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1009 챕터

제231화

불과 몇 년 만에 명가로 부상했다니.전에 엄진우는 양우군의 서예를 이렇게 평가했다.유형적이지만 무의미하고 활달하지 못하다. 하지만 지금 보아하니 그 결점을 이미 극복한 것 같았다.엄진우의 웃음에 주변 몇몇 사람들은 일제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다.“왜 웃는 거죠? 양우군의 서예는 장중하고 엄수한 화젭니다. 그런데 웃음이 나와요? 명가에 대한 존경심이 하나도 없으시군요!”“이런 곳은 처음이라, 정말 죄송합니다.”소지안은 다급히 엄진우의 입을 막고 사과했다.모두의 분노를 진정시킨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엄진우를 노려보았다.“여기 엄숙하다고 했잖아요. 아무리 서예를 우습게 알아도 너무 무례하게 굴면 안 돼요!”엄진우는 마지못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억울해요. 서예를 우습게 아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사람이 웃겨서요.”“양우군은 서예 대가예요. 그런데 웃긴다고요? 역시 문외한이네요.”소지안은 눈을 희번덕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엄진우와 함께 오는 게 아니었다. 보아하니 엄진우는 서예와 같은 이런 고급 예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무슨 일이지?”소지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단상에서 금박을 박은 묵보가 들려나왔다.“천하제일”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띄었는데 마치 놀란 용처럼 힘이 종이 뒷면까지 관통하여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천하제일 해서, 당대 제일이라고 일컬어지는 해서 서예는 단 네 글자만으로 당대 서예계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풍격이 혼연천성하고 성세의 법도가 있으며 글마다 군인의 살풍경한 기운이 가득하죠? 네, 맞습니다! 이 작품은 바로 용국의 수호신, 명왕의 필적입니다! 경매 시작가, 100억!”“명왕? 최근 몇 년간 용국에서 가장 강한 남자로 불리는 그 남자?”맨 앞줄의 베테랑 서예가들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크게 놀랐다.“붓끝의 힘과 기세가 아주 웅장하네요. 이게 무려 명왕의 친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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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그러자 소지안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라고요? 모조품? 지금 장난해요? 시작가가 100억인 물건이 어떻게 모조품이라는 거죠?”“근데 모조품 맞다니까요.”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확고하게 말했다.어이없네. 내가 쓴 글을 내가 몰라보겠냐고.2년 전에 엄진우는 확실히 천하제일이라는 묵보를 쓴 적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었다.눈앞의 이 작품은 누군가 모사한 것으로 비록 비슷한 점이 있지만 진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엄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지안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이유가 그게 다예요? 그러니까 진우 씨 추측일 뿐이네요? 어쩜 그런 무책임한 말을... 황당해요. 진우 씨, 이런 고상한 예술을 모르면 차라리 말을 아껴요. 내 기분 망치지 말고.”그녀는 퉁명스럽게 엄진우를 쏘아보았는데 마치 화약이라도 삼킨 것 같았다.그러자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대충 얼버무렸다.“마음대로 생각해요. 소 비서님만 좋으면 됐죠.”“아니, 함부로 말한 사람은 진우 씨인데 꼭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말하네요?”소지안은 마치 화난 여자 친구처럼 엄진우에게 화를 냈다.“안 볼 거면 먼저 가세요. 나 혼자 있으면 돼요.”엄진우는 말문이 막혔다.“미안, 미안.”늘 온화하던 소지안이 오늘은 왜 이렇게 사나운 걸까?하지만 여자가 성질을 부릴 때 엄진우는 절대 이치를 따지지 않는다. ‘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내가 잘못했어!’하고 얼버무리면 끝나는 일이다.이때 홀 중앙에 갑자기 도도하고 차가운 말투가 들려왔다.“이천억, 제가 살 게요. 명왕의 작품은 반드시 제가 가져가요. 불만 있으신 분은 이 오윤하에게 맞서보시던가요.”긴 생머리에 늘씬한 몸매, 쭉 뻗은 키, 예쁜 엉덩이를 가진 아름다운 여자가 여왕의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북강 오정그룹의 오윤하예요.”그녀는 회색 털코트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이목구비에는 도도함과 오기가 가득 차 있었다.“북강 오정그룹 오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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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이 소식은 장내를 발칵 뒤집었다.