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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언젠가 다시 만나요: Chapter 861 - Chapter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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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루루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을 때 배희봉이 깜짝 놀라자 선유가 다급하게 말했다.“할아버지, 무서워하지 마세요. 루루는 말을 잘 듣고 사람을 물지 않아요.”그리고 선유를 루루를 보며 말했다.“루루야, 이분은 할아버지야. 할아버지한테 세배해야지.”루루는 앞다리를 들고 육중하게 점프를 했다. 이 모습을 본 배희봉은 웃음을 터뜨렸다.“강아지가 참 재밌구나.”조유진은 차에서 물건들을 가득 가지고 내렸다.“아저씨, 이것들을 받으세요.”“아가씨가 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무슨 선물까지 이렇게 많이 가지고 왔어요.”배현수는 조유진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방으로 들어갔다.“아버지, 호칭을 바꿔야죠. 유진이는 지금 아버지 예비 며느리예요.”배희봉은 이마를 치면서 장난스레 말했다.“이렇게 부르는 게 습관이 돼서 고치기가 쉽지 않네.”방 안으로 들어가자 테이블에는 많은 간식과 과일들이 놓여있었다. 배희봉이 말했다.“앉아서 쉬고 있어. 나는 가서 음식을 준비할게. 선유야,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대로 먹어.”선유는 귀엽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할아버지!”“아저씨, 제가 도와드릴게요.”말하면서 조유진이 따라가려고 하자 배현수가 그녀를 잡았다.“시골에서 음식을 하려면 기름 냄새랑 연기가 많이 나. 너는 가지 말고 있어. 내가 가서 도와주면 돼.”배희봉은 주방의 문을 닫으며 말했다.“둘 다 오지 마. 오늘은 내 솜씨를 제대로 맛보면 돼.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고 있어!”조유진이 의아해서 물었다.“예전에 아저씨한테 가사도우미를 찾아주지 않았어요? 그분은요?”“아버지가 불편하다고 오지 말라고 하셨어.”배희봉은 아직 몸이 건강해서 홀로 시골에 살면서 마당에는 채소도 많이 심었다. 선유와 루루는 시골에 오자마자 마음대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둘이 문 앞의 밭에서 뛰어다니며 놀자 강아지가 너무 시선을 끄는 탓에 같은 마을의 다른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선유는 자랑스레 아이들에게 자신의 강아지를 소개했다.조유진은 루루가 낯선 사람을 물가 봐 걱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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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저녁을 먹고 나서 배현수 가족들이 떠나려던 때, 배희봉이 조유진을 잡으면서 그녀의 손에 두꺼운 돈 봉투를 건넸다. 조유진은 깜짝 놀라 황급히 거절했다.“아저씨, 너무 많아요. 저는 이걸 받을 수가 없습니다.”배희봉이 웃으며 말했다.“왜 못 받는다고 그래요. 현수랑 곧 혼인신고도 할 텐데, 제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적다고 생각해서 안 받으려는 거예요?”조유진은 배현수를 바라보았다. 배현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받아. 여기는 여기만의 법이 있어. 네가 안 받는다면 아버지는 아마 오늘 저녁에 잠이 들지 못하실 거야.”그제야 조유진은 마음 놓고 받으면서 말했다.“아저씨, 다음에 현수 씨랑 내려올 때는 그렇게 많은 걸 준비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가 손님도 아니고 아저씨를 뵈러 오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근데 현수 씨가 도시로 와서 지내시라고 하는데 왜 안 오시는 거예요?”선유가 곁에서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할아버지, 혼자서 시골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아빠 집은 크고 방도 많아요. 예삐와 루루도 독방이 있어요!”“아이고, 나는 늙어서 시골에 있는 게 조용하고 좋아. 내 걱정은 하지 마. 아주 건강해!”말하면서 배희봉은 사전 준비했던 돈 봉투를 하나 더 꺼내서 선유의 패딩 주머니에 넣었다.“귀염둥이, 이건 할아버지가 너에게 주는 세뱃돈이야. 절대 아빠한테 주면 안 돼.”“할아버지, 감사합니다!”선유는 거절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리며 해사하게 웃었다. 배희봉은 마을 어귀에 서서 그들의 차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마을 어귀에는 소식통인 마을주민들이 모여있었다. “아이고, 배 씨, 정말 입이 무겁네! 저번까지만 해도 아들이 여자친구가 없고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더니 이렇게 엄청난 미인을 데리고 왔어!”“우리한테 말을 안 한 이유가 있었네. 배 씨가 아주 꼭꼭 숨겼어!”“배 씨가 아주 복이 있어. 손녀까지 생기고 말이야!”이웃들은 말을 한마디씩 주고받았고 배희봉은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산성 별장으로 돌아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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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조유진은 웃으며 말했다.