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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침 날리는 용왕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607 챕터

제441화

붉은 피가 당준오의 이마에서 분수처럼 솟구쳤다.쿵!당준오의 몸이 쿵 하고 바닥에 쓰러졌고 못내 아쉬운 듯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숨을 거두었다.“이제 너희들 차례야.”임지환은 몸을 돌려 도길 일행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밀종 존자들은 얼음 창고에 던져진 듯한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이런 수를 써서도 저 자식을 죽일 수 없다니. 내 복수가 진짜 불가능한 건가?”진용의 얼굴은 급기야 피 한 방울도 없이 창백해졌다.거대한 공포가 진용과 존자들의 마음속에 퍼져나갔다.다들 이 모든 게 임지환의 계획 속에 있었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임지환,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 괜한 걱정만 하게 했잖아!”이청월의 표정은 약간 원망스러웠다.“임 진인은 저 사람의 계책을 이용해 새로운 계책을 사용했군요. 제 가슴이 다 철렁했어요.”오양산도 긴 한숨을 쉬며 임지환에 대해 탄복하며 그에 대한 경외심이 마음속에서 더욱 커졌다.“임 선생님, 제가 요즘 열심히 무술을 연마하지 않았다면 아마 방금 그 당준오의 일격에 죽었을 겁니다.”진운은 힘겹게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며 아직도 밀려오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이놈이 진짜 진운 씨를 죽이려 했다면 이놈이 결정적인 일격을 가하기 전에 이미 내 손에 죽었을 겁니다.”임지환은 담담하게 웃으며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임 대사, 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네. 이번엔 우리가 진 걸로 하지. 죽이든지 살리든지 네 마음대로 해!”도길도 이젠 저항을 포기하고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다른 세 명의 존자들도 목숨까지 바칠 마음은 없었지만 현재 상황에서 도저히 반항할 수 없어 똑같이 체념했다.“난 마음을 바꿨어. 너희를 죽이진 않겠어. 이제 너희는 떠나도 되니까 얼른 가 봐.”임지환이 또 폭발적인 얘기를 꺼냈다.이런 놀라운 얘기를 듣자 존자 네 명은 전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고 귀를 비비며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오양산은 그 얘기를 듣자 즉시 만류했다. “임 진인, 저 라마들은 밀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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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너희가 날 매복시킨 일에 대해 나중에 직접 밀종에 가서 따질 거니까.”“흡...”그간 수많은 풍랑을 겪은 도길도 임지환의 말에 기겁하며 차가운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밀종이 천창에 뿌리를 내린 지 수백 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아무도 밀종을 상대로 따지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임지환이라는 이 젊은이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기고만장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그럼 우리는 밀종에서 임 대사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전포는 임지환을 비웃으며 비꼬았다.도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세 명의 존자에게 단증의 시신을 수습하게 한 후 그들을 데리고 떠나려 했다.“도길 존자,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가버리는 건 너무 한 거 아닙니까?”진용은 자기가 데려온 든든한 조력자가 꼬리를 감추고 떠나는 것을 보고 속상하고 억울했다.“진 도련님, 이번 일로 우리 밀종은 존자를 한 명 잃었습니다. 당신은 우리가 모두 이곳에서 죽기를 바라는 겁니까?”전포는 임지환 때문에 빈정이 많이 상한 상태라서 말투도 강경하게 나갔다.“진 도련님, 임 대사는 당신이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도길도 고개를 돌려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빨리 임지환과의 전쟁에서 손을 떼는 것 하나뿐입니다.”“당신들이 복수를 하지 않는 건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임지환의 손에 죽게 방치할 수는 없잖습니까? 나도 데려가 주세요. 그러면 우리 진씨 가문 재산의 절반을 당신들에게 기증하여 사원을 보수하도록 할 겁니다.”도길 일행을 설득할 수 없자 진용은 태도를 고쳐 곧바로 애원하기 시작했다.진용은 이 비인간적인 요괴 같은 임지환과 단독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목숨보다 소중하지는 않은 법. 우리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도길은 1초의 주저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아무리 많은 재산이라도 목숨이 있어야 쓸 수 있는 법이다.