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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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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삶의 풍상고초를 충분히 겪은 임지환도 이 여자의 돌발행동에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너무 대범하다!스스럼없이 남편이 될 의향이 없는지 묻고 있다.당황하는 임지환의 모습에 이청월은 조금 우쭐했다.그녀는 맥주를 한잔 부어 그에게 건넸다.임지환은 맥주 한 모금 들이켜고 나서야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짓이죠?”“짓? 난 진지해요.”“내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난 이씨 가문의 아가씨예요. 배경이면 배경, 외모면 외모, 몸매면 몸매...”“만약 내 남편이 된다면 한평생 놀고 먹어도 되요.”이청월은 요염하게 몸을 꼬며 그를 유혹했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덤으로 우월한 자본도 있다.“관심 없어요.”임지환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데릴사위는 내키지 않나요?”“배씨 가문에도 데릴사위로 들어간 거잖아요.”이청월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았다.“나에 대해 조사했어요?”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그에게서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기운이 품어져 나왔다.이청월은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아 호흡마저 가빠지는 느낌이었다.“찾기 어려운 정보들도 아닌데요?”이청월은 황급히 둘러댔다.“게다가... 내 남자가 될 사람에 대해 많이 알아보는 것도 나쁠 건 없죠.”“사장님, 계산할게요.”임지환은 그녀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계산하고 자리를 떠났다.“뭐가 그리 급해요.”“진짜 도움이 필요해서 그래요.”이청월은 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다른 사람 찾아요. 난 도울 수 없어요.”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서둘렀다.상대가 멀어지자, 이청월은 머리를 굴렸다.“만약 나를 도와주면 내가 당신 전처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죠.”아니나 다를까 임지환은 걸음을 멈췄다.“어떻게?”“전처가 경성그룹의 배지수죠?”이청월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맞아요.”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알기론 진씨 가문과 그녀의 사이가 틀어져서 두말없이 계약을 파기했다고 들었어요.”“이 일은 이미 기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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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이청월은 자신만만해 보였다.그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이씨 가문이 더 높은 경지로 오를 수 있었던 것에는 그녀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그건 나도 할 수 있어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배지수가 갑부로 만들 수 있었다.“나도 당신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하지만 당신은 우려하고 있죠.”“아니면 결혼생활 3년 동안 배씨 가문의 모욕을 당하면서 끝내는 쫓겨나기까지 했겠어요?”“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 봐 두려운 거잖아요? 그러면 와이프에게 불필요한 문제가 일어나게 되니깐요.”이청월은 잘난 척 미소를 지었다.그녀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임지환은 생각했다.그것은 그녀가 모두 맞췄기 때문이다.신분을 노출하면 피비린내 나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전국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이것이 임지환이 배지수를 돕고 싶어도 빙빙 에둘러 연경 진씨 가문의 힘을 비는 이유이기도 했다.“계획이 뭐죠?”임지환은 평온하게 이청월을 바라보았다.“직접 나서기 어려운 일을 제가 대신 해결할 수 있어요.”“경영상에서의 문제도 당신의 와이프를 도와 해결할 수 있어요.”“저를 당신의 그림자로 여겨도 좋아요.”이청월은 자신있게 말했다.“내가 뭘 도와야 하죠?”임지환이 물었다.그는 자신의 매력이 어마어마해 이런 총명한 여자가 들러붙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간단해요! 저의 사적인 일을 해결하면 돼요.”이청월이 눈썹을 치켜세웠다.“할아버지가 예전에 저의 짝을 정해주셨는데 상대는 왕씨 가문의 왕진석이에요. 하지만 난... 이 사람이 싫어요.”“결혼을 엎으려는 거예요?”임지환이 물었다.“네... 며칠 후면 약혼 식인데 도무지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설득할 길이 없어요.”“그들은 왕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여기고 있고 결혼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난 그저 이씨 가문을 위한 협상카드인 거죠.”“하지만... 난 싫어요!”이청월의 눈에는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고집이 있었다.