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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침 날리는 용왕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607 챕터

제81화

어차피 이 지경까지 된 이상, 그녀는 아예 손을 떼버리기로 했다."이청월, 너 정신 차려!"이성봉은 화가 난 나머지 이청월의 얼굴을 때렸다.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때린 갑작스런 따귀에 이성봉은 당황했다.20여 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그는 단 한 번도 이청월을 때려본적이 없었고, 여태 애지중지해왔다. 하지만, 오늘 뺨을 때리게 될 줄은 몰랐다!사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분노를 가라앉힐 방법이 없었다!이청월은 피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리고는 천천히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원망스러웠다!!그러나 이성봉이 다시금 따귀를 때리기 직전, 누군가가 그를 말렸다."지환 씨가 왜 여기에..."이성봉은 놀란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았다."그만하시죠, 청월이 말이 다 맞아요.""결혼에도 자유가 필요해요. 당사자가 시집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되는건데 왜 억지로 보내려고 강요하는데요?""딸의 행복이 저 왕씨 집안보다도 더 중요한거 아니에요?” 임지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이성봉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너 그게 무슨 말이야?""네가 보기엔 우리 왕씨 집안이 그렇게 형편 없는줄 알아?"옆에서 듣고 있던 왕상의는 살의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틀린 말 아니잖아.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는데?” 임지환은 콧방귀를 뀌었다."허, 그래. 이게 바로 너희 이씨 집안의 뜻인거지?""내가 똑똑히 기억해두겠어.”"나중에 우리가 이씨 집안의 혼약을 망쳐도 우리한테 뭐라 하지 마, 알겠어?” "가자, 얘들아!"왕상의는 단호하게 한마디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형님, 그러지 마세요."“이번 일은 저희끼리 천천히 얘기해요.”이때 이성봉이 얼른 나가 말렸다.그러나 이미 분노가 극에 다다른 왕상의는 이성봉의 말을 듣지도 않았다.바로 그 순간,"왜 이렇게 시끄러워?"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으며 들어왔다.보기에는 초라했지만 누구보다도 정정했고 흰 머리까지 정갈하게 빗어놓았다. 그는 바로 금방 병을 이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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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저희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때 지킨 약속은 유효한거죠?” 왕상의는 이장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 혼사를 정한건 무려 18년 전이지만 나야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비록 자네의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이 약속을 함부로 어길 수는 없지.”이장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제가 오늘 이렇게 많은 선물을 들고 여기로 온건 혼인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어요.” “그런데 당사자들이 오히려 후회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어요...” "저희 왕씨 집안이 그렇게 만만해보이던가요?” 왕상의는 가슴 아픈 말을 내뱉으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어? 뭐라고?"노인의 시선은 이성봉과 이청월에게로 쏠렸다.이성봉은 놀라서 고개를 숙이고는 차마 아버지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이청월 또한 입을 앙 다물고는 창백한 얼굴을 보였다."이런 황당한 일을 겪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네.""하지만 자네는 안심하게.""이 혼사는 무조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테니까.” 이장호는 또박또박 약속을 했다."그래요, 저희는 절대 뱉은 말을 다시 어기지 않아요.”"그러니 형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이성강 또한 옆에서 왕상의를 달래주었다.그제서야 왕상의의 눈동자에서는 다시금 기쁨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이장호가 장담까지 한 이상 이 일은 더이상 변수가 없을 것 같았다."역시나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해주셔야 안심이 되네요.”왕상의는 싱글벙글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장사를 하든, 사람을 만나든 성실이 가장 중요한거야.” "이것이 여태 우리 이씨 집안을 먹여살린 근본이야.”곧이어 이장호는 고개를 돌려 이성봉 부녀를 바라보았다.“너희들은 요 며칠 어디에도 가지 말고 스스로 잘 반성해.”"