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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침 날리는 용왕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607 챕터

제541화

임지환의 왜소한 체형은 이 순간 산처럼 거대해 보였다.“임 대사, 당신의 실력은 이미 충분히 느꼈습니다. 저를 돌려보내 주기만 하면 거미줄 조직 킬러들이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않게 하겠습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앞으로 거미줄 조직의 어떤 킬러도 한국 땅을 밟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가르도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필사적으로 조건을 내걸었다.“네가 혼자서 거미줄 전체를 지휘할 수 있을 것 같아?”임지환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런 말은 세 살짜리 아이나 속일 수 있지 내겐 통하지 않아.”임지환은 발을 들어 가르도의 머리를 밟았고 조금 힘을 주자 “우두둑”하는 소리가 들렸다.임지환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 머리는 터져버릴 것이란 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으으... 거미줄 조직 최고 리더는 제 친형입니다. 제 부탁이라면 우리 형이 반드시 들을 겁니다. 저를 살려만 주신다면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임지환에게 머리를 밟힌 가르도는 흙을 입에 물고 제대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가뜩이나 못생긴 얼굴은 더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얼굴로 변했다.지금 당장 임지환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필사적으로 임지환에게 목숨을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네가 그런 배경이 있었구나. 그렇다면 널 살려주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겠군.”임지환은 웃으며 발을 떼고 가르도의 목에 박혀 있던 은침을 뽑았다.“임 대사, 당신은 가장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만약 저를 죽였더라면 거미줄 조직 킬러들이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았을 겁니다.”가르도는 약간의 힘을 되찾고 바닥에서 겨우 일어나 입에 들어간 흙을 뱉어냈다.다시 살아난 느낌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임지환은 가르도를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거미줄 조직 킬러들이 널 가만둘지는 모르겠지만 국제 수사국 사람들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게 무슨 소리입니까?”그 말에 가르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도망가려고 움직이려 했다.펑!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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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밧줄로 꽁꽁 묶인 가르도도 임지환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비꼬듯 말했다.하지만 임지환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멀리 시선을 돌렸다.그 순간, 검은색 람보르기니가 시속 180마일 이상의 속도로 빗속을 뚫고 등장했다.이어지는 멋진 드리프트와 함께 차가 사람들 앞에 보란 듯이 멈춰 섰다.검은색 타이트한 가죽옷을 입고 물결치는 긴 머리의 여자 유란이 나비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모두의 시선이 유란에게 쏠린 가운데, 유란은 천천히 임지환 곁으로 다가가 공손한 태도로 보고했다.“임 선생님, 탐랑을 제외하고 이번에 한국에 잠입한 거미줄 조직 조직원 35명을 전부 처치했습니다.”“설마... 그럴 리가 없어!”가르도는 그 말에 흥분하며 참을 수 없는 듯 소리쳤다.그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임지환 쪽으로 다가가며 외쳤다.“임 선생님의 능력을 너 같은 못생긴 괴물이 어찌 알겠어? 계속 떠들면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유란은 쌀쌀한 눈빛으로 가르도를 바라보며 이미 죽은 사람을 대하듯 무시했다.늘 사람을 풀처럼 여기며 서슴없이 죽이던 가르도마저도 그 순간에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오싹했다.이 여자는 분명 수많은 사람을 죽였을 것이다.임지환은 멍하니 서 있는 양서은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 내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믿겠지?”“그래, 믿을게, 믿어! 임지환, 넌 알면 알수록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해.”이제 와서도 믿지 않는다면 양서은은 바보나 다름없었다.양서은은 유란에게서 진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유란이 거미줄 조직 조직원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내 정체는 어차피 나중에 알게 될 거야.”임지환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주제를 바꿨다.“참, 거미줄 조직 놈들은 죽었지만 사후 처리는 너희 국제 수사국이 맡아야겠지?”