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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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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난 여자를 상대로 싸우지 않습니다. 비켜주는 게 좋을 겁니다.”한중오는 고개 들어 유란을 쳐다보며 냉담하게 말했다.하찮은 임지환의 부하 따위는 한중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하지만 유란은 미동도 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말했다.“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이 돌아오기 전까지 누구도 여길 나갈 수 없다고요.”“그 임지환이라는 놈도 없는데 네가 우리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한중오 검파의 제자들이 하나같이 고함을 지르며 유란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봐요, 이쁘장한 아가씨, 괜한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혹시라도 충돌이 일어나 그 예쁜 얼굴에 상처라도 생기면 안 좋잖아요.”소유리의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가며 미소를 지었다.웃는 얼굴이 분명했고 예의 바르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은근한 위협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뭐라고 해도 좋아요. 하지만 당신들이 이 방을 나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유란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어조로 한마디 보탰다.“지금 이곳은 내가 주관합니다.”소유리는 미소를 지으며 한중오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선생님, 보아하니 선생님의 체면이 이분에게는 별 의미가 없나 봐요.”“실례하겠습니다.”한중오는 손가락으로 칼을 대신하여 유란의 어깨를 찔렀다.순간, 유란은 겨울바람처럼 쌀쌀한 기운이 자기에게 몰아치는 것을 느꼈다.이 검도 종사는 비록 무기를 들지 않았지만 손가락만으로도 검기를 발휘할 수 있었다.“방심했어!”유란은 거대한 폭풍 속에 휩쓸린 것 같았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절체절명의 순간, 유란은 다리에 힘을 주어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한중오는 고개를 들고 유란을 비웃으며 말했다.“이제 와서 도망가려 해도 이미 늦었습니다!”퍽!보이지 않는 검기가 한중오의 손끝에서 뻗어 나와 유란의 어깨를 그대로 꿰뚫었다.그러자 시뻘건 피가 유란의 어깨에서 터져 나왔다.유란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그녀는 순식간에 전투 능력을 거의 다 잃었다.“임지환 그놈이 없는 틈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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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지금 우리 한중오 선생님이 널 죽이는 건 정당방위라고 할 수 있어!”한중오 역시 분노가 가득 찬 얼굴과 칼날 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지환을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난 내 제자의 복수를 위해 반드시 너를 죽여버릴 거야!”한중오는 허리춤에 걸린 장검의 손잡이를 움켜잡고 마치 만 년 동안 얼어붙었던 얼음산처럼 온몸에서 서리가 내리는 듯한 살기를 뿜어냈다.하지만 임지환은 한중오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천천히 유란 앞에 다가갔다.“내가 말했잖아,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저는...”유란에게 해명할 여유도 주지 않고 임지환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 상처에 갖다 댔다.그러자 임지환의 몸에서 영기가 모여 손바닥에서 뿜어나오기 시작했다.유란은 봄바람에 쐬는 듯한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을 받았고 임지환의 영기가 몸에 스며들자 어깨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감히 날 무시해? 넌 내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지 곧 알게 될 거야!”거대한 분노에 휩싸인 한중오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슉!검이 갑자기 검집에서 뽑혀 나왔고 그 기운이 서리처럼 뻗어 나갔다.그 검은 천리 빙하를 가르는 듯한 힘을 지니고 있었고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느끼며 몸을 움츠렸다.“네 검술 실력은 나쁘지 않아. 하지만 그게 전부야...”임지환은 한중오에게 등을 돌린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정말 오만하구나!”한중오는 화를 버럭 내며 소리쳤다.한중오의 말라빠진 몸에서 무한한 힘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고 한 걸음 내딛자 단번에 수 미터를 가로질렀다.한중오는 검을 잡고 임지환의 넓은 등을 향해 휘둘렀다.검을 휘두르는 속도는 번개처럼 빨랐고 빛나는 검광은 주변 사람들이 눈을 감게 만들 정도로 눈부셨다.“용주님, 조심하세요!”유란은 아슬아슬한 장면에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임지환의 존칭을 외쳤다.“용주?”