우리 가훈을 10번씩 베껴서 달달 외우도록 해!"이 벌은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무거운 편이었다."예, 아버지!""예, 할아버지!"두 부녀는 감히 조금도 반항하지를 못했다."다시 한번 이번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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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그게 뭔 소리야?""우리 아버지 목숨 한번 구해줬다고 그렇게 막말하는게 어딨어.” “우리 이씨 집안 일에 끼어들지 마.” "얼른 꺼져!"이성강은 이 틈을 타 임지환에게 호통쳤다."조용히 해!"그러자 이장호는 손을 흔들며 아들을 말렸다."임 선생, 자네는 아마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왕씨 집안의 내력은 우리 이씨 집안보다도 한 수 위야.""진석이라는 아이는 재능도 뛰어나고 인품도 좋아서 우리 청월이랑도 매우 잘 어울리는 친구야.""누가 봐도 둘은 천생연분이란 말이야.""근데 대체 이 결혼이 뭐가 잘못됐다는거야?"비록 상냥하게 말하긴 했지만 이장호는 이미 심기가 불편했다.다만 임지환이 그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 참고 있었던 것이다. "천생연분이라...""그럼 제가 똑똑히 보여드릴게요. 이 자식이 대체 어떤 놈인지!"임지환은 차갑게 웃으며 성큼성큼 문밖으로 걸어갔다."할아버님, 이 친구 말이 좀 거치네요.""아무리 할아버님의 병을 고친 은인이라고 해도 이렇게 함부로 말을 뱉을 수는 없잖아요.”“저희 두 집안의 혼인은 서로에게도 엄청 중요한 일인데.”“놈이 저렇게나 방해를 하려 하는데 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세요?”왕상의는 기분 나쁜 말투로 말했다."그러게나 말이에요!""임지환 이 자식, 좋게 말했더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저희가 여태 저 자식한테 해준게 얼마나 많아요. 심지어 용은 저택 명의도 넘겨줬는데.""이제 와서 배은망덕하게 우리를 짓밟으려고 하잖아요.” 이성강은 옆에서 계속하여 얄밉게 떠들어댔다.저번에 맞은 치욕스러운 따귀를 잊지 못한 이성강은 하루 빨리 임지환을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이장호는 여전히 아무 말 않았다.그는 임지환의 정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두 집안의 결혼을 이렇게나 반대하는 것은 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안심해."“무조건 반대할만한 이유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 이 결혼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만약 계속해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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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영상을 옆에서 지켜본 이청월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임지환이 이렇게 치밀하게 모든걸 증거로 남길 줄은 몰랐다. 이장호의 안색은 점점 안 좋아졌다.왕상의는 수치스러운 나머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너무 창피해 미칠 지경이었다!동영상을 다 보고난 사람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그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할아버님, 이걸 보고도 이 사람의 인품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거예요?""이걸 보고도 손녀 사위로 삼고 싶으세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물었다.이장호는 입을 꾹 다물었지만 표정은 분노로 가득했다."너 지금 누굴 모함하는거야. 내 아들은 절대 그럴 리가 없어.""그리고, 너 대체 내 아들을 어떻게 한 거야?""똑바로 안 말하면 내가 널 죽여버릴거야!"악에 받친 왕상의는 큰 소리로 외쳤다."애초에 이 자식이 이렇게 벌을 받게 된건 자신의 아랫도리를 제대로 간수 못한 탓이야.”"그래서 난 당연히 그 죄에 맞는 벌을 내린거지."“앞으로는 하고 싶어도 평생 하지 못할거야.” 임지환은 또박또박 말했다."뭐라고?"목소리가 떨려난 왕상의는 기절할 뻔했다.그들에게 있어서 왕진석은 외동 아들이었다.그런데 왕진석이 앞으로 남자 구실을 못한다면...그럼 왕씨 집안은 이제 더이상 대를잇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임지환, 그야말로 독한 사람이었다!이 말을 들은 이씨 집안 사람들도 입을 떡 벌리고 임지환의 거침 없는 행동에 공포를 느꼈다. 이렇게나 쉽게 한 남자를 나락으로 보내다니!"젠장!""내가 오늘 기필코 널 죽여버릴 거야!""아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어디 한번 지옥에서 살아봐!!!"왕상의는 목에 핏줄까지 세우며 고함을 질렀다.이미 이성을 완전히 잃은 그의 두 눈에는 증오가 가득 차 있었다.이때 이장호가 재빨리 말렸다."그만해, 이 일은 우리끼리 의논하자고.”"할아버님은 이번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만약 저를 막으시려 한다면, 저희 왕씨 집안에 대한 도발로 받아들일겁니다.” "저 지금 제 정신이 아니라서 누구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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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정부처는 성큼성큼 걸어갔다.