게다가 지금 이 상황에서 임지환과 다시 싸운다면 그야말로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고 생존의 확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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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털썩!진용은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릎을 꿇고 임지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제발 절 죽이지 말아주세요. 임 대사가 절 살려만 주신다면 제 이름으로 된 모든 자산을 전부 임 대사에게 넘기겠습니다. 저 진용이 하늘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앞으로 절대 당신과 맞서지 않겠다고요. 심지어 제가 한씨 가문을 설득해 한재석의 복수도 포기하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생사의 갈림길에서 진용은 결국 자신의 고귀한 머리를 숙이고 자존심도 내버렸다.진용은 체면이나 옷매무시에도 신경을 끄고 임지환 앞에 무릎을 꿇고 임지환이 혹할만한 모든 조건을 내세웠다.임지환은 발바리처럼 헐떡이며 비굴하게 애원하는 진용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원래는 네가 내 상대로 맞서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자존심도 없는 쫄보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구나. 널 죽이는 건 내 손만 더럽히는 하찮은 일이야.”진용은 그 말을 듣고 신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퍽!그러나 몇 발짝 걷지도 못했는데 진용은 종아리에 통증을 느끼며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임지환, 이게 무슨 뜻이야?”진용은 돌아서서 종아리에 박힌 은침을 내려다보고 급히 외쳤다.“내가 널 죽이지 않겠다고 했지 놓아준다고는 안 했어.”임지환은 진용을 내려다보며 냉담한 눈빛으로 말한 뒤 몸을 돌려 말했다. “진운 씨, 이 녀석의 생사는 진운 씨에게 맡길게요.”“임 선생님, 알겠습니다.”진운은 무겁고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임지환에게 경의를 표했다.진운은 진용 앞에 천천히 다가가 여러 감정이 섞인 복잡한 눈빛으로 말했다. “형님,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죠?”“진운아, 이제 넌 진씨 가문의 다음 후계자야. 제발 날 놓아줘. 전력을 다해 네 가문 내의 일을 도와줄게. 우리 두 형제가 힘을 합치면 십 년 안에 진씨 가문은 연경에서 최고의 가문에 등극하게 될 거야.”진용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자기 동생이 형제 사이의 옛정을 생각해 자기를 살려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진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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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진운이 자기 형을 죽이지 않았다면 네가 어떻게 했을지 참 궁금해.” 이청월이 호기심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진운이 죽이지 않았다면 내가 직접 죽였을 거야. 다만 그러면 진씨 가문은 연경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치게 되겠지.”임지환은 더할 나위 없이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연경 정상에 오른다는 건 연경 각 가문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임지환은 이렇게 어려운 일을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담담하게 뱉어냈다.이청월은 임지환에게 푹 빠진 눈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댔다. “역시 내가 반한 남자야, 남자답고 너무 멋져!”“진씨 가문 일을 그만 신경 쓰고 우선 오늘 내 숙소나 정해줘.” 이청월이 장난스레 눈을 깜박이며 애교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또 미인계를 쓰려는 건 아니겠지?”임지환은 단번에 경계하며 이 여자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의심했다.“내 차가 부서졌잖아. 너희 집에서 하룻밤 자게 해주는 것도 안 되는 거야?”이청월은 가볍게 걸어가 임지환 앞에서 서서 청순가련한 표정으로 애교를 부렸다.“진운의 차가 차고에 있어. 그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도 돼.” 임지환이 웃으며 이청월의 제안을 거절했다.“넌 정말 분위기를 파악할 줄 모르는 남자야.”이청월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임지환을 흘겨봤지만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졌고 임지환에 대한 애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저기요, 두 분의 대화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오양산이 머리를 내밀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흥! 방해꾼까지 나타났네.”이청월은 오양산을 아니꼽게 흘겨보며 속으로 이 노인이 정말 눈치가 없다고 욕을 퍼부었다.“청월 씨, 참으로 죄송하네요.”오양산은 서둘러 사과하며 말을 이었다. “중요한 사안이 있어서 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긴장하시는 겁니까?” 임지환도 무척 궁금해졌다.“제가 항성에 있는 친구에게 알아보니 놀라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어요.”