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212 챕터

제321화

이미월은 배준우와 고은영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다정해 보이네.”지금 배준우가 고은영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이 위장 결혼이라는 걸 누가 믿을까?계약된 관계가 저토록 다정할 수 있을까?“오빠 예전에 언니랑 이런데 온 적 있어?”진승연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미월을 쳐다보았다.오늘 정원희를 겨우 설득해 이미월을 데리고 나와 기분 전환 시켜 주려고 했는데!이런 장면을 목격하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이미월은 눈을 감아 버렸다. 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난 이제는.. 도대체 뭐가 준우의 실제 모습인지 모르겠어. “아마 지금 그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 아닐까?그럼, 그녀는 한 번도 그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건가?이미월의 말에 진승연은 더욱 화가 났다.지금 당장 가서 고은영의 뺨을 후려 갈기고 싶었다.“언니, 설마 이대로 포기하는 거 아니지?”진승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정말 이대로 포기할거라고?전에 어쩔 수 없이 떠난 이후로 이미월은 어떻게 다시 배준우를 만나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배준우를 찾아가지 않았다.하지만 지금......!“포기하지 않다고 해도 내가 뭘 더 할 수나 있겠어? 지금 나 때문에 너희 집안도 이렇게 됐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할 용기가 없어.”배준우의 피도 눈물도 없는 대처 방식이 이미월은 너무 두려웠다.정말 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그에게 진승연도 이젠 두손 두발 다 들었다.진승연은 여전히 고은영이라면 치가 떨렸다.“이게 다 저 계집애 때문이야.”이 모든 것은 고은영이 나타나는 바람에 벌어진 일들이라고 생각했다.그녀 때문에 자신이 노빈과 결혼해야 할걸 생각하니당장 가서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요즘 정원희가 그녀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 탓에 손을 쓸 기회가 없었다.고은영을 욕하는 진승연의 말에 이미월은 속이 시원했지만겉으로는 아닌 척했다.“승연아, 지금 상황에 함부로 하면 안 돼.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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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그동안 진 회장은 집에 들어오지 않고 거의 밖에서 지내다시피 했다.지금 진영그룹의 상황은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만약 노씨 가문에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미 파산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는 한정적이다.이미월을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진승연의 모습에 겉으론 타이르는 척 했지만 속으론 아주 통쾌했다.........배준우는 고은영에게 간단히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사주었다.고은영은 이런 길거리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여기 음식은 길거리 음식이지만 가격이 꽤 나갔다.그래서 고은영은 저번에 왔을 때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하지만 오늘은 배준우가 사는 것이니 마음껏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잠깐!”고은영이 돌아서자 배준우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그러고는 휴지를 꺼내 그녀의 입가에 묻은 기름을 닦아주었다.고은영은 더러워진 휴지를 보고는 멋쩍은 듯 혀를 내둘렀다.“너무 맛있어요!”“좋아?”“네, 좋아요!”고은영은 신이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이런 건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되니까, 오늘 먹으면 한참 동안 못 먹겠네.”고은영은 지금 기분이 좋아서 배준우가 뭐라 하든 다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가끔 한 번씩 먹어도 충분해요.”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배준우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배준우는 요즘 그녀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이런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려 할까 봐서 걱정이다. 그래서 미리 말해두는 것이다.천하의 배준우에게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니.두 사람은 밤 10시가 되어서야 하원으로 돌아왔다.진 씨 아주머니는 이미 퇴근했다. 배준우가 미리 전화해서 저녁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주방엔 먹을게 없었다.