“쿠쿵!”단 한번 내디딘 발걸음에도, 땅은 거미줄처럼 금이 가기 시작했다.이를 목격한 이씨 집안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이렇게나 무서운 사람이었다니!정부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임지환을 가리켰다."어떻게 널 죽여줄가?"정부처의 차가운 목소리는 메아리까지 울려 듣는 이들마저 초조하게 만들었다. 잘못한건 없어도 당장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무력으로만 일을 해결하는 하는 사람을 누가 감히 말릴 수가 있겠는가?이장호 또한 눈살을 찌푸리며 초조하게 있었다.그 또한 정부처의 실력이 무섭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웃음 살인마"라는 그의 별명도 알고 있었다.정부처는 젊은 나이에 강한시의 고수 랭킹에 올랐다.그러나 그는 그 뿐만이 아니라 아예 잔인한 살인을 실행하는 미친 자였다.감히 그에게 도발하는 사람들은 모두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되거나 시체로 돌아오는 경우였다.그야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그렇게 “웃음 살인마”라는 별명이 강한시에 빠르게 퍼지면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심지어, 신생아들도 밤에는 더이상 울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그로 인해 무자계 전체가 위태로워지자 다들 동맹을 맺고는 힘을 합쳐 그를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왕상의는 그를 데려와 자신의 오른팔로 양성하였다.이렇게 몇 년이 흐른 후, 그는 정부처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웃음 살인마”라는 이름은 점점 잊혀진 채...그러나 이장호는 여전히 그가 바로 희대의 살인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자네 이러지 말게나. 모든 일은 다 천천히 의논해서 해결하면 되지. 굳이 이렇게 거칠게 할 필요가 있을가.”"임 선생 의술은 확연히 일반인보다도 훨씬 훌륭해.""차라리......좋게 얘기를 나누어서 자네 아들이나 잘 치료해주자고.""그리고 우리 이씨 집안이 왕씨 집안한테 현금 1000억으로 배상을 할테니, 분노를 가라앉히게.” 이장호가 제안을 했다.임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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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대머리를 한 그는 절대적인 위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주먹을 덥석 쥐고는 마치 큰 활을 당기듯이 힘을 모으는 듯 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거대한 주먹으로는 모든 것을 터뜨릴 수가 있었다.곧이어 주먹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임지환의 머리 앞에 닿았다."조심해!"이청월은 저도 모르게 소리 쳤다.다만 이청월이 할 수 있는건 이것 뿐이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는 차마 쳐다보지를 못했다.이성강을 제외한 다른 이씨 가족들도 머리를 한쪽으로 돌렸다.참혹하게 당하는 임지환의 모습을 그들은 보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임지환은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고 손바닥을 쳤다."팍!"그 손바닥은 정확히 정부처의 대머리에 닿았다.정부처는 순간 기차에 부딪힌 듯한 충격을 받으면서 바로 균형을 잃고 날라가버렸다. 곧이어 임지환은 가볍게 날아들어,정부처의 위쪽으로 날아와 발로 그의 머리를 밟았다.그 위력은 어마어마했다."쾅!"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석판 바닥에는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정부처의 머리 또한 석판과 함께 바닥으로 박혀버렸다.그는 꼼짝도 하지 않아 생사를 알 수도 없었다!"씨익,씨익..."이를 지켜본 왕상의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입가에는 저절로 경련이 일었다.이게...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정부처가 이 녀석의 손에서 놀아나다니?아니!아예 단번에 죽임을 당하다니!왕상의의 등은 순식간에 땀에 흠뻑 젖었고 얼굴마저 종이처럼 창백해졌다.이성강도 마찬가지로 똥을 먹은 듯한 표정을 하고는 괴로워했다.그 또한 임지환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상대는 무려 “웃음 살인마”인데!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그 살인마가 이렇게나 손 쉽게 패배하다니!그리고 무엇보다도 굴욕적인 방식으로 당하다니. 그제서야 이씨 집안 사람들도 일일이 눈을 뜨고는 눈 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2초가 지났나?아니, 1초라도 되긴 했나?미처 기다리기도 전에 승부가 결정이 났다니.정부처의 머리를 제대로 밟은 임지환의 발자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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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임지환의 선전 포고를 들은 왕상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단 3일 안에 왕씨 집안을 전부 없애버리겠다니!