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연약한 몸이 아람을 향해 쓰러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두 팔을 벌려 그를 꼭 껴안았다.갑자기 손바닥에서 뜨겁고 촉촉한 느낌이 들어 가슴이 떨렸다.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손바닥을 펴보니 보기만 해도 몸서리치는 피가 있었다.경주의 넓은 등에는 끔찍한 채찍 자국이 가득했다. 새하얀 셔츠가 피에 의해 붉게 물들었다.그 순간 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걷잡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며 눈빛에는 매우 위협적인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신경주, 괜찮아?”“날…… 걱정하는 거야?”경주의 잘생긴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편안하게 그녀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당연하지!”아람은 순간적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러자 경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는 기쁨을 억누르며 입꼬리를 올렸다.“고마워, 아람아.”“닥쳐!”아람은 화가 나 있어 나지막하게 호통을 쳤다.“지금 많이 다쳤어. 그만 떠들어, 네 말을 듣기 싫어!”경주는 씁쓸하게 웃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구씨 가문의 아가씨가 갑자기 나타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몰래 숨어서 모든 것을 지켜보던 신효정은 신처럼 내려온 새언니를 보고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기뻐하던 진주와 신효린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신 회장님, 오늘 집이 정말 북적거리네요. 제가 한 발짝 만 늦었으면 이 막장 드라마를 놓칠 뻔했네요.”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놀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신광구를 쳐다보는 눈빛은 송곳처럼 날카롭고 압박감이 강했다. 이것은 막장 드라마에서도 못 보는 장면이었다.주위의 가정부들은 이 말을 듣고 몰래 비웃었다.아람은 경주를 안고 천천히 말했다.“집안의 허물은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아들을 그렇게 무례하게 때리고, 체면을 불구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처음 보네요. 차라리 신경주를 발가벗겨 관해 정원의 대문에 사흘 동안 걸어놔요. 제가 성주의 모든 기자들을 초대할게요. 신 회장님의 명성을 널리
기력이 넘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사람들은 그제야 보았다. 신남준도 어느 순간 서 비서와 함께 문 앞에 나타났다.아람이 너무 눈에 띄어 신씨 부부는 신남준도 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할아버지.”“할아버지!”경주와 아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할아버지를 참 다정하게 부르네.’진주는 마치 도사를 만난 귀신처럼 즉시 화를 가라앉히고 식은땀을 흘렸다.“아버지, 여기 왜 오셨어요?”신광구도 깜짝 놀라 채찍을 잡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흥, 내가 서두르지 않으면 내 손자가 너한테 맞아 죽을지도 몰라!”신남준은 위풍당당하게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상처투성인 경주를 보자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경주야! 괜찮아?”“괜찮아요, 할아버지.”경주는 위로하는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서 비서! 당장 내 주치의를 불러서 경주의 상처를 치료해!”“네, 신 선생.”서 비서는 급히 전화를 걸었다.“구아람 씨가 폐를 끼쳤네요. 우리 경주를 위해 어르신까지 불러오시고.”진주는 신광구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괴상하게 아람의 탓을 했다.“오빠, 아버지의 몸이 편찮으신데, 이렇게 추운 날을 무릅쓰고 밤늦게까지 오면, 내 마음이…….”“됐어! 연기 그만해!”신남준은 진주의 가식스러운 모습에 짜증이 나서 손을 흔들었다.“난 건강해. 소아가 가끔씩 와서 몸조리를 해주고 있어. 네가 입만 열면 내가 아프다고 하네. 지금 날 저주하는 거야?”진주는 실수한 것을 알고 당황하여 해명했다.“아, 아니에요. 아버지…….”“그리고, 소아가 날 부른 게 아니야.”신남준은 진주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이 모든 것이 우연이야. 소아가 오늘 밤 우연히 날 보러 왔어. 그 와중에 경주가 맞는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관해 정원으로 온 거야. 소아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따라온 거야.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소아에게 묻지 말고 나에게 물어봐!”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이 모두 창백한 진주를 향해 쏠렸다.눈을 부릅뜬 진주는 감히
