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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아람은 고요한 분위기를 참지 못했다. 눈썹을 찌푸리더니 할아버지 앞에서 경주를 명령했다.

“뭘 봐, 얼마나 다쳤는지 몰라? 빨리 옷을 벗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경주는 망설이며 물었다.

“왜? 상남자가 뭐가 두려워? 네 몸에는 다른 남자가 없는 것이 있어? 아니면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이 너에게 없는 거야?”

경주가 머뭇거리자 아람은 점점 짜증이 났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한무는 소름이 돋았다.

‘사모님의 말이 너무 야…… 아니, 너무 빠르네. 예전에 사모님이 사장님에게 말할 때 다정하고 부드럽게 소곤거렸는데, 지금은 말에 가시가 돋쳤네.’

경주는 창백하지만 준수한 얼굴을 들고 다정하게 아람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 뜻이 아니라…… 약을 바르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동원할 필요가 없어. 네가 내 곁에 있으면 충분해.”

아람은 눈을 부릅뜨더니 짜증을 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뻔뻔한 문파가 있다면 신경주가 바로 그 문파의 창시자겠네!’

“에헴……. 경주 말이 맞아. 우리가 여기서 걱정해도 아무 도움도 안 돼. 호 선생과 소아만 있어. 소아가 의술을 알아서 호 의사에게 도움이 될 거야. 우리는 이만 나가자!”

눈치가 빠른 신남준은 경주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맞아요. 소아도 의술을 알아요. 요 며칠 계속 제 곁에서 돌봐주었거든요.”

경주는 아람을 깊이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호 선생님은 약을 두고 먼저 퇴근하세요. 아람이만 있으면 돼요.”

사람들은 저마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아람을 바라보았다.

‘짜증 나, 때리고 싶네!’

결국 사람들은 모두 나가버렸고, 아람과 경주만 남았다.

방은 섬뜩할 정도로 조용했다.

“옷 벗어.”

아람은 심호흡을 하더니 냉정하게 명령했다.

“그래.”

경주는 얌전하게 아무 말 없이 옷을 벗었다.

채찍에 맞아 찢어진 셔츠를 벗으려 했다. 하지만 움직임이 너무 커서 등에 난 상처를 건드렸다. 통증이 느껴진 그는 나지막하게 소리를 질렀다.

사실 많은 전쟁과 어려움을 겪은 군인인 그에게 이 정도 통증은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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