휴게실 입구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강진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떠올렸다.“저 임지환이라는 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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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뭐라고요? 임지환이 대종사라고요? 이게 말이 돼요?”소유리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소리 질렀고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쳤다.“임 대사가 이미 대사 경지를 돌파했다고?”“이건 말 그대로 신과 다름없는 존재네!”“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임 대사가 어떻게 저 니혼 영감을 저 정도로 깔보겠어?”“임 대사처럼 겸손한 사람이 없을 거야. 내가 임 대사였다면 저 영감을 자기 엄마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팼을 거야.”강한시 대부들은 몇억을 공짜로 얻은 것처럼 흥분된 표정으로 날뛰었고 임지환을 바라보는 눈빛은 온통 숭배로 가득 찼다.대사와 대종사는 비록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컸다.“대종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호들갑이야?”“우리 스승님도 대종사야! 임지환과 똑같은 실력이라고!”“이럴 땐 예의고 체면이고 신경 쓸 필요 없어. 다 같이 덤벼서 저 자식을 죽여 시후 씨를 위해 복수하자!”“그래! 시후 씨를 위해 복수하자! 이 기회에 우리 니혼 무술의 위세를 높이자!”순식간에 니혼 검객들의 외침이 유람선 전체에 울려 퍼졌다.한중오 응원단을 방불케 하는 이 사람들은 목에 핏줄을 세우며 흥분해 눈에 뵈는 게 없어 보였다.“한중오 선생님, 절대 물러서면 안 됩니다. 임지환을 죽여서 제자의 원한을 갚아야죠.”송진국도 임지환의 기세에 놀라 벌벌 떨며 한중오를 부추겼다.임지환이 대종사라니!단 은침 하나로 니혼 검도를 대표하는 고수를 가볍게 죽여버린 임지환이 만약 송진국에게 화살을 겨눈다면 송씨 가문 가주인 송진국도 역시 저항할 틈도 없이 죽게 될 게 뻔했다.“죽고 싶으면 말리진 않겠어. 하지만 그 전에... 개인적인 문제 하나는 해결해야겠어.”자기를 호시탐탐 노려보는 니혼 검객들을 보면서도 임지환은 두려움 한 점 없이 산책하는 것처럼 느긋하게 소유리가 서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너... 너 가까이 오지 마!”소유리는 임지환의 대단한 실력을 직접 목격한 뒤 본능적으로 그를 피하려 했다.“유리 씨에게 가까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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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죽기 싫으면 닥치고 가만히 있어!”임지환이 차갑게 말했다.“꺼져!”우미는 소리치며 몸을 빠르게 뒤로 뺐다.하지만 임지환은 우미를 금방 따라잡았다.쫙...결국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힘이 센 임지환이 우미의 옷을 반쯤 찢어버렸다.“스승님, 구해주세요!”우미는 남은 옷자락을 움켜쥐고 한중오 곁으로 달려가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걱정 마. 내가 반드시 이 짐승을 죽여주겠어!”그 말이 끝나자마자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빛을 내뿜는 검이 유성처럼 임지환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임지환은 시선을 돌려 재빨리 두 손가락을 검처럼 세웠다.펑!손끝과 칼날이 부딪히며 마치 유성이 지면을 박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냈다.덜덜...그 충돌의 여파로 한중오는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반면, 임지환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대신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내렸다.“스승님이 이겼네요!”소유리는 임지환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신나서 외쳤다.“대종사라 해서 대단할 게 뭐 있나? 결국 별거 아니었잖아!”“우리 스승님은 10년 전 이미 한국을 누비고 다녔는데 10년이 지나도 한국 땅엔 아직도 제대로 된 상대 하나 없네!”한중오의 제자들은 스승이 우세를 점하자 더욱 기세등등해져서 말을 가리지 않고 막 내뱉었다.“임 대사가 졌다니! 이럴수가...”“우리 한국 무술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인가?”강한시의 대부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저마다 얼굴에 절망이 가득했다.니혼 사람들에게 눌려 있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누가 내가 졌다고 했나? 난 살짝 다치긴 했지만 저 녀석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야.”임지환은 사람들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대신 침묵을 지키는 한중오에게 시선을 돌렸다.“헛소리하지 마! 우리 스승님은 아무렇지도 않아!”“대사라 자칭하는 놈이 이렇게 이기지 못해서 발버둥 치다니 한국인의 얼굴을 다 망신시키는구나!”“커헉!”니혼 검객들이 미친 듯이 임지환을 비웃는 그 순간, 한중오가 갑자기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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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뭐라고요?”