“아빠 말 듣지 마. 아빠가 너 놀리는 거야. 그 봉투는 네 금고에 넣고 있어. 함부로 쓰지만 않으면 돼.”선유는 돈을 다시 넣은 봉투를 주머니에 넣으며 아주 소중하게 다뤘다.“네! 제가 보관하고 있을래요! 저도 이제 커서 엄마처럼 예쁜 아내와 결혼할 거예요!”선유는 예쁜 아내와 결혼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여겼다. 조유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선유는 아내를 맞을 필요 없어. 물론 선유는 데릴사위를 데리고 올 수 있지. 아빠처럼 말이야.”선유는 배현수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작은 손으로 손사래를 치면서 온몸으로 거부했다.“싫어요! 아빠는 너무 무서워요! 숙제만 시키고 공부하라고만 하잖아요! 엄마, 저는 제 아기가 저처럼 힘들게 지내게 하지 않을 거예요!”“...”아이가 좋은 대로 하는 말이지만 말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게 신기했다. 배현수가 말했다.“지금 고르기까지 하는 거야?”선유는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내 아내인데 당연히 골라야죠.”...산성 별장에 도착해서 루루가 예삐를 쫓아다니자 예삐는 겁에 질렸다. 선유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 루루와 예삐의 중간에 서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대전을 말렸다.“그만해!”잠깐 휴전하더니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어린이는 함께 뒹굴었다. 거실에서는 강아지, 고양이와 아이의 소리가 뒤섞여서 들려왔다. 생활의 정취가 부족하던 별장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고 아늑해졌다.배현수는 선유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조유진을 안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큰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며 가벼운 웃음을 짓고 물었다.“200만 명 가운데서 고르고 골라야 만날 수 있는 아내인데 언제 혼인신고를 하러 갈까?”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고 시선은 불타올랐다. 조유진은 얼굴과 목이 다 빨개졌고 시선은 배현수의 목젖을 보고 있었다.“아직 혼인신고도 안 했는데 벌써 아내라고 부르는 거예요?”배현수는 시선을 내려 그녀를 보면서 유혹적인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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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배현수가 계속해서 관계를 맺으려 할 때, 문밖에서는 소란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선유가 문 앞에서 소리쳤다.“엄마! 샤워할래요! 샤워하고 나서 부루마블 게임을 할래요!”조유진은 배현수를 밀어내면서 말했다.“선유를 샤워시키러 가야겠어요. 비켜요.”“...”배현수는 조유진의 목에 쓰러지며 한숨을 내뱉었다.“겨울방학이 끝나면 바로 성남으로 돌려보내.”“...”조유진은 웃음을 터뜨렸다.안방 문이 열리고 선유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배현수의 긴 다리였다. 선유의 시선은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다가 고개를 위로 쳐들고 물었다.“아빠, 표정이 왜 또 그래요? 아까까지 기분 좋았잖아요.”배현수는 고개를 숙이고 다리까지밖에 오지 않는 어린아이를 보면서 억지웃음을 지으며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너 때문이야.”“네?”선유는 어리둥절했다. 조유진은 얼른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달려와서 말했다.“가자. 엄마랑 가서 샤워하자.”선유는 배현수를 흘겨보더니 조유진의 손을 잡고 욕실로 갔다. 선유는 작은 목소리로 조유진한테 중얼거렸다.“엄마, 아빠는 왜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왔다 갔다 해요? 아빠를 정신과 의사한테 보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욕구불만인 남자들은 성격이 다 좋지 않다. 저녁에 선유는 조유진에게 매달려서 조유진의 목을 안고 잠이 들었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배현수는 조유진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어린아이의 손은 엄마의 목을 너무 꽉 잡고 있어 떼어낼 때 힘이 좀 들었다. 배선유가 7살이 되고 보니 정말 미운 7살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었다. 아이를 성남의 할아버지한테 보내는 게 좋은 선택인듯했다.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엎드려서 잠이 쏟아지는 눈을 거슴츠레 뜨고 웃음을 터뜨렸다.“다른 집은 딸바보다 뭐다 난리인데 우리 집은 왜 둘이 그렇게 안 맞아요?”배현수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뒤에서 그녀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뭐라고?”“둘이 안 맞는다고요.”“그 앞에 말.”