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 왕의 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1146 챕터

제391화

그가 유명해진 이래 이렇게 건방진 사람은 처음이었다.두현무가 말했다.“그건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 제 부하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말입니다!”“지나치다고? 오늘 내 실력이 이 정도가 아니었다면 당신 부하들이 날 살려줬을까?”윤구주가 차갑게 물었다.윤구주의 말이 맞았다. 조금 전 윤구주가 밀렸다면 그는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두씨 가문의 십이지 살수들은 사람을 죽일 때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자들이었으니 말이다.“큼큼...”이런 상황에 두현무도 퍽 난감했다.그는 강성에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막강한 실력자를 마주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말이 좀 심하신 것 같군요. 제 부하가 실례를 저지른 건 사실이니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관용을 베풀어주신다면 제가 제 가문을 대표하여 오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두현무가 계속해 말했다.“가문? 설마 두씨 가문의 이름을 빌려 날 압박할 생각인 건가?”윤구주가 화를 내며 말했다.‘뭐지?’“제... 제가 두씨 가문 사람이란 건 어떻게 아신 겁니까?”그 말에 두현무의 표정이 달라졌다.조금 전에는 윤구주의 실력에 놀랐고, 지금은 단번에 자신의 정체를 알아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두현무는 문득 겁이 났다.두씨 가문은 외부로 나가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그리고 그가 이번에 강성에 온 걸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그런데 눈앞의 윤구주는 단번에 그가 누군지 눈치챘다.“흥! 화진에서 나생문의 어두운 기운을 쓰는 자들은 암흑의 일맥인 두씨 가문밖에 없지.”윤구주가 사납게 말했다.그의 말에 두현무는 다시금 몸을 부르르 떨었다.두현무는 윤구주의 운산대진을 상대할 때 어쩔 수 없이 두씨 일가에서 가장 강력하고 은밀한 공법인 나생문을 썼다.그런데 윤구주가 그걸 단번에 알아볼 줄이야!“다, 당신은 대체 누구죠? 어떻게 우리 두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공법을 알고 있는 거죠?”두현무는 큰 충격에 빠졌다.윤구주가 말했다.“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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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무릎 꿇고 사과까지 해야 용서해 줄 거다.”윤구주가 다시 한번 차갑게 말했다.두현무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에 자서와 해저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했다.두 사람은 비록 내키지 않았으나 이건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목숨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기에 결국 그들은 무릎 꿇고 윤구주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했다.모든 걸 마친 뒤 윤구주가 말했다.“이젠 꺼져도 돼!”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몸을 돌렸다.“잠시만요!”윤구주는 걸음을 멈췄다.“왜? 불만이라도 있는 건가?”“아뇨, 아뇨.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무턱대고 찾아온 건 제 여동생을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섭니다. 두씨 일가를 봐서라도 제 여동생을 데려가게 해주세요!”두현무가 말했다.윤구주는 두현무의 정체를 알았을 때, 그들이 두나희 때문에 왔다는 걸 알았다.두현무의 말에 윤구주는 대꾸하지 않고 손을 휘저었다.윈워터힐스.윤구주가 손을 내젓는 순간, 자욱하던 안개가 사라졌고 곧이어 작은 어린아이가 두현무와 자서, 해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어린아이는 다름 아닌 두나희였다.윈워터힐스 입구에서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두나희는 안개가 사라진 순간, 산길 위에 서 있는 두현무 등 사람들을 보았다.“어? 둘째 오빠!”두나희는 들뜬 목소리로 부르면서 그에게 달려갔다.두현무도 여동생을 알아보고는 감격해서 말했다.“나희야!”두나희는 그에게로 달려가 품에 폭 안기더니 다정하게 말했다.“둘째 오빠! 드디어 날 데리러 왔네? 너무 보고 싶었어!”두현무는 두나희가 멀쩡한 것을 보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어라? 저 두 사람은 왜 팔이 부러진 거야?”두나희는 고통스러운 얼굴의 자서와 해저를 바라보았다.특히 해저의 피투성이가 된 두 손과 부러진 팔을 봤을 때는 의아했다.“저희는...”자서는 솔직히 얘기하지 못하고 난감한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세상에! 설마 우리 오빠를 건드린 거야?”똑똑한 두나희는 단번에 어떤 상황인지 깨달았다.“쌤통이네. 참 눈치도 없어. 