양서은은 그 말을 듣고 경직된 얼굴로 대답했다.“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죽었으니 나도 상사에게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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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그러나 주위엔 수사국 대원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 김준은 귀신이라도 본 건가?“앞으로 다른 사람을 험담할 때는 들리지 않게 하는 게 좋을 거야.”수백 미터 떨어져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임지환의 목소리는 여전히 뚜렷하게 모든 사람의 귀에 들렸다.“임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김준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입을 떡 벌리고 있다가 서둘러 임지환에게 사과했다.조금 전까지 임지환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다른 수사국 대원들도 자신들이 임지환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사람을 다칠 수 있다니 너무나도 끔찍한 능력이었다.“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다가 은침을 뽑으면 돼. 다음에 또 헛소리하면 그땐 무릎 꿇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임지환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렸다.“임 선생님, 너그럽게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양서은도 무의식적으로 임지환에게 존칭을 썼다.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는 능력을 직접 목격하자 양서은의 마음속에서 임지환은 이미 하늘에서 내려온 신과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용주님, 거미줄 조직 사람들은 우리가 모두 처리했는데 그 탐랑이라는 자가 행방불명입니다. 어딘가에서 여전히 숨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이때 유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고했다. 탐랑은 그야말로 악령처럼 임지환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마치 목에 걸린 가시 같은 불쾌한 존재였다. 이 탐랑을 제거하지 않으면 앞으로 큰 위협으로 남을 것이다.“탐랑에 대해서는 유란 씨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탐랑은 이미 송씨 가문의 유람선에 몰래 숨어들었을 겁니다.”옆에 있던 허청열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허청열은 탐랑과 여러 번 겨뤄봤던 적이 있어서 그자의 성향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내가 또 번거롭게 추적할 필요가 없겠네. 이제 천천히 기다리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그물을 거두면 되겠어.”임지환은 가볍게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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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경성 그룹은 이씨 가문의 손을 거치며 이미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배지수의 신분도 자연히 덩달아 높아졌고 지금은 진성을 능가하는 위치에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지수는 진성이 이렇게까지 비굴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지수야, 진 가주도 호의 외엔 딴 의미 부여가 없을 거야. 듣자 하니 이 초대장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다고 하더구나. 강한시 지역에서 자산이 2000억을 넘는 갑부들만이 유람선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들었어.”척척박사라 불리는 한수경은 진성이 유람선 초대장을 건넨다는 말을 듣자 두 눈이 번쩍였다. 그래서 서둘러 초대장의 가치를 바로 짚어냈다.진화도 옆에서 한수경을 거들었다. “지수야, 이제 네 경성 그룹도 2000억의 기준선을 넘었으니 이 초대장을 받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이 당연한 일이야.”진화는 얼마 전에 배지수에게 손을 대려는 마음을 접었었다. 하지만 진운이 진씨 가문을 떠난 지금, 경성 그룹도 재도약하자 진화는 다시 배지수에게 마음을 품게 되었다.“미안하지만 사양하겠어요.”배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제 동생 병 때문에 너무 지쳤어요. 제가 가더라도 사람들과 교류할 마음의 여유가 없을 거예요.”“지수야, 엄마가 요즘 기분도 꿀꿀한데 날 데리고 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좀 해주렴. 어차피 오래 걸리지도 않을 거잖아.”유옥진은 억지로 초대장을 배지수의 손에 쥐여주었다. 평소의 성격이라면 이미 한마디 했을 테지만 배준영 일로 배지수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참아온 것이었다.하지만 배지수가 사람들의 설득에도 계속 고집을 부리며 거절하자 유옥진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 받을 수 없어요. 옛말에 군자는 남의 소중한 것을 빼앗지 않는다고 했죠. 게다가 이 초대장은 분명 중요한 의미가 있을 거예요.”배지수는 진심 어린 말투로 거절에 관해 해명했다.