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는 벌린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벌리며 따봉을 했다.“좋, 좋아요! 컨디션이 좋아 보여요!”경주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차갑게 물었다.“왜 좋아 보이는데?”한문은 잠시 멍해지더니 문득 깨달았다.경주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면 그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에 대한 아람의 죄책감이 줄어들고 걱정도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경주의 안색이 창백하고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아람은 말을 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신경 쓸 것이다.‘쯧, 사장님에게 이런 꿍꿍이가 있으셨구나. 참 속이 깊네.’두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서자 비서의 제지를 받았다.“문별 디자이너께서 지금 VIP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으시니 이만 돌아가세요.”경주의 차가운 얼굴은 순간 엄숙해졌다.“문별 씨가 만나는 VIP 손님이 사부님인가요?”비서는 깜짝 놀랐다.“어떻게 아세요?”“제가 그분을 만나러 왔어요.”경주는 차분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구아람 씨의 남편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만나러 왔는데, 밖에서 막아서면 안 되죠?”한무는 깜짝 놀랐다.전처에게 구애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뻔뻔하게 구는 것이다.비서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경주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신 사장님. 제가 눈이 나빠서 사장님이 누군지 못 알아볼 것 같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몇 달 전에 당신의 약혼녀 김은주의 드레스를 주문했었죠? 그리고 생일 연회에서 결혼 소식을 발표하여 큰 소란을 일으켰습니다.”김은주의 이름을 듣자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 우리 사부님의 남편이라고 해요? 지금…… 저를 놀리시는 거예요?”경주는 입을 열고 해명하려는 순간, 갑자기 위에서 엄격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신경주! 방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누가 네 아내야!”문별이가 소리를 지리며 경주에게 다가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았다.“사부님이요. 구씨 가문 아가씨인 구아람 씨가 제 아내입니다.”경주는
신경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구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도 다정했다.그저 그녀의 차가운 말들이 가슴을 너무 아프게 찔러 정신이 흐리멍텅해졌다.“사, 사부님!”문별은 아람을 보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묻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만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신경주, 왜 여기 왔어?”아람은 차갑게 물었다.경주는 아람이 너무 냉정하게 느껴졌다. 마치 지난번에 생사를 함께 한 순간들이 사라진 것 같았다. 마음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지만 여전히 다정하게 말했다.“너 찾으러 왔어. 보고 싶어.”“헛소리하지 마. 그 말을 어떻게 믿어.”아람은 차갑게 웃으며 그의 말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됐어, 이미 봤잖아. 당장 가.”문별은 화를 내며 경주를 쫓았다.‘이 나쁜 남자가 김은주 그년과 질척댔었잖아. 김은주가 무너지니 바로 돌아서네? 정말 추하네. 이곳까지 더럽히겠어!’“안 갈 겁니다.”경주는 단호하게 말했다.“고집이 왜 이렇게 세? 내가 골프채를 들고 내쫓아야 되겠어?”문별은 평소 차가운 여신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친한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이 모습은 아람과 많이 닮았다.“아람아.”경주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할 얘기가 있어.”아람은 움찔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아람아? 지금…… 날 부르는 거야?’결혼한 3년 동안, 경주는 항상 성까지 붙여서 아람을 부르곤 했다. 심지어 이름을 건너뛰고 바로 본론을 얘기했었다.한무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사장님, 드디어 정신을 차리셨군요!’“이봐, 지금 누구를 부르는 거야. 공손하게 말해. 이미 이혼했고, 사부님도 널 상대하기 싫어해. 그러니 사부님을 공손하게…….”“올라와서 얘기해.”아람은 냉정하게 명령하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경주는 하느님께서 돌봐주 신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덤덤한 척했지만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는 두말없이 아람을 따라갔다.
