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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구아람이 신경주에게 약을 다 바르자마자 서 비서가 들어왔다.

“도련님, 몸 상태는 어떠십니까?”

“좋아요. 아람이 덕분입니다.”

말을 하면서 경주는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아람은 옆으로 피했다.

‘한없이 냉정하던 남자가 지금은 왜 틈만 나면 끼를 부리는 거야. 점점 느끼해지네.’

“구아람 씨, 정말 감사합니다.”

비서가 허리를 숙여 아람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그녀는 재빠르게 다가가 두 손으로 일으켜 세웠다.

“아저씨, 너무 예의를 차리지 마세요.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구아람 씨, 우리 도련님에게…… 여전히 잘해주시네요.”

서 비서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두 사람을 엮어주고 싶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신 사장님을 챙겨주는 건, 신 사장님의 할아버지가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은 할아버지를 위한 것입니다.”

서 비서는 무안해하며 웃었다. 반면 경주는 달게 여기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시가 박힌 말만 하는 아람이 익숙해졌다.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몸과 입술은 항상 성실했다.

“도련님, 괜찮으시면 저랑 서재로 가요. 신 선생께서 할 말씀이 있다네요.”

경주는 잠시 멍해졌다.

“알겠어요.”

그리고 아람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좀만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흥, 누가 널 기다린대? 지금 갈 거야, 안녕!”

아람은 도도하게 턱을 살짝 치켜들고 경주를 스쳐 지나갔다.

마음이 급해난 경주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꼭 다물고 아람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 장면을 본 서 비서는 경주의 영혼이 아람을 따라가는 것 같았다. 뜨거운 눈빛은 아람의 몸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고 기뻐하면서도 아쉬워했다.

“아저씨, 지금의 저의 모습이 우습지 않아요?”

경주는 자조 섞인 쓴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때부터 서 비서를 가족처럼 여겼기에 대놓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도련님.”

서 비서의 눈빛에는 어른의 온화함이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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