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열이 오르는 경주와 아람의 몸은 단단히 밀착되어 있었다.그들은 서로의 심장 박동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걸렸다는 것을 깨달은 아람은 부끄럽고 짜증이 나 귀 끝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 빨개졌다. 그녀는 경주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쳤다.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핏줄이 팽팽한 큰손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 그녀의 허리춤에서 가장 얇고 부드러운 곳을 잡았다.“대답해, 응?”“나, 나는 할아버지께 작별 인사를 드리러 왔어, 누가 비밀을 엿들었대! 놔, 이제 갈 거야!”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허리를 비틀었다.경주는 눈 깜짝하지 않고 아람을 쳐다보았다. 마음속은 가벼운 깃털이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얼굴을 붉히며 열심히 변명하는 아람의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 보면 볼수록 눈을 떼어낼 수 없었고, 볼수록 사랑스러웠다.“비밀이 없어.”경주는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어?”아람은 눈을 부릅떴다.“너에게 비밀이 없어.”경주는 갑자기 몸을 숙여 뜨거운 입김이 나오는 얇은 입술을 그녀의 촉촉한 입술로 다가갔다. 하마터면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주체하지 못했다.“네가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대답해 줄게. 네가 듣고 싶으면, 나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줄게.”“좋아, 그럼 알려줘, 형과 무슨 일이 있었어?”아람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경주는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쯧, 역시 남자들의 말은 믿으면 안 돼.”아람은 조롱하듯 코웃음을 쳤다.“방금 한 말들은 다 헛소리지?”“일이 끝나면 적당한 때를 찾아서 얘기해줄게. 오늘은 네가 피곤하니 돌아가서 쉬어.”경주는 그녀가 방심하지 않는 틈을 타서 이마에 부드럽고 절제된 키스를 했다.그 순간 아람의 호흡이 흐트러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아람아, 잘 자.”……만월교 별장 밖.오늘 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자 아람은 서둘러 떠났다. 임수해는 그녀가 추울까 봐 데리러 올 때 두툼한 패딩을 가져왔다.한참을 기다리자 추위에 발이 마비되었다. 그
고막 수술은 예약을 잡아야 했다. 하지만 이유희가 정말 병원을 클럽으로 만들까 봐 두려워 다음날 아침 일찍 신효정을 수술실로 보냈다.이유희는 어젯밤 잠을 자지 않았다. 아침 식사까지 거르며 복도에 서서 씁쓸하게 지켰다.사장이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자 정연은 부하로서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지난 10년 동안 이 아름답고 섹시한 여인은 이유희의 그림자이자 비밀 호위처럼 살아왔다. 바람둥이인 이유희는 여자 친구를 옷 갈아입듯 바꾸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바꾸지 않은 것이 바로 여비서였다.매번 중요한 행사에 참석할 때 여성 동반자가 필요하면, 그는 다른 여성이 아닌 정연과 함께 간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매번 다가와서 아첨을 했다.“이 도련님, 여자 친구가 정말 미인이네요. 너무 잘 어울려요!”이유희는 매번 해명하기 귀찮아서 크게 웃곤 한다.“보는 눈이 있네!”그러나 정연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이유희와의 사이는 물처럼 깨끗하여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그녀는 이유희를 잘 안다. 아무리 풍류스러운 사람이라도 여자를 만날 때 처음부터 명확하게 말했다. 연애만 하고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혼하더라도 네 명의 아내를 둔 해문의 구만복을 롤 모델로 삼겠다고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신씨 가문 넷째 아가씨에 대한 이유희의 태도는 정말 정연의 생각을 뛰어넘었다.“도련님, 수술은 시간이 좀 걸려요. 앉아서 쉬세요.”정연이 옆에서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안 피곤해.”이유희는 불안한 마음에 눈을 깜빡이지 않고 수술실 문을 바라보았다.“작은 수술이에요. 실패율이 거의 없어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어떻게 걱정을 안 하겠어? 청력을 잃으면 어떡해? 후유증이 생기면 어떡해? 늙어서 다른 할머니들보다 청력이 더 나쁘면 어떡해?”이유희는 엄숙하게 연이어 질문을 내뱉었다. 정연은 그저 너무 오버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젠장! 신효린 이년이!”이유희는 눈을 부릅떴다. 주먹을 벽에 세차게 내리쳤고 눈에 원망이 가득 찼다.“이번
