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풉!”항상 시크한 이미지였던 정연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도련님이 넷째 아가씨를 위해 애를 쓰시네.’이유희가 여자를 꼬실 때 쓰던 방법이 신효정에게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점점 개그로 되고 있었다.신효정은 몸을 숙이고 입을 열어 음식을 먹었다. 이유희가 한 말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릇을 들고 있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이유희는 그녀가 얌전하게 먹자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켁…… 켁켁.”너무 급하게 먹어 신효정은 사레가 들었다.“천천히 먹어, 배고파도 천천히 먹어.”이유희는 손을 뻗어 신효정의 등을 토닥거렸다. 갑자기 그녀의 입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내린 것을 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잘생긴 얼굴은 갑자기 목까지 붉어졌다.신효정의 입에서 죽이 흘러내렸다.‘젠장,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유희 오빠, 죽이 맛있어요. 더 먹고 싶어요.”그가 멍해 있는 것을 보자 신효정은 부드럽게 말했다.“그래.”이유희의 목소리도 쉬었다.이때, 병실 문이 격렬하게 열렸다.“이유희! 담도 크네!”가슴이 쿵쾅거리며 공포에 휩싸인 신효정은 황급히 이유희의 품에 안겼다.약한 팔이 그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는 이 소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깊이 느껴졌다.“괜찮아, 새언니와 둘째 오빠가 널 데리러 왔어.”이유희는 그녀의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말하는 사이에 전 신씨 부부가 부랴부랴 병실에 들어왔다.두 사람 사이의 애매모호한 장면을 보자 그들은 표정이 굳어졌다.“이유희! 너…… 너 효정에게 손대지 마!”이유희의 품에 안긴 신효정을 본 구아람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어?”원래 이유희는 손을 대지 않았었다. 아람의 우렁찬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신효린을 팔로 감싸 안았다.숨을 홀딱이는 아람은 멘탈이 나갈 뻔했다.‘꼬박 하룻밤에 이유희가 신효정을 가만히 놔두었겠어? 이유희가 여자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돼!’안색이 어두운 신경주가 차갑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효
특히 이유희는 더 놀랐다. 그는 신효정의 눈물이 고인 사슴 같은 눈을 바라보자 갑자기 울컥하더니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함께 있고 싶어.’“효정아, 너, 너 이유희와…….”아람은 너무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했다.“유희 오빠……”신효정은 그의 따뜻한 품에 머리를 파묻었다. 떨리는 숨결은 그의 검은 셔츠 사이를 지나 피부에 가볍게 쓸어내렸다.“같이 집으로 가고 싶어요.”……신효정의 거듭된 요구에 아람과 신경주는 할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경주는 이유희를 불러냈다. 두 사람은 병원 내 흡연 구역으로 갔다.“유희야, 효정의 귀가 왜 다쳤어?”그는 담배 두 대를 꺼내 하나는 입에 물고 다른 하나는 이유희에게 건네주었다.“왜 다쳤겠어?”이유희의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원망이 가득 찼다.“네 사랑스러운 동생 신효린이 한 짓이지!”“신효린은 내 동생 아니야. 내 동생은 효정뿐이야.”신효린의 이름만 들어도 귀를 더럽혔다고 생각했다. 경주는 싸늘하게 말했다.“효정을 다치게 한 게 신효린이라고?”이유희는 화가 나서 치를 떨었다. 손에 들고 있던 담배도 부러뜨렸다.“경주야, 내가 신효린에게 손을 쓰면, 네가 신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날 막을 거야?”경주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더니 바로 대답했다.“네가 오늘 한 말을 듣지 않았던 거로 할게.”그의 태도는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었다.“허, 친구야. 고마워.”이유희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혼내는 건 괜찮아. 하지만 목숨을 위협하는 짓은 하지 마. 널 위해서 말하는 거야.”경주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네가 정말 효정을 좋아하고, 미래를 함께할 계획이라면 내 말 잘 들어. 주변 여자들을 정리해. 몸과 마음도 정화하고. 그리고 손에 피를 묻히지 마. 너는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지 깡패가 아니야. 지금 네 상태로 효정을 네게 보내는 건, 너무 걱정돼.”“경주야, 효정은 그냥 동생이야. 네가 말한 그런 사이가 아니야.