“명왕님이요! 그분에게 약혼녀가 있었다니!”“북강의 국문을 지키는 명왕과 북강의 재벌 상속녀 오윤하 님이라니. 이게 바로 천생연분 아니겠습니까?”“그래서 거액을 들여 명왕님의 필적을 사려고 했던 거군요. 약혼녀가 아니라면 누가 이 지경까지 할 수 있겠습니까?”“쩝, 이게 바로 거물들의 사랑일까요?”모두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소지안 역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오윤하 씨가 대단한 명왕님의 약혼녀라니!”예우림이 줄곧 짝사랑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의 약혼자라니, 소지안은 마음이 복잡해졌다.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소지안은 엄진우의 안색이 잔뜩 흐려졌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오윤하 이 여자, 일방적으로 나와의 관계를 공개해? 문제는 난 한 번도 이 결혼 찬성한 적 없어!안 돼! 이건 못 참아.여기까지 생각한 엄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소지안을 지나쳐 중앙으로 걸어갔다.소지안은 잔뜩 당황해서 엄진우를 불렀다.“진우 씨, 왜 그래요?”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오윤하는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명왕에겐 나보다 어울리는 여자는 없어요. 이 오윤하만이 그의 왕후가 되어 명왕을 보좌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명왕의 이 작품으로 그의 내면에 한 걸음씩 다가가 그의 진짜 모습을 알아볼 생각이에요.”웅대한 포부를 전하며 행복한 상상을 하는 그때,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그 작품, 가짜야.”힘찬 목소리가 폭탄처럼 던져지자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모두의 시선은 일제히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진우 씨!소지안은 너무 놀라 말문이 다 막혔다.“맙소사, 아니 왜 오윤하 씨한테 저런 말을 하냐고.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뭐야?”“뭐야? 약품 발표회 그 남자?”오윤하의 미소는 순간 굳어졌다.“근데 지금 뭐라고 했지?”“귀 잘 안 들려? 그거 가짜라고. 이천억에 모조품을 낙찰받고 창피당할래?”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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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엄진우, 내가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 줄게. 당장 나한테 사과한다면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있어.”오윤하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이건 그녀의 마지막 이성이다. 만약 엄진우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다면 그의 재능을 봐서라도 이대로 넘어가 줄 수 있다.이때 소지안이 다급히 달려와 엄진우의 앞을 막아서더니 사색이 되어 입을 열었다.“오윤하 씨, 정말 죄송해요. 전 성안 소씨 가문의 소지안이에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진우 씨가 워낙 말을 잘 못해요. 헛소리일 뿐이니 노여움을 풀어주세요.”그러자 오윤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지안을 째려보았다.“내가 사과하라고 한 사람은 엄진우인데, 그쪽이 엄진우야? 성안 소씨 가문? 당신 오빠도 날 보면 슬슬 기어야 한다는 거 몰라?”속사포 같은 오윤하의 말에 소지안은 말문이 막혔다.오윤하는 아예 소지안을 무시하고 시선을 다시 엄진우에게로 돌렸다.“대답해.”“오윤하 님이 대답하라잖아!”“우스운 광대 같은 자식. 이제야 난처한 줄 아나 보네?”“당장 오윤하 님에게 사과해. 그러면 없던 일로 해주시겠다잖아. 목숨이 중요한 줄 알아야지.”다들 씩씩거리며 한마디씩 했다.이 상황에 바보들도 권세 있는 쪽에 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엄진우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가짜는 가짜야. 거짓말은 천 번을 반복해도 진짜가 될 수 없어.”엄진우의 단호한 말에 소지안은 혼비백산하여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다.“망했다. 내가 나서도 소용없어. 진우 씨는 반드시 죽게 될 거야.”상대는 명왕의 약혼녀이자 북강의 슈퍼 명문가 상속자인 오윤하이다.지이익!화가 난 오윤하는 치맛자락을 찢어버리더니 얼굴을 찌푸렸다.“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이게 가짜라는 증거를 대! 너 같은 서민이 명왕 얼굴이라도 본 적 있겠어? 명왕의 친필이라도 본 적 있냐고! 당장 증거 내놔.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이곳은 네 무덤이 될 거야.”수많은 총구를 마주하고도 엄진우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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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무례하다! 