“진주의 딸이라서 그런 건가요?”정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응.”이유희의 목소리는 엄숙했다.“하지만 진심으로 신효정 씨를 좋아한다면, 한번 노력해 봐야죠.”정연은 마음이 급했다. 이유희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건 처음이었다. 신효정도 너무 귀여운 여인이라 이유희가 놓치지 말았으면 했다.“넷째 아가씨와 함께 있으면 그녀가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넷째 아가씨의 남자가 되면 신효린은 목숨이 열 개라도 감히 무모한 짓을 할 수 없을 거예요.”“신효린은 지금도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이유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 항상 곁에 두고 함께 살면서 마음 편히 지내는 것만 못하죠! 생각해 보세요. 만약 넷째 아가씨가 이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된다면, 이 신분만으로도 신효린에 대한 가장 큰 복수가 될 거예요. 신효정은 도련님의 여자이니까요! 사모님의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이씨 가문 전체와 맞서는 거예요! 그땐 도련님보다 제가 먼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정연은 벌써 신효정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들을 엮어주고 싶었다.“하지만 생각해 봤어? 내가 효정이랑 만나면, 이씨 가문과 신씨 가문이 혼인 관계를 맺는 것과 마찬가지잖아. 그럼 두 가문의 세력 구도가 어떻게 될까?”눈시울이 붉은 이유희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는 유난이 이성적이었다.“난 아직 둘째 어르신과 싸우고 있어. 아직 힘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어. 경주의 신씨 가문에서의 상황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어. 이 시점에 진주의 딸과 결혼하면 경주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사고뭉치 둘째 삼촌이 이 기회를 틈타 진주와 힘을 합쳐 권력을 장악할 수도 있어. 그럼 내가 이길 확률은 더 낮아져. 심지어…… 경주까지 끌어내릴 수 있어.”정연은 울컥했다.“도련님…….”“연아, 난 아버지의 죽음을 절대 잊을 수 없어.”이유희는 죽어가는 노인처럼 천천히 벤치에 앉더니 두 손으로 고통스럽게 머리를 잡았다.“아버지의 비행기 추락 소식을 어머니와 함께 알게 된 그날 밤을
“아람아, 유희는 나와 함께 자라서 잘 알아. 여자를 좋아하지만 아무 여자나 좋아하지는 않아.”경주는 아람을 위로하며 친구를 위해 해명해 주었다.“효정은 내 동생이야. 유희는 효정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동생이라고 해서 뭐? 이유희는 겁이 없어. 어머니와 딸이 아니라면 다 건드릴 거야!”아람은 다시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지금부터라도 효정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기를 빌어. 효정이를 건드린다면, 내가 그놈의 손을 부러뜨리겠어. 나 구아람은 말한 대로 할 거야!”“그래.”경주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어?”아람은 깜짝 놀랐다.“나도 동의해.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넌 왼손을 부러뜨리고 난 오른손을 부러뜨릴게.”경주는 아람을 말문이 막히게 했다.‘역시 절친 맞네!’……신효정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는 너무 허약해 보였다. 창백한 얼굴은 침대 시트의 색과 비슷했다. 그 모습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좀 어때? 아직도 아파?”이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신효정은 부드럽게 고개를 흔들었다.“소리는 들려?”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네, 정말 다행이야.”이유희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급히 핸드폰을 꺼냈다.“둘째 오빠와 새언니에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할게…….”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효린은 당황했다. 그녀는 이유희의 팔을 덥석 잡았다.“유, 유희 오빠! 저, 저 배고파요…….”“네가 배고플 줄 알았어, 연이 언니가 너를 위해 음식을 사러 갔어. 곧 돌아올 거야.”이때, 병실 문이 열렸다. 정연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을 들고 들어왔다.“도련님, 음식이 왔어요. 말씀하신 대로 모두 담백한 음식들이에요.”“이리 가져와.”정연은 식판을 들고 있었다. 이유희는 죽 그릇과 숟가락을 들고 한 숟가락 떠서 불다가 천천히 신효정의 입술에 건넸다.“자, 프리지아, 오빠가 먹여줄게.”이유희의 다
