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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551 - Chapter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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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짧고 둔탁한 총성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총알은 하나도 빠짐없이 접시에 명중했다.“너희 킬러들은 정말 신중하구나. 내가 조금이라도 반응이 늦었으면 벌써 벌집이 됐겠지?”임지환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연기를 하며 두 사람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서로 같은 처지야. 중요한 일이라 신중할 수밖에 없지.”유레카가 총을 내려놓고 눈앞의 낯선 소년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탐랑은 항상 우리랑 단독으로 연락하던데 왜 갑자기 사람을 보낸 거지?”“이번엔 여기 유람선에 사람이 너무 많아. 한 사람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까. 너희 둘 말고도 이번 작전에 참여한 사람 중 탐랑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임지환은 자연스럽게 대답을 이어갔다.브루스는 그 말을 듣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건 그렇지. 우리 부부는 탐랑과 오랜 파트너니까 말이야.”“그 임 대사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광대랑 킹콩도 그놈에게 당했다고 들었어. 본부에서는 이번에 아예 배에 폭탄 열 개를 설치하라고 지시했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우리 목숨도 위험할 거야.”유레카의 얼굴엔 심각한 표정이 스쳤다.“폭탄? 너희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구나. 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폭탄을 설치했어. 너희가 설치한 곳을 알려줘야 계획이 완벽해질 수 있어.”임지환은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폭탄의 위치를 캐내려 했다.“정말 바보가 따로 없구나.”브루스는 임지환을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탐랑이 내 ‘폭탄 전문가'라는 별명을 너한테 안 알려줬나 보네? 다행히 내가 미리 표시해 두고 지도를 그려놨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브루스는 말을 마치고 곧 가방에서 손수 그린 지도를 꺼내려 했다.삐빅...바로 그때, 유레카의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계획 변경. 내 지시를 기다려라. 탐랑으로부터]그 문자를 보자마자 유레카의 표정은 순식간에 급격하게 어두워졌다.그녀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총을 들어 임지환을 겨누며 차갑게 물었다.“넌 대체 누구야?”“유레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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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띠리리리...바로 그때, 유레카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임지환은 곧바로 전화를 집어 들고 상대가 말하기도 전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탐랑아, 안녕?”상대방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폭소를 터트렸다.“임 대사,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했군. 네가 무술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머리도 참 잘 돌아가네. 대역을 써서 우리 주의를 그쪽에 돌리고는 뒤에서 몰래 이렇게 움직이다니, 꽤나 똑똑한 작전이야. 하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야. 이제부터가 진짜 게임의 시작이지!”휴대폰 건너편에서는 차가운 전자 음성이 들려왔다.정체가 드러나는 걸 피하려고 탐랑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모양이었다.“이건 게임이 아니야.”임지환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탐랑, 네 팀원들은 이미 죽었어. 이런 상황에서 뭘 믿고 반격하려고 하지?”“팀원들? 웃기고 자빠졌네. 네가 내 정체를 눈치챈 이상 킬러는 감정이 없다는 것도 잘 알게 아니야. 그 자식들은 그저 내가 이용하기 쉽고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도구일 뿐이야.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지금은 내가 불리해 보일지 몰라도 네가 그 배씨 모녀와 만나서 얘기했을 때 이미 패배한 거나 다름없어.”탐랑의 목소리는 전자 합성음이었지만 그의 말 속에 담긴 흘러넘치는 자신감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무슨 뜻이야?”그 말에 임지환의 마음이 살짝 무거워졌고 목소리도 서서히 차가워졌다.“대충 짐작이 가잖아. 굳이 내가 더 까놓고 말할 필요가 있나?”탐랑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 배씨 모녀는 지금 내 손안에 있어. 네가 두 사람을 구하고 싶다면 내 말을 잘 들어야 할 거야.”“그 두 사람에게 손이라도 대 봐?