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1102 챕터

제571화

큰 홀에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눈을 깜빡거리는 구아람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신경주는 그녀의 장난기 어린 표정을 보자 부상을 입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아람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신남준이 신광구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관해 정원의 주인인 그를 공개적으로 꾸짖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신 회장님과 같은 높은 신분인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욕먹는 모습이 너무 체면이 깎이네. 너무 비참하잖아.’신광구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다.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를 악물고 차갑게 말했다.“집사, 모두 여기서 나가게 해줘.”“안 돼! 오늘 밤의 일을 바로 해결해야 돼. 그 누구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해!”신남준의 위압은 엄청났다. 아람이 화를 낼 때의 모습은 신남준와 매우 닮아 마치 친손녀인 것 같았다.“아버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무슨 뜻이냐고? 흥, 너와 같은 뜻이지!”신남준은 눈을 지그시 감고 차갑게 조롱했다.“사람들 앞에서 경주를 때렸잖아. 내 손자 자존심을 생각해 주지도 않았어. 나도 사람들 앞에서 오늘 밤 일을 해결하려고 해. 못 받아들이겠어?”“아버지! 이렇게 건방진 놈을 감싸주면 안 돼요! 지금 나쁜 짓을 하게 도와주시는 거예요?”신광구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경주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아버지가 경주의 버릇을 잘못 들여서 이미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아버지인 나조차 안중에 두지 않을 거예요!”“허.”경주는 피식 웃더니 눈빛이 싸늘해졌다.어머니가 이 별장 옥상에서 뛰어내렸을 때, 더 이상 명목상의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아버지는 이미 어머니를 따라 죽었다고 생각했다.아람은 이 차가운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그녀는 태연하게 경주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깊고 아픈 증오가 느껴졌다.그러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났다.“경주가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다고? 자, 얘기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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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구아람은 깜짝 놀라서 눈을 부릅뜨고 신경주를 바라보았다.“KS는 오랫동안 신씨 그룹과 싸워 왔어요. 아버지의 귀한 양손녀도 계속 우리 신씨 그룹에게 피해를 주었어요. 신씨 그룹의 주가가 요동치고 최근에 2000억 넘게 손해 봤어요! 이 시점에 성주의 상류층 인맥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말에 연회를 하려 해요. 그런 중요한 순간에 그룹 사장으로서 회사 이익을 챙기지 않고 상대의 편을 들어줬어요! 제가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어요?”아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경주를 바라보았다. 두 눈을 점점 더 크게 떴고 가슴도 두근거렸다.“아. 주말에 여자를 위해 마련한 생일 연회를 말하는 거야?”“맞아요! 얼마나 어렵게 생긴 기회인데요!”“경주가 참석하지 않으면 나도 안 갈래.”“네?”신광구는 충격을 받았다.“참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아를 따라 구만복이 셋째 부인을 위해 준비한 생일 연회에 가겠어. 왜? 나도 채찍으로 때릴 거야?”신남준은 흰 눈썹을 치켜들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아람은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신남준의 꺼림 없는 편애에 감동을 받았다.“아버지,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거예요?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신광구는 손에 쥔 채찍을 바닥에 던졌다.“허,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신남준의 눈에는 증오에 찬 분노가 가득했다.“네 여자가 밖에서 악명이 높아. 이 시점에 생일 연회를 열어주겠다고? 네가 창피한 줄 몰라도 난 창피하거든!”진주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속이 시원했다.연극배우 출신인 진주는 집안에서의 평판도 좋지 않았다. 가정부들을 학대하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몰래 그녀를 저주하며 오랫동안 불만을 품고 있었다.진주는 목이 빨개질 정도로 화가 났다. 능지처참을 받는 것처럼 수치심을 느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이 영감…… 정말 죽어야겠어. 기다려, 언젠간 널 없애버릴 거야! 그때 신경주와 구아람 그년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는지 보자!’