고은영은 배준우와 함께 있으면 행복감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녀가 숨기고 있는 비밀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그토록 숨기는 일을 배준우가 이미 알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의 뭔가 고민하는 듯한 눈빛에 배준우가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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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평소엔 우유부단하던 그녀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아주 분명하게 정의를 내렸다.그리고 지금 배준우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배준우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든 두 사람이 위장 결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됐어, 피곤하지 않아?”고은영이 아무 말도 없자 배준우는 그녀가 놀란 줄 알고 더 놀리지 않았다.“저,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준우의 무릎에서 일어났다.그리고 몸을 돌려 샤워하러 가려 하는데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렸다.“어떤 일에는 그렇게 깊게 고민할 필요 없어.”모든 일은 순리를 따라야 한다!고은영은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제넘게 굴지 말라는 말로 들었다.그가 뭘 하려 하든 그녀는 그냥 순종하면 된다는, 그런 뜻으로 말이다.그의 뜻을 거역하면 집과 카드를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 전 까지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뭔가 억울하다는 느낌도 들었다.하지만 모든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렸으니, 순종하는 방법밖에 없었다.조금 전까지 혼자 자겠다고 하더니, 샤워를 마치고 고민하다가 결국 얌전히 배준우의 침대에 누웠다.배준우가 방에 들어오자, 고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배준우는 그녀가 왜 그런 표정인지 알지 못했다.저녁 먹을 땐 그렇게 좋아하더니, 지금은 왜 그러지? “왜 그래?”배준우가 걱정되어 낮은 소리로 물었다!평소에 말투가 워낙 차가워서 지금 아무리 부드러운 태도로 말한다고 해도 고은영에겐 별로 따뜻하게 들리지 않았다.고은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졸려서요.”“졸려서 기분이 안 좋아?”고은영이 입을 삐죽거렸다.“네.”“그럼 자.”배준우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녀를 먼저 재웠다.그리고 그는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가 다 씻고 나오자 고은영은 이미 깊은 잠에 빠졌다.키가 큰데다 잠버릇까지 얌전하니 못하니 그녀 혼자 온 침대를 다 차지했다.배준우는 처음 그녀와 잘때 이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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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즉 그녀가 만약 풀려나지 못했다면, 그들이 굶어 죽든 말든 상관할 사람이 없단 뜻인 건가?고은영, 고은지, 독한 년들!“엄마 찾느라 돈 다 썼어요. 진짜 한 푼도 없다고요.”“은지한테 전화 안 했어?”가장 먼저 고은지에게 도움을 청했는지에 대해 물었다.고은영보다 고은지가 더 만만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강성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고은지라 생각했다.그녀는 지금 고은지도 고은영과 똑같은 태도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서정우는 힘 빠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 번 전화했는데도 다 안 받아요. 그런데 돈 얘기를 어떻게 꺼내요!”“은지까지도 전화를 안 받겠다고?”조보은은 믿기지 않았다.그동안 고은지는 그녀의 말을 거역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서정우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서정우도 그렇게 생각했다.서정우는 어제 고은지의 냉담한 태도를 생각하며 뭔가 고민하듯 말했다.“엄마, 전에 진짜 누나한테...?”그 뒷말은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대답을 듣게 될까 두려웠다.“내가 뭘 어쨌다고! 난 걔한테 떳떳해!”그녀는 조금의 여지도 없이 부인했다“근데 누나가 왜 이렇게 갑자기 차갑게 변해?”서정우는 어쩌면 조보은이 자신도 모르게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의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고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조보은의 이유가 아니면 고은지가 지금 이렇게 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고은영, 그 계집애가 뭐라고 했겠지!”조보은은 확신하듯 말했다.그녀는 자기 때문에 고은지가 이혼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는 듯했다.지금 고은지가 이러는 걸 다 고은영 탓으로 돌렸다.“........”고은영, 이건 모두 고은영의 짓이다!서정우도 고은영 때문이라는 조본은의 말을 믿었다. 고은영 말고는 그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고은지가 완전히 변한 건 고은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요? 지금 돈 얼마나 남았나요?”