오양산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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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이 세 명의 조급한 태도와는 달리 임지환은 훨씬 침착해 보였다.임지환은 심지어 탁자 위에 있는 사과를 집어 들고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임지환, 이 시간에 사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긴 하냐?”이청월이 눈을 흘기며 핀잔을 줬다.“왜 못 먹어? 하늘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그까짓 천문이 뭐가 무섭다고 다들 난리법석이야?”임지환은 가볍게 웃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임 진인, 천문은 세력 범위가 매우 광활합니다. 천문을 적으로 돌리게 되면 그때부터 지옥 같은 나날이 펼쳐질 겁니다.”오양산이 다급한 어조로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임지환을 경고했다.이청월은 미간을 찌푸리며 부드럽게 임지환에게 권고했다. “정 난감하면 약속 장소에 안 나가면 되잖아. 어차피 너도 그런 명성 따위 신경 안 쓰잖아.”이청월은 임지환이 이기든 지든 결국 상대방의 함정에 빠질 거라고 여겼다.그래서 임지환이 아예 안 나가는 것이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벗어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왜 안 돼?”이청월의 미간 사이의 주름이 더 깊어졌다.“너도 알겠지만 송씨 가문 사람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겁한 수단과 방법을 참 많이 써. 내가 이번에 안 나가면 그들이 날 약속 장소에 서게 하려고 어떤 못되고 비열한 수단을 쓸지 상상이 안 가. 만약 그런 이유로 너나 당신들 중 누군가가 연루된다면 그건 내가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일이야.”임지환이 말을 마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차가운 눈빛을 유지했다.“게다가... 처음부터 난 송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았어. 그들이 천문의 고수를 불렀다 해도, 아니, 천문 내부의 최고 강자를 데려온다 해도 난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임지환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확신에 찬 기운이 흘러넘쳤다.임지환의 말이 오양산의 귀에 들어간 순간, 오양산은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들끓는 걸 느낄 수 있었다.천군만마도 무찌를 듯한 무적의 의지는 오양산의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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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임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무서워? 내가 뭐 널 잡아먹기라도 할 줄 알아? 난 그냥 너랑 같이 차 사러 가려고 하는 건데 네가 그렇게 싫으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면 되지 뭐!”이청월은 임지환이 일부러 대답을 피하는 것을 보고 살짝 화가 나서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그럴 예정이라면... 내가 너랑 같이 가줄게.” 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청월은 임지환을 흘겨보며 하얗고 부드러운 목을 한껏 치켜들고 말했다. “아까는 수련한다고 하지 않았어? 내 개인적인 일 때문에 네 수련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그럼 난 안 갈래. 내일 진운한테 같이 가자고 부탁해.” 임지환이 그 말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이 남자의 머리는 혹시 시멘트로 만든 걸까?이청월은 임지환의 철벽같은 대답에 화가 치밀어 올라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저는 별로 시간이 없을 것 같네요.”곁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진운은 화살이 자기한테 날아오자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견결한 태도로 말했다. “내일 아침 일찍 형님의 시신을 집으로 보내고 할아버지께 이 일을 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그 말에 임지환은 시선을 다시 오양산에게 돌렸다.“저도 진 도련님의 안전을 지켜줘야 하니까 시간을 짜낼 수 없어요.”오양산이 임지환의 의도를 눈치채고 재빠르게 말했다.“늦게 출발하면 되잖아. 그러면 시간 맞출 수 있어.”임지환이 웃을 듯 말 듯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청월은 더 이상 이들의 서로 공을 넘기는 태도를 참을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으름장을 놓았다.“임지환, 내일 안 오면 넌 진짜 큰일 날 줄 알아!”이청월은 말을 마치고 화가 가득한 얼굴로 씩씩대며 밖으로 나갔다.“두 분, 웃고 싶으면 얼른 웃어요. 그렇게 참다가는 병이라도 나겠네요.”임지환은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며 유유하게 말했다.“임 진인, 당신 같은 무술 고수도 찍소리도 내지 못할 때가 있군요...”오양산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슬쩍 농담을 건넸다.