큰 홀에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눈을 깜빡거리는 구아람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신경주는 그녀의 장난기 어린 표정을 보자 부상을 입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아람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신남준이 신광구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관해 정원의 주인인 그를 공개적으로 꾸짖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신 회장님과 같은 높은 신분인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욕먹는 모습이 너무 체면이 깎이네. 너무 비참하잖아.’신광구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다.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를 악물고 차갑게 말했다.“집사, 모두 여기서 나가게 해줘.”“안 돼! 오늘 밤의 일을 바로 해결해야 돼. 그 누구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해!”신남준의 위압은 엄청났다. 아람이 화를 낼 때의 모습은 신남준와 매우 닮아 마치 친손녀인 것 같았다.“아버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무슨 뜻이냐고? 흥, 너와 같은 뜻이지!”신남준은 눈을 지그시 감고 차갑게 조롱했다.“사람들 앞에서 경주를 때렸잖아. 내 손자 자존심을 생각해 주지도 않았어. 나도 사람들 앞에서 오늘 밤 일을 해결하려고 해. 못 받아들이겠어?”“아버지! 이렇게 건방진 놈을 감싸주면 안 돼요! 지금 나쁜 짓을 하게 도와주시는 거예요?”신광구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경주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아버지가 경주의 버릇을 잘못 들여서 이미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아버지인 나조차 안중에 두지 않을 거예요!”“허.”경주는 피식 웃더니 눈빛이 싸늘해졌다.어머니가 이 별장 옥상에서 뛰어내렸을 때, 더 이상 명목상의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아버지는 이미 어머니를 따라 죽었다고 생각했다.아람은 이 차가운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그녀는 태연하게 경주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깊고 아픈 증오가 느껴졌다.그러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났다.“경주가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다고? 자, 얘기해 봐
구아람은 깜짝 놀라서 눈을 부릅뜨고 신경주를 바라보았다.“KS는 오랫동안 신씨 그룹과 싸워 왔어요. 아버지의 귀한 양손녀도 계속 우리 신씨 그룹에게 피해를 주었어요. 신씨 그룹의 주가가 요동치고 최근에 2000억 넘게 손해 봤어요! 이 시점에 성주의 상류층 인맥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말에 연회를 하려 해요. 그런 중요한 순간에 그룹 사장으로서 회사 이익을 챙기지 않고 상대의 편을 들어줬어요! 제가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어요?”아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경주를 바라보았다. 두 눈을 점점 더 크게 떴고 가슴도 두근거렸다.“아. 주말에 여자를 위해 마련한 생일 연회를 말하는 거야?”“맞아요! 얼마나 어렵게 생긴 기회인데요!”“경주가 참석하지 않으면 나도 안 갈래.”“네?”신광구는 충격을 받았다.“참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아를 따라 구만복이 셋째 부인을 위해 준비한 생일 연회에 가겠어. 왜? 나도 채찍으로 때릴 거야?”신남준은 흰 눈썹을 치켜들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아람은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신남준의 꺼림 없는 편애에 감동을 받았다.“아버지,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거예요?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신광구는 손에 쥔 채찍을 바닥에 던졌다.“허,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신남준의 눈에는 증오에 찬 분노가 가득했다.“네 여자가 밖에서 악명이 높아. 이 시점에 생일 연회를 열어주겠다고? 네가 창피한 줄 몰라도 난 창피하거든!”진주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속이 시원했다.연극배우 출신인 진주는 집안에서의 평판도 좋지 않았다. 가정부들을 학대하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몰래 그녀를 저주하며 오랫동안 불만을 품고 있었다.진주는 목이 빨개질 정도로 화가 났다. 능지처참을 받는 것처럼 수치심을 느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이 영감…… 정말 죽어야겠어. 기다려, 언젠간 널 없애버릴 거야! 그때 신경주와 구아람 그년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는지 보자!’“아무튼,