감히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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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두나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돌아가.”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나 집으로 돌아가면 보고 싶어 할 거야?”두나희는 눈이 빨개져서 울먹이며 말했다.“그럼.”윤구주가 대답했다.“정말?”두나희가 흥분해서 물었다.“진짜.”“헤헤, 역시 오빠가 최고야! 휴, 그래도 아쉽다. 오빠가 그 여우 언니랑 결혼한다니.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오빠를 떠나지는 않았을 텐데.”두나희는 눈물 한 방울을 떨구더니 소매로 닦았다.“하지만 나도 이젠 내려놨어. 난 아직 어리니까! 나 앞으로 커서 오빠한테 시집 가도 되지? 어른들이 그러던데, 결혼하고 이혼할 수 있다고! 나 크면 오빠는 그 언니랑 이혼하고 나랑 결혼하는 거야. 난 그 여우 언니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울 거니까 오빠도 틀림없이 날 좋아하게 될 거야!”“...”“됐다. 나 갈게! 오빠, 나 그리워해야 해! 참, 어르신한테 나 갔다고 얘기해줘!”두나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윤구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윤구주도 두나희를 붙잡지는 않았다.두나희는 두씨 일가 사람이니 말이다.두나희가 윤구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을 때, 산기슭에 주차된 차 안에서 누군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그는 국방부 후방지원부대 부부장 임진형이었다.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그는 아직도 머리가 어지러웠다.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는 임진형은 깨어난 뒤 앞에 있는 두씨 일가의 부하에게 물을 달라고 했다.생수 한 병을 건네받은 그는 단숨에 반병을 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둘째 도련님은?”임진형은 다 마시고 나서 병을 내려놓으며 물었다.“둘째 도련님은 넷째 아가씨를 데리러 산에 갔습니다.”부하가 대답했다.“산?”임진형은 고개를 들어 용인 빌리지를 바라보더니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그는 먼저 기지개를 켠 뒤 걸음을 옮겨 빌리지 쪽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든 그는 산 중턱에 두현무, 자서와 해저 등이 있는 걸 보았다.그는 아무 생각 없이 위를 올려다보았는데 갑자기 그의 앞에 낯익은 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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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귀신이야... 귀신...”겁에 질린 임진형은 산 아래로 도망쳤다.산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두씨 일가의 부하들은 임진형이 겁에 질린 얼굴로 미친 듯이 도망쳐 내려오자 서둘러 그에게 달려가서 물었다.“임 부장님, 왜 그러세요?”“귀신! 내가... 귀신을 봤어!”임진형은 벌벌 떨면서 달렸다.심지어 그는 차도 타지 않으려 하고 미친 사람처럼 도망쳤다.정신이 나간 것처럼 도망치는 임진형을 본 두씨 일가의 부하들은 의아했다.잠시 뒤, 두현무가 두나희와 중상을 입은 자서, 해저와 함께 산길을 따라 내려왔다.두나희는 산에서 내려오면서 이따금 미련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용인 빌리지를 바라보았다.“흑흑, 나 아주 오랫동안 오빠를 보지 못하겠지?”그런 생각이 들자 두나희는 너무 슬픈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옆에 있던 두현무는 여동생과 윤구주 사이를 알지 못했다.그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이렇게 작은 강성에 저렇게 무시무시한 인물이 있다니.게다가 그는 두씨 일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 공법을 한눈에 알아봤다.“설마 4대 고대 무술 일가 사람인가?”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나희야,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두현무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닦고 있는 두나희에게 말했다.“뭘 묻고 싶은데?”두나희는 작은 얼굴을 쳐들었다.“그 사람과 어떻게 알게 됐는지 궁금해. 그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두현무가 물었다.두나희는 뺨에 맺힌 눈물방울을 닦으면서 말했다.“우리 오빠 말하는 거야? 사실 난 오빠와 우연히 알게 됐어...”곧이어 두나희는 김 노파가 강성에 왔던 일들을 곧이곧대로 얘기했고, 윤구주가 김 노파를 죽인 일까지 전부 말했다.‘뭐라고?’“그 사람이 김 노파를 죽였다고?”두현무는 놀랐다.그리고 뒤에 있던 자서와 해주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두나희를 바라보았다.두나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하지만 전부 오빠 탓은 아니야. 김 노파가 굳이 오빠 심기를 건드려서 죽은 거거든! 