨긴 채 이유림에게 접근했다고 생각하며 백건과 비교하기도 했었다.그 당시에는 강동준이 쓰레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궁지에 몰렸을 때 그 ‘쓰레기’가 나타나 구해줄 줄이야.대신 이유림의 마음은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이유림은 양청아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강동준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육원준의 뺨을 때렸고 육원준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강동준이 비록 용대산과 아는 사이라고 해도 육원준의 압박은 당해내지 못한다.제자리에 멈춘 육원준은 얼굴에서 느껴지는 불같은 고통에 눈동자가 살벌하게 번뜩였다.그러다 강동준을 알아본 그는 꼭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조씨 가문, 오씨 가문만큼은 아니지만 조명훈과 임연비의 약혼식에도 초대받았던 그였다.육원준은 강동준이 흑살을 죽이고 오성산을 불구로 만드는 장면을 절대 잊지 못했다.당시 그는 스스로 이렇게 되뇌기까지 했다.‘저 저승사자와 가깝게 지내지 못할 바엔 멀리 도망가자.’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저승사자’를 만나고 말았다.모든 게 떠오르자 육원준은 다리가 덜덜 떨리며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당... 당신은 강... 강...”강동준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양청아한테 사과해.”육원준은 감히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거렸다.“대체 저 자식이 누군데 도련님이 저렇게 무서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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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육원준이 홀연히 자리를 떠나고 강동준은 양청아를 향해 장난기 어린 시선을 보냈다.“계속할까요?”양청아가 대꾸하기도 전에 백건이 목소리를 높였다.“하죠, 왜 안 하겠어요?”강동준이 나설 때 백건은 한편으론 고소했다.저 멍청이가 세게 나갔다가 육원준에게 죽도록 고문을 당할 것이 분명했으니까.하지만 강동준 앞에서 굽신거리는 육원준을 보자 백건은 가슴 한구석이 불편했다.하찮은 놈이 어떻게 육씨 가문 도련님을 제압할 수 있단 말인가.그런데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제야 맥락을 파악하고 강동준을 경멸하기 시작했다.여자한테 빌붙어서 정상에 오른 제비가 뭐 대단하다고.하지만 백건은 자신이 조금 전 양청아를 버린 것으로 이미 그녀에게 나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회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양청아를 영원히 가질 수 없다!그리하여 남아서 계속 술을 마시는 것만이 만회할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다.양청아 역시 이유림에게 강동준의 본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그를 더더욱 취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백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이유림만 강동준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미 많이 마셨는데 그만 마셔요.”강동준은 이유림의 손을 잡았다.“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룸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동준은 다소 긴장한 듯 이유림을 바라보았다.“사실... 난 전보민이랑...”이유림이 싱긋 웃었다.“당신 같은 사람이 제비면 세상 모든 남자가 제비예요.”강동준은 당황했다.“날 그렇게 믿어?”이유림은 강동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정말 제비였으면 애초에 임연비와 이혼할 때 한 푼도 안 받고 떠나진 않았겠죠. 정말 제비였으면 왜 운천 별장 같은 큰 집을 비워두고 내가 사는 근처에 세 들어 살면서 나를 돌봐줘요?”강동준의 가슴에 따뜻한 기류가 일었다.룸으로 돌아온 네 사람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다만 이유림과 강동준이 한층 더 다정한 모습을 보이자 양청아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이때 백건이 술잔을 들고 오만한 얼굴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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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바로 앞에 있던 음료를 집어 백건에게 뿌린 이유림은 강동준을 잡아끌며 말했다.“가요.”격분한 백건이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이유림...”백건이 미처 위협적인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동준의 눈빛이 무섭게 번뜩였다.“한마디만 더 해, 가만 안 둬.”강동준의 눈에서 집어삼킬 듯한 위협감을 느낀 백건의 기세가 수그러들었다.눈앞에 이 자식은 무섭지 않았지만 그의 뒤에 있는 전보민은 너무 무서웠다.이 자식이 전보민 앞에서 몇 마디 꺼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도 모른다.강동준과 이유림이 떠나자 백건은 곧바로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젠장, 조금만 늦게 도망쳤어도 내가 너 죽여버렸어!”비겁한 백건을 바라보는 양청아의 눈에는 실망감이 번뜩였다.강동준이 아무리 남에게 빌붙어 산다지만 위험에 처했을 때는 과감히 맞서 싸울 줄 알았다.육원준 앞에서는 쥐새끼처럼 소심했던 백건이 강동준 앞에서는 그토록 거만하게 굴었다.