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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만나요의 모든 챕터: 챕터 841 - 챕터 850

967 챕터

제841장

마스티프는 이내 조용해졌다.배현수가 눈을 부라리며 다시 위협하자 마스티프는 낑낑 소리를 냈다.고개를 숙여 선유를 보며 말했다.“강아지 줄 잡아.”선유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온몸으로 거부했다.“싫어요. 아빠. 무서워요!”마스티프 개들의 외무는 흡사 사자와 같아 아주 사나워 보였다.5, 6개월밖에 안 되었지만 체형이 남산만 했고 선유의 두 배는 되었다.배현수는 개 줄을 선유에게 건네며 말했다.“네가 이름 지어줘. 이제부터 네가 주인이야.”선유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난 주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잡아 먹히면 어떻게 해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고양이와 강아지를 좋아하는 선유는 예전에 아빠에게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고 말했었다.하지만... 기르고 싶은 것은 작은 강아지였다. 아빠가 이렇게 큰 강아지를 데리고 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배현수가 설명했다.“이런 마스티프는 훈련을 받은 개들이라 너를 주인으로 생각하면 이후부터 너의 말만 들을 것이고 너를 보호해 줄 거야.”“진짜요?”배현수는 선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네가 한번 해보면 알잖아.”선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스티프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개야, 아빠를 물어!”마스티프는 어리둥절해 했고 배현수는 어이가 없었다.선유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거짓말, 움직이지도 않잖아요.”정말 효성이 참으로 지극한 아이로구나...배현수의 교육하에 마스티프는 선유를 ‘주인’으로 섬기게 되었고 선유도 마지못해 강아지의 줄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작은 꼬맹이가 사자 같은 개를 끌고 오자 엄준과 도 집사는 깜짝 놀랐다.때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던 조유진도 깜짝 놀랐다.“선유야, 이렇게 큰 개는 어디서 난 거야?”“아빠가 준 생일선물이에요.” 선유는 개 줄을 잡고 말했다.“우리 엄마야, 짖으면 안 돼! 그러다가 아빠에게 혀가 뽑힐 거야!”그러자 마스티프는 바로 말을 듣고 조용해졌다.조유진은 걱정된 듯 물었다.“선유를 안 무는 거 확실해요?”배현수가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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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조유진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초윤아, 새해 복 많이 받아.”남초윤이 말했다.“선유 생일이 내일모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선물 사러 쇼핑몰에 가는 길이야. 선유가 특별히 갖고 싶어 하는 게 있을까?”조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 요즘 이사한다고 하지 않았어? 귀한 건 필요 없어. 생일은 매년 쇠는 건데 뭐. 나중에 십 년 더 지났을 때 큰 거로 선물해줘.”남초윤은 블랙카드를 육지율에게 돌려줬고 이사도 나와야 하기에 돈이 빠듯할 것이다.남초윤이 미처 말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육지율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공주 스타일 신발이 녀석에게 어울릴 것 같아요.”조유진이 물었다.“육지율 씨와 쇼핑 중이야?”남초윤은 쑥스러운 듯 응이라고 했지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말했다.“응, 선유에게 양아빠가 필요하잖아. 그래서 같이 선물 사러 왔어.”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한 조유진은 야유하듯 말했다.“계속 이사 나올 거야?”남초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중에 얘기해.”아마 육지율이 옆에 있어 ‘민감’한 주제에 대해 언급하기 어려운 것 같다.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이 메시지를 보내왔다.[어젯밤에 이 사람이 유설영과의 관계에 대해 해명했어. 유설영의 전화번호도 삭제하고. 앞으로 유설영과 연락하지 않겠대.]조유진은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인상을 살짝 찌푸리고 있는 조유진을 본 배현수가 물었다.“무슨 일이야?”조유진이 되물었다.“지난번에 육변팀과 유설영 엔터테인먼트가 협력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제 협력이 끝난 거예요?”“이제 막 계약서 체결했어. 엔터테인먼트와 법률사무소는 기본 일 년, 길면 3년 계약이야. 이제 계약한 지 얼마 되었다고 벌써 계약이 끝나.”조유진도 의아했다.“방금 초윤이가 그러는데 육 변호사가 앞으로 유설영과 연락 안 하겠다고 했대요.”조유진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그런데 아까 초윤이 말로는 육변이 유설영과 다시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대요.”