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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육지율이 여자를 잘 달래는 것을 어떡하겠는가? 특히 침대 위에서는 전혀 아끼지 않았고 그의 입과 돈, 그리고 방탕하게 잘생긴 얼굴 때문에 조금만 달래도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기분이 나빠 참을성이 없어지면 육지율은 언제든지 상대방을 천국에서 지옥으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싫어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그의 생각에 달렸다.

바보 같은 남초윤은 김성혁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아직도 교훈을 섭취하지 못하고 또 늑대 같은 육지율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때 갑자기 밖에서 천둥이 치더니 찬바람이 창문을 세게 두드렸다.

비몽사몽인 상태일 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남초윤은 눈을 뜨지도 않고 바로 받았다.

“여보세요?”

“자요?”

전화기 너머의 육지율은 그녀의 잠기 어린 목소리를 바로 알아챘다.

몇 초 동안 넋을 잃은 남초윤은 이내 손을 뻗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아직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실눈을 뜨고 발신자 표시를 본 순간 그 짐승보다 못한 남자임을 확인한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네’라고 대꾸했다.

“시간이 늦었는데 내가 데리러 갈까요?”

“아니요. 내가 운전해서 갈게요.”

육지율이 데리러 온 것이 남재원에게 들키면 남재원은 그들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해 또 돈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아침까지도 말다툼하던 사람이 갑자기 고분고분해지자 육지율은 신기해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얌전해졌어요? 할아버지가 뭐라고 한 거예요?”

남초윤은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빨리 아이를 낳으라고밖에.”

그녀의 말투는 별다른 이상한 감정이 없이 매우 정상적이었다.

육지율은 남초윤이 드디어 생각을 정리한 줄 알고 물었다.

“그럼 내일 아침 오로라를 보러 아이스란드로 갈래요?”

잠깐 멈칫한 남초윤은 이내 말했다.

“아니요. 오로라가 뭘 볼 게 있다고요. 설 지나면 일이 많아질 텐데 요즘은 좀 쉬고 싶어요.”

전화기 남자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

“아직도 유설영 일로 나에게 화가 난 거예요?”

아무리 화를 내도 육지율은 그저 그녀가 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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