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1100 챕터

제551화

신경주는 간신히 퇴원했다. 입원 기간 동안 쌓인 업무로 사흘을 밤새우면서 바쁘게 보냈다.요즘 그의 몸 상태는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아 보약과 구아람이 준 약으로 버티고 있었다. 한무의 도움을 받아 매일 외용약도 꾸준히 바르고 있었다. 경주는 상태가 점점 더 나아지고 전처럼 회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했다.그렇게 아픈 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았다.“신 사장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한무는 약과 물을 담아 경주에게 건넸다.그는 서류를 검토하며 대충 대답했다.“지금 시간이 없어. 일 끝마치고 먹을게.”“음, 약을 제때에 드시지 않으면, 말을 안 듣는다고 사모님께 말씀드리겠어요.”한무는 정색하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연락 왔어요. 사장님이 제때에 약을 드시고 바르는지 지켜보라고 했어요.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보고하래요. 사모님이 아시면 분명히 화를 내실 겁니다!”이 말을 듣자 경주는 펜을 내려놓고 재빨리 약을 먹었다.한무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경주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답답했다.‘어휴, 3년 전에도 이렇게 말을 잘 들으셨으면, 자식들이 벌써 학교를 다녔겠네. 왜 지금 이 고생을 하시는지. 전처에게 구애하려면, 신 사장님이 참 힘들겠네.’“사모님 쪽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했었잖아. 했어?”경주가 약을 삼키자 혀 바닥에 강한 쓴맛을 느껴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바로 서랍을 열고 초콜릿 한 조각을 꺼내 종이를 벗겨 입에 넣었다.이 초콜릿은 아람이가 집에서 먹다 남은 간식이다. 그가 사금을 일는 것처럼 찾아서 사무실의 서랍에 소중히 간직했다.기분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이 초콜릿을 먹곤 한다. 그렇게 하면 차가워진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참 불쌍해!’“네, 지켜봤어요. 구 회장님의 셋째 부인 초연서가 곧 생일이에요. 사모님이 호텔에서 셋째 사모님의 생일을 준비하느라 바쁘세요.”“셋째 사모님이면, 그 여배우였던 분?”경주는 무심하게 물었다.“네, 맞아요!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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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한무는 겁에 질려 소름이 오싹 끼쳤다.“켁…… 그, 사장님. 저도 걱정돼서 그래요! 사모님과 사장님은 슬로 모션 버튼을 누른 것처럼 아무런 진전이 없잖아요. 제 생전에 두 사람이 재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지난번에 목숨을 걸고 사모님을 살려주셨는데, 사모님은 여전히 냉정하시네요. 요즘 사장님의 상황을 물어보기 위해 전화하는 것 외에, 사장님을 보러 오지도 않잖아요…… 제가 봐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네요!”예전에 경주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람은 일찍부터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았다. 그러고는 별장 밖에 서서 경주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그 당시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경주를 사랑했고 모든 마음을 그에게 쏟았다.하지만 지금 아람이 경주를 보는 눈빛이 너무 차가워 방관자인 한무도 숨이 막힐 정도였다.‘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돌리기 힘드네…….’“괜찮아.”한참 지나서야 경주는 주먹을 불끈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어떻게 하든,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여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 사장님, 이 도련님이 오셨습니다.”“들어오라고 해.”말을 마치자 이유희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웃으며 들어왔다. 그 표정은 너무나도 얄미웠다.오늘도 여전히 극도로 하얀 주문 제작 슈트를 입고 왔다. 이 추운 날에 슈트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단단한 가슴 근육을 드러냈다. 쇄골에도 화이트 골드 목걸이를 차고 있어 섹시하면서도 와일드한 느낌이 들었다.전 성주에서 그렇게 음탕하고 고귀하게 입는 사람은 아마 이유희뿐일 것이다.“우리 경주, 안색이 좋아 보이네. 형수님의 만병통치약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이유희는 건성건성 하게 소파에 앉았다. 경주의 안색이 좋아진 것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지난번에 경주가 아람에게 대한 마음을 고백한 후, 이유희는 호칭을 형수님으로 바꾸었다.