“이 초대장은 지수 씨 말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긴 해요.”진성은 웃으며 말을 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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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 어느새 결전의 날이 성큼 다가왔다.날이 채 밝기도 전에 오래된 한국형 차량이 천천히 용문산으로 들어섰다.“문주 님, 도착했습니다.”운전사 정호가 차를 저택 문밖에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화려한 한복을 입은 강진수는 천천히 눈을 뜨고 차에서 내렸다. 오늘 강진수는 운전사 외에 아무도 데려오지 않았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저택의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후,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들어오시죠.”헐렁한 운동복을 입은 임지환이 문을 열고 냉랭한 표정을 지으며 강진수를 힐끔 쳐다봤다.하지만 강진수는 저택에 들어가지 않고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럴 필요는 없어요. 난 그저 용두 지팡이을 회수하러 왔을 뿐이고 임 대사를 요트에 데리고 가기 위해 찾아왔어요.”“내가 당신과의 약속을 어길까 봐 두려운 겁니까?” 임지환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질문을 던졌다.그 질문에 강진수는 비꼬듯이 웃으며 말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죠. 이번에 내 전 재산을 걸었으니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될 테니까요.”“알겠어요. 같이 가주면 될게 아닌가요.”임지환은 몸을 돌려 거실에 미리 놓아둔 용두 지팡이을 가져와 곧바로 조수석에 올라탔다.“불과 이틀 만에 임 대사의 몸이 어쩐지 더 야윈 것 같은데요?”강진수는 눈에 띄게 체형이 바짝 마른 임지환을 의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하지만 강진수는 이내 자기가 너무 긴장해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진 거라고 여겼다.“역시 네 말이 맞았어. 강진수가 왔네.”2층 침실의 통유리 창문 앞에 서 있던 이청월은 한국형 차량이 용문산을 떠나는 것을 보며 휴대폰을 꺼냈다.“좋아. 난 이미 요트에 잠입했어. 이제 시간 내서 계획대로 허청열에게 전화해 이 상황을 알려주기만 하면 돼.”휴대폰 너머에서는 임지환과 고도로 흡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청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다. “너도 조심해. 그들이 노리는 최우선 목표는 바로 너니까.”“그놈들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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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배지수, 넌 참 배은망덕한 여자구나. 근데 배에 오르면 네가 한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곧 알게 될 거야. 네가 코딱지만 한 경성 그룹 하나로 운명을 바꾸겠다는 건 지나가던 개도 웃을 허무맹랑한 망상이야.”진화는 배지수의 생각을 듣고 냉소를 지으며 비웃고는 이내 배지수를 따라 창밖을 바라보았다.배지수는 진화의 비웃음에도 그저 무심하게 웃어넘겼다.진화는 비록 진씨 가문의 차기 가주이긴 하지만 안목은 가주답지 않게 매우 좁았다.배지수가 이렇게 과감하게 진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끊은 이유는 더 이상 진화와 얽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배지수는 이번에 임 대사를 만나기 위해 배에 오르려고 한 것이고 진화는 임 대사에 비하면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반 시간 후, 벤츠는 부두에 도착했다.진화는 말없이 배지수 모녀를 버려두고 부두를 떠났다.배지수 역시 진화의 쌀쌀한 태도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진성이 준 초대장을 꺼내 들고 유옥진과 함께 송씨 가문의 희망호 유람선에 올랐다.이 호화 유람선은 총 5층으로 되어 있었으며 카지노, 레스토랑, 바 등 각종 오락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그야말로 이동식 호텔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호화로웠다.“지수야, 이 유람선 정말 눈부시구나. 우리도 유람선 하나 사면 어떻겠니? 그 유람선 타고 소항으로 돌아가면 네 외삼촌들이 얼마나 부러워할지 몰라.”송씨 가문 유람선의 웅장하고 호화로운 모습에 유옥진은 신나기도 하고 질투도 나서 배지수 몰래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엄마, 농담도 잘하시네요.”배지수는 유옥진의 말에 어떤 반응을 해야 몰라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중형 유람선 하나만 해도 백억 단위예요. 이런 5성급 유람선은 몇백억은 족히 할걸요. 내 회사를 팔아야만 살 수 있을걸요... 그렇지 않으면 어떤 수단으로도 살 수 없어요.”경성 그룹의 현재 시가는 2000억을 넘지만 배지수가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은 겨우 몇십 억일 뿐이었다.회사의 주식을 싹싹 끌어모아도 겨우 억만장자 클럽에 간신히 들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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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배지수의 눈에는 의심과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이 여자의 말에 당혹스러워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아가씨, 사람 잘못 본 거 아닌가요?”