“그래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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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저녁 8시, 진씨 가문의 저택.배지수는 대문 밖에 창백한 얼굴로 서 있다.고집이 센 그녀는 협력을 취소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벌써 10시간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하지만, 대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누구도 그녀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그렇게 이 악문 그녀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쯤 대문이 열리고 안쪽에서 백발에 갸름한 얼굴의 늙은이가 걸어 나왔다.배지수는 이 사람이 진씨 가문의 집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아저씨, 들어가도 될까요?”“아가씨, 그만 돌아가세요.”집사는 다소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아저씨, 무슨 이유이지만 알고 싶어요.”배지수는 애원하고 있었다.“아실만 한 분이잖아요. 저를 난감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이미 명령내렸고 아가씨가 여기에 계속 이러시면 험한 꼴을 당할 거라고 하셨어요.”“그렇게 되는 날에는 돌이킬 수 없어요.”집사는 매우 냉정했다.배지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진씨 가문과의 맥은 완전히 끊긴 모양이다.힘없이 한숨을 내쉬던 배지수는 상실감에 휩싸인 채 몸을 돌렸다.“고작 보잘것없는 회사 주제에 진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거야?”“어떻게 자신의 주제를 저리도 모를까?”집사는 코웃음을 치며 문을 세게 닫았다.배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주먹을 쥔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진 씨 가문에게 배씨 가문은 보잘것없었다.버리려면 1초도 망설일 필요 없는 그런 하찮은 존재.그녀는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청용산에는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보안이 철저했다.여기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반드시 걸어서 오르내려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이 있었다.불과 몇백 미터밖에 나아가지 못했는데 배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까지 창백해졌다.진씨 가문의 대문 밖에서 10시간 동안 서 있었기에 지치고 배고파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아야...”배지수는 발을 헛디뎌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찐빵처럼 부어오른 발목에 극심한 통증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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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왕진석은 강한시 왕씨 가문의 도련님이다.왕씨 가문은 강한시에서 뿌리가 깊었고 진씨 가문에 대적할 힘을 가진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가문이다.다양한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기에 이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심지어 기반도 아주 튼튼했다.제일 중요한 것은 왕진석이 다이아몬드 수저란 점이다.순간, 배지수는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그게...”그녀가 입을 떼려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뭐야!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깜짝 놀란 왕진석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그때 벤츠에서 또 다른 남자가 내렸다.키가 크고 무서운 눈매를 가진 남자가 걸어오더니 그녀의 코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맥박을 확인했다.“아저씨, 어떻게 된 거야?”왕진석은 초조한 눈빛으로 장명을 바라보았다.진짜 죽은 거라면 골치 아파진다.“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오랫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고 긴장한 상태여서 잠시 기절한 것뿐이에요.”“잠시 쉬면 회복할 수 있을 거예요.”“음식물을 보충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올 거예요.”장명이 설명했다.무술가이긴 했지만 의술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럼, 됐어.”왕진석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그는 바닥에 쓰러진 배지수를 이리저리 살폈다.아름답다!너무 아름답다!왕진석은 하마터면 침을 흘릴뻔했다.그는 이제까지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본 적 없다.몸매는 훌륭했고 외모는 고전적이다. 투명한 피부는 정복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특히 그녀의 눈망울은 너무 사랑스러웠다.“나르 만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해.”왕진석은 두 손을 비비며 음탕한 미소를 지었다.“도련님, 저기...”