배현수는 바로 그 말을 부인했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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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조유진은 남초윤의 기분이 좋은 걸 보고 차마 찬물을 끼얹을 수 없었다. 하여 말해야 할지 말지 한참 동안 망설였다.배현수가 직설적으로 말했다.“초윤 씨 기분 망가뜨리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마.”“근데 언젠가는 알게 될 거잖아요.”“그래도 그건 나중의 일이잖아. 사실 사람은 가끔 핑계 하나가 필요하기도 해. 누구나 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게 아니야.”조유진이 말했다.“육 변호사님은 사랑 고수라서 초윤이는 절대 상대가 아니에요.”그러자 배현수가 말했다.“만약 지율이가 앞으로 다시는 사적으로 유설영 씨와 연락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초윤 씨도 아마 저도 모르게 그러길 바랄 거야.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지율이한테 소유욕이 그렇게 강한데 언젠가는 알게 될 진실을 알려줘봤자 며칠 미리 속상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어. 초윤 씨가 두 사람이 일적으로 연락한다는 거 알게 되더라도 마음을 접거나 이혼할 것 같아? 이혼 소리를 3년이나 했는데 이혼했어?”진짜 떠나고 싶은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떠나지, 절대 상대에게 떠난다고 말하면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조유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기 전에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던 것처럼 말이다.“...”배현수의 말에 조유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배현수의 말이 다 맞았고 심지어 정곡을 찔렀다.조유진이 생각하다가 말했다.“적어도 너무 깊게 빠지진 않잖아요. 그럼 진짜 이혼할 때도 너무 힘들지 않을 거고.”“지금 말해줘봤자 며칠 더 고통스러울 뿐이야. 그것 말고는 진짜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어.”배현수가 생각하는 게 역시 일반 사람과 조금 달랐다. 조유진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이게 환상 속에서 사는 거랑 뭐가 달라요?”배현수는 조유진을 빤히 쳐다보았다.“감정은 원래 그래. 진실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거든.”조유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남초윤에게 귀띔 문자를 보냈다.[남자가 하는 말을 믿어선 안 돼.]한참이 지난 후 남초윤이 답장을 보냈다.[배현수가 너한테 거짓말했어?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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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뉴스가 계속 이어졌다.“시신 목 부분에 목 졸린 흔적이 명확하게 있었다고 합니다. 끈에 목을 졸려서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조유진은 옆에 있던 조선유를 품에 안고 눈을 가렸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조선유가 눈을 가린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엄마, 누가 죽었어? 나쁜 사람이야?”뉴스가 끝나고 나서야 조유진은 조선유를 풀어주었다.“일단 올라가 있어. 엄마가 할아버지랑 할 말이 있어.”그러자 조선유가 고분고분 말을 들었다.“알았어. 루루야, 나랑 올라가서 레고하자.”루루는 폴짝폴짝 뛰어서 조선유의 옆으로 달려갔다. 조선유의 방에 가는 걸 루루는 가장 좋아했다. 안에 온통 장난감이니까. 그 장난감들은 사람도 놀 수 있고 강아지도 놀 수 있었다.조선유가 레고를 하면 루루는 옆에서 망가뜨리느라 여념이 없었다.조선유와 루루가 위층으로 올라간 후 조유진이 말했다.“아빠, 그때 사람 시켜서 날 성남에서 데려간 게 진짜 더안의 장동원이에요?”엄준은 조유진을 빤히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더안과 성행 그룹이 건축 자재의 공급 시장을 점령하려고 경쟁하고 있었어. 내 밑에서 일하던 애들이 나 몰래 언론사를 매수했는데 더안에 품질 불량의 건축 자재가 있다고 터트린 거야. 근데 언론사에서는 더안의 건축 자재에 방사성 물질이 있어서 암을 유발한다고 사실을 왜곡했어.”“20여 년 전의 언론사는 대중들한테 엄청 권위가 있는 존재라서 언론에서 뭐라고 하면 사람들은 곧이곧대로 다 믿었거든. 여론 때문에 더안은 시장을 잃었고 나중에 부실 경영 때문에 자금도 부족해졌어. 성행 그룹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성남의 각 은행과 금융회사와 손을 잡고 더안의 대출까지 싹 다 끊어버린 거야. 결국 3개월도 안 돼서 회사는 완전히 부도났어.”자본 시장은 참으로 잔인했고 피바람도 자주 불었다.조유진은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러니까 사실 그때 더안의 건축 자재가 암을 유발하는 건 아니었네요? 더안도 결국에는 모함당한 피해자고?”