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갈기갈기 찢어주지.”임지환의 눈빛이 차갑게 빛나며 그 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하하... 조금 전까지는 단순한 추측이었는데.”탐랑은 임지환의 반응에 능글맞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 네 말로 확신할 수 있게 됐어. 그녀들이 바로 네 약점이라는 걸 말이야. 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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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알고 보니 네 진짜 목표는 강진수였구나. 내가 거미줄 조직 킬러들의 배짱을 너무 얕잡아봤네. 감히 천문 둘째 문주의 목숨을 노리다니, 겁도 없네.”천하의 임지환도 강진수의 진짜 속내를 듣고는 놀라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리 탐랑의 야망을 높게 평가했어도 이 녀석이 겨눈 최종 목표가 천문 가주일 줄은 몰랐다.“솔직히 네게 다 털어놔도 상관없어. 강진수는 우리 거미줄 조직의 사냥 목록에 올라와 있는 인물이야. 그놈 목숨값이 무려 20억 달러에 달하지. 그놈을 죽이기만 하면 나도 손을 깨끗이 씻고 이 바닥을 뜰 거야. 남은 생은 편히 쉴 수 있을 거겠지. 이 거래, 어떻게 봐도 모든 걸 걸고 한판 거하게 벌여볼 만하지 않겠어?”탐랑은 주절주절 자기 계획을 널어놓다가 갑자기 화제를 급히 돌려서 말을 이었다.“그놈과 짜고 무슨 일을 꾸미려는 생각은 접어. 네게 단 30분 줄 테니 그때까지 움직이지 않으면 그녀들 시신이나 챙기러 와!”말을 끝내자마자 탐랑은 전화를 와락 끊어버렸다.임지환이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상대방의 휴대폰은 이미 꺼져 있었다는 안내음만 들렸다.“평소의 나답지 않게 이번엔 내가 방심했군.”임지환은 쓴웃음을 지으며 지도와 휴대폰을 손에 들고 브루스 부부의 방을 나섰다.방을 나선 임지환은 급히 폭탄을 해체하지 않고 1층에 있는 휴게실로 향했다.이때, 임지환의 모습으로 변장한 유란은 강진수와 강한시 거물급 인물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임 선생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임지환이 갑자기 나타나자 유란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임 대사님, 이분은 누구...”유란이 임지환을 ‘임 선생님'이라 부르자 강진수는 어리둥절해졌다.“계획이 바뀌었어.”임지환은 조용히 말하며 얼굴에 붙였던 인조 가면을 떼어냈다.순간, 방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내 눈이 잘못된 건가? 어떻게 임 대사님이 두 명이지?”“대체 누가 진짜야? 강 문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주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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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이건... 불가능해! 이 지도는 분명 가짜야!”폭탄 설치 위치가 표기된 지도를 본 강진수의 자신만만하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 지도의 진위를 확인하고 싶으면 임의로 부하를 하나 보내서 직접 확인해 봐. 난 분명 너에게 경고했어. 나중에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날 원망하지 마라.”임지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날 겁주려는 거냐?”강진수는 임지환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내뱉었다.“강 문주님, 임 선생님이 굳이 폭탄이 위치한 지도로 당신을 겁줄 이유가 있겠습니까?” 유란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신 말했다.“남자들이 말하는데 여자는 작작 끼어들어!”강진수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화를 내려고 했다.쉭!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란이 강력한 발차기를 날리며 공기를 사납게 가르는 소리를 냈다.그녀의 길고 날씬한 다리가 이 순간만큼은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되었다.“이 계집이 나를 만만하게 본 모양이군.”강진수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유란의 다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손톱에서 강철이 스치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강 문주님이 이 발차기를 손으로 받으면 이 미인의 다리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부서질 거야.”주변에서 유란의 미모에 빠져 있던 사람들은 그녀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속으로 안타까워하며 손에 땀을 쥐었다.“말을 함부로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 우리 천문의 위엄은 아무나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야.”강진수가 데려온 경호원들은 다들 오만한 표정으로 유란의 패배를 확신하고 있었다.“그만둬,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야!”순식간에 임지환이 나서서 강진수의 바위도 꿰뚫을 수 있는 공격을 튕겨냈고 다른 한 손으로 유란을 자기 옆으로 끌어당겼다.“임지환, 말 한마디 내뱉으면 끝날 것 같아? 네가 그 계집을 잠시 보호할 수는 있어도 영원히 보호할 순 없어!”