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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큰 홀에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눈을 깜빡거리는 구아람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신경주는 그녀의 장난기 어린 표정을 보자 부상을 입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저 아람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신남준이 신광구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관해 정원의 주인인 그를 공개적으로 꾸짖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신 회장님과 같은 높은 신분인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욕먹는 모습이 너무 체면이 깎이네. 너무 비참하잖아.’

신광구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다.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를 악물고 차갑게 말했다.

“집사, 모두 여기서 나가게 해줘.”

“안 돼! 오늘 밤의 일을 바로 해결해야 돼. 그 누구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해!”

신남준의 위압은 엄청났다. 아람이 화를 낼 때의 모습은 신남준와 매우 닮아 마치 친손녀인 것 같았다.

“아버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

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슨 뜻이냐고? 흥, 너와 같은 뜻이지!”

신남준은 눈을 지그시 감고 차갑게 조롱했다.

“사람들 앞에서 경주를 때렸잖아. 내 손자 자존심을 생각해 주지도 않았어. 나도 사람들 앞에서 오늘 밤 일을 해결하려고 해. 못 받아들이겠어?”

“아버지! 이렇게 건방진 놈을 감싸주면 안 돼요! 지금 나쁜 짓을 하게 도와주시는 거예요?”

신광구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경주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

“아버지가 경주의 버릇을 잘못 들여서 이미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아버지인 나조차 안중에 두지 않을 거예요!”

“허.”

경주는 피식 웃더니 눈빛이 싸늘해졌다.

어머니가 이 별장 옥상에서 뛰어내렸을 때, 더 이상 명목상의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아버지는 이미 어머니를 따라 죽었다고 생각했다.

아람은 이 차가운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녀는 태연하게 경주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깊고 아픈 증오가 느껴졌다.

그러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났다.

“경주가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다고? 자, 얘기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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