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1009 챕터

제221화

순간 공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는 순간, 예우림의 싸늘한 두 눈에는 빛이 일렁였다. "너 대체 뭔 생각해? 웨딩 촬영? 너랑?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하지만 엄진우도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 "부대표님, 뭔 말을 그렇게 해요. 아니, 여자가 어떻게 웨딩드레스를 거부할 수 있죠? 부대표님은 여자 아니에요?"그 말에 공기는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 예우림은 어금니를 살짝 깨물었다. "시시해 죽겠네!"예우림은 새침한 한마디를 내뱉더니 바로 뒤돌아섰다. "잠깐만요!"카드를 까지 않는 한 이 빙산녀, 절대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요, 우리 엄마 뜻이에요."엄진우는 일의 자초지종을 하나도 빠짐없이 예우림에게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예우림은 팔짱을 끼더니 눈빛이 불타올랐다. "엄진우, 저번에 엄씨 저택에서 나올 때 난 분명 말했어. 당신 어머니의 이상한 요구 더는 들어주지 않겠다고! 저번에 당신 어머니 만났을 때 내가 얼마나 난감하고 난처했는지 알아? 나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다니까?"그녀의 대답에 엄진우는 기분이 씁쓸해졌다. 역시 빙산녀답게 칼 같이 거절하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 괜찮았다. 이렇게 된 이상, 사진을 합성하는 수밖에 없다.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도 이해해 주실 거다. "그래요. 그럼 이만 갈게요. 쉬세요."엄진우는 어깨가 축 처져 뒤돌아섰다. 그런데 이때 예우림이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나 거절한다고 안 했어!"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 들어주지 않는다고...""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지만 당신 어머니가 나한테 잘 대해주셨으니..."예우림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어른의 뜻이니 따라야지, 어쩌겠어."엄진우는 흠칫하더니 환희에 차서 말했다. "그러니까 나랑 웨딩촬영 하겠다는 거죠?""하지만 반드시 비밀 지켜야 해! 지안이한테도 절대 말하면 안 돼!"예우림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웨딩 촬영하는 건, 단지 당신 어머니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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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잠깐 사이.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예우림이 드레스 자락을 들고 나타나는 순간, 엄진우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백옥같은 피부에 순백의 드레스, 매끈한 몸매에 아름다운 외모까지, 이는 이 세상 아름다움이 아니었고 엄진우에게 무한한 상상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빤히 보지 마. 이상하잖아."엄진우의 시선에 예우림은 얼굴이 화끈해났다.그러자 엄진우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빙산녀가 수줍어하다니. 이 차가운 상사도 이럴 때가 있구나.“손님, 이 드레스는 프랑스 파리 예술 아카데미의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전 세계에 단 한 벌밖에 없는데 마침 우리 샵에서 주문할 수 있게 되었어요.”직원은 마치 봄바람이 부는 듯 살랑살랑 말했다.“그런데 어쩜 이렇게 찰떡이세요? 마치 손님을 위해 주문 제작한 드레스 같아요.”예우림도 아름다운 드레스에 푹 빠져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예쁘네요. 렌트 말고 이거 그냥 제가 살 게요.”“네, 손님. 7,500만 원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예우림이 드레스를 벗은 후, 직원이 드레스를 받아 들고 말했다.예우림은 깜짝 놀랐다.“8,000만 원 가까이 한다고요? 그렇게 비싸요?”“손님, 저희 웨딩 썬의 드레스는 워낙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명품이자 한정판이라 로맨틱과 럭셔리한 것이 특징이에요.”직원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포스기를 꺼냈다.“카드 긁으실 건가요? 아니면 현금으로 하실까요?”“너무 비싼데.”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록 이 정도의 돈은 부족하지 않지만 드레스 하나에 7,500만 원은 너무 아까웠다.예우림이 거절하려는데, 엄진우가 불쑥 말했다.“그냥 주세요.”예우림은 흠칫하더니 두 눈을 부릅떴다.“엄진우, 미쳤어? 7,500만 원이야. 7만 5천 원 아니라고!”수십억대 연봉을 받는 예우림도 아까운데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는 엄진우가 7,500만 원짜리 드레스를 사겠다고?엄진우는 씩 웃으며 말했다.