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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그 익숙한 목소리는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경주의 가슴을 찔렀다.

아람은 움찔하더니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잡힌 것처럼 경주의 두꺼운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빙글빙글 돌며 맹렬히 밀어버렸다.

그러자 경주는 가슴이 내려앉더니 뒤로 비틀거렸다. 품 안에는 차가운 공기만 남아 한없이 씁쓸했다.

“윤 도련님, 왜 여기 있어요?”

아람은 요동치는 호흡을 억지로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회색 양복 아래에 감추어진 윤유성의 몸에는 극도의 증오가 담겨 있었고, 어둠 속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는 가느다란 손으로 금색 안경을 치켜올리며 살기가 담긴 경주의 눈을 노려보았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경주는 그 눈빛을 느꼈다. 가늘게 뜬 윤유성의 눈에는 짐승과 같은 위협적인 느낌이 있었다.

카리스마와 위협에서 경주는 결코 지지 않았다. 게다가 사랑하는 여인 앞에 더더욱 질 수 없었다.

아람은 경주의 사나운 눈빛을 눈치챘다. 그가 마치 윤유성을 산 채로 잡아먹을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신경주가 먼저 뻔뻔스럽게 굴었잖아. 윤유성이 무슨 잘못이 있어, 자기 일을 그르칠까 봐 그래? 정말 뻔뻔하고 나쁜 놈이야!’

“아람 씨, 괜찮아요?”

윤유성은 급히 아람의 곁으로 다가갔다. 걱정으로 가득 찬 그는 나지막하게 물었다.

“괜찮아요? 도움이 필요하세요?”

“아뇨, 괜찮아요.”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는 아람은 윤유성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눈썹을 찌푸린 경주의 눈은 질투로 불타올랐다.

아람의 미소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그러나 윤유성에게는 너무 쉽게 웃어주었다.

“괜찮지 않은 것 같은데요.”

윤유성은 팔을 뻗어 아람을 끌어안지는 않았지만, 그녀 옆에 서 있는 그에게 보호욕과 소유욕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는 경주를 가볍게 흘겨보았다.

“제가 쫓아낼까요?”

그 자연스러운 태도는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내세우는 것 같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경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람이만 없었다면 이미 윤유성에게 주먹을 날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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