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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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열두 시 정각에 약혼식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단상으로 올라가 분위기를 띄운 뒤 조명훈과 임연비를 무대로 초대했다.임연비와 조명훈이 무대에 오르고 임연비는 두 사람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환호 속에 마이크를 잡았다.“조명훈 씨와 함께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긴 연설이 끝나고 임연비의 시선이 구석에 앉아 있던 강동준에게로 향했다.“제가 가장 감사해야 할 사람은 전남편 강동준 씨입니다. 저 사람이 다른 여자에게 빌붙지만 않았으면 저와 이혼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결혼 생활 3년 동안 제 손끝 하나 만지지 못했는데 남자라면 그런 모욕을 참지 못했겠죠. 하지만 저 사람은 꾹 참고 돈 많은 여자 시중이나 들고 있었습니다.”현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했다!“강동준 진짜 뻔뻔하다. 그런 짓을 들켜놓고 여기에 밥을 먹으러 와?”“내가 강동준이라면 돌로 자기 머리라도 쳤어!”“3년 동안 임연비를 건드리지도 않았대, 그게 무슨 남자야!”사람들의 비아냥거림을 들은 용우희의 눈에는 경멸이 넘칠 정도로 짙어져 있었다.뻔뻔해도 정도가 있지, 이 정도로 파렴치한 남자는 이 세상에 유일무이할 거다!강동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말까지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 전처가 저한테 고맙다고 하니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가 없네요. 제가 3년 동안 저 여자를 건드리지 않았던 건 전처가 심각한 성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떻게 제 몸도 버리고 저 사람을 건드리겠습니까?”고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진 듯 파문이 일었다.강동준의 충격적인 폭로에 현장은 또다시 떠들썩했고 사람들이 수군거렸다.조명훈은 임연비를 노려보았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임연비의 얼굴이 창백했다.“나... 난...”이 장면을 본 조명훈은 아무리 멍청해도 강동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고 가슴 속에서 살기 어린 분노가 새어 나왔다!‘이 나쁜 년! 나한테 또 얼마나 많은 걸 숨기고 있는 거야!’하지만 조명훈은 지금 이 시점에서 임연비에게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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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설마 이 병이 임연비가 자신에게 옮긴 것일까?하지만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조명훈은 대놓고 임연비에게 따질 수 없었기에 큰 소리로 차갑게 웃기만 했다.“강동준, 네가 말한 그런 일은 없어!”하지만 강동준은 측은한 얼굴로 조명훈을 바라봤다. “말만 그럴듯하게 하면서 고집부리는군! 하지만 빨리 유명한 의사를 찾아서 치료하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그 병 때문에 곧 남자구실을 못하게 될 거니까.”현장에서 강동준의 말은 벼락과 다름없었고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하자 조명훈은 그만 참지 못하고 강동준에게 빠르게 달려들었다.“강동준, 지금 날 저주하는 거야?”강동준은 올곧은 눈빛으로 조명훈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내가 말한 게 진짠지 가짜인지는 네가 잘 알겠지.”조명훈이 으르렁거렸다.“이 헛소리 하는 개자식, 내가 죽여버릴 거야!”말과 동시에 조명훈은 강동준을 향해 격렬하게 주먹을 휘둘렀다!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오늘 이 일이 밖으로 퍼지면 자신이 남성 기능 상실했다는 건 천해 전체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사실이었다.강동준이 자신의 비밀을 폭로하고 임연비 망할 년이 자신을 해쳤다는 생각에 조명훈은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조씨 가문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이 싫었던 조명훈은 임연비에게 화를 낼 수가 없어서 그 분노의 화살을 전부 강동준에게 돌렸다.두둑-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동시에 들렸다.조명훈은 부러진 자기 팔을 움켜잡은 채 눈에는 희미한 공포가 솟구쳤다!옆에서 지켜보던 조진국이 벌떡 일어섰다. “이 자식이 감히 조씨 가문 약혼식에서 난동을 부려? 살고 싶지 않나 보구나!”하지만 강동준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조진국을 노려보았다.“먼저 손을 댔을 땐 결과를 생각했어야지!”조진국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한쪽에서는 임연비가 극강의 살기 어린 눈빛을 드러냈다!상대는 무려 조씨 가문의 가주다, 천해에서 발만 굴러도 천지가 뒤흔들리는 존재! 그런 그를 화나게 하다니...정말 죽는 게 무섭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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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노태연은 분한 얼굴로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저 자식을 죽여버려!”