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냉정한 시선으로 배지수를 바라보았다. “난 아가씨를 전혀 모르는데요?”임지환의 시선은 결연했고 냉담함마저 살짝 담겨 있었다.“이 여자는 누구야? 감히 임 대사님께 저런 식으로 말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경호원들은 뭐 하는 거야? 이런 정체불명의 여자도 감히 들여보내? 무슨 소동을 일으키려고 하는 거야?”“거기 누구 없어? 얼른 이 여자를 끌어내! 임 대사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고!”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임지환과 애매한 관계일 거라 예상했던 그룹 회장들은 임지환이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자 약속이라도 한 듯 이구동성으로 호통쳤다.순식간에 배지수는 모든 사람의 화살을 받게 되었다.“끌어낼 필요 없어. 이 아가씨가 사람을 잘못 본 걸 거야.”임지환은 손을 내저으며 배지수를 끌어내려고 준비하던 경호원들을 제지했다.“사람을 잘못 봤다고? 부부로 3년을 살았는데 내가 어떻게 사람을 잘못 보겠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너만큼은 절대 잘못 볼 리 없어!”배지수는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완강함이 가득한 얼굴로 받아쳤다.“헐...”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이 여자의 말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임 대사가 이미 결혼했단 말인가?“부부로 3년 살았다고? 네가 다른 사람과 날 헷갈린 게 분명하네. 내가 언제 너 같은 속물근성을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는 거야? 웃기지 마.”임지환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지만 눈빛은 한층 더 차가워졌고 그 눈빛에는 조롱과 비난이 섞여 있었다.“너 나 망신 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배지수는 눈을 부릅뜨고 임지환을 노려보았다.하지만 보면 볼수록 임지환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은 전에 없던 낯선 기운이었다.“웃기고 자빠졌네. 임 대사님 같은 분이 너랑 결혼했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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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네가 계속 이렇게 무례하게 굴면 우리 승천 강철이 너희 경성 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알겠어?”승천 강철의 회장 유태서도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배지수를 위협했다.유태서가 버럭 화내자 배지수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승천 강철은 경성 그룹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데 협력이 중단되면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였다.이런 상황에서 배지수는 어쩔 수 없이 서둘러 해명했다. “유 회장님, 오해예요. 아마 제가 이분을 딴 사람과 착각했나 봐요.”“그렇다면 다행이야. 임 대사님을 잘못 건드리기라도 하면 나까지 곤란해지거든. 그 책임은 네가 지기에는 너무 무거울걸.”유태서는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말했다.“오해라면 나도 더 이상 너와 따지지 않겠어. 하지만 네가 계속 소란을 피우면 나도 무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어.”임지환은 냉랭한 말투로 쏘아붙이고는 곧장 로비 안쪽의 휴게실로 들어갔다.그룹 회장들도 한 발짝 뒤에서 조용히 임지환을 따라갔다.조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갑판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배지수와 유옥진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지수야, 우리 정말 사람을 잘못 본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리가 없잖아... 임지환 그 폐물이랑 이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매운 귀싸대기를 한 대 맞은 유옥진은 여전히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방금 본 사람은 외모가 임지환과 똑같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나도 잘 모르겠어요.”배지수의 표정도 갈피를 잡지 못한 것 같았다.그때, 2층에서 어쩔 수 없는 듯한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장모님, 제가 지수와 이혼했어도 굳이 저를 그렇게 헐뜯으실 필요는 없잖아요?”놀란 모녀의 시선 속에서 웨이터 복장을 한 임지환이 2층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임지환! 방금 넌 여기에...”배지수는 임지환이 다시 나타나자 당황해서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방금 내가 어쨌어?”임지환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반짝였다.