진운은 한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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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이청월은 그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고 임지환의 취향을 제대로 맞췄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이청월은 오늘 임지환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화장하며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오피스룩, 아내 스타일, 선녀 스타일, 코스르레... 다양한 스타일을 한 번씩 시도한 끝에 결정한 게 로리타 스타일이었다.그런데 놀랍게도 임지환의 취향을 정확히 맞춘 것이었다.“난 단지 예쁜 여자가 좋을 뿐이야.”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취향을 부정했다.이 말을 들은 이청월의 얼굴에는 살짝 부끄러운 기색이 떠올랐고 이내 임지환을 흘겨보며 말했다. “작업 멘트 하나는 참 죽여주네.”어머, 오늘은 강철 같은 남자가 드디어 철이 드는 날인가?“차를 사러 가려던 거 아니었어? 얼른 출발해야지.” 임지환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얼른 볼 일 다 보고 돌아오자. 다시 수련해야 해.”“왜 그렇게 급해? 차 사는 게 무슨 채소 사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이것저것 따지면서 제대로 골라야지. 나랑 좀 더 시간을 보내기 그렇게 싫어?”이청월은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투덜댔다. 그런데 그런 투정과 로리타 스타일이 어울리자 너무 완벽했다.임지환은 이청월이 투덜대자 고개를 저으며 급히 부정했다. “그런 건 아니야. 난 그냥 일을 질질 끄는 걸 좋아하지 않을 뿐이야.”“걱정 마. 이미 마음에 드는 차를 정해놨으니까. 네가 나랑 가주는 건 그냥 형식적인 절차를 한번 거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이청월은 임지환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이청월은 진운의 벤츠 S60을 운전해 임지환을 데리고 자동차 상가로 갔다.진운의 거의 20억 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는 이미 지난번 총격전에서 볼품없이 망가졌고 이 S60은 단지 그의 일상용 차량일 뿐이었다.자동차 상가에 들어서자 이청월은 바로 포르쉐 서비스 센터로 향했다.차를 주차한 후, 이청월은 자연스럽게 임지환과 팔짱을 끼고 함께 매장으로 들어갔다.“손님, 어서 오세요! 차를 보러 오셨나요? 제가 자세히 설명해 드릴까요?”깔끔한 정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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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근데 왜 굳이 여자를 찾아야 해? 내가 뭐 질투라도 할까 봐 그래?”임지환은 이청월의 민감한 반응을 몹시 궁금해했다.“저 사람이 널 보는 눈빛이 참으로 불쾌하단 말이야. 분명 널 내가 데리고 노는 기둥서방으로 보고 있었을 거야.” 이청월은 주먹을 치켜들며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난 이런 속물들을 정말 싫어해. 게다가 방금 널 일부러 나한테서 떼어놓으려 했잖아. 의도가 너무 불순해 보여.”“그렇구나.”임지환은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임지환이 평소에 항상 낮은 자세로 행동해 왔기 때문에 아까 판매원의 시선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아 이런 이청월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임지환, 너 여기서 뭐 하고 있어?”두 사람이 한담을 주고받을 때 갑자기 2층에서 뭔가 크게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환이 고개를 들어보니 갈색으로 염색한 긴 머리에 검은 스타킹을 신고 얼굴이 이쁘장한 여자가 계단을 내려오며 임지환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뛰어오는 속도가 꽤 빠르다 보니 여자의 가슴이 눈에 띄게 출렁거렸다.“고미나?”오랜 친구를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만난 임지환은 약간 놀랐다.“난 네가 지수를 한결같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씨 가문 아가씨와 가까워지더니 지수를 깡그리 잊어버렸구나. 그래, 뭐... 새사람이 생기면 옛사람은 자연스레 잊히는 법이지. 세상의 까마귀는 다 검다고, 남자들은 다 똑같아!”고미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실망과 서운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임지환이 배지수를 무정하게 버리고 떠난 줄 알 것 같은 말이었다.“고미나 씨 맞죠? 난 당신과 배지수의 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방금 하신 말씀은 사실과 많이 다르네요. 좀 너무한 것 같지 않나요? 임지환과 배지수는 이미 이혼했어요. 임지환이 누구와 함께 있든 그건 임지환의 자유고요. 이혼했다고 해서 다시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이청월은 고미나의 말에 몹시 불쾌해하며 쉬지 않고 질타를 쏟아냈다.자기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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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쓱...