그러다 강동준이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자 또다시 겁에 질려 찍소리도 못했다.‘둘 중에 대체 누가 쓰레기인지.’백건은 양청아가 이런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른 채 과장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네 친구가 저런 제비 만나는 건 위험해!”양청아는 벌떡 일어나 백건을 무시한 채 곧장 문밖으로 나갔다.양청아가 가자 불순한 의도로 양청아를 취하게 하려던 백건의 시도는 자연스럽게 보류되었다.사라지는 양청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백건의 눈동자가 음침하게 번뜩였다.“나쁜 년. 그럴듯한 방법으로 따먹으려 했더니 주제도 모르고. 이제부터 내가 무슨 수를 쓰던 날 원망하지 마.”강동준과 이유림은 버스를 타고 빈민가로 돌아갔다.검소한 이유림 성격에 언제쯤 자신이 차를 사는 걸 허락할지 생각하던 강동준은 문득 우울해 있다가도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자 웃음을 터뜨렸다.이유림과 함께 버스를 탄다는 사실을 부하들이 알면 입이 떡 벌어지게 놀랄 것이다!이유림을 먼저 집으로 돌려보낸 강동준은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집에 도착하기 전 강동준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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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강동준은 은도연을 차갑게 바라보았다.“나한테 보상해 줄 거면 은씨 가문을 통째로 가져오라고 했을 텐데요. 이 정도로는 눈에 안 차요. 내가 원하면 언제든 천해를 통째로 살 수도 있으니까.”강동준은 자신이 가진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본 적도 없었다.그가 기꺼이 신분을 포기하고 평범한 시민이 되려 했던 이유는 바로 은혜를 갚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은혜를 갚으려고 결심했으니 이유림이 원하는 건 전부 들어줄 생각이었다.이유림이 무일푼으로 창업하고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자기 능력으로 언제든 그녀에게 여왕의 삶을 안겨줄 수 있다.은도연은 자신이 은훈정을 구해준 대가로 무언가를 바란다고 생각하며 빨리 이 일을 끝내기 위해 이제는 고작 가게 하나를 들고 와서 모욕하고 있었고 이에 강동준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은도연도 마찬가지로 화가 났다.그녀는 줄곧 강동준이 주제도 모르고 많은 걸 바란다고 생각했다.자신은 이미 이 문제를 끝내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춰 일을 처리하는데도 이 자식은 감히 은씨 가문을 통째로 원하고 있었다.그 생각에 은도연의 목소리에 살기가 감돌았다.“강동준 씨, 적당히 해요. 안 그러면 내 말 한마디로 당신 천해에서 발붙이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강동준은 은도연과 더 대화할 흥미가 떨어졌다.“그럼 해보든지.”은도연이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강동준, 대체 원하는 게 뭐야?”강동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냥 나 좀 내버려둬.”은도연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가 덧붙였다.“말했잖아, 구해준 사람 적으로 돌리기 싫다고. 또 오면 그땐 나도 가만 안 있어.”은도연의 예쁜 얼굴이 빨개졌다.“난 당신한테 은씨 가문을 넘겨주지 않아!”강동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럼 네 할아버지 목숨이나 돌려주든지.”그 순간 은도연은 잡아먹을 사람을 고르는 맹수를 보는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다.하지만 강동준은 은도연을 쳐다보지 않고 곧장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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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임연비는 멍하니 자리에 서 있었고 강동준은 소파에 있던 옷을 임연비에게 던졌다.“옷 입고 당장 나가. 다신 보고 싶지 않으니까.”임연비가 오늘 용기를 내서 강동준을 만나러 온 이유는 강동준과 잘 지내는 것만이 자신의 현재 신분과 위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임연비는 이렇듯 열연을 펼치며 자신의 미모로 강동준을 흔들고 싶었지만 그가 꿈쩍하지도 않을 줄이야.단호한 표정의 강동준을 바라보며 임연비는 이를 악물고 강동준의 품에 뛰어들었다.“사랑해요, 난 당신 못 떠나요. 제발 용서해 줘요. 반성하고 좋은 사람이 될게요.”강동준은 그대로 임연비의 뺨을 후려쳤고 임연비는 얼굴을 감싼 채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옷을 입은 뒤 흐느끼며 떠날 준비를 했다.임연비는 강동준이 마음을 바꾸기를 기다리는 듯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강동준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방을 나서기 바쁘게 임연비는 쾅 소리를 내며 문을 닫았다.임연비는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닫힌 문을 보며 악독한 표정을 지은 채 돌아섰다.‘강동준, 그래도 한때 부부였던 정이 있는데 그걸 잊어? 딱 기다려. 이 임연비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게.’다음 날 아침, 강동준은 묘의당으로 갔다.어제 이유림에게 안심 밀크티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유림은 다소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강동준은 이유림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안심 밀크티의 재료는 흔히 보이는 약초로 무척 간단했고 한 시간 후 강동준은 약초 한 봉지를 들고 이유림의 집으로 들어갔다.