“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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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일행은 신남준과 함께 만월교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신남준은 감정이 풍부했다. 가는 동안 왼손으로 경주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아람의 손을 잡고 한시도 놓지 않았다.그리고 속사포를 쏘듯이 신광구와 진주를 꾸짖었다. 그들을 욕하는 멘트가 전혀 겹치지 않았다. 아람이 그 모습을 보자 할아버지가 피곤할까 봐 걱정했다.부부를 꾸짖은 후 신남준은 경주를 안쓰러워했다. 손자라고 부르면서 일부러 경주와 아람의 손이 닿게 했다.경주는 순간 가슴이 두금거렸다. 그는 할아버지 사이로 아람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아람은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의식했지만 일부러 무시하기로 했다.그녀가 반응이 없자 마음이 급해난 경주는 참지 못하고 아람의 손을 움켜쥐었다.그러자 손의 따뜻한 온도가 사라지더니 아람은 손을 빼버렸다.경주가 고개를 들어 보니 살짝 화가 난 아람의 눈과 마주쳤다. 부릅뜨고 있는 초롱초롱한 눈은 마치 경주를 잡아먹을 듯했다.‘손을 못 잡았네. 하지만 오늘 밤 나타나주는 거로 만족해.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경주야, 오늘 밤 정말 소아를 고마워해야 해. 네가 아버지한테 맞았다고 제때 말해 주지 않았다면, 난 이렇게 빨리 올 수 없었을 거야!”신남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손자에게 눈짓을 했다.“소아가 널 걱정하는 게 분명해. 이놈아, 빨리 살려줘서 고맙다고 해!”“아람아, 고마워.”경주가 뼛속까지 다정한 모습은 너무나도 희귀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이글거리는 경주의 시선을 본 아람은 소름이 돋아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신 사장님, 나한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효정에게 해.”그러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효정이?”“네, 효정이가 저에게 전화했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께 말씀드렸어요.”아람의 눈빛은 또다시 차가워졌다.“겸사겸사 한 일이니, 오해하지 마.”“네가 할아버지에게 알려주었잖아. 그건 네가 날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야.”경주는 뻔뻔하게 굴었다. 아람이 인정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제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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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아람은 마음속에서 경주를 째려보았다.‘너한테 물어봤어? 짜증 나네!’“말해 봐, 소아야. 할아버지는 믿어. 그 말들은 네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한 것이겠지.”신남준은 자상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께서 효정이를 데려와서 함께 살면 좋겠어요.”아람은 신남준을 친 할아버지로 생각하였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러자 경주가 대답했다.“난 동의해.”“너에게 안 물어봤어!”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물어보든 안 물어보든 상관없어, 난 너의 생각을 응원해.”아람은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정말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네.’“소아야, 효정에게 무슨 일이 있어?”신남준은 걱정스럽게 물었다.“효정이는 자폐증이 있어요. 신씨 부부는 일하느라 많이 바빠요. 집안 일과 그룹을 돌보느라 효정이를 챙겨주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건 효정의 상태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효정이가 할아버지에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면 할아버지도 외롭지 않을 거고, 효정이 곁에도 할아버지가 계셔서 증상에 도움이 될 거예요. 친 손녀가 곁에 있어주면 제가 안심할 수 있어요.”아람은 신효린이 신효정을 괴롭힌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양쪽의 입장에서 문제를 생각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신효정이 신효린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일은 천천히 해결해도 된다.그리고 이것은 신씨 가문의 집안일이다. 외부인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소아야, 생각해 줘서 고마워. 어휴, 내 탓이야. 할아버지로서 손녀를 너무 소홀했어. 모두 이 늙은이 잘못이야.”신남준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눈썹을 찌푸린 채 아람의 손등의 가볍게 두드렸다.“애야, 너의 말을 이해했어. 내일 아침 서 씨에게 관해 정원에 가서 효정이를 데려오라고 부탁할게.”……관해 정원의 분위기는 극도로 우울했다.아들을 혼내는 웃음거리가 끝났다. 신광구는 가장으로서 위엄을 세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씨 가문의 모든 사람 앞에서 신남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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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떠들썩했던 웃음거리가 끝나자 또다시 떠들썩거렸다.