그런데 김 노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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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두현무는 말을 마친 뒤 그들과 함께 돌아갔다.차에 탄 두현무는 차 안에 있던 임진형이 사라진 걸 보았다.“음? 임 부장님은?”두현무가 궁금한 듯 묻자 앞에 있던 부하가 서둘러 대답했다.“임 부장님은 도망치셨습니다.”“뭐라고? 도망쳤다고?”두현무는 황당했다.“네, 조금 전 임 부장님은 무슨 이유에선지 미친 사람처럼 귀신을 봤다면서... 겁에 질린 얼굴로 도망치셨습니다. 저희가 불러도 아랑곳 하지 않으시더라고요.”부하의 말에 두현무는 어리둥절했다.그는 임진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는 비록 음흉하고 여자를 밝혔지만 정치질만큼은 남들보다 월등히 잘했다.게다가 그는 현재 후방지원부대의 부부장이었다.국방부의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그가 겁에 질려서 도망쳤다니?게다가 귀신을 봤다고?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먼 곳을 바라보던 두현무는 고개를 돌려 용인 빌리지를 보았다. 그는 왠지 갈수록 이 일이 윤구주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됐어. 여긴 좀 이상해. 우리는 얼른 떠나는 게 좋겠어.”두현무가 말했다.“둘째 도련님, 김 노파의 복수는 하지 않는 겁니까?”이때 팔이 부러진 자서와 해저가 함께 입을 열었다.“복수? 너희들 실력으로 복수할 수 있겠어?”두현무가 일침을 놓았다.5품 대가인 자서는 그 말을 듣자 수치스러워 죽을 것만 같았다.그러나 사실이었기 때문에 치욕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용인 빌리지 안.한 남자가 뒷짐을 진 채로 산허리에 서서 마치 왕이 천하를 내려다보듯 두현무 등 사람들이 떠나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두씨 일가라. 내가 살아있다는 소식이 곧 세상에 알려지겠군.”그렇게 중얼거린 뒤 윤구주는 순식간에 사라졌다....소씨 저택.윤구주와 소채은의 결혼식 날짜가 정해진 뒤 소청하는 무척 즐거워했다.지금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딸이 곧 결혼한다고, 그것도 윤구주와 결혼한다고 얘기하고 싶었다.그의 행동에 이웃들뿐만 아니라 천희수마저 그가 미친 건 아닐지 의심했다.천희수는 소청하가 왜 갑자기 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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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화진의 수도, 서울.이곳은 화진의 정치, 금융 중심으로 세계 최대의 무역 중심지였다.이곳에는 부자들과 권력가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쉽게 설명하자면 지하철을 타도 어느 정치가의 발을 밟을 수 있을 정도였다.서울의 서진.그곳에는 엄청난 궁전들이 있었다.그 궁전들은 기세가 웅장하고 아주 드넓었다.그곳이 화진에서 가장 유명한 국방부 최고사령부라는 건 서울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었다.화진에서 육해공 3군 모두 최고사령부의 지휘에 따랐다.화진 국방부의 왕이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멀리서 궁전들을 바라볼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우뚝 솟은 9개의 거대한 기둥이다.기둥은 각각 수 미터의 너비에 그 위에는 금룡이 조각되어 있었다.화진에서는 9와 용을 숭상한다.9개의 용이 조각된 거대한 기둥은 궁전들의 최전방에 우뚝 솟아 있었는데 그 기세가 산천을 삼키고 천하를 뒤흔들 듯했다.9개의 기둥 뒤에는 웅장한 기세의 궁전이 있었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구주전이었다.이 전당은 당시 화진의 왕, 구주왕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하지만 지금의 구주전은 십여 명의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안이 텅텅 비어 있었다.과거 구주전은 최고 기밀 기지인 사령부였다.이곳에서는 5미터마다 실탄을 장착한 경위들을 볼 수 있었고 이 경위들은 모두 무사급 이상이었다.무도 실력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 특전사 이상의 총기 전문가였다.그리고 이 궁전들의 최후방에는 아주 특별한 전당이 있다.그곳은 다른 궁전들보다 훨씬 더 높고 사치스러웠다.금사남목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문에는 아주 커다랗게 이황전 세 글자가 조각되어 있었다.그곳은 화진의 새로운 왕 이황왕의 궁전이었다.옛 왕은 세상을 떴고 새로운 왕이 세상을 다스린다.현재 이황왕은 화진의 4대 고대 무술 가문 중 하나인 문씨 가문의 딸 문아름이었다.그녀는 지난 100년 동안 화진에서 처음 나온 국방부의 여왕이었다.그리고 한때는 구주왕의 약혼녀이기도 했다.지금 이 순간, 이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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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그녀의 몸에서 발산되던 금빛은 수련에 따라 점차 희미해졌다.그러다 마침내 그녀의 가냘픈 몸이 격렬하게 떨렸고 온몸을 뒤덮었던 금빛은 마치 쫓기기라도 한 듯 펑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흩어지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문아름은 입가에서 피를 흘리면서 위태롭게 숨을 쉬었다.