이게 말이 되냐고!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듯한 말에 이씨 집안 사람들도 눈이 휘둥그레해졌다.정부처를 단번에 물리칠 정도로 임지환의 실력은 확실히 강하긴 했다.하지만 혼자서 어떻게 한 집안 전체를 소멸시킬 수 있냐는 말이다. 그것도 단 3일안에!그들은 임지환이 망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끝없는 도발에 자극을 받은 왕상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자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여태까지 감히 아무도 왕씨 집안을 무시한 사람은 없었다. 임지환이 바로 처음으로 왕씨 집안을 상대로 도발을 걸어온 자였다."좋아, 딱 3일이야!""3일 동안 우리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서 너를 상대할거야.” "미리 말해주자면, 넌 곧 상상할 수 없는 지옥을 맛보게 될거야.”"두고 봐!"왕상의는 말을 마치고는 말없이 앞으로 걸어가 자신의 아들인 왕진석을 부축했다.그의 부하들은 얼른 정부처에게로 달려가 그를 석판에서 겨우 꺼냈다.정부처의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가 된 채 콧등뼈마저 부러져 이목구비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그야말로 참담했다!곧이어 왕상의는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떴다.제대로 된 치욕을 느낀 그는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그의 머릿 속에는 오직 복수만 있었다!반드시 복수해야만 했다!!왕상의가 떠난 후, 이장호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무 탈 없이 진행될 줄 알았던 혼례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임지환, 너 이젠 끝났어!""왕상의는 뒤끝이 강한 사람이라 당한건 그대로 갚아주는 사람이야. 걔가 널 절대 가만 놔두지 않을거야.” “오늘부터 너의 목숨은 간당간당하게 매달려만 있을거야.”이성강은 누구보다 기뻐하며 말했다."넌 입 닥쳐!"그러자 이장호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갑작스런 고함소리에 놀란 이성강은 뒤로 움츠리고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버지, 제 말이 맞다니까요. 저 자식 이젠 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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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끝없는 주변의 경고에도 임지환은 미동조차 없었다.이청월은 답답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임지환, 얼른 정신 차려.”"하루 빨리 도망 갈 생각이나 하란 말이야.""차라리...... 내가 지금 당장 너한테 외국으로 갈 수 있는 비행기표를 예약해 줄게. 얼른 도망가."“왕씨 집안이 계획을 세우기 전에 멀리 도망가.”그녀는 곧이어 핸드폰을 꺼내고는 비행기표를 찾기 시작했다.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이청월의 모습을 본 임지환은 마음이 따뜻해졌졌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단호한 태도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이렇게까지 귀찮게 할 필요는 없어. 나 아직 해결해야 할 일도 있고!""어? 무슨 일인데?"이청월은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물었다."며칠 후에 소항시에서 경매가 열릴 예정이야. 그 중에는 내가 맘에 들어하는 경매품 하나가 있어."“그걸 얻어내려면 충족한 자금이 필요해.”“그래서 너희들이 나를 좀 도와줬으면 해.” 임지환은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너 진짜 뻔뻔하구나? 우리 집이 네 돈줄이라고 생각하는거야?" 이성강은 그를 비웃었다.이때 노인네가 말했다. "그건 걱정 말게. 자금에 관한건 큰 문제가 아니야.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다 해서 자네를 도와줄거야.”"그럼 믿고 가볼게요!"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떴다."임지환, 너..."이청월은 말을 하려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성봉은 말했다."임 선생이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괜찮지 않을가?""오늘 왕상의가 제대로 경고를 했는데 절대 가만히 넘어갈리가 없지.” “사흘도 못 버티고 재가 되버릴거야.” "우리 집안이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때가 되면 그 시체를 알아서 화장해주는 것 뿐이야."이성강은 놀랍지 않은지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꼭 그렇지는 않을거야." 이때 이장호가 입을 열었다.이청월은 귀를 기울였다."할아버지, 더이상 희망이 있을가요?" “난 믿어. 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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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이튿 날 아침,잠에서 깨어난 배지수는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를 느꼈다. 