“1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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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고은영은 지금 회사에서 아예 할 일이 없다.아침에 회사에 도착해서 휴게실을 정리하고 대청소하는 데 고작 1시간 걸렸다.그러고는 휴게실 소파에 앉아 충전된 핸드폰을 뽑고, 부재중 전화는 확인도 하지 않고 바로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안지영은 지금 미치듯이 바빴다. “은영아, 너 지금 근무시간 아니야?”안지영은 이 시간에 전화할 여유가 있는 고은영이 놀라웠다.왜냐면 오전 시간이 가장 업무가 많은 시간이기 때문이다.“나 지금 비서에서 도우미로 강등했어. 그래서 별로 할 일이 없어.”“무슨 일이야?”고은영의 말에 안지영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비상계단으로 갔다.해야 할 일이 많긴 하지만, 고은영이 너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나 지금 회사야, 난 대표님 휴게실만 정리하면 돼. 나머지 업무는 다 신입한테 인수인계해 줬어.”“휴게실을 정리한다고?”몇 분이면 끝나는 일 아닌가?“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뜻일까?”전에 배준우가 제일 싫어하는 게 회사 직원이 한가하게 빈둥대는 거였다.그런 직원이 눈에 띄면 바로 엄청난 양의 업무를 준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온 하루 빈둥거리고 있다.“그냥 휴게실을 치우라고 했다고?”“그렇다니까!”고은영은 억울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그녀는 지금 점점 배준우가 무슨 생각인지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가 그렇게 행동하면 행동할수록 더 무서웠다.“대표님께서 무슨 의도로...”안지영도 어리둥절했다.방금 고은영의 질문을 다시 반복해서 말했다.고은영도 알지 못했다.“설마 너 임신한 거 걸린 거 아니야?”“내가 임신한 걸 걸렸으면 이렇게나 평화로울 수가 있었을까?”“하긴!”고은영의 말에 안지영은 더 고민됐다. 도대체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나태웅은 당연히 알고....!안지영은 아직도 고은영에게 나태웅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 못했다.왜냐면 고은영이 배준우에게 임신 사실을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나태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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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완강한 안지영의 태도에 고은영은 더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전화를 끊은 뒤,고은영은 불안감이 엄습했다.예전에는 안지영과 함께였으니 그나마 괜찮았는데, 이제 혼자가 되었으니 조금 무서워 났다.안지영의 전화를 끊자마자 조보은의 번호로 전화가 왔다.고은영은 끊으려 했는데 손이 빗나가 버튼을 잘못 누르고 말았다.“고은영, 너 대단해! 이제 경찰에 신고한 거 이거야?”“내가 신고한 거 아니에요.”“네가 한 거랑 뭐가 달라? 내가 내 사위 회사 앞에서 경찰서에 끌려갔는데, 네 짓이 아니라고?”조보은은 화가 치밀었다. 어제 그녀는 밤새도록 분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었다.만약 이 소문이 용산에 퍼진다면, 동네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그래서 지금 어떻게든 큰돈을 건져야 돌아갈 수 있다. 그 돈을 누가 주는지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날 정말 당신 딸이라고 생각은 해요?”“생각하든 안 하든, 넌 내 딸이야!”고은영은 그녀의 이런 가식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역겨웠다.“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요. 이런 수작은 나한테 안 통해요.”하긴, 그녀의 수작에 쉽게 넘어갈 고은영이 아니였다.그녀는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을 거면, 차라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그녀의 말에 조보은은 바로 태도를 바꾸며 직설적으로 말했다.“그래, 그럼 당장 2억이나 내놔!”조보은은 이 돈을 량천옥이 주든 고은영이 주든, 암튼 둘 중 한 명은 무조건 내놔야 한다고 생각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반드시 돈을 받고야 고향에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다.“그럼 당신을 이용하려 했던 사람한테 연락해 봐요.”조보은의 말에 고은영은 조금의 심경 변화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2억? 얼굴도 두껍지!전에 200만 원도 주지 않았는데, 지금 2억을 달라고?고은영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거절하자 조보은은 더욱 흥분했다.“난 너랑 배준우의 결혼, 난 승낙 못해!”“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승낙 못한다고?조보은의 말에 고은영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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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고은영이 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누군가 휴게실 문을 두드렸다.