지난 그녀의 생일 잔치도 강동준 때문에 엉망이 되었는데 이번에도 강동준 때문에 약혼식이 난리가 났다.노태연은 이미 강동준을 뼛속까지 증오하고 있었다!강동준이 전보민에 의해 운천 별장에서 쫓겨났고 여기는 조씨 가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니 더는 참지 않고 화를 냈다.임연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넘쳐흐르는 듯했다!강동준이 전보민에게 빌붙으면서 수많은 변수를 낳았고 이는 임연비의 마음을 짓누르는 커다란 돌덩이가 되어버렸다.이제 강동준이 드디어 죽게 되었으니 임연비는 앞으로 밤마다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강동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넌 내 상대가 못 돼.”당연히 흑살에게 하는 말이었다.강동준의 말은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순식간에 현장을 떠들썩하게 했다.나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죽을 때가 되어서 겁에 질려 바보가 됐다는 결론을 내세웠다.흑살은 험상궂게 웃었다.“강동준, 지금은 건방지게 굴어도 돼. 하지만 장담하는데 넌 그 오만함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그렇게 말하며 흑살은 강동준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고 누군가 재빨리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바닥을 봐!”사람들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하자 흑살이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3인치 깊이의 얕은 발자국을 남겼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걸음에 75센티미터, 3인치 깊이의 발자국이다!하객들 속에 있던 무술 수련자들은 이것이 무술 수련자의 내공이 온몸에 퍼졌다는 신호라는 것을 알고 찬 공기를 훅 들이키지 않을 수 없었다.바로 이때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누가 감히 우리 용씨 가문의 친구를 건드려!”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흑살마저도 발걸음을 멈췄다.용우희가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오자 강동준의 두 눈에 다소 놀라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용우희는 자신을 비열하고 뻔뻔하고 고약한 거짓말쟁이로 여기는데 왜 자신을 위해 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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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용우희는 그래서 나선 거다!하지만 조진국이 강경하게 대응하자 용우희는 한숨을 내쉬었다.“강동준은 우리 용씨 가문의 은인입니다. 그러니 강동준이 죽는 걸 절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요. 이건 나뿐만 아니라 우리 오빠의 뜻이기도 합니다.”조진국의 눈매가 가늘어졌다.“아가씨는 오빠를 대변할 수가 없죠. 흑살, 강동준을 죽여!”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이미 짜증이 나 있던 흑살이 조진국의 말을 듣고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누가 감히 강 선생님을 건드려!”모두의 시선이 홀 입구로 향했고 용천우와 한병천이 천천히 들어섰다.강동준 옆에 도착한 두 사람은 경건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강 선생님!”강동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알아서 하지.”용우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경멸의 눈빛으로 강동준을 바라보았다.잘난 척은!그래, 잘난 척 실컷 해라.알아서 하겠다고? 어떻게 할 건데, 고작 네 주제에 조씨 가문의 화를 잠재울 수 있을 것 같아?용천우는 다소 절제된 목소리로 말했다. “강 선생님께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강동준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용천우는 자신을 옹호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너무 야박하게 대하면 천해에 안 좋은 인상을 남길 것 같았다.어쨌든 자신이 있는 한 조진국과 다른 일행은 어쩔 수 없을 테니 우선 용천우에게 맡기는 수밖에!점점 얼굴이 일그러지던 조진국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용 대표, 정말 이 일에 참견할 생각인가?”용천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못 할 건 없죠.”조진국은 조용히 주먹을 불끈 쥐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 자식을 죽이고 말겠다면 그쪽 용승그룹에서 우리 ZH그룹과 전면전이라도 벌이겠다는 건가?”용천우는 무덤덤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했다. “용승그룹이 자금이나 정보 면에서는 ZH그룹보다 한 수 위죠. 