이 순간 신광구와 신경주는 집에 없어서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하는 셈이었다.신효린은 신효정이 할아버지에게 몰래 소식을 알려준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신효정의 방으로 달려가 머리를 잡고 거실까지 끌고 갔다.그녀는 방금 신광구가 공개적으로 경주를 모욕한 수단을 배우고 바로 사용했다.“언, 언니…… 놔요, 너무 아파요.”신효정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두피가 찢어질 것만 같았다.“배신자! 간첩! 나쁜 년! 아픈 줄도 알아? 아픈 게 당연한 거야. 오늘 언니가 제대로 교육해 줄게!”신효린은 욕설을 퍼부으며 팔을 격렬하게 휘둘러 신효정의 뺨을 때렸다.“아!”뺨을 때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가정부들은 깜짝 놀랐다. 그녀들은 연약한 신효린이 맞아서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볼 수만 없었다.가정부들은 마음이 급해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신씨 가문의 가정부로서 주인의 일에 참견할 용기가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언니…… 잘 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신효정은 얼굴을 가리고 주체할 수없이 울었다.지금 이 순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저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도넛처럼 움츠러들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신효린은 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손녀이자 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다. 신효정은 그녀와 맞설 힘이 없었다.아람은 신씨 가문을 떠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신효정은 가족을 버릴 수 없어 무능하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신효정의 생존하는 방법이다.“넷째 아가씨! 아가씨!”영이는 울면서 달려가 신효린의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셋째 아가씨! 다 같은 신 회장님의 딸인데, 무슨 자격으로 넷째 아가씨를 괴롭혀요?”“뭐라고?”이 말을 들은 신효린은 화가 나서 웃음이 터졌다. 그녀는 손을 허리에 대고 두 사람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멍청이야, 이 집에서 친구를 사귀었네?”“영,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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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영이를 다치게 했으니 당장 사과해!”신효정은 천천히 일어났다. 가녀린 어깨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었고 신효린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간담이 서늘하게 했다.신효정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사과하라고? 하하하…… 꿈 깨!”신효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효정은 성난 송아지처럼 포효하며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머리로 박았다.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자 신효린은 비틀거리더니 뒤집어진 거북이처럼 네발을 들고 넘어졌다. 하마터면 속살이 드러날 뻔했다.“풉…….”주위의 가정부들은 참을 수 없어 몰래 비웃었다.“신…… 신효정!”화가 난 신효린은 내장이 뭉개질 것 같았다.그녀는 재빨리 일어섰다. 수치심과 분노로 인해 눈앞에 있는 친동생을 찢어버리고 싶었다.“이 봐! 신효정을 잡아! 빨리!”신효린이 명령을 내리자 평소 진주와 그녀를 모시던 덩치가 큰 가정부들이 바삐 달려와 신효정의 두 팔을 잡았다.“놔, 놓으라고!”신효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몸부림쳤다.하지만 가정부들은 이미 연약한 그녀를 드러올려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이년아! 하느님이 와도 널 구할 수 없어!”신효린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원수를 때리듯 팔을 휘두르며 뺨을 날렸다.“음…….”신효정은 순식간에 고통으로 머리가 어지러워 나지막하게 소리를 냈다. 몸에 걸친 얇은 잠옷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그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신효린은 기분이 좋아졌다.너무 오랫동안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사악한 분노를 허약한 신효정에게 화풀이할 수 있었다.“한쪽만 빨개지면 안 예쁘잖아, 언니가 하나 더 해줄게.”말을 마치자 신효린은 손을 들어 신효정의 다른 한쪽 얼굴을 때리려 했다.“한 번만 더 건드려 봐!”얼음처럼 차갑고 번개처럼 엄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문을 바라보자 순간 숨을 들이쉬었다.이 익숙한 목소를 듣자 신효린은 겁에 질려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 높이 들어 오린 손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훤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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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신효정을 놔줘.”