“말하지 않아도 알아.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예전에 내가 얼마나 못났는지.”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담배를 절반만 피우고 재떨이에 버렸다.“하지만 난 직진만 해. 이번 생에서 여자는 아람뿐이야. 절대 포기하지 않아. 난 아람에게 매달릴 거야.”……신효정은 저녁까지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유희는 이미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프리지아, 낮에 나와 함께 집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 진심이야?”이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다.신효정은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큰 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팔로 다리를 감쌌다. 하얀 발가락은 살짝 구부려있어 순수한 섹시미를 발산했다.이유희의 시선은 무심코 그녀의 작은 발에 놓였다. 그러자 얼굴이 뜨거워지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저, 저는 할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어요. 몸이 회복되면 할아버지에게 가겠어요.”신효정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할아버지가 걱정하실까 봐…….”“알겠어.”이유희는 큰 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만졌다.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프리지아, 날 그렇게 믿어? 날 잘 알아? 밖에서 내 평판이 얼마나 나쁜지 알아? 호랑이 굴에서 탈출하자마자 나한테 당할까 봐 걱정되지 않아?”신효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맑고 초롱초롱한 눈이 반짝거렸다.“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제 눈에 유희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둘째 오빠처럼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이유희는 충격을 받아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그의 호흡이 심하게 떨렸다. 다섯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를 만지며, 큰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뒷목을 덮었다.이유희가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신효정은 겁에 질려 소심하게 물었다.“유희 오빠…… 제가 신세를 졌나요? 저를…… 데려가기 싫어요?”그녀는 혼란스러워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주동적으로 남자와 함께 집에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저 가장 간단
아람이 병원을 떠날 때 경주에게 인사하지 않았다.비록 경주는 그녀에게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남겼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고개를 숙이기 싫어하는 고집이 센 사람이다.경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고 해도, 혼자 나서서 입을 열어 묻기보다는 스스로 알아내려고 노렸한다.‘비천하게 3년을 지낸걸로 충분해, 앞으로 기를 펴고 살 거야!’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람은 임수해의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신경주 쪽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요. 하지만 신씨 가문 큰 도련님 쪽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어요.”“신경주는 지금 신씨 그룹 사장이야, 정보는 내부 고위급 비밀이야. 아무나 들여다볼 수 없어. 수해야, 그 방법이 좋네. 똑똑해졌어!”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칭찬했다.수해는 몰래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신씨 가문 큰 도련님이 열한 살 때 납치를 당했어요.”아람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납치?”“네. 하지만 그 납치 사건은 전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련 뉴스를 찾을 수 없어요. 신씨 가문에서 소식을 막은 것 같아요. 경찰서의 파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자세히 알 수 없어요. 아가씨, 정말 알고 싶읏시면, 제가 집에 가서 아버지한테 물어볼게요. 그때 아버지가 성주 제1인민법원의 판사였어요. 큰 도련님의 남치 사건처럼 큰 사건에서 내부 정보를 모를 리가 없어요.”“아니야, 수해야. 고생했어. 이미 잘했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아람은 전화를 끊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임수해와 그의 가족과의 관계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자기 때문에 임씨 가문에게 부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미 큰 방향이 잡혔으니 아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다.부가티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별장 앞에 멈춰섰다. 아람의 스포츠카 헤드라이트가 비추자 잘생긴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가슴이 콩닥거렸다.‘신…… 경주?’경주는 밝은 헤드라이트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그의 눈빛