고은영은 재빨리 문을 열었다.그러자 진청아가 손에 쇼핑백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사모님!”“......”사모님이라는 소리가 아직도 익숙지 않았다.진청아는 쇼핑백을 고은영에게 건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진청아는 완전 부럽다는 눈으로 고은영을 쳐다보았다.배준우가 그녀를 너무 잘 챙겨 준다고 생각했다. 출근할 때도 항상 옆에 두고, 그녀가 심심할까 봐 걱정하고.재벌가의 결혼은 거의 비즈니스 관계가 많지만, 그런거와 상관없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고은영이 너무 부러웠다. “이게 뭐예요?”고은영은 그런 진청아의 마음을 전혀 모른채 그녀가 건네준 쇼핑백을 받아 열어보았다.안에는 털실 뭉치가 들어있었다.이건 무슨 뜻이지.....?“대표님께서 사모님이 지루해하실까 봐 목도리 하나 떠달라고 하셨어요.”“목도리요? 저 뜰 줄 모르는데요!”이런건 에젠에 할머니가 참 잘하셨다.그녀는 비록 할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이런 걸 배울 시간은 없었다.그래서 정말 할 줄 몰랐다. 그러자 진승연이 웃으며 말했다.“안에 강좌도 있어요. 강좌 먼저 보고 하세요.”강좌도 있다고?설마, 어제 할 일이 있을 거라더니, 이걸?고은영은 머리가 뻣뻣해졌다.“그래요, 알겠어요!”그녀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듯했다. 할 줄 모르기도 하지만, 이런 세심한 일을 할 인내심도 없었다.할머니 곁에서 자라면서 이런 걸 배우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물건을 주고 진청아는 제자지로 돌아갔다.배준우는 아직 회의하고 있다.고은영은 쇼핑백을 들고 휴게실 베란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털실 뭉치를 꺼냈다.쇼핑백 안에는 책 한 권도 있었는데, 각종 무늬를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었다.그녀는 가장 쉬운 걸로 골랐다..............밖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배준우와 고은영은 늘 붙어 다녔다.설령 누군가 고은영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해도 지금은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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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지금도 배윤을 지키기 힘든데, 만약 배준우가 그 아이의 존재마저 알게된다면..?량천옥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이 몇 년 동안 배윤은 배준우 때문에 배가에 돌아오지도 못했다.배준우가 어떤 사람인지 량천옥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가 그 아이의 존재를 알기만 한다면, 그걸 이용해서 자기를 벼랑 끝으로 몰아낼 거라는 것도 말이다.그때는 정말 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 봐, 배 회장은 절대 그 아이에 대해서 알면 안 돼, 그땐 우리 다 끝이야.”량일은 큰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그렇다, 그 대가가 얼마나 끔찍할지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량천옥은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그녀의 슬픔은 어제 량일이 느꼈던 그런 슬픔이었다.량일은 그런 량천옥이 안쓰러워 그녀를 품에 안고 등을 도닥여줬다.그러고는 탄식하며 말했다.“그냥 그 아이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해!”배항준의 지금 건강 상태로 봤을 땐 앞으로 십 년에서 이십 년은 문제 없었다.그래서 지금 설령 그 아이를 찾았다고 해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그럼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만, 누구인지만 알려줘요.”량일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그만 잊어!”그녀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량천옥이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량천옥이 그때 그 일을 얼마나 후회하는지.몇 년 동안 몰래 그 아이를 찾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그 아이가 누구인지만 알려주면, 몰래 찾아갈게 뻔했기 때문이다.몇 번 그러다가 배항준에게 걸리면......!그래서 량일은 이 모든 걸 혼자만 알고 있기로 다짐했다.어제 량천옥 앞에서 그 말을 꺼낸 것도 후회되었다. 그래서 더욱 알려줄 수 없었다.“절대 안 찾아갈게요. 누군지만 알려줘요. 네?”량천옥은 여전히 단념하지 않았다.너무 알고 싶었다!량일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끝까지 침묵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량천옥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고은영은 오전 내내 뜨개질을 연구했다.마침내 첫 부분을 시작했다. 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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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고은영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굳은 얼굴의 배준우를 바라보았다. 