장명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아저씨, 모두 성인인데 이렇게 어여쁜 여자를 바닥에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내가 먼저 재미 볼...”왕진석은 배지수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멀지 않은 곳에 몸을 가릴 수 있는 풀숲이 있었으니 이런 밤에, 그것도 야외에서 즐기기 딱 좋았다.“도련님, 어르신께서 이 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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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장명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것은 이 소리가 왕진석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그는 지체없이 풀밭으로 뛰어들었다.그는 다른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크지도 작지도 않은 신장에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평범한 체구였다.하지만 그에게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왕진석은 빨간 팬티 바람에 입이 부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아저씨, 좀 어떻게 해 봐.”왕진석이 외쳤다.그의 발음은 다소 새는 느낌이 있어 정확히 들리지 않았다.방금 전, 그가 재미를 보려는데 갑자기 돌덩이가 날아와 그의 입을 가격했고 그 바람에 이빨 두 대가 부러졌던 것이다.그리고 이 자식이 나타났다.“우리 도련님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 것 같은데 왜 해치는 거예요?”장명이 물었다.장명은 즉시 움직이지 않고 탐색해 보았다.하지만 임지환은 대꾸도 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왕진석을 바라볼 뿐이었다.무서운 살기로 가득한 기운이 그를 에워쌌다.이상함을 느낀 장명이 재빨리 도련님 앞을 막아섰다.“죽고 싶어 환장했어?”“내가 누군지 몰라?”“넌 오늘 무사히 돌아갈 생각 하지 마!”장명의 등장에 등을 빳빳이 세운 왕진석은 거만하게 말했다.“넌 죽어 마땅해!”임지환이 차갑게 선고했다.“강한시에서 감히 이런 식으로 나에게 말해?”“젠장! 내가 누군지 알면 큰일나!”“아저씨, 저놈을 처리해.”왕진석은 장명에게 지시했지만, 그는 곤란해 보였다.여기는 모두 부자거나 귀족이 살고 있는 곳이라 실수하면 어르신께 비난받을 것이 분명했다.“아저씨,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때려!”“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왕진석은 뚫린 입으로 잘도 나불거렸다.장명은 끝내 결심했다.도련님이 이 모양으로 다쳤는데 먼저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다.징계를 받는다 해도 가벼우면 비난일 것이고 아니면 직장을 잃은 것밖에 더 되겠는가!장명이 한 걸음 나아가며 말했다.“우리 도련님을 공격했으니, 제가 너무하다고 탓하진 말아 주세요.”“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 거야! 아저씨! 빨리 쳐!”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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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장명과 같은 강자는 한주먹으로 돌바위를 깨뜨릴 수 있었다.임지환은 자신의 오만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받아라!”장명의 외침 소리와 함께 주먹이 임지환의 갈비뼈로 향했다.이 주먹 한 번이면 임지환의 갈비뼈가 산산조각 날 것이고 중하면 죽음에 이를 것이다.장명의 주먹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임지환의 오만했던 태도를 탓해야 할 것이다!허나 임지환은 여전히 같은 동작을 유지하며 무심하게 손짓했다.“퍽!”장명의 주먹이 명중당하자 찢어질 듯한 소리가 났다.그는 갑자기 기차에 부딪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그는 바닥에 쓰러졌다.“풀썩!”먼지가 일고 장명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그 광경을 본 왕진석은 눈알이 튀어나 올 지경이었다.잘못 본 건 아니지?호위무사인 장명은 비록 아버지 옆을 지키는 정부처보다는 강하지 못했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전에 왕진석이 그 지역 두목의 여자를 건드려 화가 난 두목이 수십 명의 아우들을 데리고 쳐들어온 적 있었다. 그때 장명이 홀로 순식간에 제압하며 두목까지 두려움에 벌벌 떨게 했고 여자를 왕진석에게 양보했었다.하지만... 임지환은 손 한번 까딱여 고수 장명을 쓰러뜨렸다.실력이 이 정도로 무시무시하단 말인가?임지환은 바닥에 쓰러진 장명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왕진석만 뚫어지게 볼 뿐이다.그는 피 비릿한 살기를 풍기고 있었다.왕진석의 행동은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하여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큰 보폭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대에 왕진석은 혼비백산해 내빼기 시작했다.그는 바르지 못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장명도 상대할 수 없는 놈이니 덤비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도망을 가?”임지환이 무심하게 발길질했다.“휙-”돌멩이 하나가 상대의 종아리를 정확하게 가격했다.왕진석은 넘어졌다.재빨리 다가간 임지환은 그의 목을 졸랐고 그대로 위로 들어 올렸다.“이거 놔!”“내가 누군지 몰라!”