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청아는 강동준의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설명했다.“전 팔자가 드세서 유림이 운이 안 좋아도 나랑은 상관없어요. 난 아주 잘 지내요.”강동준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양청아가 이유림을 다그쳤다.“너 얼굴이 왜 그래?”이유림은 서둘러 변명했다.“요리하다가 실수로 기름이 튀었어. 그래도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양청아는 의심도 하지 않은 채 가게 앞으로 와서 이유림을 향해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말했잖아, 노점상이라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팔린다고. 지나가시는 분들, 와서 수제 장신구 좀 보세요! 원하는 건 뭐든 골라보세요!”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대부분은 남자였다.남자들은 장신구를 살펴보는 척 양청아를 음흉한 눈빛으로 훑어보았다.이유림도 기분이 좋아져서 강동준에게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청아는 대학원 다니고 있어요, 천해 대학! 시간 나면 언제든 와서 물건 파는 거 도와줘요.”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요란한 발소리와 함께 거만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비켜, 다 비키라고 이것들아!”그 목소리에 무슨 마법의 힘이라도 있는 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부하들의 옹호 속에 거들먹거리며 다가오는 남자를 바라보던 이유림의 눈빛이 눈에 띄게 흔들렸고 양청아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거머리가 또 왔네!” 강동준은 당연히 거머리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이유림의 손을 잡았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잖아.”노점상 앞에 도착한 용대산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양청아를 훔쳐보았다.“자릿세, 2만원!”양청아는 굴하지 않았다.“아직 물건을 팔지도 않았는데 돈이 어디 있어요!”용대산의 두 눈이 번뜩였다.“다 그 핑계로 돈을 안 내면 우린 뭘 먹고 살아?”양청아는 용대산의 기세에 눌려 대꾸하지 못하다가 문득 눈가에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강동준은 지금 이유림을 쫓아다니는 것 같은데 이유림과 자신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면서도 거북이처럼 움츠러들다니!믿을만한 남자가 아니다.‘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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