일행은 신남준과 함께 만월교의 별장으로 돌아갔다.신남준은 감정이 풍부했다. 가는 동안 왼손으로 경주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아람의 손을 잡고 한시도 놓지 않았다.그리고 속사포를 쏘듯이 신광구와 진주를 꾸짖었다. 그들을 욕하는 멘트가 전혀 겹치지 않았다. 아람이 그 모습을 보자 할아버지가 피곤할까 봐 걱정했다.부부를 꾸짖은 후 신남준은 경주를 안쓰러워했다. 손자라고 부르면서 일부러 경주와 아람의 손이 닿게 했다.경주는 순간 가슴이 두금거렸다. 그는 할아버지 사이로 아람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아람은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의식했지만 일부러 무시하기로 했다.그녀가 반응이 없자 마음이 급해난 경주는 참지 못하고 아람의 손을 움켜쥐었다.그러자 손의 따뜻한 온도가 사라지더니 아람은 손을 빼버렸다.경주가 고개를 들어 보니 살짝 화가 난 아람의 눈과 마주쳤다. 부릅뜨고 있는 초롱초롱한 눈은 마치 경주를 잡아먹을 듯했다.‘손을 못 잡았네. 하지만 오늘 밤 나타나주는 거로 만족해.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경주야, 오늘 밤 정말 소아를 고마워해야 해. 네가 아버지한테 맞았다고 제때 말해 주지 않았다면, 난 이렇게 빨리 올 수 없었을 거야!”신남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손자에게 눈짓을 했다.“소아가 널 걱정하는 게 분명해. 이놈아, 빨리 살려줘서 고맙다고 해!”“아람아, 고마워.”경주가 뼛속까지 다정한 모습은 너무나도 희귀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이글거리는 경주의 시선을 본 아람은 소름이 돋아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신 사장님, 나한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효정에게 해.”그러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효정이?”“네, 효정이가 저에게 전화했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께 말씀드렸어요.”아람의 눈빛은 또다시 차가워졌다.“겸사겸사 한 일이니, 오해하지 마.”“네가 할아버지에게 알려주었잖아. 그건 네가 날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야.”경주는 뻔뻔하게 굴었다. 아람이 인정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제멋대로
아람은 마음속에서 경주를 째려보았다.‘너한테 물어봤어? 짜증 나네!’“말해 봐, 소아야. 할아버지는 믿어. 그 말들은 네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한 것이겠지.”신남준은 자상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께서 효정이를 데려와서 함께 살면 좋겠어요.”아람은 신남준을 친 할아버지로 생각하였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러자 경주가 대답했다.“난 동의해.”“너에게 안 물어봤어!”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물어보든 안 물어보든 상관없어, 난 너의 생각을 응원해.”아람은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정말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네.’“소아야, 효정에게 무슨 일이 있어?”신남준은 걱정스럽게 물었다.“효정이는 자폐증이 있어요. 신씨 부부는 일하느라 많이 바빠요. 집안 일과 그룹을 돌보느라 효정이를 챙겨주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건 효정의 상태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효정이가 할아버지에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면 할아버지도 외롭지 않을 거고, 효정이 곁에도 할아버지가 계셔서 증상에 도움이 될 거예요. 친 손녀가 곁에 있어주면 제가 안심할 수 있어요.”아람은 신효린이 신효정을 괴롭힌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양쪽의 입장에서 문제를 생각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신효정이 신효린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일은 천천히 해결해도 된다.그리고 이것은 신씨 가문의 집안일이다. 외부인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소아야, 생각해 줘서 고마워. 어휴, 내 탓이야. 할아버지로서 손녀를 너무 소홀했어. 모두 이 늙은이 잘못이야.”신남준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눈썹을 찌푸린 채 아람의 손등의 가볍게 두드렸다.“애야, 너의 말을 이해했어. 내일 아침 서 씨에게 관해 정원에 가서 효정이를 데려오라고 부탁할게.”……관해 정원의 분위기는 극도로 우울했다.아들을 혼내는 웃음거리가 끝났다. 신광구는 가장으로서 위엄을 세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씨 가문의 모든 사람 앞에서 신남준의