엄준의 두 눈에 미안함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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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조유진이 갑자기 흠칫하더니 눈빛이 마구 흔들렸다.“아빠, 나랑 현수 씨 결혼 허락하신 거예요?”엄준의 말투는 여전히 교만했다.“네가 그렇게 좋다는데 난들 어쩌겠어. 허락하는 수밖에. 선유 봐서 겨우 허락한 거야.”조유진이 피식 웃었다.“우리 선유 대단한데요?”“그나저나 선유를 나한테 맡기기로 한 약속 잊지 않았지? 절대 한 입으로 두말해선 안 돼. 나이 먹으니까 집에서 애나 보면서 개도 키우고 심심하면 바둑이나 한판 두고 이렇게 살고 싶어.”조유진이 대답했다.“알았어요. 선유도 그걸 바랄걸요? 걔는 대제주로 돌아갈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엄준에게 있어서 조선유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녀였다....조유진이 방으로 들어와 보니 배현수가 노트북을 켜고 일하고 있었다.남자든 여자든 업무에 집중할 때면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더 지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배현수가 은테 안경까지 끼고 있어서 깔끔하고 단정하기도 했다.이 안경은 독이 채 빠져나가지 않아 시력이 나빠졌을 때 조유진이 사준 안경이었다.조유진은 안방 문을 닫고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시력이 예전보다 더 안 좋아졌어요?”예전에 노트북을 볼 땐 안경을 끼지 않던 그였다.조유진이 다가오자 배현수도 일을 멈추고 의자에 기대더니 조유진을 다리 위에 앉혔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어루만졌다.“안경 쓰지 않고 컴퓨터를 계속 들여다보면 눈이 피곤하더라고. 근데 도수는 아주 낮아.”조유진이 농담을 건넸다.“현수 씨도 이젠 나이 먹었잖아요.”배현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길고 힘 있는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힘껏 잡아당겨 품에 끌어안았다. 말투가 진지하면서도 위압감이 넘쳤다.“나이 먹었다니? 그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귀여운 어린놈이 좋다는 거야?”그때 남자의 예민한 부분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남자의 그곳이 조유진에게 닿고 말았다.사실 31살은 남자든 여자든 한창 젊고 유망하며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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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배현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놀란 듯 물었다.“나도?”조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위는 가고 싶지 않은가 봐요?”배현수의 두 눈에 어둠이 스쳤다.“그러니까 어르신이 허락했단 말이야?”“아빠가... 선유를 봐서 겨우 허락한대요. 선유한테 고마워해야 해요.”배현수는 겉으로는 기분이 좋은 척했지만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유진아, 어르신도 날 받아줬는데 그럼 우리 관계 언제까지 숨겨야 해? 이젠 공개해도 되지 않아?”조유진도 더는 미루지 않았다.“내가 SY 그룹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도 괜찮다면... 공개해요.”배현수는 그녀를 그윽하게 보면서 먼 미래까지 생각했다.“혼인신고 먼저 할래? 아니면 결혼식 먼저 올릴래?”“...”조유진이 피식 웃었다.“현수 씨, 우리 지금 언제 공개할지 상의하는 거 아니었어요?”배현수가 물었다.“물어보면 안 되나?”“...”‘그래. 안 될 건 없지.’배현수가 계속하여 말했다.“하지만 결혼은 인생의 큰일이니까 어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해.”조유진은 그의 진지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현수 씨도 이렇게 예의 차릴 줄 알아요?”“내가 언제 예의 없었어?”조유진이 되물었다.“그럼 만약 어른들이 좀 더 기다리라고 하면요?”배현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는 어두운 목소리로 카리스마 있게 말했다.“그런 예의는 지키지 않아도 돼.”“...”한참 후 조유진은 배현수의 어깨에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문득 다른 일이 떠올랐다.“그나저나 현수 씨 어머니가 지금 행방불명이 됐는데 지금 결혼식을 올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세심한 조유진은 배현수의 상황까지 고려했다.“지금부터 결혼식 준비한다고 해도 한참 준비해야 해. 준비 마쳤는데도 소식이 없으면 아마...”배현수의 두 눈이 어두워졌고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조유진이 물었다.“지금 719부대 사람들이 현수 씨 도와서 찾고 있어요?”“응. 사실 719부대가 3일 찾아도 찾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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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조유진도 무언가를 눈치챘다.“현수 씨 어머니와 장동원 씨에게 복수하려는 사람이 마침 드래곤 파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네요.”