“왜 내가 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대표님 나에 대해 잘 알아요?”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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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그러자 엄진우도 맞서서 반박했다.“어떡하죠? 이거 나도 반드시 사야겠는데?”그러자 남자가 발끈 화를 내며 말했다.“제기랄! 나 고진섭이야! 창해시 수산대왕이라고! 감히 나한테서 물건을 빼앗으려고? 너 너무 오래 살았지?”잔뜩 흥분한 고진섭에 비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난 또 뭐라고, 생선 장수였군. 어쩐지 생선 비린내가, 어우.”그 말에 고진섭은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그가 제일 싫어하는 게 생선 장수라는 말이다. 생선 비린내를 덮기 위해 그는 항상 향수를 듬뿍 치고 다녔다.그러자 여자도 입을 삐죽 내밀고 옹알거렸다.“자기야, 어떡해? 나 저 웨딩드레스 너무 갖고 싶어.”고진섭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야, 직원. 돈 많이 주는 사람한테 팔아야지 않겠어? 내가 1억 5천 줄 테니까 그 드레스 나한테 팔아.”직원은 잠시 망설이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예우림을 향해 말했다.“손님, 저분이 두 배의 가격을 내시면 저는 저 손님에게 드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드레스를 원하신다면 제가 20% 할인해 드릴게요.”그 말에 예우림은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그래요. 그렇게 하죠.”하긴 7,500만 원짜리 웨딩드레스는 확실히 너무 비싸서 고지섭 같이 안목 없는 졸부들만 이 가격을 주고 살 것이다.그러자 고진섭은 마치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머리를 잔뜩 쳐들고 웃어댔다.“이 세상은 말이야. 역시 돈이 최고야. 능력 없는 거지들이나 개처럼 짖어대지. 내가 말이야. 생선가게를 하는데 풍랑이 심할수록 생선가격은 더 올라가는 법이야. 그런데 너희들 같은 거지가 두렵겠어?”“꺅, 자기야! 너무 멋있어. 저런 거지들한테는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 해. 고진섭의 대단한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여자도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엄진우를 경멸하듯 바라봤다.“자기 마누라 웨딩드레스도 못 사주는 남자라니. 언니, 이런 무능한 남자는 빨리 버리는 게 상책이야.”두 사람의 돌발에 예우림의 싸늘한 얼굴에 점점 화가 차올랐다.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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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고진섭은 의기양양해서 거친 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감싸며 사납게 웃었다.“이게 바로 상남자다, 이거야! 여자를 아낄 줄 알고 갖고 싶은 거 다 사준 게 남자지, 안 그래?”비록 16억을 날려서 마음은 아팠지만 사람들 앞에서 위세를 제대로 떨쳤으니 가치 있게 날린 것이다.고진섭은 엄진우의 콧구멍을 향해 삿대질하며 도발했다.“어때? 항복이야?”“40억.”엄진우가 무덤덤하게 말했다.그 말은 마치 폭탄처럼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4... 40억?”직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기 볼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저기 손님, 농담 아니시죠?”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아, 40억은 너무 적어서 또 개가 짖을 수도 있겠네. 그렇다면 80억으로 가죠.”그러자 현장은 또 한 번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조용해졌다.예우림은 너무 놀라 턱이 다 빠질 것 같았다.“80억...”이 자식 고작 세후 150만 원 받는 월급쟁이 아니었어?그런데 80억? 80억이 개 이름인 줄 알아? 저러다 큰일날 텐데.삽시간에 고진섭의 안색도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자기야, 고작 80억이야. 창해시 수산대왕이 80억에 벌벌 떨겠어? 계속해. 저 자식 콧대 납작하게 눌러버려!”여자는 계속해서 남자를 부추겼다.하지만 이번에 고진섭은 손바닥을 휘둘러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80억? 너 뭐 금으로 만들었어? 내가 너 같은 것한테 16억을 쓰는 것만 해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뭐, 80억? 야, 너 팔아도 80억 안 돼!”여자는 얼굴을 감싼 채 서러운 표정으로 쫑알거렸다.“나 사랑한다고 했잖아! 갖고 싶은 거 다 사준다고 했잖아!”고진섭은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너 같은 김치녀 데리고 놀려는 수작이야! 너 같은 성형미인은 지하철에 가면 수두룩해! 근데 80억이 너한테 가당키나 해?”말을 끝낸 남자는 엄진우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여자 때문에 80억을 쓴다고? 