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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그러자 엄진우도 맞서서 반박했다.

“어떡하죠? 이거 나도 반드시 사야겠는데?”

그러자 남자가 발끈 화를 내며 말했다.

“제기랄! 나 고진섭이야! 창해시 수산대왕이라고! 감히 나한테서 물건을 빼앗으려고? 너 너무 오래 살았지?”

잔뜩 흥분한 고진섭에 비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또 뭐라고, 생선 장수였군. 어쩐지 생선 비린내가, 어우.”

그 말에 고진섭은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게 생선 장수라는 말이다. 생선 비린내를 덮기 위해 그는 항상 향수를 듬뿍 치고 다녔다.

그러자 여자도 입을 삐죽 내밀고 옹알거렸다.

“자기야, 어떡해? 나 저 웨딩드레스 너무 갖고 싶어.”

고진섭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

“야, 직원. 돈 많이 주는 사람한테 팔아야지 않겠어? 내가 1억 5천 줄 테니까 그 드레스 나한테 팔아.”

직원은 잠시 망설이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예우림을 향해 말했다.

“손님, 저분이 두 배의 가격을 내시면 저는 저 손님에게 드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드레스를 원하신다면 제가 20% 할인해 드릴게요.”

그 말에 예우림은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그래요. 그렇게 하죠.”

하긴 7,500만 원짜리 웨딩드레스는 확실히 너무 비싸서 고지섭 같이 안목 없는 졸부들만 이 가격을 주고 살 것이다.

그러자 고진섭은 마치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머리를 잔뜩 쳐들고 웃어댔다.

“이 세상은 말이야. 역시 돈이 최고야. 능력 없는 거지들이나 개처럼 짖어대지. 내가 말이야. 생선가게를 하는데 풍랑이 심할수록 생선가격은 더 올라가는 법이야. 그런데 너희들 같은 거지가 두렵겠어?”

“꺅, 자기야! 너무 멋있어. 저런 거지들한테는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 해. 고진섭의 대단한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여자도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엄진우를 경멸하듯 바라봤다.

“자기 마누라 웨딩드레스도 못 사주는 남자라니. 언니, 이런 무능한 남자는 빨리 버리는 게 상책이야.”

두 사람의 돌발에 예우림의 싸늘한 얼굴에 점점 화가 차올랐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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