떠들썩했던 웃음거리가 끝나자 또다시 떠들썩거렸다.이 순간 신광구와 신경주는 집에 없어서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하는 셈이었다.신효린은 신효정이 할아버지에게 몰래 소식을 알려준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신효정의 방으로 달려가 머리를 잡고 거실까지 끌고 갔다.그녀는 방금 신광구가 공개적으로 경주를 모욕한 수단을 배우고 바로 사용했다.“언, 언니…… 놔요, 너무 아파요.”신효정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두피가 찢어질 것만 같았다.“배신자! 간첩! 나쁜 년! 아픈 줄도 알아? 아픈 게 당연한 거야. 오늘 언니가 제대로 교육해 줄게!”신효린은 욕설을 퍼부으며 팔을 격렬하게 휘둘러 신효정의 뺨을 때렸다.“아!”뺨을 때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가정부들은 깜짝 놀랐다. 그녀들은 연약한 신효린이 맞아서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볼 수만 없었다.가정부들은 마음이 급해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신씨 가문의 가정부로서 주인의 일에 참견할 용기가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언니…… 잘 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신효정은 얼굴을 가리고 주체할 수없이 울었다.지금 이 순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저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도넛처럼 움츠러들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신효린은 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손녀이자 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다. 신효정은 그녀와 맞설 힘이 없었다.아람은 신씨 가문을 떠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신효정은 가족을 버릴 수 없어 무능하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신효정의 생존하는 방법이다.“넷째 아가씨! 아가씨!”영이는 울면서 달려가 신효린의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셋째 아가씨! 다 같은 신 회장님의 딸인데, 무슨 자격으로 넷째 아가씨를 괴롭혀요?”“뭐라고?”이 말을 들은 신효린은 화가 나서 웃음이 터졌다. 그녀는 손을 허리에 대고 두 사람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멍청이야, 이 집에서 친구를 사귀었네?”“영, 영
“영이를 다치게 했으니 당장 사과해!”신효정은 천천히 일어났다. 가녀린 어깨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었고 신효린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간담이 서늘하게 했다.신효정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사과하라고? 하하하…… 꿈 깨!”신효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효정은 성난 송아지처럼 포효하며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머리로 박았다.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자 신효린은 비틀거리더니 뒤집어진 거북이처럼 네발을 들고 넘어졌다. 하마터면 속살이 드러날 뻔했다.“풉…….”주위의 가정부들은 참을 수 없어 몰래 비웃었다.“신…… 신효정!”화가 난 신효린은 내장이 뭉개질 것 같았다.그녀는 재빨리 일어섰다. 수치심과 분노로 인해 눈앞에 있는 친동생을 찢어버리고 싶었다.“이 봐! 신효정을 잡아! 빨리!”신효린이 명령을 내리자 평소 진주와 그녀를 모시던 덩치가 큰 가정부들이 바삐 달려와 신효정의 두 팔을 잡았다.“놔, 놓으라고!”신효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몸부림쳤다.하지만 가정부들은 이미 연약한 그녀를 드러올려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이년아! 하느님이 와도 널 구할 수 없어!”신효린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원수를 때리듯 팔을 휘두르며 뺨을 날렸다.“음…….”신효정은 순식간에 고통으로 머리가 어지러워 나지막하게 소리를 냈다. 몸에 걸친 얇은 잠옷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그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신효린은 기분이 좋아졌다.너무 오랫동안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사악한 분노를 허약한 신효정에게 화풀이할 수 있었다.“한쪽만 빨개지면 안 예쁘잖아, 언니가 하나 더 해줄게.”말을 마치자 신효린은 손을 들어 신효정의 다른 한쪽 얼굴을 때리려 했다.“한 번만 더 건드려 봐!”얼음처럼 차갑고 번개처럼 엄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문을 바라보자 순간 숨을 들이쉬었다.이 익숙한 목소를 듣자 신효린은 겁에 질려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 높이 들어 오린 손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훤칠하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
