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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육지율은 전화 너머로 대답했다.

“잠시 후에 로펌 동료에게 작성하라고 할게.”

유설영은 약간의 강압적인 말투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네가 직접 작성해 주길 원해. 다른 사람이 하는 건 믿을 수가 없어.”

“우리 변호사 사무소에서는 모든 직원이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성명서 작성과 같은 기본적인 일을 못 하는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잘렸어.”

유설영은 개의치 않고 강조했다.

“스타들의 워크숍에서 나온 변호사 서한에서도 실수가 있었잖아. 네티즌들이 아주 까다로워. 다들 변호사보다 더 전문적이라서 꼬투리를 잡는다니까.”

육지율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우리 로펌의 업무 능력을 믿지 못하면서 왜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내고 의뢰했어?”

유설영은 대담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나는 네 로펌을 믿는 게 아니고 너를 믿는 거야.”

조금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나서도 육지율은 한동안 반응하지 않았다.

유설영은 다시 덧붙였다.

“육 변호사는 패소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 내가 육 변호사를 안 믿고 누구를 믿겠어?”

육지율은 어릴 적부터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자라왔기에 이런 말들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들렸다. 그래서 유설영의 이런 말들도 그의 마음에 어떤 감정도 일으키지 않았고 그저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육지율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끊을게. 다음번엔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일이 아니면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전화하지 말고 로펌 보조에게 연락해.”

유설영은 어이없어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육지율, 나 지금 너의 고객이잖아! 고객 전화를 안 받다니! 나중에 네 로펌 태도가 나쁘다고 폭로할 거야!”

“우리 로펌에 의뢰할 때 내가 너에게 친절하게 대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

유설영은 잠시 망설이며 목소리를 낮췄다.

“아직도 내가 너를 버리고 뉴욕으로 간 걸 원망하는 거야? 내가 이미 설명했잖아. 너의 할아버지가 강제로 나를 보냈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마. 난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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