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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육성일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 사실 그녀도 어렴풋이 짐작했다.

남초윤도 자신이 신데렐라처럼 운이 좋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멍청하지 않다.

유리구두 하나 없는 신데렐라에게 육지율이 오래 감정을 쏟을 필요가 있을까?

안타깝지만 육성일의 이런 말들은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개와 3년을 지내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하물며 맞은편에는 육지율이라는 사람이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움직인 이상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없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마치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사랑이 부족한 사람은 사랑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늘 더 많이 사랑한다. 그런 사람은 상대방이 조금만 잘해주면 쉽게 함락된다.

육지율에게 마음이 흔들리다니, 뭔가 병이 나도 단단히 났다.

...

육씨 저택에서 나온 후 남초윤은 홀로 남씨 집으로 돌아갔다.

문명희가 남재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설날 이튿날부터 육씨 가문에 가서 돈을 빌리면 어떡해요? 당신 늙은 얼굴이야 체면이 필요 없겠지만 윤이가 앞으로 육씨 집안사람들을 어떻게 보라고 그러는 거예요? 시댁에서 평생 얼굴도 못 들고 살면 어떡해요!”

말을 하면서 남재원에게 주먹을 날렸다.

짜증이 난 남재원은 한참이나 가만히 있더니 손에 든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눌러 끄고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나도 설날부터 망신당하고 싶어서 간 줄 알아? 당신 그 좋은 사위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빌려주기는커녕 앞으로 다시는 자기에게 돈을 빌리는 전화를 하지 말라면서 독설을 퍼부었어! 어느 집안 사위가 이렇게 날뛰어? 육씨 성을 가진 사람들만 그런 거라고! 채권자들이 집 앞까지 왔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그저 사위 아버지에게 가서 손을 내밀 수밖에!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그렇게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일 줄 누가 알았겠어!”

문명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채권자요? 몇 년 전에 이미 그 밑에 있는 부하들에게 돈을 갚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집까지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는 건데요?”

그 말에 주눅이 든 남재원은 뭔가 감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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