임지환이 개입하며 전력을 다한 공격을 쉽게 막아내자 자존심이 극도로 상한 강진수는 저도 몰래 거친 말투로 임지환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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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강진수의 부하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우물쭈물할 뿐, 누구도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산전수전을 겪은 강진수의 마음속엔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강진수는 부하들의 답답한 모습에 화나 큰소리로 호통쳤고 그 호통에 부하들은 흠칫 놀랐다.“문주님, 그... 임 대사님이 하신 말씀은 사실입니다. 저희가 지도를 따라 수색한 결과, 실제로 설치된 폭탄을 발견했습니다.”한 부하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쾅!강진수는 들고 있던 용두 지팡이를 사나운 기세로 바닥에 내리치며 호통쳤다.“너희들 눈은 다 장식이냐? 놈들이 폭탄을 설치하는 동안 아무도 눈치 못 챘단 말이냐?”“유람선의 보안 업무는 송씨 가문이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부하들은 강진수의 분노에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진수는 그 말을 듣자 끝내 분노가 폭발했다. “송진국 그 쓰레기 같은 놈, 내 목숨을 날려버릴 뻔했구나.”“아이고, 강 문주님, 남 험담하는 건 신사답지 않네요. 나 송진국은 우리 송씨 가문 명예를 걸고 보장할 수 있어요. 이 유람선은 무조건 안전하다고요.”이때 송진국이 부하들과 함께 휴게실로 들어섰다.“네놈 명예 따위, 내게는 아무 가치도 없어! 임 대사가 아니었다면 난 내가 어떻게 죽는지도 몰랐을 거야.”강진수는 송진국을 비웃으며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임지환에게 몸을 돌려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으고 말했다. “임 대사님, 조금 전엔 제가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임 대사님 말씀을 귀담아듣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흥, 천문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한 줄 알았더니 그냥 상황 봐가며 아부나 하는 족속이었구먼.”송진국 뒤에 있던 헐렁한 옷을 입고 머리에 띠를 두른 젊은 남자가 비아냥거리며 나섰다.두 팔을 교차시키고 서 있는 남자는 말쑥한 얼굴에 정성스럽게 다듬은 팔자 콧수염을 하고 있었다. 남자의 한국어 발음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송 가주, 네 부하들 알아서 관리해. 내 기분이 지금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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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그 사람은 세계 무술 랭킹에서 10위를 기록한 무술 강자야!”“한중오 검술은 일본의 가장 오래된 검술이잖아. 그 살상력이 어마어마하지.”“내가 듣기론 한중오가 유명해진 이후로 그의 칼 아래에서 죽은 무사가 백 명은 된다고 하더라.”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중년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되자 다들 경외감을 감추지 못했다.다들 비록 무사는 아니었지만 한중오의 명성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한중오는 젊었을 때 검도의 진리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고 혼자서 당시 한국의 젊은 세대를 휩쓸어버렸다.이 일은 한국인들에게 전례 없는 치욕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하지만 실력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고 사람들은 그저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수십 년이 지났지만 한중오의 명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왜 말을 안 하는 거야? 역시 한국 놈들은 입만 살았지, 실력은 형편없구먼!”전시후는 임지환이 입을 열지 않자 계속해서 도발했다.임지환은 고개도 들지 않고 웃으며 대응했다.“길거리에서 떠도는 들개가 몇 번 짖는다고 내가 그걸 다 받아쳐야 하나?”“어디서 감히 들개를 들먹여? 죽음이란 두 글자를 모르나 보구나.”전시후는 임지환의 대응에 분노하며 본능적으로 허리에 찬 장검을 빼려 했다.“흥분하지 마라. 우리는 이번에 단순히 구경하러 온 거야. 더구나 저 사람은 무술 대가야. 네가 상대해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한중오는 전시후의 어깨를 잡고 눈짓으로 임지환을 공격하는 것을 막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임 선생님, 당신이 진 대사와 대결한 후에 저와 공정하게 결투할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난 그럴 시간이 없어. 게다가 너 같은 아마추어와 싸울 흥미도 전혀 없네.”임지환은 웃으며 단칼에 거절했다.“임 선생님, 말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닙니까?”한중오는 예상치 못한 임지환의 단호한 거절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검도 대사로서 어디를 가든 존경받고 칭송받는 존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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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임지환은 몸을 돌린 후, 손가락으로 검을 가볍게 튕겨냈다.