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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불과 몇 년 만에 명가로 부상했다니.

전에 엄진우는 양우군의 서예를 이렇게 평가했다.

유형적이지만 무의미하고 활달하지 못하다.

하지만 지금 보아하니 그 결점을 이미 극복한 것 같았다.

엄진우의 웃음에 주변 몇몇 사람들은 일제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다.

“왜 웃는 거죠? 양우군의 서예는 장중하고 엄수한 화젭니다. 그런데 웃음이 나와요? 명가에 대한 존경심이 하나도 없으시군요!”

“이런 곳은 처음이라, 정말 죄송합니다.”

소지안은 다급히 엄진우의 입을 막고 사과했다.

모두의 분노를 진정시킨 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엄진우를 노려보았다.

“여기 엄숙하다고 했잖아요. 아무리 서예를 우습게 알아도 너무 무례하게 굴면 안 돼요!”

엄진우는 마지못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억울해요. 서예를 우습게 아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사람이 웃겨서요.”

“양우군은 서예 대가예요. 그런데 웃긴다고요? 역시 문외한이네요.”

소지안은 눈을 희번덕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엄진우와 함께 오는 게 아니었다. 보아하니 엄진우는 서예와 같은 이런 고급 예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소지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단상에서 금박을 박은 묵보가 들려나왔다.

“천하제일”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띄었는데 마치 놀란 용처럼 힘이 종이 뒷면까지 관통하여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천하제일 해서, 당대 제일이라고 일컬어지는 해서 서예는 단 네 글자만으로 당대 서예계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풍격이 혼연천성하고 성세의 법도가 있으며 글마다 군인의 살풍경한 기운이 가득하죠? 네, 맞습니다! 이 작품은 바로 용국의 수호신, 명왕의 필적입니다! 경매 시작가, 100억!”

“명왕? 최근 몇 년간 용국에서 가장 강한 남자로 불리는 그 남자?”

맨 앞줄의 베테랑 서예가들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크게 놀랐다.

“붓끝의 힘과 기세가 아주 웅장하네요. 이게 무려 명왕의 친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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