“그리고 이런 시원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행위가 신경주답지 않아. 아람 그 계집에의 방법 같은데.”유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구만복의 팔짱을 꼈다.“만복아, 너무 늦었어. 이제 자러가야지.”...요즘 아람은 구만복이 성주의 집에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불편하여 경주와 함께 유희와 효정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이 순간 효정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 효정은 아람을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 이번에 기회를 잡아 효정은 아람의 곁에 딱 붙으며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저녁 잘 때만 아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경주는 매일 침대에 누워 아람을 괴롭혔다. 아람이 지쳐 자비를 구걸할 때까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낮에 잃어버린 스킨십 기회를 만회하려는 것 같았다.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 인색한 사람은 봤어도 이런 일을 따지는 사람은 처음 본다.지난번 효정이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을 때 갑자기 방문한 신우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오늘 밤 모두가 모인 드물 날이라 효정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비볐다. 실력을 발휘하여 아람과 경주에게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아람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케이크를 기다렸다. 하지만 밤이 되었고 배가 슬슬 고파도 효정은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아람은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살펴보았다.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거실에 도착하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희가 효정의 작은 몸을 식탁에 눌렀다. 한 손으로 아람의 머리를 감싸고 격렬하게 효정의 붉은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효정은 유희의 행동을 따르며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나른한 신음을 냈다. 이때 점점 사랑에 빠진 유희는 효정의 얇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아아! 이 변태. 순진한 소녀를 괴롭혀?’아람은 입술을 벌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쩔 줄 몰라 할 사이에 뜨거운 포옹이 느껴졌다. 순간 경주의 강한 호르몬 향기가 아람을 감쌌다.“놀라지 마, 아람아. 여기선 이런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
“내 인생에서 단 한 순간도 나를 위해 살지 않았어. 우리 아이들이, 특히 아람이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 날 닮지 말고, 자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자신만의 행복. 도연아, 우리 딸의 선택한 것이 정말 자신만의 행복일까? 나 이제 어떡해? 만약 듣고 있다면 꿈에서 알려줘, 응?’이때, 서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구만복이 대답하기 전에 강소연이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만복아, 언니. 윤씨 가문 그 미친 여자가 찾아와서 만복과 연서 언니를 만나려고 해! 내가 들여보내지 않아서 정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술 냄새가 나는데 많이 취하고 주정을 부리는 것 같아!”“윤 회장님 딸 윤민주를 말하는 거야? 왜 왔어?”구만복은 화를 내며 말했다.“윤씨 가문은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여자아이가 감히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밤에 찾아와? 구씨 가문이 무슨 시장이야? 교양도 없어?”강소연은 화가 나서 팔짱을 끼며 말했다.“왜 찾아왔는지 물었는데, 너무 취해서 똑바로 말하지 못해. 그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허, 상관없다고? 참 뻔뻔하기도 하네.”유민지는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벌떡 일어서더니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연서를 만나려고 하는 건 연서가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야. 변명하면 없었던 일인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민지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그날 연회에서 아린이 윤진수에게 당해서 큰일 날 뻔했어. 여기서 윤민주 아가씨가 많은 힘을 했거든.”유민지는 화가 나서 눈이 충혈되었다.“그 당시 수해가 들어가서 아린을 찾으려고 했어. 윤민주가 사람을 데리고 수해를 막고 때려서 중상을 입힌 것도 윤민주야. 왼쪽 어깨 상처가 악화되었고, 왼쪽 눈도 거의 실명할 뻔했어!”“실, 실명?”구만복과 강소연은 믿을 수 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 수해가 왼쪽 눈을 거즈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