순식간에 홀에서 차를 보러 온 손님들과 매장 직원들이 전부 임지환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공기 중에는 남의 사적인 일에 흥미진진해하는 기운이 감돌았다.“차를 사러 왔다가 이런 재미있는 광경을 보다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네.”“세 여자만 모이면 드라마가 된다는데 오늘 이 드라마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아.”“이게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지옥의 현장인가? 내가 저 남자라면 벌써 여자를 내버려두고 도망갔을 거야.”구경꾼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귀를 쫑긋 세웠다.배지수를 보자마자 이청월은 화를 내기는커녕 먼저 주동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지수 씨, 잘 지냈어요?”“이 대표님, 여기는 어쩐 일로 오신 거죠?”배지수는 이청월을 보고는 잠시 멍했지만 여전히 습관적으로 이청월을 ‘이 대표’라 불렀다.“회사는 이제 지수 씨에게 돌려드렸잖아요. 난 더 이상 지수 씨의 상사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굳이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어요.”이청월은 미소를 지으며 넓은 기량을 보였다.“이 대표님, 그룹을 저에게 넘긴 건 당신 뜻인가요, 아니면...”배지수는 복잡한 눈빛으로 옆에 있는 임지환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사람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리신 건가요?”“그렇게 말할 수 있죠. 임지환이 선뜻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저도 그렇게 큰 회사를 지수 씨에게 전부 넘기지 않았을 거예요. 회사 경영은 필경 자선 사업이 아니니까요.”이청월은 잔잔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임지환의 팔짱을 끼며 친밀한 행동을 보였다.“잠깐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하나도 이해가 안 되네.”고미나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대화를 보며 참지 못하고 질문을 꺼냈다.“지수야, 네가 회사의 지배권을 되찾았다고 했잖아. 설마 그중에 임지환의 공이 있단 말이야?”“믿기 어렵지만, 청월 씨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사실인 것 같아요.”배지수는 복잡한 심경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고 이어서 말했다. “임지환, 이 은혜는 평생 간직하고 살게. 기회가 되면 꼭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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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배지수는 그 말에 진심을 담아 이청월에게 대신 사과했다.“됐어요. 저딴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갈 필요 없어요.”이청월은 한숨을 쉬며 배지수의 사과에도 별로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누나, 우리도 이젠 억만장자잖아. 왜 굳이 저 사람한테 고개 숙여야 해? 저 여자는 기껏해야 태생이 좋은 것뿐이잖아. 이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배후가 없다면 별 볼 일 없는 계집이잖아.”배준영은 누나가 사과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청월을 비웃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배지수가 경성 그룹의 실제 지배권을 되찾은 이후로 배준영은 눈에 뵈는 게 없이 거만해졌다. 누나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생겼으니 이제 배준영은 누구에게도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준영아, 그만 닥치지 못해? 이씨 가문을 건드리면 우리가 어떤 큰 문제에 직면할 건지 알기나 해?”배지수는 참다못해 큰소리로 호통쳤다. 그녀도 자기 동생이 이 정도로 입이 가볍고 무모한 사람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배지수가 지금 이룬 성과는 누가 봐도 눈부셔 보였지만 이 모든 건 전적으로 이청월이 주식을 기꺼이 넘겨준 덕분이었다. 게다가... 현재 이씨 가문은 DCM 그룹으로부터 거의 2조 정도의 투자를 받은 상태였다. 이씨 가문 아가씨 이청월의 입장에서 볼 때 배지수의 막대해 보이는 재산은 사실 웃음거리에 불과했다.“너 이 자식, 또 오랜만에 매를 버는구나.”임지환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배준영 쪽으로 다가갔다.“누나, 살려줘!”배준영은 임지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던지라 그가 자기를 정말 때릴 수 있다는 것 역시 빤히 알고 있었다.그래서 임지환의 행동을 보자 바로 누나 뒤로 숨었다.“임지환, 내 체면을 봐서라도 준영이 한 말은 그냥 무시해.”배지수는 동생을 뒤로 보호하며 마지못해 임지환에게 부탁했다.“나에 대한 개소리는 용서할 수 있어도 청월에게 한 개소리는 용서 못 해. 얼른 청월에게 사과해.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 성인이잖아. 자기가 내뱉은 말에 책임은 져야지.”임지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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