아람은 뒤에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경주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싸늘했고 언짢은 듯했다.“넌 오글거리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너무 역겨워.”“난 그냥…… 너와 서먹서먹해지기 싫어서 그랬어.”아람이가 왜 짜증을 내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주는 가슴이 떨렸다.경주는 환심을 사는 방법을 몰랐다. 그는 장사할 때 박력있고 결단력이 있으며, 국제 비즈니스 서밋에서 당당하게 연설하는 사장이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갈팡질팡하고 말재주가 없어진다.“아람아…… 은주야……. 허, 그렇게 부르지 마, 신 사장. 여우짓하는 여자와 동급이 되는 것 같아서 인격이 모욕당하는 것 같아.”아람의 눈빛은 날카롭고 차가웠다.경주는 입이 바싹 마르고 목이 송곳에 찔린 듯 아팠다.문득 자신이 아람에게 준 상처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갓 이혼했을 때처럼 상처들은 그녀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실마리가 있을 때마다 그녀는 그것을 붙잡고 놓지 않고 무한히 확대했다.아람은 경주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서로에게 난감한 과거를 잊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늘 생각하고 잊지 않으면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일 수 없다.“아람아. 내가 널 그렇게 부르는 건 아무와도 상관없어. 난 그냥…….”경주는 입이 마르게 설명했다.“그만해.”아람은 문을 열고 맹정하고 그의 말을 끊었다.“착각하지 마. 네 성격을 잘 알아서 오라고 한 거야. 오늘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너는 이곳을 떠나지 않았겠지. 난 그저 별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을 뿐이야.”경주는 몰인정한 아람의 뒷모습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경주를 스튜디오로 데려온 이유는 다름이 아닌 초연서의 생일이 곧 다가오기 때문이다. 낯에는 호텔의 일로 바빠서 저녁이 되어야 문별의 스튜디오에서 옷을 디자인할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분초를 다퉈가며 일을 해야 했다.아람은 탁자 위에 놓인 질 좋은 백옥잠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는 분께서 곧 생일이야. 드레스 디자인을 부탁해서 그분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경주는 무엇을 감추는 듯했다.그는 초연서를 위해 드레스를 디자인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아람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결코 같지 않았다.아람은 놀리는 듯이 웃었다.“아, 잊을 뻔했네. 이번 주말이 신 회장님의 고귀한 부인의 생일이네. 이 기회에 신 회장님에게 잘 보이려고 계모에게 선물해 주는 거야? 정성이 가득하네.”“구아람.”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살짝 화난 것 같았다.그녀의 조롱을 참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받는 느낌이 싫었다.“샤론에게 연락할 때 진주의 생일 선물이라고 말하지 마. 아니면 너에게 욕설을 퍼부을지도 몰라.”아람은 답답한 마음에 등을 돌려 경주를 쳐다보지 않았다.“끝났지? 빨리 가. 일해야 돼. 네가 방해하고 있잖아. 아!”한눈을 판 아람은 바늘 끝이 손가락을 찔러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왜? 다쳤어?”경주는 불안한 마음에 성큼성큼 다가가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옥같이 희고 아름다운 손이 바늘에 찔려 빨간 피 한 방울이 났다.이 바늘은 마치 자기 심장을 찌른 것 같아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아프지?”“놔.”아람은 경주의 손을 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진한 장미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핏방울이 퍼져나가자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주는 갑자기 용기를 내어 아람의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너…….”아람은 깜짝 놀라 동공이 흔들렸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온기가 그녀의 검지를 부드럽게 빨아들였다.순간 찌릿한 전율이 온몸에 퍼졌다.아람의 숨결은 점차 흐트러졌다. 두 뺨도 빨갛게 달아올랐고 손가락은 경주의 뜨거운 입안에서 부들부들 떨렸다.경주는 떨림이 느껴졌다. 그는 눈을 살짝 감고 얇은 입술로 그녀의 손가락을 문질렀다.순간 눈이 마주쳤다. 아람은 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그의 애정이 들어 있는 눈빛은 생사