“왜, 납치하려고?”아람은 경주를 노려보았다. 그에게 다정한 적이 없었다. 항상 가시 돋친 말들만 뱉었다.“네가 병원에서 떠날 때 너무 급하게 가서 얘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네.”경주는 그녀의 무관심한 태도를 무시하고 여전히 다정하게 말했다.“효정이 아니었다면 너와 만나지 않았어. 더 이상 할 말도 없어.”아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돌아서서 별장으로 걸어갔다.“며칠 안에 두 번째 치료 약을 사람을 보내서 가져다줄게. 몇 년 더 살고 싶으면 제때 먹어.”“아람아, 잠깐만!”마음이 급한 경주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아람은 이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참, 이유희에게 전해줘. 효정을 좋아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둘이 사귀는 건 동의할 수 없어.”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난 이제 새언니가 아니라 남이라는 걸 알아. 내가 새언니라고 해도 부모님이 살아계시니 참견할 자격이 없어. 하지만 효정의 일은 책임져야겠어.”아람은 화가 솟구쳐 차갑게 말했다.“신씨 가문에서 효정을 챙길 수 있는 건 할아버지뿐이야. 하지만 할아버지의 신체 상태를 잘 알잖아. 할아버지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연세가 많으시니 마음은 있어도 효정을 더 많이 챙겨줄 수 없어. 효정의 부모님은 있든 없든 별 차이가 없어. 너 이 오빠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증명됐잖아. 효정이 위험에 처했을 때 네가 언제 효정의 곁에 있어주었어? 넌 효정을 지켜주지 못해. 네 마음에는 이복동생이 없어.”경주의 심장은 연달아 화살을 맞은 것처럼 아팠다. 그 고통에 눈끝이 빨개지며 천천히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래서 앞으로 내가 효정을 챙겨주고 싶어. 이제부터 효정은 내 친동생이고 가족이야.”아람의 태도는 단호하고 냉정했다.“난 절대로 효정과 이유희를 허락해 주지 않을 거야. 이유희가 효정에게 구애하는 것은 더더욱 동의할 수 없어!”“왜, 왜 안돼?”경주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서며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 강렬한 표정을 반대와 도발로
경주는 가족의 일이 이유희의 마음을 상하게 할 거라는 것을 알았다. 비록 걱정되었지만 거의 묻지 않았다.“이씨 사모님은 전통적인 분이야. 남편은 일찍 사고로 세상을 떠나서 하나뿐인 아들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어. 신효린도 얕잡아 보는데 어떻게 효정을 좋아하겠어? 이유희는 효자야. 항상 어머니를 존경하고 사랑해. 그런 사람이 효정을 위해 친엄마를 거스를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집에 나쁜 꿍꿍이를 품으며 똑똑한 척하는 이소희도 있어. 신효린을 이용하면서 뒤에 숨어서 계략을 꾸몄어. 이소희는 진주의 딸을 얕잡아 보고 있어. 그런 사람이 효정에게 잘 해줄 것 같아? 효정이가 정말로 이유희를 따른다면, 가문이 불안하고 끝없는 싸움과 고통을 받을 거야. 그럼 효정이가 행복하겠어? 이유희가 정말 효정을 사랑한다 해도 이런 사소한 문제로 인해 그 사랑이 소진될 거야. 게다가 효정은 너무 단순하고 순진한데…… 어떻게 그들과 싸우겠어?”아람은 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붉은 눈시울은 예쁜 얼굴과 어우러져 마치 옥토끼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아름다웠다.경주는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설레는 가슴이 서서히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너무나도 자책하고 후회되며 죄책감이 들었다.아람은 신효정의 핑계로 그와 결혼한 3년에 겪은 고통과 당했던 억울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결코 쿨하게 속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저 씁쓸하고 화가 난 마음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아람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었다. 경주가 여전히 고집을 쓴다면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아람이 돌아서서 떠나려고 하는 순간, 경주는 설레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그녀에게 백허그를 했다.“너…….”아람은 호흡이 흐트러져 가슴이 쿵쾅거렸다.“미안해, 내가 잘 못했어. 내 생각이 짧았어. 네가 싫어하면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게. 다시는 안 해…….”경주는 오른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왼팔로 그녀의 목을 감싸 안았다. 가늘고 둥
