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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그러자 소지안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요? 모조품? 지금 장난해요? 시작가가 100억인 물건이 어떻게 모조품이라는 거죠?”

“근데 모조품 맞다니까요.”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확고하게 말했다.

어이없네. 내가 쓴 글을 내가 몰라보겠냐고.

2년 전에 엄진우는 확실히 천하제일이라는 묵보를 쓴 적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었다.

눈앞의 이 작품은 누군가 모사한 것으로 비록 비슷한 점이 있지만 진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엄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지안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유가 그게 다예요? 그러니까 진우 씨 추측일 뿐이네요? 어쩜 그런 무책임한 말을... 황당해요. 진우 씨, 이런 고상한 예술을 모르면 차라리 말을 아껴요. 내 기분 망치지 말고.”

그녀는 퉁명스럽게 엄진우를 쏘아보았는데 마치 화약이라도 삼킨 것 같았다.

그러자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대충 얼버무렸다.

“마음대로 생각해요. 소 비서님만 좋으면 됐죠.”

“아니, 함부로 말한 사람은 진우 씨인데 꼭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말하네요?”

소지안은 마치 화난 여자 친구처럼 엄진우에게 화를 냈다.

“안 볼 거면 먼저 가세요. 나 혼자 있으면 돼요.”

엄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미안, 미안.”

늘 온화하던 소지안이 오늘은 왜 이렇게 사나운 걸까?

하지만 여자가 성질을 부릴 때 엄진우는 절대 이치를 따지지 않는다.

‘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내가 잘못했어!’하고 얼버무리면 끝나는 일이다.

이때 홀 중앙에 갑자기 도도하고 차가운 말투가 들려왔다.

“이천억, 제가 살 게요. 명왕의 작품은 반드시 제가 가져가요. 불만 있으신 분은 이 오윤하에게 맞서보시던가요.”

긴 생머리에 늘씬한 몸매, 쭉 뻗은 키, 예쁜 엉덩이를 가진 아름다운 여자가 여왕의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북강 오정그룹의 오윤하예요.”

그녀는 회색 털코트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이목구비에는 도도함과 오기가 가득 차 있었다.

“북강 오정그룹 오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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