이유희는 사람을 오싹하게 하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신효정을 잡고 있는 가정부를 노려보았다. 그 목소리는 지옥에서 온 듯 나지막했다.두 가정부도 긴장한 듯 신효린을 향해 도움을 청했다.신효린은 이유희가 부하들에게 명령하는 것을 보자 신효정을 관심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녀는 가슴이 내려앉았다. 꿈에 그리던 연인이 나타나자 순식간에 겁을 먹었다.‘이소희 그년 때문에 이씨 가문과 이미 틀어졌잖아. 이유희는 날 좋아할 리가 없어. 게다가 여긴 신씨 가문이고 우리 집이야! 이유희가 신효정을 도와줄 자격이 없어!’문득 이 생각이 들자 신효린은 오래된 원한까지 떠올라 이를 악물었다.“내려놓지 마! 여긴 신씨 가문이야, 너희들은 내 사람이고. 그럼 내 말을…….”그러나 예상치 못하게도 말이 끝나기 전에 비명이 들려왔다.“아!”신효린을 잡고 있던 가정부 한 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유희의 사나운 발길질에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신효린은 살아 숨 쉬는 사람이 공처럼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자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굳어졌다.이 장면을 본 다른 한 가정부는 급히 신효정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벌벌 떨며 잘못을 인정하며 이유희에게 허리를 굽혔다.“이, 이 도련님…… 잘못했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었어요…… 아!”또다시 비참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이유희는 가정부를 걷어차서 순식간에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신효린은 두려움에 떨며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소문으로 듣던 ‘살아 있는 저승사자’라는 말이 농담인 줄 알았다. 신효린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모두가 겁에 질려 현장은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했다.“유희 오빠…….”신효정은 눈을 깜빡이며 다리에 힘이 풀려 그에게 몸을 기울였다.이유희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는 긴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재빠르게 품에 안았다. 따뜻하고 가느다란 손바닥은 떨고 있는 신효린을 토닥거렸다.“오빠가 있으니 걱정 마.”신효린는 질투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자 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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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난…….”신효린은 이유희의 무시무시한 카리스마에 놀라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건망증이 심한 것 같으니 사람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경고할게.”이유희에게는 늑대 같은 사나운 기운이 맴돌았고 안색이 어두웠다.“효정은 내가 아끼는 여자야. 그녀를 괴롭히는 건 날 건드리는 거고, 이씨 가문을 건드리는 거야!”그 말소리가 홀에서 울려 퍼졌다.신효린은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얼굴이 창백했다. 아쉽게도 신광구와 진주가 없어 아무도 그녀를 감싸줄 수 없었다.“네가 운이 좋았던 건 네가 신씨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선을 넘지 않았던 거야. 하지만 신효린, 신효정을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할 거야. 신 회장님이 와도 소용없어!”이유희는 왼팔로 가녀린 신효정을 감싸 안고 오른손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땐, 우리 두 가문의 20년 우정을 무시한다고 날 탓하지 마!”그가 말을 하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위층을 흘깃 쳐다보았다.진주는 싸늘한 눈빛이 어렴풋이 느껴져 당황한 나머지 뒤로 물러섰다.‘아니, 내가 왜 당황하지? 난 이 집의 주인이야, 이유희보다 어른인데 왜 무서워해!’신효린은 이유희의 말에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혀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주변의 가정부들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효정아, 오빠랑 갈까? 둘째 오빠나 새언니에게 데려다줄게, 알았지?”이유희의 얇은 입술이 그녀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부드럽게 속삭였다.머리가 어지러운 신효정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얌전한 고양이 같았다.이유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신효정을 안고 사람들의 눈길을 무시한 채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이유희! 신효정을 데려가지 마!”신효린은 울부짖었다.“신효정은 신씨 가문의 딸이야, 왜 데려가? 아버지께 물어봤어? 어머니께 물어봤어?”그녀는 당연히 이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질투심으로 인해 아마 사흘 밤낮으로 잠을 설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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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정연은 비서일 뿐만 아니라 전문 경호원이기도 하다. 