그 말을 듣자마자 강진수는 놀란 새처럼 온몸이 굳어버렸다.“저 여자와 가까이 있지 마세요. 저 여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가 강 문주님을 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네...”강진수는 임지환의 권유에 재빨리 결단을 내려 전력을 다해 휴게실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우미야, 손을 내려.”한중오가 머리를 돌려 우미에게 명령했다.“제가 손을 내리면 제 명예는 완전히 망가져요. 저 시집도 가야 하잖아요.”우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안쓰럽고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그건...”한중오는 우미의 반응에 잠시 망설였다.어쨌든 여자의 명예는 중요한 법이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고 검사하는 것은 분명 우미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하지만 만약 우미가 정말 탐랑이라면...“이렇게 하자. 내가 우미와 함께 탈의실로 가서 직접 확인한 후에 모두에게 결과를 공포할게.”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소유리는 중재자 역할을 하기로 했다.“안 돼!”임지환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왜 안 돼?”소유리는 임지환의 거절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저 탐랑이 무슨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절대 저 여자에게 내 시야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만약 저 여자가 널 인질로 삼으면 난 너를 구할지 말지 고민해야겠지. 잊지 마, 저 여자는 탐랑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임지환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강한 확신을 담아 말했다.“설마 이 상황에서도 넌 내 안전을 위해 이러는 거야?”소유리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하지만 우미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 내가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난 저 여자의 명예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모두가 폭탄에 맞아 산산조각 나고 싶다면 계속 여기서 시간을 끌어.”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소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임지환, 네가 찾아낸 폭탄은 다 해제된 게 아니었어? 탐랑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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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다들 말을 아꼈지만 그 시선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협은 감출 수 없었다.우미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주위를 쓱 둘러본 후,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알았어요... 내가 직접 하면 될 게 아닌가요?”우미는 마지못해 가슴에서 천천히 손을 내렸다.순간, 새하얀 피부가 공기 속에 드러났다.모든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미의 오른쪽 가슴으로 쏠렸다.임지환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그곳에 어두운 붉은 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정말 자국이 있잖아! 임지환의 말이 사실이었다고?”우미와 가장 가까이 있던 한중오가 즉각 반응하고 검을 휘두르며 우미를 생포하려 했다.“흥, 이제 와서 알았나? 너무 늦었어!”우미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에서 검은 탄환을 꺼내 힘껏 던졌다.슉...탄환 열몇 개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연달아 가벼운 소리를 냈고 잉크처럼 짙고 검은 연기가 순간적으로 탄환에서 터져 나와 주변을 뒤덮었다.3초도 되지 않아 갑판 전체가 그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이게 뭐야?”“아... 아무것도 안 보여!”“냄새가 너무 독해!”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검은 연기를 흡입한 순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자 말할 수 없는 공포에 빠졌다.“이건 내가 개조한 폭렬 독구야. 당씨 가문의 원조 독구보다 독성이 10배는 강하지. 너희들 여기서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면 되겠어.”검은 안개 속에서 우미의 오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쿵! 쿵! 쿵...갑판과 휴게실에서 검은 연기에 중독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심지어 검도 대가인 한중오도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였다.