조유민은 배현수가 묻는 말을 뒤늦게 알아듣고 고개를 돌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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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남씨 가문 별장의 문 앞에는 많은 사람과 공무집행 차량이 모여있었다. 남재원은 지금 나가지 않으려고 방안에서 버티고 있었다.“당신들은 내 집을 빼앗아가지 못해! 이건 내 집이야. 당신들이 무슨 근거로 우리 집을 빼앗는 거야?”법원의 직원은 사원증을 보여주면서 말했다.“남재원 씨, 이 집은 예전에 이미 은행에 저당 잡혔습니다. 남재원 씨가 채무를 계속 이행하지 못하고 기한을 늘려줬는데도 기한이 지나도록 채무를 갚지 못했기에 우리는 당신의 집을 회수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협조해주십시오.”남초윤은 차에서 내려 집안으로 황급히 달려가서 남재원에게 물었다.“언제 집을 저당 잡힌 거예요?”남재원은 우물쭈물하면서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 직원이 말했다.“남재원 씨는 지난해 6월에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현금 95억을 대출받았습니다. 현재 96억 현금을 단 한 푼도 갚지 못했기 때문에 대출 이자의 130%에 해당하는 벌금을 지급해야 합니다.”대출 이자의 130%에 해당하는 벌금... 이 말을 들은 문명희와 남초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문명희는 남재원을 때리면서 울며불며 욕을 퍼부었다.“정신 나갔어요? 어떻게 우리 집을 담보로 대출할 생각을 해요! 남재원, 당신 진짜 미친 거예요? 차라리 가서 죽어버려요!”직원이 말을 덧붙였다.“남재윤 씨, 만약 지금 은행의 대출금과 벌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바로 돌아가고 당신의 집에 대해 법적 경매를 진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갚지 못한다면 이 집은 법적인 경매 절차에 들어가게 되고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으로 은행의 대출을 갚을 것입니다.”남재원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남초윤을 잡고 얘기했다.“육지율의 외할아버지가 이 부분의 법적 분쟁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 않았어? 얼른 육지율에게 전화해서 사람을 찾아 얘기 좀 해달라고 해! 대출을 갚아주지 못하더라도 법원에 얘기해서 우리한테 방법을 생각할 시간을 며칠 더 달라고 해!”남초윤은 그를 째려보았다.“며칠 더 주면 갚을 돈이 생겨요?”이 지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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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법원 관계자들이 문 앞에 붙은 테이프를 떼고 물러났다. 남재원은 배현수를 보더니 어두웠던 눈빛이 갑자기 밝아지며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배 대표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역시 대표님이세요! 대표님 한마디에 모두 떠나버리다니, 몇 마디만 더 하셨더라면, 그럼 이 집은…” 남재원의 엉큼한 속셈을 눈치챈 남초윤은 차갑게 말을 끊었다. “며칠 더 유예기간을 준 거지, 집을 돌려주는 게 아니에요! 날로 먹을 생각 하지 마세요!” 집안은 난장판이었다. 문명희는 눈물을 닦으며 서둘러 맞이했다. “배 대표님, 진아 씨, 편하게 앉으세요. 차 한 잔 타 드릴게요.” 유진아가 말했다. “이모님, 그러지 마세요. 우선 집부터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남재원은 배현수의 비위를 맞추며 담배 한 대를 건넸다. “배 대표님, 담배 한 대 피우시겠습니까?” 배현수는 차갑게 거절했다. “담배 끊었습니다.” 남재원이 불붙이려는 순간 남초윤은 그의 담배를 꺼버리며 말했다. “아이들도 있어요. 피우려면 나가서 피세요!” 선유는 루루를 잡은 채 둘은 눈을 크게 뜨고 남재원을 바라봤다. 남재원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이구, 이 강아지 사람은 안 물겠지?” 선유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루루는 착한 사람은 안 물지만 나쁜 사람은 물어요.” 루루는 남재원을 향해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왕!” 남재원은 놀라서 몇 걸음 물러나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해하지 마, 나 나쁜 사람이 아니야! 배 대표님, 대표님을 닮아서인지 아이도 대담하네요. 이렇게 큰 개를 키우다니, 정말, 너무 귀엽습니다!” ‘귀엽긴, 무서워 죽을 뻔했네.’‘한입에 사람도 먹어 치우겠다!’배현수는 가볍게 꾸짖었다. “배선유, 장난치지 마.” 선유는 짧게 대답하고 목줄을 잡은 채 조유진 옆에 얌전히 앉았다. 문명희는 남재원을 향해 눈짓했다. “여보,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배 대표님께 차도 타 드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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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그런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겁니다. 초윤 씨가 일하는 곳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울 수도 있어요. 