딱!그러자 용이 울부짖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검에서 울려 퍼졌다.전시후는 손에 잡은 검에서 전해지는 강력한 충격에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결국 꽉 잡았던 검은 손에서 벗어나 공중으로 날아갔다.“검도 제대로 못 잡는 주제에 나대긴 뭘 나대? 니혼으로 돌아가 몇 년 더 연습이나 해!”임지환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전시후는 자기가 한국 땅에 발을 내디딘 후 처음으로 검을 뽑은 상황이 이렇게 비참하고 굴욕적인 결말을 맞이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에 얼굴이 붉어진 전시후는 굴욕감이 가득 차올라 불만스럽게 소리쳤다.“방금은 내가 방심했을 뿐이야. 검술로는 내가 분명히 네 위에 있어!”전시후가 다시 공격하려 하자 한중오는 한숨을 쉬며 말렸다.“시후야, 그만해. 넌 임 선생님의 상대가 안 돼.”전시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스승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반드시 이 굴욕을 씻어내겠습니다!”“시후 씨, 물러나세요.”그때, 사람들 뒤에서 약간 애티 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검은 공주 드레스를 입고 아담한 체형의 소녀가 걸어 나왔다.그 소녀는 은빛 머리를 늘어뜨리고 인형 같은 섬세한 얼굴에 크고 맑은 눈을 가졌는데 나이에 비해 매우 매혹적인 모습이었다.“네, 유리 씨!”소유리의 한마디에 전시후는 뜻밖에도 사나운 기세를 거두고 고분고분 물러났다.“임 대사님이 아껴둔 힘을 이따가 있을 결전에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패배한 뒤에 우리 탓으로 돌릴 건 아닐지 걱정이에요.”소유리는 애티 나지만 당돌한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그러고는 천천히 진태양에 시선을 돌렸다.“진 대사님, 저희 오빠가 저에게 작월검을 챙겨서 대사님에게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진 대사님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우미야, 검을 전해드려!”소유리의 지시에 따라 날씬한 체형에 긴 머리를 찰랑이며 니혼 전통 복장을 한 여성이 검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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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슥!하지만 강진수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지환은 작월검을 뽑아 들고 강진수의 목에 검을 겨눴다.임지환이 살짝 힘을 주기만 하면 강진수의 목이 날아갈 판이었다.“임 대사님, 제발 진정하세요!”진태양이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비상 상황이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져 진태양은 임지환과 가장 가까이 있었지만 어떤 반응도 할 겨를이 없었다.강진수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임지환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전 임 대사님 편을 들려고 하는 건데 왜 저에게 이러는 거죠?”“제 생각엔 이 녀석이 정신이 나간 것 같습니다. 스승님, 차라리 이 자식을 죽여버리시는 게 어떨까요?”전시후는 혼란을 부추기며 옆에서 부채질했다.“상황을 지켜보자. 지금은 나설 최적의 시기가 아니야.”한중오는 임지환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정말 재미있군. 결투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너희 한국인들끼리 개싸움을 하다니!”소유리는 허리에 손을 얹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오직 검을 건넨 시녀 우미만이 앞으로 나와 진지하게 말했다.“임 선생님, 부디 진정하세요!”임지환은 우미를 힐끗 쳐다보고는 강진수를 향해 말했다.“누군가가 저에게 당신을 죽이라고 협박했어요. 하지만 당신이 이렇게 죽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뭘 어쩌려고 하는 거죠?”강진수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목에 검이 닿은 기분은 좋을 리가 없었다.“지금부터 반시간 동안 어디에도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강 문주님이 여기서 나가면 내가 당신의 시체를 수습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임지환은 당연히 강진수를 실제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배지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강진수에게 어떤 사고도 생기게 할 수 없었다.“좋아요. 그렇게 하죠.”강진수는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누가 나를 죽이려는지 그것만 알려주세요.”“당신을 노리는 사람은 탐랑이라는 거미줄 조직 킬러입니다. 그리고 확신하건대, 그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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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휴게실 내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검도 대사인 한중오조차도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임지환이 소유리에게 실제로 손을 댈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조금이라도 빗나갔으면 그 후폭풍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저 개자식이!”