알고보니 그녀의 집이었다. "지수야, 깨어났어? 몸은 좀 어때?"바로 이때 한수경이 죽 한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난 괜찮아."배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상하게도 그녀는 지금 불편한건 하나도 없고 오히려 전보다 더 힘이 넘치는 듯 했다. "괜찮다니까 다행이야. 어젯밤에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한수경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청용산 자락에 있었던 기억은 나는데 어떻게 집에 온거지?" 의문이 가득했던 배지수는 곧바로 물었다."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네가 쓰러지고 나서 누군가가 갑자기 너를 데려다 주고 나한테 전화를 걸었어."한수경이 말했다."설마 임지환?"배지수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떠올렸다.어제 잠시 의식이 돌아왔을 즈음, 누군가가 자신을 안고 있는 것을 그녀가 보았기 때문이다.그 그림자는 임지환과 비슷했다.“에이, 그 자식일리가 있겠어?""너를 데려다 준 사람은 여자였어. 보아하니 여비서인 것 같던데."“너를 나한테 맡기고는 황급히 다시 가버리더라고.”"아마 만만치 않은 비서인 것 같던데, 일처리를 아주 깔끔하게 하더라."한수경은 그 여자를 추측하기 시작했다."설마 왕진석의 여비서는 아니겠지?" 배지수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기절하기 전, 그녀가 유일하게 만난 사람은 왕진석 뿐이었다.자신을 데려다 줄 사람은 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왕진석?""설마 그 왕씨 집안 도련님?"한수경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강한시의 부자들에 대해서 다 꿰뚫고 있던 그녀는 왕진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왕진석은 왕씨 집안의 외아들로서, 전형적인 재벌 3세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에게로 시집 가는 것은 수많은 여자 아이들의 꿈이자 로망이었다. "맞아, 바로 그 사람이야!"배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다.자초지종을 듣고난 한수경은 그 와중에도 뭔가를 포착해냈다.우선 첫째, 배씨 집안은 진씨 집안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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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지수야, 내가 말했지. 회사를 잘 이끌어가려면 쉽게 아무나 가깝게 지내서는 안 된다고.""한수경 저 여자, 절대 좋은 사람 아니야. 언젠가는 사고를 칠 여자라고.” “너한테 시한폭탄이나 같은 존재니까, 하루 빨리 해고시켜.”고미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배지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살짝 웃었다."이 말 해주려고 이렇게 아침 일찍 날 찾아온거야? 너답지 않은데.” "그럼 어떡해... 너 이혼한지도 얼마 안됐잖아.” "절친으로서 내가 당연히 너를 도와줘야지.” "난 네가 하루빨리 이 상처에서 벗어나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고미나는 그녀를 걱정해주었다."역시 고미나, 날 챙기는건 너밖에 없어.”배지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말했다."말로만 고맙다고 하면 내가 그 진심을 어떻게 아냐?” 고미나는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그럼 뭘 원하는데?"배지수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뭐 해줄까?""음, 기다려봐."고미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갑자기 배지수의 이불을 걷어 올렸다.배지수는 마침 자신한테 꼭 어울리는 잠옷을 입고 있었다. 아침에 유독 빛나는 그녀의 하얀 피부는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워 보였다.같은 여자인 고미나가 봐도 정말 예뻤다.고미나의 간지러움 공격에 배지수도 참지 않고 이를 악물고는 반격에 나섰다.자지러지는 웃음 소리와 함께, 두 여인이 뒤엉켜 마구 굴러다녔다.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두 사람은 힘이 빠진 채 함께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그제서야 초조했던 배지수의 마음도 조금 나아졌다."지수야, 궁금한거 있는데 너 이혼하고 나서 후회한 적은 있어?"고미나는 갑자기 몸을 돌려 턱을 괴고는 물었다.“후회?”배지수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이혼에 대한 후회라...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쉽긴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아.""그럼 임지환의 어떤 부분이 맘에 안 들었던거야?" 고미나는 더욱 깊게 물었다."그런건 없어. 항상 나한테 잘해줬던 사람이야...”배지수는 말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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