그리고 경고하는데 이 용천우는 칼자루를 손에 쥐고 바닥을 누비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말 강 선생님을 건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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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조씨 가문과 오씨 가문이 힘을 합치면 그들의 세력은 이미 용승그룹을 넘어섰다.게다가 오씨 가문과 우호적인 권강당까지 합세해서 이 싸움이 시작되면 용승그룹은 당연히 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용천우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싸우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두 눈을 번뜩였다.“그렇다면 전면전을 벌이죠.”현장은 소란스러웠고 이미 몇몇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용승그룹이 조씨 가문과 오씨 가문을 상대로 싸우면 천해의 판이 뒤바뀔지도 모른다.미리 대비하는 것만이 이 피 터지는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조진국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차갑게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렸다.“용천우, 정말 저 쓰레기를 위해 홀로 나서겠다는 거야?”오석풍이 오성산을 데리고 달려온 것이다.노태연의 생일 파티에서 강동준은 조명훈을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짓밟으며 위용을 과시했었고 이후 오성산은 이유림을 구한 사람이 강동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유강대가 말하길 강동준은 자신이 이유림을 노리고 그런 짓을 꾸몄다는 걸 알고 있다.오성산은 강동준이 전보민을 뒤에 둔 채 한병천까지 꼬드겼으니 이제 더는 눈에 뵈는 것이 없으므로 반드시 이유림을 위해 나설 거라 생각했다.오씨 가문의 힘은 막강하지만 S시 오씨 가문에서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당연히 전보민과 한병천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그러나 이런 사소한 일로 S시 오씨 가문에 손을 벌린다면 무시당할 게 뻔했다.그래서 오성산은 조명훈에게 접근해 동맹을 제안했고 두 집안은 장단이 잘 맞았다.다만 오석풍과 조진국은 두 집안이 동맹한 이래 첫 대결 상대가 전보민이 아니란 것에 다소 의아했다.용천우는 엄청난 기세를 뿜어댔다.“두 가문에서 손잡았으니 나보고 고개 숙이라고? 꿈 깨!”조진국과 오석풍은 한심하게 그를 바라봤고 조진국은 흑살에게 눈치를 주었다.용승그룹 대표인 용천우가 이곳에서 죽으면 용승그룹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만약 조씨 가문과 오씨 가문이 용씨 가문의 재산까지 삼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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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흑살이 이런 상황에서도 시끄럽게 떠들자 강동준의 눈에는 살기가 번뜩였다.하지만 이때 용천우가 나서서 제지했다.“강 선생님, 저 자식 형이 흑룡이에요!”흑룡은 신이 내린 살인자였다.H국의 수배자 랭킹 11위.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였을 뿐만 아니라 H국 군부의 포위와 공격 속에서 여러 번이나 도망쳤다.하지만 흑살이 흑룡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용천우는 과거 천해 지하 세계의 왕이었기에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강동준이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상기시켜 주었다.강동준의 눈매가 가늘어지자 흑살은 그가 겁을 먹었다고 생각했는지 험상궂은 눈빛을 보냈다.“이 자식아, 겁먹어도 소용없어. 죽음의 나팔은 이미 울렸고 지옥에 떨어질 날만 기다려.”강동준은 한숨을 내쉬며 흑살의 귀에 속삭였다. “너 내가 누구인지 알아?”흑살의 눈에는 조롱이 가득 담겼다.그런데 강동준을 비웃기도 전에 강동준이 귓가에 속삭이는 말을 듣고 그의 몸이 크게 흔들리며 눈동자가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한병천의 눈에서 섬광이 번쩍였다.그가 봤을 때 강동준은 흑살을 죽이지 않았다. 흑살은 스스로 겁에 질려 죽은 것이다.강동준이 흑살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그 무시무시한 흑살을 산 채로 겁에 질려 죽게 했을까.현장에는 죽음의 정적이 흘렀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동준을 마치 죽은 사람 보듯 쳐다봤다.저 멍청이가 흑룡의 동생을 죽였으니 이제 가는 날이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하지만 강동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조진국과 오석풍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조진국과 오석풍의 다리는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강동준의 시선이 마침내 오성산에게 멈췄다.“유림이가 직접 복수하길 바랐는데 네가 하도 간절히 죽음을 바라니까 들어줄 수밖에!”오성산은 괴성을 지르며 아랫도리가 축축해지는 것을 느꼈다.겁을 먹고 바지에 지린 것이다!강동준은 눈살을 찌푸렸고 두 눈에는 더욱더 경멸이 번쩍였다.자신은 이렇게 죽는 걸 무서워하면서 감히 납치에 협박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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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조명훈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강동준이 홱 뒤돌아 임연비를 노려보자 임연비는 충격에 눈이 뒤집히며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강동준의 시선은 임연비를 지나 곧바로 노태연에게 향했다.