대가리에 총 맞았어? 난 됐어.”7,500만 원짜리 드레스를 80억에 산다고? 밑지는 장사는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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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유니폼 차림에 긴 생머리의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 재잘재잘 입을 지껄이기 시작했다.“나 저 남자 알아. 대학도 못 나온 고졸인데 지금은 지성그룹의 평사원이야. 월급이 고작 200만 원도 안 되는 사람이지. 그런데 한꺼번에 80억을 긁는다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내 이름 석 자 거꾸로 쓴다.”“진미령? 네가 왜 여깄어?”엄진우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이다. 전 맞선녀이자 냄새나는 된장녀, 진미령.장자호가 죽은 뒤로 진미령 일가는 이리저리 숨어 다니느라 거의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여기서 출근하고 있었다니.“왜? 네가 장강수와 친하다고 우리 가족을 창해시에서 쫓아낼 수 있을 거 같아?”진미령은 팔짱을 끼고 두 눈을 부릅떴다.“그렇다면 내가 확실히 말해줄게. 꿈 깨! 장상수가 아무리 대단해도 지하황제일 뿐이야. 지상의 일은 장강수도 간섭할 수 없어! 내가 학력이 얼마나 높은데, 너처럼 얼굴이나 팔면서 사는 줄 알아?”이때 예우림이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아, 전에 엄진우한테 귀찮게 들러붙던 그 여자죠? 엄진우가 얼마나 능력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쪽 모습, 되게 광대 같아요.”그녀는 자기 외에 다른 여자가 엄진우를 욕하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다.진미령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어금니를 깨물고 말했다.“저기요. 저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 편 들어요? 이 많은 사람을 속이고 80억짜리 웨딩드레스를 사준다고 허세나 부리는 남자를 참을 수 있겠어요?”엄진우는 그녀를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봤다.“왜 내가 그 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네 생각이 틀렸다면 너 여기 유리라도 다 씹어 먹을 거야?”“풉! 다른 사람은 널 모르겠지만 난 잘 알고 있지. 너와 네 엄마는 그냥 재수 없는 거지일 뿐이야. 장강수같은 양아치가 하도 뒤 봐주니까 말이지, 아니면 네가 볼 구석이라도 있어?”진미령의 높은 목소리에 구경꾼들도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이때 고진섭이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아, 장강수 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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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엄진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직원은 너무 놀라 다리가 후들거렸다.“네... 결산... 도와드릴게요.”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포스기에 가져다 대려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떤 자식이야? 감히 내 구역에서 행패를 부려?”불친절한 목소리와 함께 화려한 차림의 부부가 고고하게 걸어왔는데 두 사람의 기세는 모두를 압도했다.직원은 다급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사장님, 사모님!”두 사람은 바로 웨딩 썬의 사장인 김명휘와 한사나이다.듣자니 두 사람은 자수성가하여 현지에서 가장 큰 웨딩스튜디오를 창립했는데 연수익이 무려 100억에 달한다고 한다.두 사람의 등장에 진미령은 잔뜩 흥분해서 달려갔다.“사장님, 사모님. 드디어 오셨군요! 여기 사기꾼이 80억에 우리 웨딩드레스를 사겠다며 허풍을 떨더니 결국 은행 카드 한 장도 못 내놓더라고요.”그 말에 김명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먹튀는 내가 본 적 있지만 웨딩드레스는 처음이네?”한사나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그런 사람은 손발 다 잘라서 쫓아내 버려. 거지 주제에 감히 어디서 소란이야! 난 그런 인간들이 제일 싫어.”그러자 고진섭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허풍을 부리려거든 술이나 처 마시면서 부릴 것이지 왜 남의 스튜디오에서 지랄이냐고. 어이없어.”진미령도 끝없이 쫑알거렸다.“것 봐. 너 우리 사장님과 사모님이 바본 줄 알아?”예우림은 돌연 안색이 변하더니 황급히 설명했다.“저기요. 전 지성그룹 부대표 예우림이라고 해요. 제가 보장할게요. 두 분 바보 취급한 적 없어요.”“흥! 80억에 산다는 사람들이 카드조차 꺼내지 못하는데 바보 취급하는 거지, 뭐.”김명휘가 콧방귀를 뀌며 직원에게 다가갔다.“그 카드 구경이나 좀 하자. 그러고 내가 밟아줄 거야.”직원은 머뭇거리더니 카드를 넘겨주었다.“바로 이겁니다.”“역시 진짜 카드가 아니네. 아니 어쩜 은행 로고도 없어?”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카드를 바닥에 던지고 짓밟으려는 순간, 김명휘의 동공이 움찔했다.