“나는 강한시 왕씨 가문의 왕진석이라고!”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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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그때 왕진석은 이미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이청월은 깜짝 놀라 임지환을 손을 붙잡았다.“만약 그가 죽으면 배씨 가문이 왕씨 가문의 보복을 견딜 수 있겠어요? 그럼, 배지수는 어떻게 해요?”이청월은 다급하게 권고했다.“목숨 건진 줄 알아.”임지환은 그제야 왕진석을 아무렇지 않게 옆에 던져버렸다.“켁켁켁...”목숨 건진 왕진석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정신을 차린 그가 이청월을 보더니 뭔가 떠오른 모양이었다.“그런 거였어? 이청월. 네가 이놈이랑 짜고 나를 괴롭힌 거네?”“나중에 너의 아버지께 다 이를 거야!”“두고 봐!”이청월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저승에 있을 몸이었다.그런데도 고마운 줄 모르고 날뛰고 있다.“왜? 이제야 좀 겁나나 보지?”왕진석은 의기양양해서 도발했다.임지환은 그의 말을 잠시도 듣고 싶지 않아서 손목 한번 튕겼다.“휙!”바람이 일었다.갑자기 왕진석은 바닥에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고 그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눈썹사이에는 은침이 흔들이고 있었다.“그를 죽인 건 아니죠?”이청월은 혼비백산했다.“그저 조금 얌전하게 있게 했을 뿐이에요.”임지환은 어깨를 으쓱였다.그제야 이청월은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임지환이 홧김에 저 자식을 죽여버리기라도 했을까봐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왕직선에게 다가간 임지환은 그의 복부에 빠르게 몇 대 더 놓았다.“뭐 하는 거예요?”이청월이 호기심에 어린 눈으로 보았다.“죽을죄는 면했으나 용서할 수는 없죠.”“남은 생엔 제구실을 못 할 거예요.”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이청월은 두피까지 마비되는 것 같았다.이런 고문은 차라리 죽이는 것보다 더 무자비한 것 같다.그녀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이 사람을 괴롭히느니 차라리 염라대왕을 괴롭히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임지환은 배지수의 곁으로 다가가 가볍게 그녀를 들어 올리고 숲을 빠져나갔다.배지수의 눈썹이 움직였다. 살짝 깬 듯했다.몽롱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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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그와 결혼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이청월은 운전하면서 끊임없이 왕진석을 씹었다.“질이 좋아 보이진 않더군요.”임지환도 고개를 저었다.“당신이 저지른 행동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 셈인가요?”이청월은 걱정스레 물었다.“나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도 가만히 있었겠죠.”“하지만 내 기분을 어지럽혔다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죠.”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느긋하게 말하고 있었다.그런 그를 힐끔 보던 이청월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보아하니 왕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모양이다....이씨 가문의 저택, 손님 접대일.“스너프 장인 서귀의 유작 ‘대산하’, 시장가치 500억!”“빛의 사원의 다지 스님이 직접 개안한 해황 옥 한 줄, 시장가치 700억!”“장대천의 명화 ‘숲의 층’, 시장가치 1,100억!”“헬지 별장 3채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대형 아파트 8채, 총 가경은 8천억!”“자인 그룹 주식 10억 주, 시장가치 1조!”“...”단정하게 머리를 빗은 정장 차림의 남자는 격앙된 목소리로 소개하고 있었다.그의 앞에 놓인 테이블에는 선물이 산더미처럼 놓여 있었다.이것들은 왕씨 가문에서 보내온 청혼 선물이었다.“아는 사이에 뭘 이렇게 큰 선물을 준비하셨나요?”이성봉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그의 맞은편에는 후덕한 몸매에 호랑이 눈매와 짙은 눈썹을 가진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왕씨 가문의 왕상의였다.그의 옆에는 수염이 없는 하얀 얼굴, 눈썹이 거의 없는 대머리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손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다.“그래도 청혼은 성대하게 해야죠.”“특히 이씨 가문이라면 당연히 최고급으로 준비해야지 않겠어요?”왕상의는 호탕하게 웃었다.이 혼사를 위해 그는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문학, 그림, 주식과 부동산까지 합치면 총액이 2조를 넘었다.상대는 갑부 이씨 가문이어서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씨 집안의 딸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돈 걱정할 이유가 없다.