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람이 신경주에게 약을 다 바르자마자 서 비서가 들어왔다.“도련님, 몸 상태는 어떠십니까?”“좋아요. 아람이 덕분입니다.”말을 하면서 경주는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아람은 옆으로 피했다.‘한없이 냉정하던 남자가 지금은 왜 틈만 나면 끼를 부리는 거야. 점점 느끼해지네.’“구아람 씨, 정말 감사합니다.”비서가 허리를 숙여 아람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그녀는 재빠르게 다가가 두 손으로 일으켜 세웠다.“아저씨, 너무 예의를 차리지 마세요.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구아람 씨, 우리 도련님에게…… 여전히 잘해주시네요.”서 비서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두 사람을 엮어주고 싶었다.“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신 사장님을 챙겨주는 건, 신 사장님의 할아버지가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제가 하는 모든 일은 할아버지를 위한 것입니다.”서 비서는 무안해하며 웃었다. 반면 경주는 달게 여기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가시가 박힌 말만 하는 아람이 익숙해졌다.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몸과 입술은 항상 성실했다.“도련님, 괜찮으시면 저랑 서재로 가요. 신 선생께서 할 말씀이 있다네요.”경주는 잠시 멍해졌다.“알겠어요.”그리고 아람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좀만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흥, 누가 널 기다린대? 지금 갈 거야, 안녕!”아람은 도도하게 턱을 살짝 치켜들고 경주를 스쳐 지나갔다.마음이 급해난 경주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꼭 다물고 아람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이 장면을 본 서 비서는 경주의 영혼이 아람을 따라가는 것 같았다. 뜨거운 눈빛은 아람의 몸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고 기뻐하면서도 아쉬워했다.“아저씨, 지금의 저의 모습이 우습지 않아요?”경주는 자조 섞인 쓴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때부터 서 비서를 가족처럼 여겼기에 대놓고 말했다.“그렇지 않아요, 도련님.”서 비서의 눈빛에는 어른의 온화함이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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