그가 왜 이런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배준우도 그녀를 쳐다보았다.“배고프지 않아?”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배고파요.”“아주머니가 도시락 가져오셨어. 같이 먹자.”“네, 좋아요!”밥을 가져왔다는 말에 고은영은 바로 하던 일을 멈췄다.한결 가벼워진 그녀의 표정에 배준우는 웃으며 물었다.“그렇게 그걸 하기가 싫어?”"그냥 한가한 게 익숙지 않아서요. 바쁜 게 습관이 되었나 봐요.”할머니와 자라면서 그녀가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바로 지식과 돈이 한 사람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다.그래서 온통 공부와 돈 버는데에만 집중했다.이런 한가한 취미 같은 일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걸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배준우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해졌다.그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살포시 잡았다.“앞으론 그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돼.”“...... “이 말을 듣는 순간 고은영의 마음속에 뭔가 설명하지 못할 이상한 느낌이 스쳐 지났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 그의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무표정의 옆모습을.오늘 진 씨 아주머니는 생선 요리와 소고기 요리를 했다.모두 단백질과 DHA 함량이 높은 음식들이었다.고은영은 생선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밥을 먹을 때도 소고기만 먹었다. 그러자 배준우가 물었다.“생선 안 좋아해?”“좋아하긴 하는데, 번거롭잖아요.”지금 거의 입덧을 하지 않으니, 생선도 먹고 싶긴 했지만, 가시가 많아 귀찮았다.배준우가 그녀가 이런 대답을 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너무 웃겼다.“진짜 레벨이 다른 게으름이네.”“시간 낭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고은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녀가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생선 반찬은 보통 일반적으로 점심시간에 먹지만, 출근하는 입장에 점심시간에 생선 뼈를 바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예 먹지 않았다.배왕은 생선가스 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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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지금 량천옥과 배준우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두 사람의 싸움에 가장 두려운 건 바로 고은영이었다.량천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장항 프로젝트는 내어줄 수는 없었다. 배항준은 강성에 돌아오자마자, 그날 밤에 배준우를 집으로 불러들였다.그러자 배준우는 또 고은영을 데리고 함께 갔다.배항준은 고은영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지금 어디를 가든지 이 계집애를 데리고 다니는 거냐?”그는 고은영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났다.배준우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의 말에 반박했다.“결혼식은 하지 않았지만, 우린 법적으로 부부예요. 자기 아내를 데리고 다니는데 불법은 아니잖아요?”아주 대놓고 비꼬며 말했다.뭔가를 암시하는 듯이 하는 말이었다.지금의 배준우와 회사에서의 배준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회사에서 그는 냉정하고, 현명하며, 아주 엄숙한, 그런 사람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비꼬며 독설을 퍼붓고 있다!그의 말에 다들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너......!”배항준은 분노하며 배준우를 노려보았다.그에 대한 분노가 극한에 달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특히 ‘불법’이라는 단어는 대놓고 앞에서 그를 욕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배항준은 당시 이미 가정이 있었는데도, 정체 모를 여자들을 데리고는 각종 파티에 참석했다.그는 젊은 시절의 한 실수가 자기 인생 최대의 오점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이 개자식아!”배행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욕을 뱉었다.그러자 배준우가 비웃으며 말했다.“이러려고 오라고 했어요?”이러려고?이렇게 싸우려고 부른 건 아니다.진씨 집안의 일이 그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량천옥이 이렇게 생각이 짧을 줄 몰랐다.감히 배준우의 결혼에 끼어들 생각을 하다니.심지어 그 뒤에는 엄청난 이익 관계가 숨어있었다. 그래서 지금 진가에서 정확한 대답을 달라고 연락해 왔다.....!배항준은 화가 난 나머지 심정지가 올 것만 같았기에 그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는 말했다.“너와 저 계집애가 끝났다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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