“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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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손님을 본 이성봉은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임 명의님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이성봉은 버선발로 나아가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눈살을 찌푸린 왕상의는 임지환을 흘겨보았다.이 젊은이는 누구인가?”이성봉이 직접 일어서서 맞이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가?”그가 방금 여기에 왔을 때도 이성봉은 이렇게 열정적이지 않았다.“이분은?”왕상의가 물었다.이성봉이 대답하기 전에 임지환이 선수 쳤다.“당신이 혼담을 꺼내러 온 사람인가요?”“그래요.”무례한 젊은이의 행동에 왕상의는 기분이 상했다.하지만 집주인의 체면을 봐서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그럼, 이제 돌아가도 되겠네요.”임지환은 마치 아래 사람을 대하듯이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얼굴이 일그러진 왕상의는 약간 거친 어조로 말했다.옆에서 손을 늘어뜨린 채 잠자코 있던 남자도 눈을 떴다.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어디서 막되 먹은 자식이 감히 주인님에게 버릇없게 대하고 있는가!“내 말은... 꺼지라고!”담담하게 뱉는 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꺼져?!입이 떡 벌어진 이청월은 임지환의 말투가 그렇게 거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상대는 그 대단한 왕씨 가문의 가주다. 그런 그에게 어떻게 꺼지란 말을!이성봉은 깜짝 놀랐다.혹시...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탁-”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왕상의는 분노했다.“넌 누군데 나보고 꺼지라 마라야!”보아하니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진정해요. 내가 소개할게요.”“이분은 의술이 뛰어나 내 아버지를 살린 분이에요.”“우리 이씨 가문의 은인이죠.”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 이성봉은 급히 해명했다.“아무리 그래도 아무 말이나 지껄여도 되나요?”“어린 것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죽였을 거예요.”왕상의는 여전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왕씨 가문의 수장으로써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아보았지, 이런 하대는 처음이었다.어떻게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진정해요.”“분명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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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이청월은 마치 사랑에 흠뻑 빠진 소녀 같았다.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에도 불구하고 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자신을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너...”이성봉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딸이 이렇게 대담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풍속을 문란케 했다.게다가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그런 사이였단 말인가?“탁!”왕상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찻잔을 깨뜨렸다.“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할 거예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왕상의는 공격적인 말투였다.혼담을 꺼내려는데 미래의 며느리가 딴 놈이랑 얽혀서 낯 뜨거운 행동을 하고 있다.이건 그를 모욕하는 것이다.“진정해요.”“우리 청월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뭔가 오해가 있을 거예요.”이성봉은 멎쩍은 미소를 지으며 거듭 해명했다.“두 눈으로 뻔히 보고도 그런 말을 하시나요?”“일부러 저를 골탕 먹이려는 거였어요?”“혼인을 빌미로 나를 끌어들여 망신 주는 건가요?”“이것이 파혼이 아니면 뭐죠?”왕상의는 얼굴까지 벌게지며 씩씩거렸다.“오해에요. 난 정말 몰랐어요.”“그리고 이씨 가문은 파혼 같은 건 하지 않아요.”이성봉은 식은땀을 흘리며 쩔쩔맸다.왕상의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면 두 가문의 연은 철저히 끊길 것이다.왕씨 가문의 재력이 이씨 가문보다는 떨어지긴 했지만, 종합실력은 한 수 위였다.왕씨 가문의 많은 사람들은 정계에 진출했고 모두 거물이 되었다.거기에 강한시 지하 세계의 왕, 노천호는 왕상의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다.진정한 의미의 흑과 백!시장인 홍진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왕상의다.“반드시 합당한 설명을 해야 할 거예요.”“이 일이 알려지면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냔 말이에요.”“우리 왕씨 가문은 체면을 그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가문이에요.”기세등등한 왕상의는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난, 난...”이성봉은 입만 뻥긋거릴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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