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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엄진우, 내가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 줄게. 당장 나한테 사과한다면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있어.”

오윤하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

이건 그녀의 마지막 이성이다. 만약 엄진우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다면 그의 재능을 봐서라도 이대로 넘어가 줄 수 있다.

이때 소지안이 다급히 달려와 엄진우의 앞을 막아서더니 사색이 되어 입을 열었다.

“오윤하 씨, 정말 죄송해요. 전 성안 소씨 가문의 소지안이에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진우 씨가 워낙 말을 잘 못해요. 헛소리일 뿐이니 노여움을 풀어주세요.”

그러자 오윤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지안을 째려보았다.

“내가 사과하라고 한 사람은 엄진우인데, 그쪽이 엄진우야? 성안 소씨 가문? 당신 오빠도 날 보면 슬슬 기어야 한다는 거 몰라?”

속사포 같은 오윤하의 말에 소지안은 말문이 막혔다.

오윤하는 아예 소지안을 무시하고 시선을 다시 엄진우에게로 돌렸다.

“대답해.”

“오윤하 님이 대답하라잖아!”

“우스운 광대 같은 자식. 이제야 난처한 줄 아나 보네?”

“당장 오윤하 님에게 사과해. 그러면 없던 일로 해주시겠다잖아. 목숨이 중요한 줄 알아야지.”

다들 씩씩거리며 한마디씩 했다.

이 상황에 바보들도 권세 있는 쪽에 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엄진우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가짜는 가짜야. 거짓말은 천 번을 반복해도 진짜가 될 수 없어.”

엄진우의 단호한 말에 소지안은 혼비백산하여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다.

“망했다. 내가 나서도 소용없어. 진우 씨는 반드시 죽게 될 거야.”

상대는 명왕의 약혼녀이자 북강의 슈퍼 명문가 상속자인 오윤하이다.

지이익!

화가 난 오윤하는 치맛자락을 찢어버리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이게 가짜라는 증거를 대! 너 같은 서민이 명왕 얼굴이라도 본 적 있겠어? 명왕의 친필이라도 본 적 있냐고! 당장 증거 내놔.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이곳은 네 무덤이 될 거야.”

수많은 총구를 마주하고도 엄진우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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