오윤하 님이 보내준다고 했어?”“오윤하 님 심기를 건드리고 감히 도망가려고?”“넌 끝장이야!”사람들은 씩씩거리며 입을 놀려댔다.“다들 입 다무세요!”이때 오윤하의 쌀쌀한 목소리가 그들을 얼어붙게 했다.“누가 함부로 입을 놀리라고 했죠?”순간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엄진우를 죽이고 싶어 했던 오윤하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걸까?엄진우의 작품을 보는 오윤하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천하제일.분명 똑같은 네 글자다.하지만 경지와 필세에 있어서 경매에 나온 작품을 훨씬 능가했다.머릿속에는 북강에서 한 남자가 해외 백만 군대를 상대하는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피바다와 시신 무더기에서 남자는 의연히 위세를 떨쳤다.명왕이다. 이 글에는 명왕의 기운이 들어있다.“그런 거였어!”오윤하는 감격에 겨워 20억에 낙찰한 작품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오윤하 님, 왜 그러십니까?”“명왕의 필적이자 당대의 보물입니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러시면 안 됩니다.”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당대 제일의 해서를, 백 세에 길이 남을 작품을 파손하다니.하지만 오윤하는 입꼬리를 올리고 엄진우가 쓴 서예를 번쩍 들고 말했다.“만약 아까 그 작품이 명왕의 진적이라면, 이건 뭘까요?”사람들은 다급히 머리를 빼 들고 엄진우가 쓴 글을 보았다.“아주 훌륭하네요.”“이 글은 획의 길이와 흐름을 강인하지만 여유롭게 다루었는데 군인의 혈기와 문인의 기품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네요.”“이에 비하면 아까 이천 억짜리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할 가치도 없습니다!”“설마 이것이야말로 명왕의 필적이란 말입니까?”사람들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어쩐지 한눈에 모조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더라니, 설마 저 젊은이가 명왕인가요?”그 말에 현장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하지만 오윤하는 큰소리로 웃어댔다.“다들 지금 무슨 생각하시는 거죠? 제 약혼자인 명왕이, 용국의 수호신이 이런 작은 도시의 회사원일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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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키가 크고 말랐으며 다른 한 사람은 키가 작고 뚱뚱했다.키 큰 남자가 흉악하게 웃으며 말했다.“반가우니까 내 소개부터 할게. 난 백호랑이.”그러자 이번에는 뚱뚱하고 작은 남자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뭐 첫 만남이자 마지막 만남이겠지만, 반갑다. 난 늑대킹이야. 잘 기억해. 누구 손에 죽는 건 그래도 알고 죽어야지 않겠어?”“두 사람... 설마 우리 오빠가 보냈어?”소지안은 대경실색하더니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까지 버벅거렸다.두 사람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너무 강력해 소지안은 마치 두 개의 큰 산에 깔린 듯 숨이 막혀왔다.“알면 됐어요. 만약 아가씨께서 순순히 같이 가주신다면 잘못을 따지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안 돼요. 반드시 죽이라고 분부하셨으니까요.”백호랑이는 손을 주머니에 꽂고 터벅터벅 다가왔다.“그러니 아가씨는 우리 난처하게 만들지 말고 순순히 따라오세요. 그리고 넌 그냥 알아서 죽어. 그게 아마 제일 편할 거야. 우리는 그리 부드러운 사람들이 아니라서.”늑대킹도 깔깔 웃으며 말했다.“나 망나니라 어떻게 사람을 고문하면 가장 고통스러울지 아주 잘 알아.”소지안의 눈빛은 순간 날카로워졌다.“우리가 도마 위에 있는 물고기처럼 보여?”쿠웅!말이 끝나기 바쁘게 사방에서 갑자기 무장 전사들이 몰려와 두 사람을 겹겹이 둘러쌌다.이건 소지안이 미리 준비한 비장의 카드이다.그녀는 혹시라도 소찬석이 킬러를 보내 엄진우를 해칠까 봐 일부러 주변에 용병을 매복시켰다.“아가씨, 이러면 재미없어요.”백호랑이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장관님의 명령을 거억하는 건가요?”“어차피 처음이 아니야. 지금부터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결정해. 아무도 상관할 수 없어!”소지안은 매섭게 쏘아붙였다.“진우 씨, 겁먹을 거 없어요. 전에 진우 씨가 나 지켜줬으니 오늘은 내가 진우 씨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이번에 무려 300여 명의 용병에 중장비까지 준비했는데 고작 무도종사 두 명을 상대하기엔 자신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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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쿠웅!백호랑이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버럭 화를 냈다.“뭐야? 내가 약해?”