경주는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자 가슴이 두근거렸고 매우 기뻐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냉정하게 고개를 들어 불쾌한 표정으로 야하게 입은 이유희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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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이유희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얄미운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을 보자 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마음속에는 왠지 모르게 화가 치 밀어오르며 씁쓸해났다.“대단한 일인가? 성주에서의 이씨 가문의 지위로서 초대받는 것은 당연하잖아.”“성주에서 신씨 가문의 지위도 높은데, 초대장을 받았어?”“이런 얘기 할 거면 꺼져!”항상 차분하던 경주는 구아람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짜증을 내면서 장난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쯧, 농담하는 거잖아.”이유희는 경주가 초대장을 받지 못해 화가 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농담을 그치고 뒷주머니에서 구겨진 초대장을 꺼냈다.“자, 네 계모가 내게 보낸 초대장이야. 참 우연이지? 구 회장님의 셋째 부인의 생일 연회와 같은 날이야. 게다가 모두 성주에서 해. 왜 일부러 맞서는 느낌이 드는 거지?”“뭐? 진주와 초연서가 같은 날에 생일을 보낸다고?”경주는 다소 놀란 듯 눈썹을 찌푸렸다.“사장님, 제 기억이 맞는다면, 진주의 생일은 이번 주 목요일이에요. 주말이 아니에요.”한무는 혼란스러워 머리를 긁적였다.“왜 생일을 주말로 옮기는 거지? 설마 정말 초연서과 맞서려는 거예요?”“진주와 초연서 사이에 개인전인 원한이 있어?”직감이 매우 예리한 경주는 곧바로 요점을 물었다.“음……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초창기에는 같은 방송국에 계약한 배우였어요. 초연서는 항상 주인공을 맡았어요. 진주는 초연서에게 억눌려서 악역 조연만 했었어요.”경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렇구나. 요즘 진주를 잘 지켜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내게 알려줘.”……한편, 관해 정원.진주는 신효린과 함께 방에서 생일 연회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이동식 옷걸이, 소파, 침대 위에는 럭셔리한 드레스들이 널려 있었다. 모두 값비싼 옷이었지만 가지각색의 누더기처럼 쌓여 있었다.“촌스러워, 너무 촌스러워! 이게 올해의 한정판이라고? 디자이너의 눈이 삐었나 보네. 공짜로 줘도 안 입겠어!”신효린은 옷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쓰레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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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KS WORLD 호텔.구아람은 사무실에서 연회 계획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예전에 안나 조의 결혼식을 준비할 때보다 더 열심히 했다.지난번에는 상대방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였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이번에는 초연서가 가족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아가씨, 너무 힘들어 보여요. 사흘이나 밤 새웠는데, 이제 좀 쉬세요.”임수해는 아람에게 주스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커피를 너무 마시면 아람의 위장에 해로운 것 같았다.“안 돼. 연회장은 준비되었어. 하지만 연서 이모의 드레스는 아직 다하지 못했어.”아람은 서류를 내려놓고 아픈 이마를 문질렀다.이 나이에 다른 여자아이들은 친구들과 쇼핑하고, 세계 여행을 하고 달콤한 연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람은 매일 서류 더미와 지루한 데이터에 빠져 있다. 호텔 직원을 이끌고 업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아람은 의지가 강한 여자이다. 하지만 그녀도 사람이라 피곤함을 느끼기도 했다.“준비해. 문별의 스튜디오로 갈 거야.”아람이 명령했다.“셋째 사모님의 드레스를 만드실 거예요?”“응, 야근을 하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임수해는 마음이 아파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구윤은 임수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초연서의 생일 연회의 손님 리스트였다.[아가씨에게 전달해 줘.]사진을 열어보자 윤씨 가문의 세 도련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문득 그날 밤 자신에게 돈을 던진 윤성우가 생각났다. 저속한 메이크업을 한 여자가 구아린을 모욕하는 장면도 떠오르자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수해야, 리스트에 문제 있어? 표정이 이상하네.”아람은 그의 미세한 표정을 예리하게 포착했다.“아가씨, 보고해야 할 일이 있어요.”