이유림의 상처를 살피며 잘 회복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강동준은 미소를 지었다.이유림은 약초 봉지를 가리키며 물었다.“이건 뭐예요?”강동준은 비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곧 알게 될 거야.” 이유림이 말하기도 전에 강동준은 약초를 들고 복도로 향했다.복도에 있는 밥솥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안심 밀크티를 끓이는 데는 아무 문제 없었다.몇 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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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안심 밀크티의 효능을 확인한 이유림은 잔뜩 들뜬 표정을 지었다.“대박이에요, 우리 이제 곧 부자가 될 거예요!”고개를 끄덕이던 강동준은 오늘 유난히 날씨가 화창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은 버스에서 내려 시내에 위치한 도원 스퀘어로 향했다.도원 스퀘어는 천해 광장만큼 들끓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쇼핑센터가 있어 유동 인구가 많았다.게다가 임대료도 천해 광장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서 두 사람은 오늘 이곳에서 알아볼 작정이었다.한참을 돌아다니던 두 사람은 마침내 좋은 위치에 비어 있는 가게를 발견하고는 바로 그곳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저쪽에서 살짝 갈라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고 강동준 일행이 가게를 빌리려고 한다는 말에 여성은 두 사람에게 30분 후 도착할 테니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다.30분 후, 한 젊은 여성이 강동준과 이유림에게 다가왔다.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은 170 정도 되는 키에 정장 차림으로 잘 배운 티가 났다.몸에 딱 맞는 직업 정장은 그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한껏 돋보이게 했다.하얀 스타킹이 감싸고 있는 두 다리는 균형 잡힌 비율과 탄탄한 각선미가 돋보였다.강동준과 이유림을 살펴보던 여성이 말했다.“가게를 빌리려고요?”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가격만 적당하면 임대하고 싶어요.”여자는 정신을 차리고 말을 이어갔다.“10평에 월 112만원이요. 흥정은 안 돼요.”이유림은 머쓱하게 말을 꺼냈다.“이 동네 땅값이 그렇다는 건 알지만 저희가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해서 좀 더 싸게 해줄 수는 없을까요?”그러자 젊은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흥정 안 된다고 이미 말씀드렸잖아요.”강동준은 이유림을 옆으로 끌어당겼다.“네 마음에 들면 그냥 여기로 하자.”하지만 이유림은 여전히 애를 썼다.“아가씨, 월 80만원 안 될까요?”젊은 여성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렸고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는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뭐, 어르신께서 또 쓰러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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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용천우는 가슴을 툭툭 치며 강동준에게 바로 도원 스퀘어의 매입처로 가라고 말했다.이유림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던 강동준은 그녀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매입처로 가라며 자신도 서둘러 그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매입처에 도착한 이유림은 높은 문 간판을 바라보며 잠시 눈을 깜빡였다.처음에 그녀도 매입처로 바로 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지만 매입처에서 가장 중간에 위치한 매장을 담당한다는 생각에 가격이 너무 비쌀 것 같아 포기했다.‘강동준 씨가 매입처로 오라고 했는데... 이곳 가게를 빌릴 수 있을까?’하지만 강동준이 그러라고 하니 이유림은 결국 매입처로 발을 들였고 안에는 적지 않은 직원들이 있었다.하지만 이유림을 본 그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며 옆으로 피했다.붕대를 감고 촌스러운 옷차림의 여자가 이곳 가게를 빌릴 여력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마침 여자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직원의 옷깃 사이로 음흉한 눈길을 날리던 남자 직원이 몸매가 좋은 이유림을 발견하고 눈빛이 밝아졌다.이 여성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긴 해도 최고의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이런 생각을 하며 남자는 여직원의 다리를 슥 만졌다.“이따 밤에 나 기다려.”여직원은 히죽 웃으며 남자에게 윙크했다.“알겠어요, 팀장님.”팀장은 이유림에게 다가와 물었다.“아가씨, 필요한 것 있으세요?”이유림은 다소 소심하게 말했다.“가게를 좀 보고 싶어서요.”팀장은 싱긋 웃었다.“저희한테 있는 가게는 전부 이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고 사람도 많이 다니는 위치에 있어요. 제일 작은 가게도 90평이고 월 1200만원이죠. 물론 아가씨가 원한다면 5% 할인 해드릴 수도 있답니다!”이유림은 쓴웃음을 지었다.