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이 넘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사람들은 그제야 보았다. 신남준도 어느 순간 서 비서와 함께 문 앞에 나타났다.아람이 너무 눈에 띄어 신씨 부부는 신남준도 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할아버지.”“할아버지!”경주와 아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할아버지를 참 다정하게 부르네.’진주는 마치 도사를 만난 귀신처럼 즉시 화를 가라앉히고 식은땀을 흘렸다.“아버지, 여기 왜 오셨어요?”신광구도 깜짝 놀라 채찍을 잡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흥, 내가 서두르지 않으면 내 손자가 너한테 맞아 죽을지도 몰라!”신남준은 위풍당당하게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상처투성인 경주를 보자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경주야! 괜찮아?”“괜찮아요, 할아버지.”경주는 위로하는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서 비서! 당장 내 주치의를 불러서 경주의 상처를 치료해!”“네, 신 선생.”서 비서는 급히 전화를 걸었다.“구아람 씨가 폐를 끼쳤네요. 우리 경주를 위해 어르신까지 불러오시고.”진주는 신광구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괴상하게 아람의 탓을 했다.“오빠, 아버지의 몸이 편찮으신데, 이렇게 추운 날을 무릅쓰고 밤늦게까지 오면, 내 마음이…….”“됐어! 연기 그만해!”신남준은 진주의 가식스러운 모습에 짜증이 나서 손을 흔들었다.“난 건강해. 소아가 가끔씩 와서 몸조리를 해주고 있어. 네가 입만 열면 내가 아프다고 하네. 지금 날 저주하는 거야?”진주는 실수한 것을 알고 당황하여 해명했다.“아, 아니에요. 아버지…….”“그리고, 소아가 날 부른 게 아니야.”신남준은 진주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이 모든 것이 우연이야. 소아가 오늘 밤 우연히 날 보러 왔어. 그 와중에 경주가 맞는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관해 정원으로 온 거야. 소아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따라온 거야.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소아에게 묻지 말고 나에게 물어봐!”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이 모두 창백한 진주를 향해 쏠렸다.눈을 부릅뜬 진주는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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