배현수가 말했다.“당시 바꿔치기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너와 안정희 씨 진짜 아들이었지.”조유진의 눈동자에 경악이 스쳐 지나갔다.“우리 양어머니가 아들을 낳았었다고요?”“응.”“...”조유진은 하늘이 사람을 농락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절감했다.그녀는 입꼬리를 끌어 올리면서 말했다.“우리 아버지는 당시 여아보다 남아를 더 좋아했어요. 만약 우리 어머니가 아들을 낳았다는 걸 아버지가 알았더라면, 당시 바꿔치기 당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는 아마 그 아들을 아주 소중히 여기고 예뻐했을 거예요. 그리고 아들이라는 걸 봐서라도 어머니에게 잘해줬겠죠.”만약 당시 바꿔치기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안정희는 아마도 계속 시장 부인이었을 것이고 아들을 낳았으니 물질적인 면에서 꽤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살았을 것이다.배현수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줄곧 안정희 씨 아들의 행방을 찾았어. 그는 아마 살아있을 거야.”조유진은 뭔가 떠올린 건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 아이가 복수하러 온 거 아닐까요? 그는 장동원 씨와 예지은 씨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치기한 게 죽도록 미웠던 거예요. 그들이 바꿔치기하지 않았다면 그는 충남 조씨 가문에서 살았을 거고, 또 우리 아버지는 분명 아들인 그를 소중히 여겼을 테니까요.”배현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정말로 안정희 씨 아들이 복수하러 온 거라면 우리 어머니는 아마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겠지.”조유진은 배현수의 손을 잡고 깍지를 꼈다.“현수 씨, 이번에 대제주시로 돌아가면 총 쏘는 법을 가르쳐줘요.”조선유는 루루가 지켜줬다.조유진은 배현수의 곁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적어도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배워서 중요한 순간에 그의 발목을 붙잡고 싶지 않았다.“유진아, 넌 이런 싸움에 말려들어서는 안 됐어.”조유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내가 719 집권자의 아내가 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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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다음 날 아침.어른 세 명과 아이 한 명, 강아지 한 마리가 두아산 묘지에 도착했다.엄준은 옅은 색의 꽃도라지 꽃다발을 신희수 묘비 앞에 놓은 뒤 손을 뻗어 안타까운 듯 아내의 묘비를 쓰다듬었다.“희수야, 내가 누굴 데려왔는지 볼래?”묘비 위에는 신희수의 사진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목구비는 조유진과 무척 흡사했다.조선유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할머니랑 엄마 무지 닮았어요!”조유진은 조선유를 안고 말했다.“선유야, 우리 할머니께 절하자.”“응!”조선유는 두말없이 방석 위로 무릎을 꿇은 뒤 묘비를 향해 몇 번 절을 했다.“할머니, 전 조선유라고 해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절을 한 뒤 조선유는 루루를 안고 소개했다.“할머니, 얘는 우리 강아지 루루예요. 아빠가 선물로 줬어요! 루루, 너도 할머니께 절해야지!”루루는 아주 말을 잘 들었다. 루루는 앞발을 들고 펄쩍 뛰더니 머리를 바닥에 댔다.“아, 맞다. 할머니, 아직 우리 아빠 모르시죠?”조선유는 배현수의 바지를 잡고 흔들면서 그에게 귀띔했다.“아빠, 아빠도 저처럼 자기소개해야 해요. 안 그러면 할머니가 아빠를 몰라요.”옆에 있던 엄준은 웃음을 참았다. 그는 자애로운 표정으로 조선유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희수야, 우리 손녀가 벌써 이렇게 컸어. 올해 7살이야. 귀엽지? 앞으로 자주 데려올게.”옆에 있던 배현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혼잣말하는 것이 아주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배현수는 보기 드물게 조선유의 말에 따랐다. 그는 묘비를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님, 전 배현수라고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이는 제가 앞으로 잘 보살필게요.”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귓가로 바람 소리와 함께 총알이 하나 스쳐 지나갔다.배현수는 빠르게 조유진의 머리를 눌렀다.“앉아!”탕!총알 하나가 묘비를 명중했고 묘비는 쩍 갈라졌다.줄지어 늘어선 나한송 뒤로 딸깍 소리가 들려왔는데 탄알이 장착되는 소리였다.배현수는 옷깃을 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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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쓰러진 용병은 총을 들어 루루의 입에 대고 쏘려고 했다.탕!배현수는 총을 든 용병의 팔에 총을 쏴서 그가 들고 있던 글록 17 권총을 떨어뜨리게 했다.