“보름이 지나면 유림이 상처가 다 나을 거고 그때 내가 유림이를 데리고 와서 모든 걸 되찾을 테니 당신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노태연은 강동준에게 삿대질하며 입술을 움찔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할뿐더러 눈이 뒤집히더니 이내 기절하고 말았다. 강동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제야 용천우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배고픈데 음식 대접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약혼식이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난리 통에 강동준은 쌀 한 톨 삼키지 못했다.용천우는 정중한 얼굴로 옆으로 비켜서며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강동준이 앞장서 걸어가자 한병천과 용천우가 그 뒤를 따랐다.평소 이 모습을 봤다면 모두가 강동준이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젠 아무도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용우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를 악물고 재빨리 그들을 쫓아갔다. 강동준과 용천우 일행이 떠난 뒤 손님들도 상당수 자리를 떠나고 조명훈은 빠르게 임연비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망할 년, 네가 날 망쳤어!”임연비가 무릎을 꿇었다.“명훈 씨,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무슨 짓을 해서든 당신 병 고쳐줄 의사 찾아올게요!”조명훈은 임연비를 바닥으로 걷어차고 발로 몇 번 짓밟기까지 했다. 몸의 고통으로는 마음속의 절망과 후회가 조금도 감춰지지 않았다.강동준이야말로 난놈인데 그것도 모르고 강동준과 이혼하겠다고 설쳐댔다.‘내가 눈이 멀었지, 내가 눈이 멀었어!’이씨 집안 사람들의 응급조치에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노태연은 매서운 표정을 지었다.“강동준, 보름 후에 이유림을 데리고 와서 모든 걸 되찾겠다고? 절대 네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LS그룹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이씨 집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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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강동준과 용천우는 잔을 부딪쳤고 한병천도 강동준을 위해 건배했다.곧 용천우와 한병천의 뜨거운 시선이 용우희에게 향했고 당연히 용우희도 그들의 의도를 알아차렸지만 눈빛에 망설임이 보였다.강동준이 보여준 전투력은 태어나서 평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게다가 약혼식에서 강동준은 노태연과 임연비뿐만 아니라 조명훈의 병까지 지적했다.‘혹시 내 판단이 틀렸던 걸까. 강동준은 무식한 게 아니라 정말 한병천도 우러러보는 신의인 건가? 아니야, 아니야. 싸움을 잘한다고 해서 병을 잘 고치는 건 아니지.’이 자식은 처음부터 자신에게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자신의 병을 고쳐주는 걸 핑계로 헛수작 부리는 것이었다.이런 생각을 하며 용우희는 마지못해 술잔을 들었다.“사기... 강동준 씨, 건배 한 번 하시죠. 하지만 난 여전히 나한테 아무런 병도 없다고 생각해요.”강동준이 말하기도 전에 용우희는 오만하게 와인 한 잔을 다 비웠다.보다 못한 용천우가 나섰다.“우희야, 왜 그렇게 철이 없어? 내 병이 가짜인 것 같아? 강 선생님 실력이 연기인 줄 알아? 얼른 강 선생님께 사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용돈 없어.”용천우가 진심으로 화를 내는 것을 본 용우희가 마지못해 사과하자 용천우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강 선생님, 제 동생이 철이 없어요. 저 성격 좀 제대로 고쳐주시면 그럴듯하게 내조하는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 겁니다.”용우희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오빠는 지금 나보고 이 사기꾼이랑 결혼하라는 거야? 세상에 오빠, 대체 이 사기꾼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동생을 불구덩이에 집어 던지려는 거야!’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에 용우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이 사기꾼이랑은 때려죽여도 결혼 안 해!”거의 동시에 강동준의 목소리도 함께 들렸다.“용 대표,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우린 그냥 친구로 지내지.”용우희는 씩씩 거친 숨을 내쉬었다.‘무슨 뜻이야, 날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면서... 꼭 내가 부족한 것처럼 얘기하네? 우리 오빠가 굳이 날 시집보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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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용우희의 두 눈이 의아하게 번뜩이며 그녀는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자기 모습을 확인했다.