임지환에게 이미 불만이 잔뜩 쌓였던 전시후는 고향 말로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전시후는 큰 결단을 내리고 검을 들고 휴게실 밖에 서 있는 임지환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그러나 임지환은 몸을 살짝 틀어 칼날을 피하고 전시후의 손목을 단번에 잡아챘다.빠작...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휴게실 전체에 퍼졌다.“꺼져!”임지환은 전시후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발차기를 날렸다.전시후는 그대로 날아가 휴게실의 나무 의자에 사정없이 부딪혔다.전시후의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고 그 피가 바닥을 붉게 물들였다.“유란아, 가자!”임지환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무시한 채 당당히 자리를 떠났다.“시후 씨!”“모두 함께 이 녀석을 죽여버리자!”전시후가 당하는 꼴을 본 니혼 검객들은 곧바로 분노를 분출하며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다들 그만둬!”엄청난 충격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 소유리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지금 가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야!”“유리 씨, 저 녀석이 감히 유리 씨에게 손을 대다니, 우리를 깔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않습니까?”“우리가 공격하지 않고 시후 씨의 피를 그냥 흘리게 놔두면 이 한국인들이 우리를 깔보며 비웃을 게 아닙니까?”니혼에서 온 자존심 강한 검객들은 절대 자기 사람이 손해 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다들 임지환을 찢어서 삼킬 기세로 매섭게 그를 노려보았다.“방금 저 녀석의 공격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진짜 싸우기라도 해 봐. 불리해질 사람은 우리야.”소유리는 여전히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비록 소유리는 나이가 어리지만 경험이 많고 시야도 넓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유리 씨, 그럼 우리가 가만히 손 놓고 저 녀석이 날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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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임지환을 잘 아는 유란으로서는 임지환이 이렇게 겁을 먹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혹시 이 소녀의 배경이 엄청난 게 아닐까?“소유리 성씨는 니혼에서 황실 가문에서만 볼 수 있는 성씨야. 이 소녀도 황실 일족일 가능성이 커.”임지환이 천천히 자기 추측을 말했다.“그럼 이 소녀가 니혼의 황실 공주라는 겁니까?”유란은 임지환의 추측에 충격을 받았다.나이와 걸맞지 않게 일찍 철든 것 같은 소녀가 이토록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황실 공주는 아닐지라도 황실 일가의 자식일 가능성이 커. 한중오 같은 검도 대사가 딱 붙어서 경호를 맡고 있다는 건 그 신분이 만만치 않다는 증거지.”만약 소유리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임지환의 말을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임지환의 추측대로 소유리는 니혼 현 황실 집권자의 막내딸이었다.이번에 한중오와 함께 한국에 온 것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었다.임지환은 무언가 떠오른 듯 엄숙한 목소리로 경고했다.“한중오가 참지 못하고 움직이려 한다면 굳이 정면으로 싸우지 말고 그냥 그들을 보내줘.”“그럼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주는 꼴 아닙니까?”유란이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걱정 마, 한중오가 이 유람선에서 절대 도망치지 못할 거야.”임지환이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대답했다.그러자 유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했다.“용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용주님이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누구도 여기서 나가지 못하게 지킬 겁니다.”“여기서 얌전히 기다려. 절대 무리하지 말고.”임지환은 말을 마치고 선장실로 향했다....“저 임지환이라는 놈이 사라진 것 같은데 우리 그냥 뛰쳐나갈까요?”휴게실 안에서 우미가 소유리에게 제안했다.“우미야, 오늘따라 말이 많네? 설마 그 임지환이라는 번태한테 반한 건 아니겠지?”소유리는 조금 초조해 보이는 시녀를 바라보며 넌지시 농담을 던졌다.“유리 씨, 오해하셨어요.”우미의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임지환이 유리 씨에게 해를 끼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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