루루는 화가 나서 입을 벌리고 용병의 목을 물어뜯으려고 했고 배현수가 서둘러 말렸다.“루루, 내려가!”깨갱.루루는 입에 힘을 풀기가 아쉬운 듯했다. 생고기를 먹지 않은 지 꽤 오래됐기 때문이다.배현수는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말 안 들으면 평생 고기 못 먹을 줄 알아!”깨갱.루루는 그제야 미련 가득하게 눈앞의 식량을 포기했다.배현수는 총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겨눈 채 그의 마스크를 벗겼다.“누가 보낸 거야?”용병의 목젖이 움직였다.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배현수는 그의 턱을 잡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독을 먹고 자살했다.암살 임무에 실패했으니 반드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이렇게 무자비한 수단은 누가 봐도 드래곤 파였다.묘지에서 돌아간 뒤 배현수는 백소미에게 연락했다.“내가 성남에서 습격당했을 때 성남 근처를 드나든 수상한 자가 있는지 조사해 봐요.”또 성남이라니, 우연이 아닌 듯했다.백소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보스,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는데요.”“말해요.”백소미가 말했다.“드래곤 파의 보스와 엄명월 씨가 아주 각별한 사이인 것 같아요. 엄명월 씨가 드래곤 파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제가 엄씨 일가에 잠입했을 때 전 엄명월을 처단하자고 했었어요. 그런데 드래곤 파 보스는 반대했을뿐더러 엄명월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했어요. 제가 아는 바로 드래곤 파 보스는 과거 한국의 한 보육원에서 자랐어요. 어느 보육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엄명월 씨가 어렸을 때 지냈었던 그 보육원은 하늘 보육원이거든요. 둘이 어렸을 때 아는 사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요. 엄명월 씨는 예전에 줄곧 곁에 남자 비서 김 씨가 있었는데 엄준 어르신을 암살하는 임무가 끝난 뒤에 그 비서도 실종됐어요. 그리고 드래곤 파 보스의 코드네임은 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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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육지율은 전화 너머로 대답했다.“잠시 후에 로펌 동료에게 작성하라고 할게.”유설영은 약간의 강압적인 말투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네가 직접 작성해 주길 원해. 다른 사람이 하는 건 믿을 수가 없어.”“우리 변호사 사무소에서는 모든 직원이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성명서 작성과 같은 기본적인 일을 못 하는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잘렸어.”유설영은 개의치 않고 강조했다.“스타들의 워크숍에서 나온 변호사 서한에서도 실수가 있었잖아. 네티즌들이 아주 까다로워. 다들 변호사보다 더 전문적이라서 꼬투리를 잡는다니까.”육지율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우리 로펌의 업무 능력을 믿지 못하면서 왜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내고 의뢰했어?”유설영은 대담하고 솔직하게 말했다.“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나는 네 로펌을 믿는 게 아니고 너를 믿는 거야.”조금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나서도 육지율은 한동안 반응하지 않았다.유설영은 다시 덧붙였다.“육 변호사는 패소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 내가 육 변호사를 안 믿고 누구를 믿겠어?”육지율은 어릴 적부터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자라왔기에 이런 말들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들렸다. 그래서 유설영의 이런 말들도 그의 마음에 어떤 감정도 일으키지 않았고 그저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뿐이었다.육지율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끊을게. 다음번엔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일이 아니면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전화하지 말고 로펌 보조에게 연락해.”유설영은 어이없어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육지율, 나 지금 너의 고객이잖아! 고객 전화를 안 받다니! 나중에 네 로펌 태도가 나쁘다고 폭로할 거야!”“우리 로펌에 의뢰할 때 내가 너에게 친절하게 대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유설영은 잠시 망설이며 목소리를 낮췄다.“아직도 내가 너를 버리고 뉴욕으로 간 걸 원망하는 거야? 내가 이미 설명했잖아. 너의 할아버지가 강제로 나를 보냈다고...”“너무 신경 쓰지 마. 난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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