“풉!”항상 시크한 이미지였던 정연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도련님이 넷째 아가씨를 위해 애를 쓰시네.’이유희가 여자를 꼬실 때 쓰던 방법이 신효정에게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점점 개그로 되고 있었다.신효정은 몸을 숙이고 입을 열어 음식을 먹었다. 이유희가 한 말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릇을 들고 있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이유희는 그녀가 얌전하게 먹자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켁…… 켁켁.”너무 급하게 먹어 신효정은 사레가 들었다.“천천히 먹어, 배고파도 천천히 먹어.”이유희는 손을 뻗어 신효정의 등을 토닥거렸다. 갑자기 그녀의 입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내린 것을 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잘생긴 얼굴은 갑자기 목까지 붉어졌다.신효정의 입에서 죽이 흘러내렸다.‘젠장,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유희 오빠, 죽이 맛있어요. 더 먹고 싶어요.”그가 멍해 있는 것을 보자 신효정은 부드럽게 말했다.“그래.”이유희의 목소리도 쉬었다.이때, 병실 문이 격렬하게 열렸다.“이유희! 담도 크네!”가슴이 쿵쾅거리며 공포에 휩싸인 신효정은 황급히 이유희의 품에 안겼다.약한 팔이 그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는 이 소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깊이 느껴졌다.“괜찮아, 새언니와 둘째 오빠가 널 데리러 왔어.”이유희는 그녀의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말하는 사이에 전 신씨 부부가 부랴부랴 병실에 들어왔다.두 사람 사이의 애매모호한 장면을 보자 그들은 표정이 굳어졌다.“이유희! 너…… 너 효정에게 손대지 마!”이유희의 품에 안긴 신효정을 본 구아람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어?”원래 이유희는 손을 대지 않았었다. 아람의 우렁찬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신효린을 팔로 감싸 안았다.숨을 홀딱이는 아람은 멘탈이 나갈 뻔했다.‘꼬박 하룻밤에 이유희가 신효정을 가만히 놔두었겠어? 이유희가 여자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돼!’안색이 어두운 신경주가 차갑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효
특히 이유희는 더 놀랐다. 그는 신효정의 눈물이 고인 사슴 같은 눈을 바라보자 갑자기 울컥하더니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함께 있고 싶어.’“효정아, 너, 너 이유희와…….”아람은 너무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했다.“유희 오빠……”신효정은 그의 따뜻한 품에 머리를 파묻었다. 떨리는 숨결은 그의 검은 셔츠 사이를 지나 피부에 가볍게 쓸어내렸다.“같이 집으로 가고 싶어요.”……신효정의 거듭된 요구에 아람과 신경주는 할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경주는 이유희를 불러냈다. 두 사람은 병원 내 흡연 구역으로 갔다.“유희야, 효정의 귀가 왜 다쳤어?”그는 담배 두 대를 꺼내 하나는 입에 물고 다른 하나는 이유희에게 건네주었다.“왜 다쳤겠어?”이유희의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원망이 가득 찼다.“네 사랑스러운 동생 신효린이 한 짓이지!”“신효린은 내 동생 아니야. 내 동생은 효정뿐이야.”신효린의 이름만 들어도 귀를 더럽혔다고 생각했다. 경주는 싸늘하게 말했다.“효정을 다치게 한 게 신효린이라고?”이유희는 화가 나서 치를 떨었다. 손에 들고 있던 담배도 부러뜨렸다.“경주야, 내가 신효린에게 손을 쓰면, 네가 신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날 막을 거야?”경주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더니 바로 대답했다.“네가 오늘 한 말을 듣지 않았던 거로 할게.”그의 태도는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었다.“허, 친구야. 고마워.”이유희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혼내는 건 괜찮아. 하지만 목숨을 위협하는 짓은 하지 마. 널 위해서 말하는 거야.”경주는 의미심장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네가 정말 효정을 좋아하고, 미래를 함께할 계획이라면 내 말 잘 들어. 주변 여자들을 정리해. 몸과 마음도 정화하고. 그리고 손에 피를 묻히지 마. 너는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지 깡패가 아니야. 지금 네 상태로 효정을 네게 보내는 건, 너무 걱정돼.”“경주야, 효정은 그냥 동생이야. 네가 말한 그런 사이가 아니야.