임수해는 그날 밤 구아린을 학교에 데려다줄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하지만 윤성우가 자신을 모욕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임수해는 구아린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여자가 윤성우의 내연녀이기에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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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알렉스 님께서 찾아오셔서 누추한 가게에 빛이 나겠네요. 자랑해도 되겠어요!”문별은 직접 사부님인 구아람을 맞이하러 나왔다. 그녀는 작은 입을 재치 있게 놀리면서 아부를 떨었다.사부님이 구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샤론이라는 신분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또 다른 신분이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알렉스와 샤론은 패션과 주얼리 업계에서의 두 거목과 같은 존재이기에 실질적인 가치가 엄청 컸다.“알았어, 알았어. 정체를 숨겨서 미안해. 말해봐, 어떻게 보상해 줄까?”카리스마가 넘친 아람은 문별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사부님, 저를 자주 보러 오시면 돼요.”문별은 섭섭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무슨 일이 있어야 오지 말고, 네?”“날 나쁜 사람 취급을 하네. 난 그런 일 있으면 찾아오고 없으면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야.”아람은 손끝으로 문별의 코 끝을 부드럽게 만지고는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정말 너무 바빠서 그래. 일이 끝나면 해외여행 갈까? 여행비는 내가 다 낼게!”“좋아요! 사부님 만세!”……아람은 차를 마실 시간도 없이 서둘러 문별과 함께 스튜디오로 향했다.스튜디오 중간에 있는 마네킹은 거의 완성된 레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고급스럽고 더없이 아름다워 시선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뽐냈다.드레스는 플래시 아래에서 마치 꿈결처럼 화려했다.문별은 멍하니 바라보며 또다시 감탄했다.“세상에…… 이 옷은 천국에만 있는 거죠? 선녀가 입는 옷도 이 정도에 불과하겠어요!”“드레스가 보름 동안 걸려 있었는데, 아직도 감탄해?”아람은 앞으로 다가가 손끝으로 물과 같은 천을 가볍게 만지더니 눈이 반짝였다.“그럼요! 너무 예쁘잖아요!”문별의 눈에는 아람의 디자인에 대한 감탄과 숭배가 가득했다.“이 최고급 견직물은 부드러운 황금이라고도 해요. 한 조각을 얻기도 쉽지 않아요. 염색 과정도 전통적이고 번거로워요. 세탁을 세 번하고, 아홉 번 담그고 열여덟 번이나 햇볕에 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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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한무는 벌린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벌리며 따봉을 했다.“좋, 좋아요! 컨디션이 좋아 보여요!”경주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차갑게 물었다.“왜 좋아 보이는데?”한문은 잠시 멍해지더니 문득 깨달았다.경주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면 그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에 대한 아람의 죄책감이 줄어들고 걱정도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경주의 안색이 창백하고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아람은 말을 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신경 쓸 것이다.‘쯧, 사장님에게 이런 꿍꿍이가 있으셨구나. 참 속이 깊네.’두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서자 비서의 제지를 받았다.“문별 디자이너께서 지금 VIP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으시니 이만 돌아가세요.”경주의 차가운 얼굴은 순간 엄숙해졌다.“문별 씨가 만나는 VIP 손님이 사부님인가요?”비서는 깜짝 놀랐다.“어떻게 아세요?”“제가 그분을 만나러 왔어요.”경주는 차분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구아람 씨의 남편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만나러 왔는데, 밖에서 막아서면 안 되죠?”한무는 깜짝 놀랐다.전처에게 구애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뻔뻔하게 구는 것이다.비서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경주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신 사장님. 제가 눈이 나빠서 사장님이 누군지 못 알아볼 것 같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몇 달 전에 당신의 약혼녀 김은주의 드레스를 주문했었죠? 그리고 생일 연회에서 결혼 소식을 발표하여 큰 소란을 일으켰습니다.”김은주의 이름을 듣자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 우리 사부님의 남편이라고 해요? 지금…… 저를 놀리시는 거예요?”경주는 입을 열고 해명하려는 순간, 갑자기 위에서 엄격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신경주! 방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누가 네 아내야!”