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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말하지 않아도 알아.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예전에 내가 얼마나 못났는지.”

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담배를 절반만 피우고 재떨이에 버렸다.

“하지만 난 직진만 해. 이번 생에서 여자는 아람뿐이야. 절대 포기하지 않아. 난 아람에게 매달릴 거야.”

……

신효정은 저녁까지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유희는 이미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

“프리지아, 낮에 나와 함께 집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 진심이야?”

이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다.

신효정은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큰 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팔로 다리를 감쌌다. 하얀 발가락은 살짝 구부려있어 순수한 섹시미를 발산했다.

이유희의 시선은 무심코 그녀의 작은 발에 놓였다. 그러자 얼굴이 뜨거워지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저, 저는 할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어요. 몸이 회복되면 할아버지에게 가겠어요.”

신효정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할아버지가 걱정하실까 봐…….”

“알겠어.”

이유희는 큰 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만졌다.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

“프리지아, 날 그렇게 믿어? 날 잘 알아? 밖에서 내 평판이 얼마나 나쁜지 알아? 호랑이 굴에서 탈출하자마자 나한테 당할까 봐 걱정되지 않아?”

신효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맑고 초롱초롱한 눈이 반짝거렸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제 눈에 유희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둘째 오빠처럼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

이유희는 충격을 받아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그의 호흡이 심하게 떨렸다. 다섯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를 만지며, 큰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뒷목을 덮었다.

이유희가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신효정은 겁에 질려 소심하게 물었다.

“유희 오빠…… 제가 신세를 졌나요? 저를…… 데려가기 싫어요?”

그녀는 혼란스러워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주동적으로 남자와 함께 집에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저 가장 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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