“뭐야. 이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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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네? 귀한 고객님요?”귀한 고객님이라는 호칭에 진미령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던 엄진우가 갑자기 귀한 고객님으로 변했다고?이런 반전은 너무 지나친데?“사모님, 사장님. 두 분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세요? 귀한 고객님이라뇨? 이 사람 사기꾼이에요. 두 분도 직접 보셨잖아요.”진미령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눈썰미도 없는 것. 넌 이 카드가 가짜로 보여?”김명휘가 쌀쌀한 어조로 말했다.“이건 한정판 글로벌 지존 골드 블랙카드야. 우리 강남에도 고작 5장 밖에 없는 카드라고! 그런데 뭐? 가짜? 이 카드는 자체 10조의 잔액과 무제한 신용 한도가 있어. 이 카드를 소유하면 웬만한 나라 하나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한사나도 태도를 완전히 바꾸더니 싸늘하게 말했다.“멍청한 것, 이 카드 소지자가 고작 80억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한 번 실패를 겪으면 그만한 지혜가 늘어난다고 했다.지난번 동창 모임에서 엄진우의 위력을 목격하고 난 후, 그들은 즉시 이 카드에 대해 조사했다. 두 부부의 말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진섭은 온몸에 소름이 끼쳐 큰 소리로 외쳤다.“그게 글로벌 지존 골드 블랙카드라고?”예우림도 놀란 눈으로 엄진우의 표정을 관찰했다.하지만 엄진우는 정말 이 카드의 소지자인 것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너무 놀란 진미령은 마지막 발악을 했다.“10조? 그럴 리가요! 난 누구보다 저 자식을 잘 안다고요! 저 자식이 얼마나 가난한 자식인데! 단지 회사원일 뿐이라고요!”“약도 없네. 내가 어쩌다 저런 모자란 직원을 들여서는.”한사나는 실망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처음에는 학력도 높고 월급에 대한 요구도 낮아서 상대를 직원으로 채용했다.그런데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니. “진미령, 재무팀에서 2개월 월급받고 꺼져. 너 절대 여기서 출근했었다는 말은 떠벌리고 다니지 마. 아니면, 나 너 가만 안 둬.”김명휘는 목을 긋는 동작을 하며 진미령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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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그럴 리가요. 두 분이 골라주시면 저희는 영광이죠.”김명휘와 한사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진미령 이 멍청한 여자가 엄진우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만약 웨딩드레스 몇 벌로 사죄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가장 수지가 맞는 장사일 것이다.엄진우는 웃음이 나왔다.“부대표님, 저렇게 열정적인데 사양하지 마세요.”예우림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제일 럭셔리한 촬영 세트장에 엄진우와 예우림을 안내한 후 예우림이 고른 아까 그 웨딩드레스를 제외하고도 엄진우에게 흰색의 턱시도를 권했다.턱시도로 갈아입은 엄진우는 점잖고 기품이 흘러넘쳤는데 귀공자의 분위기를 잔뜩 풍겼다.예우림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옷이 날개라더니, 이러니까 한결 보기 좋네.”엄진우는 사실 얼굴도 잘생기고 몸매도 좋았지만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턱시도를 입히니 예우림에게도 전혀 손색이 되지 않았다.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대표님, 이거 설마 고백인가요?”“말도 안 되는 소리! 칭찬 몇 마디 했다고 너무 우쭐대는 거 아니야?”순간 예우림은 얼굴이 화끈해졌다.“두 분 정말 선남선녀세요. 조금 가까이 서주실래요? 사진 찍어드릴게요.”그러자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졌다.예우림은 이성과 처음으로 이리 가까이 섰는데 괜히 심장이 두근대고 식은땀이 흘렀다.“신부님, 신랑 어깨에 팔 좀 올릴게요.”사진작가의 말에 예우림은 흠칫했다.“네? 그런 것도 필요해요?”“웨딩 촬영인데 당연히 다정하게 찍으셔야죠. 처음이라 많이 긴장하시죠? 자, 활짝 웃을게요!”사진작가는 예우림을 향해 엄진우의 어깨에 손을 올리라고 손짓했다.그러자 예우림은 하는 수 없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쭈뼛쭈뼛 손을 뻗어 엄진우의 어깨에 올려놓았다.그런데 이때, 엄진우는 예우림의 손목을 잡더니 품으로 잡아당기며 한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이게 더 좋지 않을까요?”“엄진우, 지금 뭐 하는 짓이야!”예우림은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엄진우에게서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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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호가연은 블랙카드를 받았고, 이치대로라면 회사는 이미 고비를 넘겼을 것이다.