말이 끝나기 바쁘게 백호랑이 손바닥에서 수십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는데 그 열기에 주변의 건물들이 녹아내렸다.이것이 바로 백호랑이를 건드린 결말이다.그는 처음부터 최선을 다해 빠르고 독하게 엄진우를 아작 낼 생각이었다.“그렇다면 내가 정말 약한지 네 그 두 눈 똑똑히 뜨고 봐!”백호랑이는 엄진우의 머리를 향해 손바닥을 번개처럼 휘둘렀다.공포의 기압에 소지안은 가슴이 떨렸다.너무 무섭다.보통 사람이었다면 아마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진우 씨, 랭킹에 오른 강자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뭐 있어요.”그녀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 무의식적으로 두 눈을 꼭 감았다.하지만 그녀가 상상했던 잔인한 장면은 발생하지 않았다.엄진우는 상대보다 더 빠르게 손을 움직여 백호랑이의 팔을 낚아채더니 평온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뭐야? 이게 끝이야?”“뭐라고?”백호랑이는 믿을 수 없었다.“어떻게 수십만 볼트인 내 장중뢰를 막을 수 있지? 그럴 리가 없어!”보통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전압은 단지 수십 볼트이다. 아무리 무도종사라 할지라도 육신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하지만 엄진우는 그의 전압에도 너무 멀쩡했다.“간단해. 넌 너무...”엄진우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약하잖아.”그 말은 백호랑이의 자존심을 정곡으로 찔렀다. 백호랑이는 핏대를 세우며 으르렁댔다.“죽여버린다!”그의 두 손바닥은 엄청난 아크를 터뜨리더니 같이 죽자는 식으로 본인의 한계치를 돌파하는 전압을 뿜어대며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펑!하지만 엄진우는 단지 고개를 살짝 젖히더니 다리를 들어 아래로 내리찍을 뿐이다.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지척까지 왔던 전압이 바로 꺼져버렸다.마치 담뱃불을 끄듯 가볍게 꺼졌는데 곧 거센 파도가 생기면서 상대는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아, 뭐야? 소리를 질러대서 이번에는 좀 강해질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소리만 요란한 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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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백호랑이를 처리한 늑대킹은 엄진우를 향해 음산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 자식이 약하다는 네 놈 말이 나는 아주 공감이 가더라고. 하지만 내가 왔으니까 넌 이젠 끝났어. 난 강남 무도랭킹 97위, 낭아 대종사야!”늑대킹은 득의양양해서 말했다.하지만 그 말에 소지안은 순간 겁에 질려 두려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강남 무도랭킹 100위권이라고? 세상에, 오빠가 진우 씨를 죽이려고 이런 고수까지 보냈어?”강남 무도랭킹에서 200위권에만 들어도 아주 대단한 사람들이다.100위권에 든 사람들은 최고의 고수로 불렸는데 국무원이나 지방 장군 장교도 그들의 체면을 봐줬다.심지어 창해시 사대 고대 무가의 천년의 역사를 합쳐도 100위권에는 달랑 세 명밖에 들지 못했으며 근 100년 동안에는 한 명도 없었다.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훑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도... 약해 보이잖아.”그 말에 소지안은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저게 약하다고? 뚫린 입이라고 너무 막말을 해대는 거 아니야?“그래?”하지만 늑대킹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역시 예사로운 놈이 아니네. 소찬석이 애송이 하나 죽여달라기에 시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넌 충분히 나한테 죽을 가치가 있는 놈이야.”말을 끝낸 늑대킹은 외투를 벗더니 조끼를 겹겹이 벗기 시작했다.우르르!그러자 순간 땅이 꺼지더니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그 조끼의 무게는 대략 천근에 달했다.“내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말이야. 이런 물건으로 날 제한 좀 했어.”늑대킹은 긴 숨을 내쉬더니 잔뜩 흥분한 기색을 보였다.“하지만 네 놈한테는 내가 내 실력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할 것 같아. 내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힘을 동원해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는 거니까 영광으로 생각해. 하하하! 이게 얼마 만에 느끼는 쾌락이야?”순간 늑대킹은 제자리에서 빠르게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더니 사라졌다.“너무 빨라. 순식간에 사라졌어!”상대의 속도를 캐치하려고 눈도 깜빡이지 않았지만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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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아직 피도 안 봤는데, 이대로 끝나면 시시하잖아.”