“말하지 않아도 알아.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예전에 내가 얼마나 못났는지.”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담배를 절반만 피우고 재떨이에 버렸다.“하지만 난 직진만 해. 이번 생에서 여자는 아람뿐이야. 절대 포기하지 않아. 난 아람에게 매달릴 거야.”……신효정은 저녁까지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유희는 이미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프리지아, 낮에 나와 함께 집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 진심이야?”이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다.신효정은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큰 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팔로 다리를 감쌌다. 하얀 발가락은 살짝 구부려있어 순수한 섹시미를 발산했다.이유희의 시선은 무심코 그녀의 작은 발에 놓였다. 그러자 얼굴이 뜨거워지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저, 저는 할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어요. 몸이 회복되면 할아버지에게 가겠어요.”신효정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할아버지가 걱정하실까 봐…….”“알겠어.”이유희는 큰 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만졌다.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프리지아, 날 그렇게 믿어? 날 잘 알아? 밖에서 내 평판이 얼마나 나쁜지 알아? 호랑이 굴에서 탈출하자마자 나한테 당할까 봐 걱정되지 않아?”신효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맑고 초롱초롱한 눈이 반짝거렸다.“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제 눈에 유희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둘째 오빠처럼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이유희는 충격을 받아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그의 호흡이 심하게 떨렸다. 다섯 손가락이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를 만지며, 큰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뒷목을 덮었다.이유희가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신효정은 겁에 질려 소심하게 물었다.“유희 오빠…… 제가 신세를 졌나요? 저를…… 데려가기 싫어요?”그녀는 혼란스러워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주동적으로 남자와 함께 집에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저 가장 간단
아람이 병원을 떠날 때 경주에게 인사하지 않았다.비록 경주는 그녀에게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남겼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고개를 숙이기 싫어하는 고집이 센 사람이다.경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고 해도, 혼자 나서서 입을 열어 묻기보다는 스스로 알아내려고 노렸한다.‘비천하게 3년을 지낸걸로 충분해, 앞으로 기를 펴고 살 거야!’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람은 임수해의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신경주 쪽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요. 하지만 신씨 가문 큰 도련님 쪽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어요.”“신경주는 지금 신씨 그룹 사장이야, 정보는 내부 고위급 비밀이야. 아무나 들여다볼 수 없어. 수해야, 그 방법이 좋네. 똑똑해졌어!”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칭찬했다.수해는 몰래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신씨 가문 큰 도련님이 열한 살 때 납치를 당했어요.”아람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납치?”“네. 하지만 그 납치 사건은 전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련 뉴스를 찾을 수 없어요. 신씨 가문에서 소식을 막은 것 같아요. 경찰서의 파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자세히 알 수 없어요. 아가씨, 정말 알고 싶읏시면, 제가 집에 가서 아버지한테 물어볼게요. 그때 아버지가 성주 제1인민법원의 판사였어요. 큰 도련님의 남치 사건처럼 큰 사건에서 내부 정보를 모를 리가 없어요.”“아니야, 수해야. 고생했어. 이미 잘했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아람은 전화를 끊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임수해와 그의 가족과의 관계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자기 때문에 임씨 가문에게 부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미 큰 방향이 잡혔으니 아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다.부가티 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별장 앞에 멈춰섰다. 아람의 스포츠카 헤드라이트가 비추자 잘생긴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가슴이 콩닥거렸다.‘신…… 경주?’경주는 밝은 헤드라이트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그의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