“미안하지만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어요.”이유림의 맑은 목소리에 팀장은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이 여자는 못생겼어도 맑은 목소리와 화끈한 몸만 있으면 자신에게 환상의 쾌락을 선사해 줄 것 같았다.이런 생각을 하니 팀장의 아랫배에서 주체할 수 없는 열기가 치솟았다.그때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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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이유림은 팀장과의 대화에 흥미를 잃었다.떠나려는 이유림을 보며 팀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난 이 업계에서 오래 일해서 아는 사람도 많아. 내 말 안 들으면 여기서 가게 못 빌릴 줄 알아!”이유림의 말을 기다릴 새도 없이 팀장은 손을 뻗어 이유림의 손을 더듬었다.“하룻밤만 같이 보내면 돼. 손해 볼 것 없잖아?”이유림은 팀장을 뿌리쳤고 그는 살짝 짜증이 나 있었다.“주제도 모르는 년이!”말하며 팀장이 그녀를 세게 밀치자 이유림은 쿵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때 문이 열리며 한 실루엣이 회오리바람처럼 달려들어 팀장의 뺨을 때렸다.팀장님은 그대로 날아가 의자를 박살 내고 죽은 개처럼 바닥에 널브러졌다.강동준의 눈에는 희미한 냉기가 감돌았다.서둘러 매입처로 달려왔지만 이유림을 찾지 못한 그는 직원에게 물어봤고 이유림이 팀장의 손에 끌려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달려왔다.한 발짝만 늦었더라도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 순간 강동준은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팀장이 선처를 구걸할 틈도 주지 않고 그의 앞에 다가가 이유림을 밀친 손을 세게 밟았다.우두둑 뼈가 갈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팀장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눈이 뒤집힌 채 기절할 뻔했다.그런데도 그는 악의에 찬 얼굴로 강동준을 노려보았다.“이 자식, 내가 누구인지 알아? 넌 죽었어, 내가 장담하는데 넌 죽었어.”강동준의 얼굴에 서린 냉기는 가시지 않았고 그는 팀장의 온전한 손을 다시 한번 밟았다.이유림은 무의식적으로 이를 막으려 했지만 강동준이 자신을 위해 악마가 되었다는 걸 알았기에 입가에 차오른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위층의 소란을 듣고 아래층에 있던 직원들과 경비원들이 모여드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구세주가 도착한 것을 본 팀장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뭐 하고 있어, 이 자식 잡지 않고! 내가 저 자식 팔다리를 부러뜨릴 거야!”경비와 남자 직원들은 강동준을 둘러싸고 있었고 여직원들은 시체를 보듯 강동준을 바라보았다.“저 멍청이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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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강동준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유림이 목소리를 높였다.“그런 거 아니에요!”곧이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우린 정당방위예요. 좀 과하긴 했어도 저쪽이 먼저 잘못했다고요. 이렇게 큰 용승그룹에서 설마...”억지를 부리지는 않겠죠.그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용우희는 팀장의 가랑이를 콱 밟았고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던 팀장은 곧바로 새우처럼 웅크렸다.용우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경비원에게 팀장을 데려가라고 지시한 뒤 강동준의 곁으로 다가왔다.“미안해요!”이유림은 안도의 긴 숨을 내쉬었다.용우희는 현명하게도 크게도 작게도 만들 수 있는 이 일을 가볍게 처리했다.하지만 강동준의 눈동자엔 서늘한 기운이 담담하게 깔려 있었다.“용승그룹은 이런 식으로 직원들을 관리하나?”용우희의 얼굴이 화끈거렸다.“도원 스퀘어의 투자 유치만 담당하는 외부 영입 인재라 용승그룹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 용승그룹 문제니까 사과의 의미로 비어 있는 가게 중에서 마음껏 고르시면 90% 할인된 가격에 넘겨 드리죠.”강동준은 단순히 매장을 사고파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유림이 그를 잡아끌었다.“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이는데 이 일은 이쯤에서 마무리해요.”용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강동준을 바라봤다.그날 약혼 파티에서 강동준은 후천 5급인 흑살을 순식간에 죽였다.게다가 강동준은 성격이 괴팍해서 자기 오빠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만약 강동준이 굽히지 않는다면 용승그룹 전체를 갖다 바쳐도 그의 분노를 잠재우기 힘들 것이다.강동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유림이가 그만하라고 하니까 이쯤에서 끝내는 거야.”용우희의 두 눈에 의아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한편으로는 어렴풋이 원망스러운 마음이 밀려오기도 했다.‘이 자식, 나한테는 함부로 하면서 이 여자 말은 왜 이렇게 잘 들어? 그래, 내가 예전에 당신 불쾌하게 했고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어도 내 알몸까지 다 봐놓고 이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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