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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조유진이 갑자기 흠칫하더니 눈빛이 마구 흔들렸다.

“아빠, 나랑 현수 씨 결혼 허락하신 거예요?”

엄준의 말투는 여전히 교만했다.

“네가 그렇게 좋다는데 난들 어쩌겠어. 허락하는 수밖에. 선유 봐서 겨우 허락한 거야.”

조유진이 피식 웃었다.

“우리 선유 대단한데요?”

“그나저나 선유를 나한테 맡기기로 한 약속 잊지 않았지? 절대 한 입으로 두말해선 안 돼. 나이 먹으니까 집에서 애나 보면서 개도 키우고 심심하면 바둑이나 한판 두고 이렇게 살고 싶어.”

조유진이 대답했다.

“알았어요. 선유도 그걸 바랄걸요? 걔는 대제주로 돌아갈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

엄준에게 있어서 조선유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녀였다.

...

조유진이 방으로 들어와 보니 배현수가 노트북을 켜고 일하고 있었다.

남자든 여자든 업무에 집중할 때면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더 지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배현수가 은테 안경까지 끼고 있어서 깔끔하고 단정하기도 했다.

이 안경은 독이 채 빠져나가지 않아 시력이 나빠졌을 때 조유진이 사준 안경이었다.

조유진은 안방 문을 닫고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시력이 예전보다 더 안 좋아졌어요?”

예전에 노트북을 볼 땐 안경을 끼지 않던 그였다.

조유진이 다가오자 배현수도 일을 멈추고 의자에 기대더니 조유진을 다리 위에 앉혔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어루만졌다.

“안경 쓰지 않고 컴퓨터를 계속 들여다보면 눈이 피곤하더라고. 근데 도수는 아주 낮아.”

조유진이 농담을 건넸다.

“현수 씨도 이젠 나이 먹었잖아요.”

배현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길고 힘 있는 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힘껏 잡아당겨 품에 끌어안았다. 말투가 진지하면서도 위압감이 넘쳤다.

“나이 먹었다니? 그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귀여운 어린놈이 좋다는 거야?”

그때 남자의 예민한 부분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남자의 그곳이 조유진에게 닿고 말았다.

사실 31살은 남자든 여자든 한창 젊고 유망하며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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