그럼 초윤 씨도 계속 일하기 어려울 거예요. 만약 감당하기 힘드시면 제 생각엔 육지율한테 나서서 깔끔하게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배현수는 매번 현실적으로 이야기했다.남재원의 이런 지저분한 문제들은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완벽히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위와 인맥이 필요하다.은행 빚은 그래도 해결하기 쉬웠다. 최악의 경우, 집을 경매로 넘겨도 낙찰 금액으로 대출금을 갚기에 부족하면 부실 채무로 끝날 뿐이다. 하지만 남재원이 은행에 집을 담보로 맡기고 수억 원을 현금화한 이유는 도박 때문이다.빚을 독촉하는 양아치들은 규칙이라고 없다. 가족 간의 관계는 안중에도 없이 본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 딸을 찾아가 갚으라고 한다. 딸도 갚지 못하면… 팔을 자를지 다리를 자를지 선택하라는 식이다.특히 호성시 쪽 사채업자들은 보통 인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호성시는 도박이든 사채든 모두 합법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배현수도 분명 남 씨 집안의 골칫거리를 처리할 능력이 있지만 그의 신분과 입장은 참으로 애매하고 민감한 상황이었다.육지율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친구의 아내를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서서 집안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다.남초윤은 고개를 내리더니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조유진은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육 변호사남도 알고 있어?”남초윤은 눈에 서린 감정을 애써 숨기며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알 필요 없어. 나도 알리고 싶지 않고. 걱정 마, 육 씨네 할아버지께서 도와주기로 약속했어. 깨끗하게 처리해 주겠대.”조유진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럼 할아버지께서 아무런 조건도 안 걸었어?”예를 들면, 대가로 이혼한다거나, 아니면 아이를 낳는다거나?그들처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감정보다는 등가 교환을 더 좋아하는 법이다.남초윤은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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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남재원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속이 타는 듯 말을 뱉었다. “그럼 난 네 엄마랑 어디로 이사 가야 하는 거냐? 대제주시에서 조금 괜찮은 집은 월세가 만만치 않은데.”남초윤이 말했다. “전에 아빠가 저한테 줬던 그 아파트는 이미 내놨어요. 그리고 차도 빨리 파세요. 앞으로는 큰돈 벌 생각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살아요.”남재원은 한숨을 쉬며 달리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사위에게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군달 로펌 사무실.유설영은 매니저 유현 언니와 함께 육지율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통신문과 실시간 검색어 자료를 건넸다.사실을 왜곡하고 인신공격을 한 기사는 스타 잡지사에서 발행한 것이었다.육지율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유설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명예훼손으로 소송 가능해? 이 잡지사에서 한두 번 자극적인 기사를 쓴 것도 아니고, 이젠 욕설까지 기사에 실었어. 더는 참을 수 없어.”“가능해.”유설영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정중하게 물었다. “정말? 근데 보니 출처가 스타 잡지사야. 네 가족이 그 잡지사에서 일하는 걸로 아는데, 괜찮아?”육지율은 딱히 영향 없을 것 같아 덤덤하게 말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내가 이 사건 맡는 게 불편하면 다른 변호사한테 맡길게.”명예훼손 소송은 승소하기 쉬운 편인 데다 승소할 경우 사무소에 상당한 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에 굳이 피할 필요가 없었다.유설영은 붉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미소 지었다. “네가 곤란하지 않으면 돼. 그냥… 혹시 네 가족이 쓴 기사는 아닐지 생각이 들어서, 우리 관계를 오해한 건지도 모르잖아?”육지율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며 냉정하게 말했다. “아마 KPI 때문에 함부로 쓴 것 같아. 사무소에서 먼저 잡지사와 협상을 시도할 거야. 만약 협상에 실패하면 소송으로 갈게.”“그래, 네 말대로 할게.”...로펌 카운터.남재원은 결국 로펌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우리 육지율 변호사님을 만나야겠어!”카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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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남재원은 구석에 숨어 전부 사진으로 남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 죽일 놈! 