두 손으로 검을 짚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한중오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오직 임지환만이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임지환의 영기 보호막은 대가의 검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으니 이런 독 안개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맘껏 날뛰게 놔뒀으니 이제 슬슬 이 소란을 끝낼 때도 됐네.”임지환은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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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임지환은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전설적인 인물 탐랑이 쓰러졌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지 몰라도 임지환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그동안 임지환의 손에 죽은 사람들은 전부 명성이 자자한 대사나 고수들이었다.하지만 현장에서 탐랑이 죽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비록 검은 안개가 시야를 가렸지만 임지환과 탐랑 두 사람의 대화는 선명하게 들렸다.임지환이 이런 정도의 실력을 갖췄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거리가 수십 미터 떨어져 있음에도 임지환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만으로 탐랑을 죽일 수 있었다.이 정도 능력이라면 놀라울 정도를 벗어나 불가사의한 정도에 이를 만했다.2분 후, 검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갑판과 휴게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다들 숨은 가빠지고 온몸에 청색 혈관들이 도드라져 있었으며 마치 가슴 속에 불이 타오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임지환은 유란 앞으로 곧장 걸어가 무릎을 꿇고 조용히 물었다.“어때?”“용주님, 저는... 괜찮습니다.”유란은 독 때문에 허약해진 목소리로 대답하며 일어나려 애썼다.하지만 유란은 중독되어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몇 번을 시도해도 일어설 수 없었다.“움직이지 마. 지금 독을 풀어줄 테니까.”임지환은 허리춤에 숨겨진 작은 주머니에서 은침 세 개를 꺼내어 유란의 손목과 이마에 각각 꽂았다.은침이 들어가는 순간, 유란의 몸이 살짝 떨렸다.곧이어 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핏방울들이 은침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임지환은 그 모습을 보고 신속히 은침을 빼고 유란의 상처를 영기로 봉합했다.그러자 유란의 핏기 없이 창백했던 얼굴에 금세 혈색이 돌아왔다.“독은 풀었으니 여기서 잠시 쉬어. 난 탐랑의 동료들을 처리하고 올 거야.”이 모든 일을 마친 후, 임지환은 다시 선실로 들어가 수색하려 했다.“임지환! 가지 말고 어서 나 좀 구해줘!”소유리는 몸을 겨우 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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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임 대사님이 대종사인 건 알지만 신선은 아니잖아요. 니혼의 황실을 건드리면 정말 큰일 납니다.”“임 대사님의 목숨을 위해서, 그리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저 공주를 도와주셔야 합니다.”강한시의 그 대부들은 소유리가 황족 신분을 밝히자 충격을 금치 못했다.그런데도 임지환이 공개적으로 거절하자 대부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씩 하며 임지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소유리는 사람들이 설득하느라 애쓰는 모습을 보자 더욱 자부심에 찬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제대로 들었어? 똑똑하면 얼른 와서 내 독을 풀어.”“임 대사님, 이 일을 질질 끌어선 안 됩니다.”강진수 역시 참지 못하고 설득에 나섰다.강진수는 천문 둘째 문주라는 신분을 자랑하지만 니혼 황실 앞에서는 보잘 것 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임 선생님, 지금이야말로 우리 양국 관계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당신이 유리 씨를 구해준다면 시후 씨의 죽음은 묻지 않겠습니다.”한중오 역시 소유리를 위해 임지환과 약속을 했다.거의 모든 사람이 임지환을 설득하며 이 상황의 이익과 손해를 설명했다.하지만 임지환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구해주긴 할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내 일이 끝나면 돌아와서 모두의 독을 풀어줄게.”말을 마친 임지환은 그대로 선실로 걸어 들어갔다.“네가 이대로 가버리면 우리 모두 너 때문에 죽게 될지도 몰라!”“그냥 몇 분만 시간 내서 소유리 아가씨의 독을 풀어주는 게 그렇게 힘드냐?”“네가 그렇게 잘난 줄 알아? 지구가 너 없이도 돌아가는 거 몰라?”임지환이 다른 사람들의 생사에 별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에 대부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모아 욕설을 퍼부었다.“만약 유리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니혼 무도계의 모든 사람을 이끌고 와서 널 죽일 거야!”한중오 역시 임지환의 태도에 극도로 분노했다.그런데 한중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실로 들어간 임지환이 다시 나왔다.“혹시... 임 대사님이 마음을 바꾼 건가? 