문별이가 소리를 지리며 경주에게 다가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았다.“사부님이요. 구씨 가문 아가씨인 구아람 씨가 제 아내입니다.”경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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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신경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구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도 다정했다.그저 그녀의 차가운 말들이 가슴을 너무 아프게 찔러 정신이 흐리멍텅해졌다.“사, 사부님!”문별은 아람을 보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묻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만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신경주, 왜 여기 왔어?”아람은 차갑게 물었다.경주는 아람이 너무 냉정하게 느껴졌다. 마치 지난번에 생사를 함께 한 순간들이 사라진 것 같았다. 마음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지만 여전히 다정하게 말했다.“너 찾으러 왔어. 보고 싶어.”“헛소리하지 마. 그 말을 어떻게 믿어.”아람은 차갑게 웃으며 그의 말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됐어, 이미 봤잖아. 당장 가.”문별은 화를 내며 경주를 쫓았다.‘이 나쁜 남자가 김은주 그년과 질척댔었잖아. 김은주가 무너지니 바로 돌아서네? 정말 추하네. 이곳까지 더럽히겠어!’“안 갈 겁니다.”경주는 단호하게 말했다.“고집이 왜 이렇게 세? 내가 골프채를 들고 내쫓아야 되겠어?”문별은 평소 차가운 여신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친한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이 모습은 아람과 많이 닮았다.“아람아.”경주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할 얘기가 있어.”아람은 움찔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아람아? 지금…… 날 부르는 거야?’결혼한 3년 동안, 경주는 항상 성까지 붙여서 아람을 부르곤 했다. 심지어 이름을 건너뛰고 바로 본론을 얘기했었다.한무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사장님, 드디어 정신을 차리셨군요!’“이봐, 지금 누구를 부르는 거야. 공손하게 말해. 이미 이혼했고, 사부님도 널 상대하기 싫어해. 그러니 사부님을 공손하게…….”“올라와서 얘기해.”아람은 냉정하게 명령하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경주는 하느님께서 돌봐주 신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덤덤한 척했지만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는 두말없이 아람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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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아람은 뒤에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경주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싸늘했고 언짢은 듯했다.“넌 오글거리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너무 역겨워.”“난 그냥…… 너와 서먹서먹해지기 싫어서 그랬어.”아람이가 왜 짜증을 내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주는 가슴이 떨렸다.경주는 환심을 사는 방법을 몰랐다. 그는 장사할 때 박력있고 결단력이 있으며, 국제 비즈니스 서밋에서 당당하게 연설하는 사장이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갈팡질팡하고 말재주가 없어진다.“아람아…… 은주야……. 허, 그렇게 부르지 마, 신 사장. 여우짓하는 여자와 동급이 되는 것 같아서 인격이 모욕당하는 것 같아.”아람의 눈빛은 날카롭고 차가웠다.경주는 입이 바싹 마르고 목이 송곳에 찔린 듯 아팠다.문득 자신이 아람에게 준 상처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갓 이혼했을 때처럼 상처들은 그녀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실마리가 있을 때마다 그녀는 그것을 붙잡고 놓지 않고 무한히 확대했다.아람은 경주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서로에게 난감한 과거를 잊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늘 생각하고 잊지 않으면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일 수 없다.“아람아. 내가 널 그렇게 부르는 건 아무와도 상관없어. 난 그냥…….”경주는 입이 마르게 설명했다.“그만해.”아람은 문을 열고 맹정하고 그의 말을 끊었다.“착각하지 마. 네 성격을 잘 알아서 오라고 한 거야. 오늘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너는 이곳을 떠나지 않았겠지. 난 그저 별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을 뿐이야.”경주는 몰인정한 아람의 뒷모습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경주를 스튜디오로 데려온 이유는 다름이 아닌 초연서의 생일이 곧 다가오기 때문이다. 