“역시 수련할 수 없는 건가?”문아름은 실망스러운 듯 말했다.아름다운 눈망울을 가진 그녀는 고개를 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아름아, 내가 그랬잖니? 이 신공은 비록 천하제일이지만 너한테는 맞지 않는다고 말이야. 이건 아무래도 그의 신공이니까.”이때 밀폐된 암실에서 갑자기 희미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그것은 안개 같기도, 혼령 같기도 했다.검은 그림자 너머 노인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으나 그의 외모는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문아름은 그 노인이 나타난 순간, 당황하지 않고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 이 구양진용결은 정말 그만 수련할 수 있는 건가요?”‘그’를 언급하자 문아름의 목소리가 확연히 달라졌다.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 신공은 신급 경지에 다다른 내공을 근간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 영패의 현오심법을 보조로 해야만 수련할 수 있어. 당시 이 신공은 곤륜에서 흘러나왔는데 나조차도 그 오의를 꿰뚫어 보지 못했다. 그러니 정말로 이 신공을 수련할 생각이라면 잃어버린 영패를 손에 넣는 수밖에 없어.”그 말을 들은 문아름의 입가에 서글픈 미소가 걸렸다.“영패요? 그 영패는 이미 그의 시신과 함께 죽음의 바다에 가라앉았어요.”그 말을 할 때 문아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노인은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왜?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한 거냐?”“아뇨, 아니에요!”문아름은 서둘러 고개를 가로저었다.“당황할 필요 없다. 그냥 말해본 거니까. 사실 네가 그를 잊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지. 어쨌든 그와 같은 왕은 이 세상에 몇 없으니 말이야. 하지만 우리 문씨 가문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너도 반드시 그를 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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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노인이 떠난 뒤 문아름은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면서 아름다운 두 눈을 꼭 감았다.“구주 오빠, 우리 평생 함께하자!”“구주 오빠, 무술 가르쳐줘!”“구주 오빠, 사랑해. 난 오빠랑 같이 이 세상의 풍경을 보고 싶어. 평생 내 곁에 있어 줘야 해...”지난 추억들이 영화처럼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갔고 어느샌가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눈가에서 천천히 흘러내려 마침내 그녀의 백옥 같은 흰 팔 위로 떨어졌다.차가운 눈물 한 방울을 바라보며 문아름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러나 팔을 털자 별안간 그녀의 온몸에서 악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그 순간, 조금 전의 부드럽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무자비한 기운이 감돌았다....같은 시각, 국방부 입구에 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왔다.차가 멈추고 누군가 허둥지둥 차에서 내렸다.자세히 보니 그는 며칠 전 강성에 갔었던 후방지원부대 부부장 임진형이었다.임진형은 그날 윤구주를 본 뒤로 완전히 겁에 질려서 다른 건 신경 쓸 새도 없이 곧바로 전용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하루 종일 끼니조차 챙기지 못하고 돌아온 그는 곧장 국방부로 돌아왔다.국방부 입구에 도착한 뒤 임진형은 미친 사람처럼 국방부 대문을 향해 돌진했다.“누가 감히 국방부에 난입하려고 해?”분노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입구에 있는 네 명의 실탄을 장착한 국방부 경비원이 임진형을 향해 새까만 총구를 겨누었다.“난 후방지원부대 부부장 임진형이다. 급한 용무가 있어 왕을 뵈어야겠다!”임진형이 숨을 헐떡이며 서둘러 품속에서 자신의 후방지원부대 영패를 꺼냈다.경비원들은 영패를 보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왕께서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폐관 수련하는 동안은 아무도 방해하게 하지 말라고, 그리고 무단 침입자는 죽이라고 하셨습니다.”“급한 일이라고! 아주 큰 일이란 말이다! 시간이 지체되어 왕께서 죄를 물으신다면 너희 모두 죽게 될 거다.”임진형이 매섭게 소리쳤다.국방부 경비원들은 그 말을 들은 후 망설이는 눈빛으로 임진형을 바라보았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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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그저 급한 일로 저하를 뵙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강성에서 죽은 사람을 봤다고 했습니다. 