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이 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누군가 휴게실 문을 두드렸다.고은영은 재빨리 문을 열었다.그러자 진청아가 손에 쇼핑백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사모님!”“......”사모님이라는 소리가 아직도 익숙지 않았다.진청아는 쇼핑백을 고은영에게 건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진청아는 완전 부럽다는 눈으로 고은영을 쳐다보았다.배준우가 그녀를 너무 잘 챙겨 준다고 생각했다. 출근할 때도 항상 옆에 두고, 그녀가 심심할까 봐 걱정하고.재벌가의 결혼은 거의 비즈니스 관계가 많지만, 그런거와 상관없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고은영이 너무 부러웠다. “이게 뭐예요?”고은영은 그런 진청아의 마음을 전혀 모른채 그녀가 건네준 쇼핑백을 받아 열어보았다.안에는 털실 뭉치가 들어있었다.이건 무슨 뜻이지.....?“대표님께서 사모님이 지루해하실까 봐 목도리 하나 떠달라고 하셨어요.”“목도리요? 저 뜰 줄 모르는데요!”이런건 에젠에 할머니가 참 잘하셨다.그녀는 비록 할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이런 걸 배울 시간은 없었다.그래서 정말 할 줄 몰랐다. 그러자 진승연이 웃으며 말했다.“안에 강좌도 있어요. 강좌 먼저 보고 하세요.”강좌도 있다고?설마, 어제 할 일이 있을 거라더니, 이걸?고은영은 머리가 뻣뻣해졌다.“그래요, 알겠어요!”그녀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듯했다. 할 줄 모르기도 하지만, 이런 세심한 일을 할 인내심도 없었다.할머니 곁에서 자라면서 이런 걸 배우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물건을 주고 진청아는 제자지로 돌아갔다.배준우는 아직 회의하고 있다.고은영은 쇼핑백을 들고 휴게실 베란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털실 뭉치를 꺼냈다.쇼핑백 안에는 책 한 권도 있었는데, 각종 무늬를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었다.그녀는 가장 쉬운 걸로 골랐다..............밖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배준우와 고은영은 늘 붙어 다녔다.설령 누군가 고은영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해도 지금은 그럴
지금도 배윤을 지키기 힘든데, 만약 배준우가 그 아이의 존재마저 알게된다면..?량천옥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이 몇 년 동안 배윤은 배준우 때문에 배가에 돌아오지도 못했다.배준우가 어떤 사람인지 량천옥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가 그 아이의 존재를 알기만 한다면, 그걸 이용해서 자기를 벼랑 끝으로 몰아낼 거라는 것도 말이다.그때는 정말 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 봐, 배 회장은 절대 그 아이에 대해서 알면 안 돼, 그땐 우리 다 끝이야.”량일은 큰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그렇다, 그 대가가 얼마나 끔찍할지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량천옥은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그녀의 슬픔은 어제 량일이 느꼈던 그런 슬픔이었다.량일은 그런 량천옥이 안쓰러워 그녀를 품에 안고 등을 도닥여줬다.그러고는 탄식하며 말했다.“그냥 그 아이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해!”배항준의 지금 건강 상태로 봤을 땐 앞으로 십 년에서 이십 년은 문제 없었다.그래서 지금 설령 그 아이를 찾았다고 해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그럼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만, 누구인지만 알려줘요.”량일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그만 잊어!”그녀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량천옥이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량천옥이 그때 그 일을 얼마나 후회하는지.몇 년 동안 몰래 그 아이를 찾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다.그 아이가 누구인지만 알려주면, 몰래 찾아갈게 뻔했기 때문이다.몇 번 그러다가 배항준에게 걸리면......!그래서 량일은 이 모든 걸 혼자만 알고 있기로 다짐했다.어제 량천옥 앞에서 그 말을 꺼낸 것도 후회되었다. 그래서 더욱 알려줄 수 없었다.“절대 안 찾아갈게요. 누군지만 알려줘요. 네?”량천옥은 여전히 단념하지 않았다.너무 알고 싶었다!량일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끝까지 침묵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량천옥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고은영은 오전 내내 뜨개질을 연구했다.마침내 첫 부분을 시작했다. 책에
고은영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굳은 얼굴의 배준우를 바라보았다. 그가 왜 이런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배준우도 그녀를 쳐다보았다.“배고프지 않아?”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배고파요.”“아주머니가 도시락 가져오셨어. 같이 먹자.”“네, 좋아요!”밥을 가져왔다는 말에 고은영은 바로 하던 일을 멈췄다.한결 가벼워진 그녀의 표정에 배준우는 웃으며 물었다.“그렇게 그걸 하기가 싫어?”"그냥 한가한 게 익숙지 않아서요. 바쁜 게 습관이 되었나 봐요.”할머니와 자라면서 그녀가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바로 지식과 돈이 한 사람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다.그래서 온통 공부와 돈 버는데에만 집중했다.이런 한가한 취미 같은 일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걸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배준우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해졌다.그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살포시 잡았다.“앞으론 그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돼.”“...... “이 말을 듣는 순간 고은영의 마음속에 뭔가 설명하지 못할 이상한 느낌이 스쳐 지났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 그의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무표정의 옆모습을.