내가 뭐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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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이 무리가 나타나자마자 공격 지점을 모두 장악해 버렸다.그들의 총구는 방 안을 구석구석까지 커버해 버렸다.“어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를 처리하겠다는 바보 같은 소리가 나와?”행크가 웃으며 말했고 눈에 확 띄는 하얀 장갑을 만지작거리며 새하얀 얼굴에 경멸과 무시가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은 화이트 글러브일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행크의 정체를 알아차렸다.“화이트 글러브? 그건 태리에서 악명 높은 지하 조직이잖아.”“그 조직은 내가 듣기로 항상 잔인하게 일을 처리하고 수많은 피비린내 나는 사건을 일으켰다고 하던데?”“그런 위험한 조직이 왜 한국에 왔을까? 이거 완전 끝장이잖아!”“어쩌지? 나 방금 여대생 하나 꼬셔서 애인으로 뒀는데... 아직 맛도 못 봤는데 이대로 죽어야 한다고?”“너도 참 답답하구나. 당장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여자 생각이냐?”“내가 수십 년 동안 모은 이 억만 재산을 이대로 날려버릴 순 없잖아!”공포가 점점 군중 속에서 퍼져나갔고 모두가 몸을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독은 아직 풀리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강도 무리까지 만나다니, 정말 앞에는 늑대, 뒤에는 호랑이가 덮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돈 많은 멍청이들이 이토록 벌벌 떠는 걸 보니 우리가 한국에서 꽤 유명한 모양이네. 단순히 흥미로워서 탐랑이랑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수확이 있을 줄이야.”화이트 글러브의 우두머리 행크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한시 대부들을 바라보며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난 너희가 화이트 글러브든 블랙 글러브든 전혀 상관없어. 아무리 유명한 조직이라고 해도 우리 니혼 황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소유리가 차갑게 말하며 임지환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지금 이 공주님이 너에게 소중한 기회를 줄게. 빨리 와서 내 독을 풀어. 내 기분이 좋으면 저 녀석에게 널 살려주라고 부탁할지도 몰라.”임지환처럼 혼자 다니는 건달에겐 어쩔 수 없었지만 행크 같은 조직화가 잘 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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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아마 이놈들이 떠날 때, 이 배에 살아남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야.”임지환은 눈앞에서 비겁한 본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이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악당들이란 걸 눈치챘다.“임지환, 아까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이제 와서 아픈 상처에 소금이나 뿌려?”“너 같은 인간은 대사라는 단어를 더럽히는 존재야!”“넌 다른 사람들도 다 너처럼 냉혈한이라고 생각해? 사람은 양심이란 게 있어. 다 너처럼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생각하지 마!”임지환의 도발에 다들 화나서 참지 못하고 임지환에게 비난을 퍼부었다.“임 대사, 넌 참 똑똑한 사람이야. 저놈들이 그냥 강에 던져 물고기 밥이나 될 놈들이란 걸 어떻게 알았지?”행크는 미소를 지으며 떠들썩한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듯 말했다.그 말을 듣자 대부들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난 죽기 싫어!”“임 대사님, 이제 당신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어요.”“아까는 제가 정신이 나갔었어요.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임 대사님이 절 구해준다면 저는 100억을 내고 제 목숨을 살게요.”“100억이 뭐냐, 난 200억을 내겠어!”“임 대사님... 아니, 임 신선님! 제발 우리를 구해주세요!”강한시 대부들은 당장 죽을 것 같자 다들 임지환에게 도움을 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심지어 니혼 사람들조차도 체면을 내려놓고 임지환에게 목숨을 구걸했다.“임 선생님, 제발 우리를 살려 주세요!”“보시다시피 저는 이렇게 젊어요. 전 정말 죽기 싫어요!”“임 선생님이 저를 구해주신다면 평생 당신을 위해 뭐든 하겠어요!”목숨을 구걸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고 휴게실 전체에 메아리쳤다.조금 전까지 임지환에게 쌀쌀하게 명령하던 소유리조차도 고통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제발 날 살려 주세요...”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제 임지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임 대사, 지금 보니 네가 모두의 희망이 됐군. 내가 지금 총을 쏴서 널 죽여버린다면 이 사람들이 내 발밑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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