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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영이를 다치게 했으니 당장 사과해!”

신효정은 천천히 일어났다. 가녀린 어깨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었고 신효린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간담이 서늘하게 했다.

신효정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사과하라고? 하하하…… 꿈 깨!”

신효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효정은 성난 송아지처럼 포효하며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머리로 박았다.

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자 신효린은 비틀거리더니 뒤집어진 거북이처럼 네발을 들고 넘어졌다. 하마터면 속살이 드러날 뻔했다.

“풉…….”

주위의 가정부들은 참을 수 없어 몰래 비웃었다.

“신…… 신효정!”

화가 난 신효린은 내장이 뭉개질 것 같았다.

그녀는 재빨리 일어섰다. 수치심과 분노로 인해 눈앞에 있는 친동생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이 봐! 신효정을 잡아! 빨리!”

신효린이 명령을 내리자 평소 진주와 그녀를 모시던 덩치가 큰 가정부들이 바삐 달려와 신효정의 두 팔을 잡았다.

“놔, 놓으라고!”

신효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가정부들은 이미 연약한 그녀를 드러올려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

“이년아! 하느님이 와도 널 구할 수 없어!”

신효린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원수를 때리듯 팔을 휘두르며 뺨을 날렸다.

“음…….”

신효정은 순식간에 고통으로 머리가 어지러워 나지막하게 소리를 냈다. 몸에 걸친 얇은 잠옷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

그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신효린은 기분이 좋아졌다.

너무 오랫동안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사악한 분노를 허약한 신효정에게 화풀이할 수 있었다.

“한쪽만 빨개지면 안 예쁘잖아, 언니가 하나 더 해줄게.”

말을 마치자 신효린은 손을 들어 신효정의 다른 한쪽 얼굴을 때리려 했다.

“한 번만 더 건드려 봐!”

얼음처럼 차갑고 번개처럼 엄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문을 바라보자 순간 숨을 들이쉬었다.

이 익숙한 목소를 듣자 신효린은 겁에 질려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 높이 들어 오린 손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훤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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