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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경주의 깊고 우울한 눈은 반짝거렸다.

“제 한계 내에서 참을 만큼 참았어요. 하지만 이번 한 번뿐입니다. 다음번에는 절대 참지 않을 겁니다.”

신남준의 마음은 씁쓸했다. 건드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머릿속에 생생하여 고단한 얼굴에는 슬픔의 어둠으로 덮여 있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너무 거침없이 말했어요. 할아버지의 슬픈 일을 꺼내지 말아야 했어요.”

경주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따뜻한 손으로 신남준의 거칠고 메마른 손을 꼭 잡았다.

“알아요, 그 일만 아니었다면 할아버지가 선호하는 후계자는 당연히 형이었을 거예요. 형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렸고, 할아버지가 가장 기대하는 손자이니까요.”

“경주야…….”

“할아버지, 저는 형과 할아버지에게 신세를 졌어요.”

울컥한 경주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저를 진심으로 아끼는 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은 어렸을 때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에요. 다른 건, 제가 바랄 자격이 없어요.”

“경주야, 할아버지 얘기를 들어 봐!”

신남준은 낮은 포효를 하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경주의 어깨를 잡았다. 그와 마주친 두 눈은 반짝거렸다.

“할아버지 눈에는 너희는 모두 내 손자야. 난 너희를 똑같이 아끼고 사랑해. 방금 네가 한 말은 못 들은 척할게. 다시 한번 말할 거니까 잘 들어! 네 형이 무사하게 돌아와도, 그런 일이 모두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할아버지는 여전히 너를 그룹의 후계자로 선택했을 거야.”

“할아버지…….”

경주는 깜짝 놀랐다.

“신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널 지지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어. 할아버지가 널 응원하고 지지해 줄게!”

……

문밖에서 구아람은 엿듣고 있었다.

그녀는 거의 온몸을 문에 대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열심히 들었다.

청력이 좋지만, 별장의 문이 감동스러울 만큼 방음 효과가 좋았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들을 수 없었다.

경주의 목소리는 모기와 같았다. 그러나 기력이 넘치는 신남준의 목소리는 잘 들렸다.

“신경주의 형? 그때?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매우 심각한 것 같은데…….”

아람이 신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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