그 익숙한 목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경주의 가슴을 찔렀다.아람은 움찔하더니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잡힌 것처럼 경주의 두꺼운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빙글빙글 돌며 맹렬히 밀어버렸다.그러자 경주는 가슴이 내려앉더니 뒤로 비틀거렸다. 품 안에는 차가운 공기만 남아 한없이 씁쓸했다.“윤 도련님, 왜 여기 있어요?”아람은 요동치는 호흡을 억지로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회색 양복 아래에 감추어진 윤유성의 몸에는 극도의 증오가 담겨 있었고, 어둠 속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는 가느다란 손으로 금색 안경을 치켜올리며 살기가 담긴 경주의 눈을 노려보았다.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경주는 그 눈빛을 느꼈다. 가늘게 뜬 윤유성의 눈에는 짐승과 같은 위협적인 느낌이 있었다.카리스마와 위협에서 경주는 결코 지지 않았다. 게다가 사랑하는 여인 앞에 더더욱 질 수 없었다.아람은 경주의 사나운 눈빛을 눈치챘다. 그가 마치 윤유성을 산 채로 잡아먹을 것 같았다.‘솔직히 말하면, 신경주가 먼저 뻔뻔스럽게 굴었잖아. 윤유성이 무슨 잘못이 있어, 자기 일을 그르칠까 봐 그래? 정말 뻔뻔하고 나쁜 놈이야!’“아람 씨, 괜찮아요?”윤유성은 급히 아람의 곁으로 다가갔다. 걱정으로 가득 찬 그는 나지막하게 물었다.“괜찮아요? 도움이 필요하세요?”“아뇨, 괜찮아요.”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는 아람은 윤유성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눈썹을 찌푸린 경주의 눈은 질투로 불타올랐다.아람의 미소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그러나 윤유성에게는 너무 쉽게 웃어주었다.“괜찮지 않은 것 같은데요.”윤유성은 팔을 뻗어 아람을 끌어안지는 않았지만, 그녀 옆에 서 있는 그에게 보호욕과 소유욕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는 경주를 가볍게 흘겨보았다.“제가 쫓아낼까요?”그 자연스러운 태도는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내세우는 것 같았다.눈시울이 붉어진 경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람이만 없었다면 이미 윤유성에게 주먹을 날렸을
윤유성은 욕심이 굴뚝같았다. 그는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경주에게 복수하고 화나게 하고 고통을 주는 것이 그중 하나에 포함될 수 있었다.“윤 도련님, 여긴 왜 오셨어요?”아람은 그제야 반응하고 궁금해서 물었다.“제가 여기로 이사 왔어요. 아람 씨 별장 바로 뒤에 있어요. 되게 가까워요.”윤유성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아람은 깜짝 놀랐다.경주도 충격을 받아 가슴이 쿵쾅거렸고, 마치 적을 마주하는 것 같은 강한 위기감이 느껴졌다.“이제 우린 이웃이라고요, 아람 씨.”말을 하면서 윤유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드럽고 우아하면서도 앳된 미소를 지은 그는 깨끗한 오른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반가워요, 새 이웃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아람은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정중하게 악수를 했다.이렇게 그녀는 가장 친밀한 관계였던 전 남편인 신경주를 단호하게 무시했다.“아람 씨, 저희 집으로 올래요?”윤유성은 아람처럼 완벽한 기회주의자였다. 그래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를 초대했다.“제가 연어, 랍스터 등 신선한 재료를 꽤 많이 샀어요. 다 아람 씨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제가 직접 요리해 드릴게요.”그 말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세심하고 배려가 많고 예의가 바른 윤유성은 모든 여성이 꿈꾸는 남자친구의 모습이었다.“다음에 갈게요. 같은 동네 살면 자주 만나겠는데, 기회가 많아요.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도련님.”마음이 조금 어수선해진 아람은 지금 집들이에 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오늘 밤, 우리 어머니도 여기 계십니다.”윤유성은 아람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는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다시 한번 다정하고 진지하게 초대를 했다.“어제 어머니께 오늘 밤 아람 씨를 집에 초대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기뻐하시더라고요. 오랫동안 못 만나서 구 회장님의 가장 소중한 딸을 보고싶다네요.”아람은 깜짝 놀랐다.“사모님이 S 국에서 돌아왔어요?”“네, 제가 어머니를 데려왔어요.”윤유성은 흐뭇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