낯에는 호텔의 일로 바빠서 저녁이 되어야 문별의 스튜디오에서 옷을 디자인할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분초를 다퉈가며 일을 해야 했다.아람은 탁자 위에 놓인 질 좋은 백옥잠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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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아는 분께서 곧 생일이야. 드레스 디자인을 부탁해서 그분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경주는 무엇을 감추는 듯했다.그는 초연서를 위해 드레스를 디자인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아람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결코 같지 않았다.아람은 놀리는 듯이 웃었다.“아, 잊을 뻔했네. 이번 주말이 신 회장님의 고귀한 부인의 생일이네. 이 기회에 신 회장님에게 잘 보이려고 계모에게 선물해 주는 거야? 정성이 가득하네.”“구아람.”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살짝 화난 것 같았다.그녀의 조롱을 참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받는 느낌이 싫었다.“샤론에게 연락할 때 진주의 생일 선물이라고 말하지 마. 아니면 너에게 욕설을 퍼부을지도 몰라.”아람은 답답한 마음에 등을 돌려 경주를 쳐다보지 않았다.“끝났지? 빨리 가. 일해야 돼. 네가 방해하고 있잖아. 아!”한눈을 판 아람은 바늘 끝이 손가락을 찔러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왜? 다쳤어?”경주는 불안한 마음에 성큼성큼 다가가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옥같이 희고 아름다운 손이 바늘에 찔려 빨간 피 한 방울이 났다.이 바늘은 마치 자기 심장을 찌른 것 같아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아프지?”“놔.”아람은 경주의 손을 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진한 장미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핏방울이 퍼져나가자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주는 갑자기 용기를 내어 아람의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너…….”아람은 깜짝 놀라 동공이 흔들렸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온기가 그녀의 검지를 부드럽게 빨아들였다.순간 찌릿한 전율이 온몸에 퍼졌다.아람의 숨결은 점차 흐트러졌다. 두 뺨도 빨갛게 달아올랐고 손가락은 경주의 뜨거운 입안에서 부들부들 떨렸다.경주는 떨림이 느껴졌다. 그는 눈을 살짝 감고 얇은 입술로 그녀의 손가락을 문질렀다.순간 눈이 마주쳤다. 아람은 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그의 애정이 들어 있는 눈빛은 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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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밝은 유리창 너머로 석양의 황금빛이 들어왔다. 그들의 겹쳐진 그림자에 부드럽게 비친 석양은 은은하고 사람을 깊이 도취하게 했다.그 빛은 마치 이 깊은 키스처럼 부드러웠다.키스로 인해 아람의 두 뺨은 장미처럼 붉어졌다. 어지럽고 짜릿한 느낌이 순식간에 온몸에 퍼졌다.처음에 그녀는 여전히 경주의 가슴과 넓은 어깨를 세게 때릴 힘이 있었다. 하지만 점차 힘이 빠지고 그의 강한 호르몬에 휩싸여 호흡이 흐트러지자 다라가 나른해져 뒤로 물러섰다.와그르르-아람의 부드러운 몸은 경주에 의해 테이블에 눌려졌고 위에 있던 물건들은 바닥에 떨어졌다.“음…….”그녀는 저항하는 듯, 자비를 구걸하듯 낑낑거렸다. 경주의 눈도 빨갛게 물들었고 귀 끝도 피가 떨어질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처음으로 느끼는 뜨거움이 온몸에 퍼져 마치 아람이라는 불덩어리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경주는 평생 이렇게 키스한 여자는 아람이 단 한 명뿐이라고 맹세했다.그리고 이번 생에 다른 여자는 절대 없을 거라고 다짐했다.“사부님!”스튜디오의 문이 힘차게 열렸다. 그러자 눈치 없는 문별이 화들짝 놀라 달려들었다.아람과 경주가 키스하는 것을 보자 그녀는 움찔하며 손으로 입을 막았다.그리고 지붕이 무너질 것 같은 비명을 질렀다.“신경주! 이 변태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사부님을 놔줘!”아람은 지그시 감은 눈을 번적 뜨더니 꿈에서 깨어난 듯 경주를 밀쳐냈다.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경주의 뺨을 때렸다.짝-뺨을 맞은 소리가 너무 컸다. 경주의 왼쪽 얼굴은 부어올랐고 문별도 어안이 벙벙했다.얼굴이 불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아…… 잘생기지 않았다면 정말 변태인 줄 알겠어!’“신경주…… 여기서 나가, 당장 꺼져! 꼴도 보기 싫어!”아람의 얼굴은 붉어지고 눈이 촉촉해졌다. 그녀의 입가가 부끄럽게 붉어진 것을 보자 경주는 미소를 지었다.‘방금 키스한 흔적이 남아 있는데 꺼져라네. 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성실하구나.’“꺼져!”아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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