눈썹과 뺨에 서리가 내린 것을 본 용우희는 당황했다. 아무리 의학을 몰라도 용우희는 이것이 결코 자궁 질병과 연관된 증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구음절맥이었던 것이다! 용천우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나한텐 동생인 너밖에 없어. 너까지 없으면 난 이제 혼자라고! 우희야, 제발. 얼른 강 선생님께 살려달라고 해! 제발 부탁할게!”용우희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강... 강동준 씨, 제발 나 좀 살려주세요.”강동준이 피식 웃었다.“당신이 부탁한다고 내가 꼭 들어줘야 하나?”용우희는 당황했다. 몸에 느껴지는 냉기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이빨마저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용우희는 자신이 이대로 곧 얼어 죽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순간 강동준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강동준은 전부터 그녀에게 구음절맥이 있다고 계속 강조했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강동준을 비열하고 뻔뻔하고 고약한 사기꾼이라고 불렀다. 어떤 인간도 그런 모욕은 견딜 수 없겠지. 탓하려거든 대단하신 분을 못 알아본 자신을 원망해야 할 것이다.이런 생각에 용우희는 그대로 기절할 수밖에 없었다. 강동준의 표정이 확 변하며 재빨리 용우희의 몸 몇 곳을 짚었다.방금 그렇게 말했던 건 아직 버티고 있는 용우희에게 교훈을 주고 싶어서였는데 구음절맥이 이렇게 빨리 발작할 줄 몰랐다.용천우와 한병천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강동준은 용우희를 안아 들었다.“위층 손님방으로 가지!”용천우와 한병천은 허둥지둥 강동준을 따라 5층으로 올라갔다. 강동준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발로 방문을 뻥 차서 열었고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용우희를 안고 들어갔다.문이 닫히는 순간 강동준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나 대신 주변 좀 지켜,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용우희를 침대에 눕히고 이미 얼어붙은 용우희를 바라보던 강동준은 비장한 얼굴로 금침을 꺼냈다. 이를 악문 그가 용우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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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1분 안에 체내의 한기를 없애지 못하면 그도 좀비처럼 얼어버리고 만다.다행히도 신은 강동준의 손을 들어주었고 약 20초 정도 지나자 용우희의 몸에서 느껴지는 한기가 갈수록 약해지며 희미한 온기가 한기와 뒤섞여 나왔다.마른나무가 봄을 맞이하듯 음의 기운을 몰아내고 양의 기운이 들어온 것이다.이는 구음절맥이 제대로 치료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강동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용우희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지금이 치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고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큰일 날 수 있었다.용우희의 몸은 점점 더 따뜻해졌고 몸에 형성된 얇은 얼음층은 물방울로 변해 침대에 떨어졌다.서서히 긴장하던 몸이 풀리자 강동준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어쨌든 용우희와 빈틈없이 맞닿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게다가 용우희는 보기 드문 미녀였기에 남자로서 반응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그때 눈을 번쩍 뜬 용우희는 자신을 덮치고 있는 강동준을 보고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강동준이 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미처 해명하기도 전에 용우희의 발에 걷어차여 저 멀리 나동그라졌다.용우희는 살벌한 표정으로 펄쩍 뛰었다.“죽여버릴 거야.”강동준은 화가 나면서도 씁쓸했다.“널 치료해 준 거야. 안 그랬으면 넌 얼어 죽었을 거야.”강동준에게 다가가려던 용우희가 제자리에 멈춰 섰다.조금 전 혼수상태였지만 아무 감각도 없었던 건 아니었다.몸은 마치 얼음 동굴 속에 있는 것 같았고 정신은 점점 더 흐려졌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그녀의 몸으로 밀려 들어오는 온기에 간신히 의지해 버텼다.‘설마 강동준이 본인 몸으로 온기를 전해 준 건가?’강동준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구음절맥이 다 나았어. 못 믿겠다면 한번 느껴봐. 자궁의 차가운 느낌은 사라지고 따뜻한 기운이 감돌 거야.”후천 1급에 불과했지만 용우희는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2초 후 용우희의 눈에는 기쁨의 빛이 반짝였다.강동준의 말대로 자궁 안에 있던 냉기가 사라지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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