밝은 유리창 너머로 석양의 황금빛이 들어왔다. 그들의 겹쳐진 그림자에 부드럽게 비친 석양은 은은하고 사람을 깊이 도취하게 했다.그 빛은 마치 이 깊은 키스처럼 부드러웠다.키스로 인해 아람의 두 뺨은 장미처럼 붉어졌다. 어지럽고 짜릿한 느낌이 순식간에 온몸에 퍼졌다.처음에 그녀는 여전히 경주의 가슴과 넓은 어깨를 세게 때릴 힘이 있었다. 하지만 점차 힘이 빠지고 그의 강한 호르몬에 휩싸여 호흡이 흐트러지자 다라가 나른해져 뒤로 물러섰다.와그르르-아람의 부드러운 몸은 경주에 의해 테이블에 눌려졌고 위에 있던 물건들은 바닥에 떨어졌다.“음…….”그녀는 저항하는 듯, 자비를 구걸하듯 낑낑거렸다. 경주의 눈도 빨갛게 물들었고 귀 끝도 피가 떨어질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처음으로 느끼는 뜨거움이 온몸에 퍼져 마치 아람이라는 불덩어리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경주는 평생 이렇게 키스한 여자는 아람이 단 한 명뿐이라고 맹세했다.그리고 이번 생에 다른 여자는 절대 없을 거라고 다짐했다.“사부님!”스튜디오의 문이 힘차게 열렸다. 그러자 눈치 없는 문별이 화들짝 놀라 달려들었다.아람과 경주가 키스하는 것을 보자 그녀는 움찔하며 손으로 입을 막았다.그리고 지붕이 무너질 것 같은 비명을 질렀다.“신경주! 이 변태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사부님을 놔줘!”아람은 지그시 감은 눈을 번적 뜨더니 꿈에서 깨어난 듯 경주를 밀쳐냈다.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경주의 뺨을 때렸다.짝-뺨을 맞은 소리가 너무 컸다. 경주의 왼쪽 얼굴은 부어올랐고 문별도 어안이 벙벙했다.얼굴이 불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아…… 잘생기지 않았다면 정말 변태인 줄 알겠어!’“신경주…… 여기서 나가, 당장 꺼져! 꼴도 보기 싫어!”아람의 얼굴은 붉어지고 눈이 촉촉해졌다. 그녀의 입가가 부끄럽게 붉어진 것을 보자 경주는 미소를 지었다.‘방금 키스한 흔적이 남아 있는데 꺼져라네. 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성실하구나.’“꺼져!”아람은
“잊었어.”아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그녀는 문별을 껴안으며 약간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이혼했어. 아직도 신경주를 잊지 못했으면 난 사람도 아니야. 13년 동안 신경주를 위해 단 하루도 편하게 지내지 못했어. 이혼 후 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을 거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해.”눈가가 촉촉해진 문별은 한숨을 내쉬었다.경주가 아람에게 남긴 상처는 그녀의 마음속 가장 부드러운 곳에 여전히 남아 있고 아물기 어려운 것 같았다.“맞아요!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현명한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지 않아요!”문별은 아람의 등을 토닥거리며 환하게 웃으며 장난쳤다.“사부님, 오늘 저녁에 같이 술 한잔할까요? 사부님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내 사랑 이야기는 엉망진창이야. 말하기도 부끄러워.”아람은 슬픈 표정을 바꾸고 사악한 예쁜 미소를 지으며 문별의 턱을 부드럽게 올렸다.“넌? 잘 생긴 남자를 보면 넋이 나가더니. 연애를 안 해? 사부님과 공유해 봐.”“제가 무슨 연애를 해요…… 옷을 만들기도 바빠요. 저는 평생 옷과 지낼 거예요!”문별은 도도하게 콧방귀를 꼈다.“잘 생긴 남자들은 원기를 보강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 외에 아무 소용도 없어요. 남자들은 머리가 텅 비었거든요. 제가 전에 좋아했던 모델, 아이돌들도 이상해요! 며칠 동안 잘해주더니 바로 본심을 드러내더라고요. 저한테 명품 시계나 명품 차를 요구했어요! 제가 잘생긴 남자를 좋아할 뿐이지 바보는 아니잖아요.”“풋!”아람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우리가 많이 닮았네. 나쁜 남자를 끌어드리는 체질이야. 걱정 마, 별아. 사부님이 겪은 고통을 네가 겪지 못하게 할 거야. 남자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내가 몇 명 소개해 줄게.”“몇 명? 사부님. 평소에 그렇게 바쁘신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인맥을 가지고 계세요?”“난 태어날 때부터 인맥이 있어.”아람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두드렸다.“큰오빠, 둘째 오빠, 셋째 오빠, 넷째
샤론은 절대 진주에게 드레스를 디자인해 주지 않겠다고 했다.“샤론의 스튜디오 직원이 말했어. 아무리 큰돈을 주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도 드레스를 디자인하지 않을 거라고…….”신효린은 진주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이 들은 소식을 전했다.진주는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왜!”“엄마, 구체적인 원인은 물어보지 마…….”신효린은 말을 잇지 못했다.“우물쭈물하지 말고 말해!”신효린은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할 수없이 말했다.“샤론 측에서…… 평판이 나쁜 사람에게는 디자인해 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 하면 간판만 망칠 거라고…….”그녀는 일부러 말을 돌려서 했다. 샤론의 본래 말은 더욱 귀에 거슬렸다.신 회장님의 부인인 진주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젠장! 말도 안 돼!”진주는 버럭 화를 내며 화장대 위의 값비싼 화장품을 모두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녀는 분노로 눈과 얼굴이 빨개졌다.“옷 파는 사람이 대단해? 샤론이 디자인한 드레스가 없어도 초연서 그년을 짓밟을 수 있어!”말을 마치자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아, 아빠…….”신효린은 신광구가 얼음조각처럼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진주도 벌떡 일어섰다. 안색이 어두운 남편을 보더니 급히 가식적으로 말했다.“오빠! 출, 출장에서 돌아왔어? 언제 돌아왔어? 왜 말하지도…….”“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뭘 짓밟겠다는 건데?”신광구는 어질러진 집안을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최고의 디자이너인 샤론에게 내 생일 연회에 입을 드레스를 맞춰 달라고 부탁했어. 그런데 샤론이가 해 주지도 않으면서 날 모욕하잖아! 내가 화가 안 나겠어?”진주는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신광구를 덥석 안았다. 엄마의 소녀와 같은 모습을 보자 신효린은 부끄러웠다.“오빠! 나는 당신의 아내야. 난 신씨 그룹과 오빠를 대표하는 사람이야. 샤론 그 여자가 날 모욕하는 것은 오빠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것과 같아. 우리 신씨 그룹을 안중에도 두지 않아! 샤론을 혼내줘. 금지시켜! 오빠의 여자를