모녀는 임지환의 모습을 넋 놓고 멍하니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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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임지환이 입을 열어 상황을 설명하려던 순간, 유람선의 뚱뚱한 인사 담당자가 다급하게 쫓아 나왔다.“임지환, 너 여기서 뭘 빈둥거리고 있어? 주방 쪽에서 계속 재촉하잖아. 네가 임 사장님 친척 아니었으면 내가 벌써 널 배에서 내쫓았을 거야!”뚱뚱한 인사 담당자는 씩씩거리며 말을 마치고 거침없이 임지환을 향해 걸어왔다.“어쨌든 경고는 했어. 네가 안 가면 나중에 무슨 위험이 생겨도 내가 널 챙길 여력은 없을 거야.”임지환은 배지수를 힐끗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너나 잘해. 내가 가든 말든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배지수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예전의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배지수가 대중 앞에서 그렇게 큰 망신을 당한 건 전적으로 이 녀석 때문이었다. 임지환이 임 대사와 비슷하게 생기지만 않았다면 사람을 잘못 알아볼 일도 없었을 거다.지금 이렇게 평온한 태도로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만큼 참은 셈이었다.“내가 할 말은 다 했으니까 결정은 네가 알아서 해.”임지환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지고 인사 담당자와 함께 다시 배 안의 작업실로 들어갔다.“이 녀석은 진짜 어디를 가도 계속 귀찮게 따라붙네. 오늘 우리가 이렇게 창피당한 것도 다 이 녀석 때문이야. 하필이면 왜 임 대사랑 똑같게 생겨 먹었어?”유옥진은 임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 녀석만 아니었어도 내가 어떻게 임 대사님께 그런 실수를 했겠어요?”배지수 역시 모든 잘못을 임지환에게 돌렸다. 그녀가 속으로 짠 모든 계획이 임지환 때문에 전부 틀어졌다. 이번엔 임 대사님을 설득해 배주영을 치료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강한시 거물급 인물들 앞에서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앞으로 강한시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란 말인가?“이번엔 정말 철저히 망했어요. 우리 빨리 배에서 내리죠. 더 이상 창피당하기 전에.”배지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유옥진에게 말했다. 사실 배지수는 임 대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그녀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쳐 엄청난 충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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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임지환이 담담한 말투로 지시했다.유란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하게 웃었다.방금 자기가 임지환의 허락도 없이 배지수를 일부러 난처한 곤경으로 밀어 넣은 것을 임지환이 혹시 질책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진태양과 대결할 때는 적당히 끝내도록 해. 진지하게 싸우면 네가 이기기 힘들 거야.”임지환은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임 선생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유란도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유란은 말을 마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우려를 드러냈다.“전에 임 선생님께서 제게 선생님이 이기는 쪽에 돈을 걸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지면 손해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괜찮아, 거미줄 조직 킬러들 현상금만으로도 이번 손해는 충분히 보상할 수 있어. 그리고 이번에 난 손해만 본 게 아니야.”임지환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지환이 용두 지팡이에서 얻은 그 작은 보물 지도가 조 단위의 가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른 일이 없으면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미리 준비해 둔 인조 가면입니다. 필요하시면 제가 직접 씌워드릴까요?” 유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임지환은 유란에게서 인조 가면을 받아서 들며 차분히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넌 가서 볼일 봐. 시간이 지나다 보면 강진수 같은 늙은 여우가 의심할지도 몰라.”“알겠습니다!”유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화장실을 나갔다.유란이 떠난 뒤, 임지환은 화장실 밖 거울 앞에 서서 인조 가면을 썼다. 그러자 순식간에 임지환은 밝고 잘생긴 청년으로 변신했다.거울 속 자신을 보며 임지환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중얼댔다. “그물은 충분히 펼쳤으니 이제 회수할 때가 됐군!”...유람선의 최상층 커플 스위트룸.외국에서 온 화교 남녀가 마주 앉아 있었고 그들 옆에는 다양한 총기가 줄지어 있었다.“유레카, 이번 작전 목표가 드디어 나타났어. 탐랑과 약속한 시간까지 이제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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