죽었어야 했는데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그 말에 문아름의 미간이 다시 찌푸려졌다.“죽은 사람?”그녀는 잠깐 침묵했다가 말했다.“들어오라고 해.”“네!”잠시 뒤 임진형이 들어왔다.이황전 입구에 도착했을 때, 임진형은 검을 안은 채로 이황전 입구에 앉아있는 초췌한 남자를 보았다.남자는 두 눈을 감고 마치 바위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그를 본 순간, 임진형은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그는 검을 품은 사내를 쳐다볼 용기조차 없어서 급히 그를 피해서 에둘러 돌아가 이황전 안으로 들어갔다.웅장하고 장엄한 이황전 안에는 경국지색의 여자가 조용히 앉아있었다.그녀는 이황왕 문아름이었다.임진형은 궁전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았다.임진형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임진형, 저하를 뵙습니다!”문아름은 덤덤한 얼굴로 그를 힐끗 보았다.“일어나시죠. 말해봐요, 왜 갑자기 서울로 돌아온 거죠?”임진형이 서둘러 말했다.“저하, 급한 용무가 있어 빨리 저하께 보고하려고 서둘러 돌아왔습니다.”“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급한 거죠?”문아름이 물었다.임진형은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저하, 제 말에 절대 놀라셔서도, 화를 내셔서도 안 됩니다. 이 일은 정말 큰 일입니다.”“하하.”문아름은 웃었다.그녀의 미소는 모두를 홀릴 듯했지만 그녀의 웃음 속에는 살의가 숨겨져 있었다.“말해보세요. 무슨 일이길래 내가 놀랄 거로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네요.”임진형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말했다.“저하, 저는 강성에서 죽었어야 할 사람을 봤습니다.”“그가 누군가요?”문아름이 물었다.“구주왕입니다.”임진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국방부에서 금기시되는 이름을 내뱉었다.“뭐라고요?”그 말에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던 문아름이 갑자기 허리를 꼿꼿이 폈다.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섬뜩한 살기가 번뜩였다. 그녀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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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임진형은 눈앞의 새로운 왕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새로운 왕을 정할 때 국방부의 한 중장이 문아름은 왕의 자격이 없다고 직언했었다.소문에 의하면 그 중장은 다음 날 바로 머리가 잘리고 오장육부가 전부 파인 채 가죽만 집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그 생각이 떠오르자 임진형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서둘러 대답했다.“네... 네!”곧이어 임진형은 강성에서 윤구주를 보았던 일을 곧이곧대로 얘기했다.그는 두씨 가문에서 두나희를 데리러 갔다는 것도, 윤구주가 용인 빌리지에 있었다는 것도 전부 얘기했다.줄곧 안색이 좋지 않던 문아름은 그 얘기를 듣더니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가 확실해요?”임진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합니다! 틀림없습니다! 당시 저는 후방지원부대에서 잡일이나 맡았지만 그를 자주 보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왕의 기운은 정말로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전 그가 확실하다고 장담합니다!”그 말에 문아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가 살아있다고? 진짜일까? 그는 우리 문씨 일가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기린화독에 당했고 심지어 10국의 신급 강자들에게 공격받아 죽음의 바다에 빠졌는데 살아있을 리가.’그러나 생각을 바꾼 문아름은 곧바로 마음이 일렁였다.‘하지만 그는 왕이었어. 화진의 최강자이기도 했지. 이 세상에 기린화독에 당한 채로 14명의 신급 강자와 죽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그밖에 없을 거야.’문아름은 윤구주의 화려했던 과거를 떠올렸다.그는 한때 무적이었다.문아름은 별안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제부터 그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아요. 만약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서 내게 들킨다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알고 있죠?”문아름의 매정한 목소리가 임진형의 귓속을 파고들었다.임진형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문아름은 아름다운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았다.‘윤구주, 정말 살아있는 거야? 부디 날 실망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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