신광구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구만복의 여자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야?”“당신이 나를 알기 전에 TS 방송국의 주주였어. 그때는 공교롭게도 초연서가 점점 핫해지는 시기였어! 그리고 당신이 초연서의 스폰서라는 사실이 TS에서 소문이 났어. 사적으로 초연서를 만나는 모습도 기자에게 찍혔잖아. 정말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진주는 초연서를 생각하면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눈은 분노로 가득 찼다.당시 그녀가 신광구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신씨 그룹의 도련님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신광구가 초연서를 돌봐주는 남자라는 소문이 있었다.진주는 초연서가 가진 것을 모두 뺏고 싶었다.설사 뺏지 못한다 해도 직접 파괴할 생각이었다.눈썹을 찌푸린 신광구는 점점 짜증이 났다.“나와 초연서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진주는 그의 어두운 눈빛에 마음이 찔려 겁을 먹었다.“만약 정말 무언가가 있다면 내가 초연서를 놓아주고 당신과 결혼했을 것 같아? 나는 숨어서 여자를 만나고 데려오지 못하는 겁쟁이가 아니야.”진주는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에 숨쉬기가 힘들었다.언뜻 듣기에는 이 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그러나 진주가 듣기에는 너무 가혹했다.마치 자신이 초연서의 대용품인 것 같았다. 신광구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차선책을 택한 것 같았다.“그래서…… 그때 초연서를 좋아했었네. 아직도 초연서를 잊지 못했지?”진주는 신광구의 팔을 세게 흔들며 눈시울을 붉혔다.“오빠! 그 여자는 나쁜 년이야! 그땐 많은 연예계 고위층들과 관계가 있었어. 심지어 약에 취해 명성을 망쳤어! 저런 여자랑 엮이는 남자들은 다 망할 거야! 초연서는 구만복의 첩으로 될 수밖에 없어!”그 말을 들은 신광구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당시 그는 진주를 알기 전에 이미 초연서를 알고 있었다.명성, 미모, 연기력이든 진주는 초연서보다 뒤떨어졌다.그의 기억에 초연서는 진주가 말한 것처럼 엉망진창인 사람이 아니다. 나중에 금지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
“그리고 이런 시원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행위가 신경주답지 않아. 아람 그 계집에의 방법 같은데.”유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구만복의 팔짱을 꼈다.“만복아, 너무 늦었어. 이제 자러가야지.”...요즘 아람은 구만복이 성주의 집에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불편하여 경주와 함께 유희와 효정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이 순간 효정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 효정은 아람을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 이번에 기회를 잡아 효정은 아람의 곁에 딱 붙으며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저녁 잘 때만 아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경주는 매일 침대에 누워 아람을 괴롭혔다. 아람이 지쳐 자비를 구걸할 때까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낮에 잃어버린 스킨십 기회를 만회하려는 것 같았다.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 인색한 사람은 봤어도 이런 일을 따지는 사람은 처음 본다.지난번 효정이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을 때 갑자기 방문한 신우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오늘 밤 모두가 모인 드물 날이라 효정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비볐다. 실력을 발휘하여 아람과 경주에게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아람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케이크를 기다렸다. 하지만 밤이 되었고 배가 슬슬 고파도 효정은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아람은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살펴보았다.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거실에 도착하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희가 효정의 작은 몸을 식탁에 눌렀다. 한 손으로 아람의 머리를 감싸고 격렬하게 효정의 붉은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효정은 유희의 행동을 따르며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나른한 신음을 냈다. 이때 점점 사랑에 빠진 유희는 효정의 얇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아아! 이 변태. 순진한 소녀를 괴롭혀?’아람은 입술을 벌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쩔 줄 몰라 할 사이에 뜨거운 포옹이 느껴졌다. 순간 경주의 강한 호르몬 향기가 아람을 감쌌다.“놀라지 마, 아람아. 여기선 이런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