그런데 왜 엄진우를 급히 찾는 걸까?알 수 없다.“글쎄, 그건 나도 잘 몰라. 아무튼 너한테 연락이 닿기를 바라고 찾아왔는데 우리한테도 네 번호가 없었어.”한사나가 계속 말했다.“오늘 마침 너 만나서 내가 생각났지, 뭐야.”엄진우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그러면 내가 번호 남길 테니까 호가연한테 전해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바로 연락하라고 해.”“응.”한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이내 집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이상한 건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예우림은 침묵했고 심지어 엄진우의 장난까지 무시했다.사늘한 얼굴은 마치 빙산과 같았다.“망했다. 설마 화난 건가?”웨딩 촬영 때 조금 ‘건방진’ 행동을 했다고 화난 건가? 근데 그게 화날 일인가?이 여자 성질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진다.“두 사람 드디어 왔네.”집에 돌아오니 소지안이 보였다.그녀는 오늘 체크 나시 탱크톱에 빨간색 랩스커트를 입어 유난히 화려했다.하지만 얼굴에는 혈색이 하나도 없었다.“지안아, 너 웬일이야?”예우림은 깜짝 놀랐다.“나 진우 씨한테 따로 할 얘기가 있어.”소지안이 말했다.“그래. 그러면 두 사람 얘기해. 나 먼저 올라가서 쉬고 있을게.”예우림은 엄진우를 힐끗 보더니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엄진우는 소지안에게 다가가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소 비서님. 잠 못 잤어요? 안색이 별로네?”“밤새 잠도 못하고 어제 생각만 했어요.”순간 소지안은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진우 씨, 지금 당장 창해시를 떠나면 안 돼요? 아니, 강남성을 떠나요.”“강남을 떠나라고요? 왜요?”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진우 씨는 우리 오빠를 몰라서 그래요. 아무도 우리 오빠 뜻을 거역하면 안 돼요. 그게 설사 나라고 해도 마찬가지예요.”소지안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당시 소씨 가문에서 오빠는 권리를 손에 쥐려고 십여 명의 사촌 형제들을 죽였어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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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꺅! 진우 씨, 하지 마요. 아무 말도 안 할게요."깜짝 놀란 소지안은 창백한 안색으로 고개를 다급히 저으며 몸을 떨었다. 엄진우는 피식 웃더니 그제야 소지안을 놓아주었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이제야 소 비서님답네."소지안은 앙탈을 부렸다. "진우 씨는 너무 난폭해요. 어쩜 사람이 퍽하면 힘으로 제압해요? 난 진우 씨가 걱정돼서 그러는 건데."엄진우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안심해요. 소 비서님 오빠라는 사람 따귀를 날린 건, 그만한 준비가 됐다는 뜻이에요.""또 그 말이에요? 휴, 됐어요. 나도 이젠 몰라요."소지안은 어이없다는 듯 관자놀이를 문지르더니 갑자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맞다. 혹시 지금 시간 있어요?""왜요?""오늘 큰 서예 전시회가 있는데 명가들의 작품도 많이 나온다고 해서 가보려고요. 그래서... 날 지켜줄 경호원이 필요해요."소지안은 귀엽게 윙크를 날렸다. 그녀는 여유 시간에 늘 서예를 연습하며 정서를 다듬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서예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그녀는 유명한 대가의 진적을 아주 좋아했다.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소 비서님 경호원 많을 텐데 내가 왜 필요하죠?"소지안은 수줍은 듯 웃어 보였다."경호원들이 하나 같이 너무 무뚝뚝해요. 게다가 진우 씨는 잘생겼고 위트있고 게다가 마사지도 잘 하잖아요."그리고 하나 더! 소지안은 엄진우가 옆에 있으면 소찬석도 경거망동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호랑이도 제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는 소찬석에게 아직 이용당할 가치가 있기에 절대 죽이지 않을 것이다. 엄진우는 눈을 희번덕이며 물었다. "나한테 좋은 점은?"소지안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하얗고 가는 손가락으로 엄진우의 허벅지를 힘껏 꼬집으며 말했다. "이렇게 예쁜 여자와 같이 가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지 뭐라고요? 좋은 점? 만족도 모르는 난봉꾼!""으악! 그만해요. 가요, 같이 가면 되잖아요!"엄진우는 수탉처럼 아우성을 질렀다. 전시회장은 예우림 집과 그리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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