누군가 달려오는 것을 보자 눈썹을 찌푸리고 바로 이유희의 앞을 막았다.영이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바로 무릎을 꿇었다.이유희와 정연은 깜짝 놀랐다.“도련님! 넷째 아가씨를 도와줄 수 있으세요? 네?”영이는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애원했다.“연아, 일으켜줘.”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렸다.“할 말이 있으면 일어나서 말해.”정연이 몸을 숙여 영이를 부축하려 하자,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일어나지 않았다.“넷째 아가씨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시면…… 저는 안 일어날 겁니다! 제가 하찮은 가정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련님 눈에는 개미에 불과하죠! 하지만 목숨을 포기하더라도…… 넷째 아가씨를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도대체 무슨 일이야?”이유희는 가슴이 떨려 정색하며 물었다.영이는 눈물을 열심히 닦으며 무릎으로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신효정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순간, 이유희와 정연은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소녀의 가는 팔에는 온통 멍투성이었다. 새로운 핏자국과 오래된 상처들이 섞여있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유희는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신효정을 안고 있는 그의 근육이 너무 팽팽해져 셔츠가 찢어지기 직전이다.“누구 짓이야.”아무리 화가 나도 이 간단한 말 한마디뿐이었다.하지만 정연은 소름이 끼쳤다. 그녀보다 이유희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매우 침착하고 가볍게 말할 때 종종 그가 정말 화가 났을 때이다.“셋, 셋째 아가씨 신효린의 짓입니다!”영이는 공손할 겨를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이름을 불렀다.“신효린은 회장님과 사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집에서 넷째 아가씨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욕설을 펴부으며 때리기도 하고…… 정말 악마입니다! 신효린은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둘째 도련님이 집에 계실 때는 손찌검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장이신 도련님은 관해 정원에 자주 있지 않습니다.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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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진주는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손톱 줄로 새빨간 손톱을 여유 있게 손질하고 있었다.신효린은 화가 나서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태도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오늘 밤처럼 집에서 수모를 당했다면 진주는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나서서 도와줬을 것이다. 어쨌든 신효린은 진주가 가장 아끼는 딸이고, 자신의 영역에서 함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주가 지나치게 조용했다.‘아래층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으니 불명 알고 있었을 텐데, 왜 도와주려 내려오지 않았지?’“신효린, 앞으로 우리 집안에서 오늘 밤 같은 일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아. 효정이도 내 친딸이야. 너희는 피를 나눈 자매인데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때릴 수 있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아시면 널 잘 키우지 못한 내 탓으로 돌릴 거야. 넌 이제 스물다섯 살이야. 왜 아직도 조증 환자처럼 무모하게 행동해? 매일 네 동생이 정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너도 똑같아!”진주는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다.“엄마, 뭐 하나만 물어볼게요!”신효린은 진주에게 달려가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내가 이 도련님과 아래층에서 다투는 걸 다 봤어?”진주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봤어, 왜?”“계속 보기만 한 거야? 봤으면서 왜 날 도와주지 않았어?”신효린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도와주지 않은 건 둘째치고, 이유희가 신효정을 데려가는 것까지 내버려 둬? 어떻게 이럴 수 있어?”“왜 그러면 안 되는데?”진주가 냉정하게 웃으며 물어보자 신효린은 멍해졌다.“엄마…….”“나도 이유희를 포기했는데, 넌 아직도 포기 못 했어? 참…… 대단해. 나처럼 이렇게 똑똑한 여자가 왜 너 같은 일만 망치고 사랑에 눈이 먼 딸을 낳았을까?”진주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난 지금 모든 것을 너에게 걸었어. 이유희가 네 동생을 좋아한다면, 그냥 그 뜻을 이룰 수박에 없어. 그리고 효정이도 내 친딸이야. 이유희가 선천적 결함이 있어도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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