여기까지 말한 엄진우는 바로 늑대킹의 머리통을 그대로 뜯어버렸다. 순간 머리 없는 시체에서 혈장이 뿜어져 보기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났다.소지안은 너무 놀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꺄악!”하지만 이내 그녀는 몸을 움찔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늑대킹이 죽었어요.”강남 무도랭킹 97위 늑대킹이 잔뜩 졸아서 도망치려 했다니. 엄진우가 늑대킹보다 더 강한 존재란 말인가?“소 비서님. 놀랐죠? 미안해요.”엄진우는 소지안에게 터벅터벅 걸어와 걱정되는 듯 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놓았는데 이내 진기가 그녀의 몸에 흘러들었다.창백했던 소지안의 안색은 순간 혈색을 되찾았고 마음속의 두려움도 눈 녹듯 녹아내렸다.오늘 일어난 일들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녀의 여린 마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숨지 말고 나와.”이때 엄진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소지안은 흠칫하며 입을 열었다.“또 다른 킬러가 있어요?”이때 한쪽 구석에서 갑자기 삿갓을 쓴 십여 명의 남자들이 나왔는데 고수의 냄새가 짙게 풍겨왔다.하지만 놀라운 건 그 사람들도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그들은 일제히 엄진우에게 다가오더니 중심을 잡지 못하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살려주세요! 우리는 돈 받고 일할 뿐이에요!”“우리는 그쪽과 아무런 원한도 없으니 제발 살려주세요.”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웃었다.“누가 보냈어?”딱 봐도 백호랑이와 늑대킹과는 전혀 다른 패거리이다.“엄씨 가문에서 보냈습니다.”그들은 벌벌 떨며 말했다.“누군가 큰돈을 주고 그쪽을 죽이라고 해서 며칠 동안 그쪽 동향을 감시했는데 오늘에야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뒤를 따랐습니다.”손을 쓰려는 그때, 갑자기 백호랑이와 늑대킹이 먼저 나섰을 뿐이다.하여 그들은 늑대킹과 백호랑이가 엄진우를 죽이면 다시 나서서 두 사람을 기습하려고 했다.혹시 엄진우가 이기더라도 힘이 다 빠졌을 테니 그들은 쉽게 엄진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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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엄진우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부처님이 아니기에 그 킬러들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소지안이 옆에 있으니 할 수 없이 일단 보내버렸다.이젠 소지안도 집에 보냈으니 당연히 싹을 잘라야 한다. 타인에 대한 인자함은 자기에 대한 잔인함이다.“네, 모조리 처리하겠습니다.”청용이 명을 받들었다.워낙 집에 돌아가려고 했던 엄진우는 도중에 낯선 전화를 받게 되었다.“진우야, 나 가연이야! 드디어 연락이 닿았네.”전화기 저편에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엄진우는 멈칫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가연아, 왜 그래? 괜찮으니까 천천히 말해 봐.”“네가 준 블랙카드로 회사 위기 넘겨서 이젠 정상으로 운영하게 되었어. 너무 고마워. 하지만 네 돈을 10억이나 썼으니 내가 너무 미안하더라고. 그래서 그 돈 빨리 갚고 싶어서 내가...”호가연은 죄책감에 푹 젖어있었다.“내가 머리가 어떻게 됐었나 봐. 친구의 추천으로 그 10억 벌려고 카지노에 들어갔었어.”엄진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래서 지금 도박했다는 거야? 미쳤어? 아무리 돈이 부족해도 그런 데는 왜 가?”순수하고 착했던 여자가 물욕이 난무하는 사회에 찌들어 사람이 변했나 보다.여기까지 말한 호가연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빨리 네 돈 갚고 싶다는 생각에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 넌 이 10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겠지만 나한테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갚아야 하는 돈이야.”호가연은 자기만의 마지노선과 원칙이 있는 여자다.게다가 돈을 빌려준 상대는 학창 시절에 짝사랑했던 짝꿍이라 더더욱 그의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었다.“그런데 카지노에 들어서니 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 눈이 돌아가더라고. 처음에는 거의 10억 가까이 돈을 땄었어. 그러다 내가 한순간 눈이 멀어서 그 돈 전부 다 걸었었는데... 쫄딱 망하게 된 거야. 화가 났어. 난 단지 잠시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지.”“그런데 계속 지기만 했지?”엄진우는 상대의 말을 끊어버렸다.안 봐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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