어쩐지 장인어른 전화는 안 받더라니, 여기서 바람을 피우고 있었구나!”‘우리 딸과 이혼하려고? 게다가 내 딸을 빈손으로 내쫓으려고 해?’‘이게 다 네 불륜 증거야!’…한편, 육지율은 유설영의 말을 듣고 무심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기억력이 별로 안 좋아서, 아무리 깊은 과거도 나한테는 전혀 가치 없어.”아이슬란드가 뭐가 특별한가?예전에 연애할 때는 계획하기도 싫어서 그냥 아이스란드에 데려가곤 했다.오로라도 수도 없이 봤으니, 사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기억이다.굳이 탓하자면 충분히 넓지 않은 세상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전 세계를 다 돌아보게 된다. 그중에서 다시 갈 가치가 있는 곳을 찾았을 뿐이다.그는 스카이다이빙이나 번지점프 같은 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들이 낭만적인 데이트를 원할 때는 대부분 극한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으니 여자 친구를 데리고 두바이로 스카이다이빙하러 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면 여자한테 뺨 맞지 않겠나?그의 말에 유설영은 얼굴이 약간 굳어졌으나 이내 풀리며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지금 넌 결혼에 묶여 있잖아. 육지율, 예전의 넌 그렇게 자유로웠는데, 지금은 답답하지 않아?”육지율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레 말했다. “사람은 늘 모순적이지. 자유에 익숙해지다 보면 무덤에 들어가 눕고 싶어지거든.”“…”육지율은 드디어 유설영을 돌려보냈다.카운터 쪽에서 육지율의 모습을 본 직원이 그를 불러 세웠다. “육 변호사님! 아까 어떤 중년 남자가 변호사님을 뵙겠다고 억지로 들어가려고 했어요. 변호사님 장인어른이라고 하더군요.”육지율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람은 어디 있죠?”카운터 직원이 사방을 둘러보며 의아한 듯 말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육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대리석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앞으로 장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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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남재원은 찰칵하는 소리에 손을 풀더니 핸드폰을 뺏으려고 매니저를 향해 덮쳤다.“X발, 감히 사진을 찍어? 당장 삭제해!”매니저는 핸드폰을 꼭 쥐고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당신이 무고한 사람을 때려놓고, 뭐가 그렇게 당당해!”유설영은 상황을 보고 급히 핸드폰을 꺼내 육지율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율아, 나 지금 지하 주차장인데, 어떤 미친 중년 남자한테 맞았어, 빨리 와줘!”전화를 끊고 유설영은 옷을 조금 더 내려뜨리고 단추도 풀어 헤치며 치마 단추까지 하나 풀었다. 유설영은 놀란 토끼처럼 육지율의 품에 달아가 안겼다.그녀는 두 손으로 육지율의 허리를 감싸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변태가 날 폭행하려고 했어. 거절하니까 내 머리채를 휘어잡고 마구 때렸어!”남재원은 두 눈을 부릅뜬 채 깜짝 놀랐다. 그는 손가락으로 유설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헛소리하지 마! 내가? 내가 너를 강간하려고 했다고? 네가 내 사위를 먼저 유혹했잖아! 이 여우 같은 년아!”유설영은 육지율의 품에 안긴 채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 어린 눈으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지율아, 저 사람이... 네 장인어른이야?”그는 자신의 허리에 두른 유설영의 손을 떼어냈다. 그녀의 옷은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에는 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구라도 수상하게 여길 만한 상황이었다.그때 매니저가 눈치 빠르게 말했다. “육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 장인인 줄도 모르고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 근데 저 사람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우리 설영 씨를 이렇게 만들다니!”유설영은 육지율 뒤에 숨은 채 옷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지율아, 난 저 사람이 네 장인어른인지 정말 몰랐어. 그래도 네가 제때 와줘서 다행이야. 어쨌든 나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친 건 아니니까... 유현 언니, 신고 취하해주세요, 그냥 넘어가죠.”“사위, 저 여우 같은 년 말을 믿지 마! 저 여자 지금 거짓말하는 거야!”남재원은 화가 치밀어 거의 분통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분노에 휩싸여 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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