오늘 진 씨 아주머니는 생선 요리와 소고기 요리를 했다.모두 단백질과 DHA 함량이 높은 음식들이었다.고은영은 생선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밥을 먹을 때도 소고기만 먹었다. 그러자 배준우가 물었다.“생선 안 좋아해?”“좋아하긴 하는데, 번거롭잖아요.”지금 거의 입덧을 하지 않으니, 생선도 먹고 싶긴 했지만, 가시가 많아 귀찮았다.배준우가 그녀가 이런 대답을 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너무 웃겼다.“진짜 레벨이 다른 게으름이네.”“시간 낭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고은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녀가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생선 반찬은 보통 일반적으로 점심시간에 먹지만, 출근하는 입장에 점심시간에 생선 뼈를 바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예 먹지 않았다.배왕은 생선가스 한 조
지금 량천옥과 배준우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두 사람의 싸움에 가장 두려운 건 바로 고은영이었다.량천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장항 프로젝트는 내어줄 수는 없었다. 배항준은 강성에 돌아오자마자, 그날 밤에 배준우를 집으로 불러들였다.그러자 배준우는 또 고은영을 데리고 함께 갔다.배항준은 고은영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지금 어디를 가든지 이 계집애를 데리고 다니는 거냐?”그는 고은영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났다.배준우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의 말에 반박했다.“결혼식은 하지 않았지만, 우린 법적으로 부부예요. 자기 아내를 데리고 다니는데 불법은 아니잖아요?”아주 대놓고 비꼬며 말했다.뭔가를 암시하는 듯이 하는 말이었다.지금의 배준우와 회사에서의 배준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회사에서 그는 냉정하고, 현명하며, 아주 엄숙한, 그런 사람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비꼬며 독설을 퍼붓고 있다!그의 말에 다들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너......!”배항준은 분노하며 배준우를 노려보았다.그에 대한 분노가 극한에 달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특히 ‘불법’이라는 단어는 대놓고 앞에서 그를 욕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배항준은 당시 이미 가정이 있었는데도, 정체 모를 여자들을 데리고는 각종 파티에 참석했다.그는 젊은 시절의 한 실수가 자기 인생 최대의 오점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이 개자식아!”배행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욕을 뱉었다.그러자 배준우가 비웃으며 말했다.“이러려고 오라고 했어요?”이러려고?이렇게 싸우려고 부른 건 아니다.진씨 집안의 일이 그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량천옥이 이렇게 생각이 짧을 줄 몰랐다.감히 배준우의 결혼에 끼어들 생각을 하다니.심지어 그 뒤에는 엄청난 이익 관계가 숨어있었다. 그래서 지금 진가에서 정확한 대답을 달라고 연락해 왔다.....!배항준은 화가 난 나머지 심정지가 올 것만 같았기에 그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는 말했다.“너와 저 계집애가 끝났다는 소식
배항준은 머리가 너무 아팠다.그는 량천옥을 쳐다보며 말했다.“장항 프로젝트 어디까지 정리됐어?”사실은 뻔히 알면서도 물었다. 그가 요 며칠 북성에 출장을 간 것도 모두 장항 프로젝트를 피하기 위해서다.그는 어린 아내가 난처해하는 모습을 차마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일이 평온하게 지나가기는 글렀다.장항 프로젝트에 대해 묻는 배항준의 말에 량천옥은 의아하다는 듯 대답했다.“아직 정리 중이에요.”“아직도? 얼마나 걸려?”얼마나 걸리냐고?정리하는데도 데드라인이 있나?량천옥은 불만스러웠지만, 배항준에게 감히 그 불만을 드러낼 수 없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일주일이요.”“그럼 일주일 뒤에 발표할까요? 근데 우리 결혼식은 4일 뒤예요. 전에도 말했듯이 만약 장항 프로젝트를 빨리 넘기지 않는다면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겁니다.”배준우가 날카롭게 말했다.'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한 마디가 배항준을 또 한 번 자극했다.그는 날카로운 눈으로 량천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틀 안에 다 처리하도록 해!”“어르신!” 량천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자기 불만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다.그녀는 더 말하고 싶었지만, 배항준의 차가운 눈빛에 결국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가슴에 화가 치밀었다.“알았어?”량천옥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배항준이 또 한 번 물었다!량천옥은 지금 배준우를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차마 배항준 앞이라 차마 티를 낼 수는 없었다.“알겠어요.”량천옥은 그저 주먹을 쥐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집에서 나왔고, 고은영은 아직도 두려움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방금 배항준의 살기 가득한 눈빛이 너무 소름 끼쳤다.배준우는 땀이 나는 그녀의 손바닥을 주무르며 물었다.“방금 무서웠어?”“어떻게 안 무서워요! 잡아먹힐 거 같은 분위기던데.”그녀는 두 번 왔는데, 두 번 다 이런 분위기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남자와 여자는 문제를 바라보는 깊이가 서로 다르다.량천옥은 배준우가 장항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견했지만배항준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심지어 량천옥이 배준우를 너무 나쁘게 생각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비록 성격이 안 좋긴 해도 자기 동생을 몰아낼 사람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왜 윤이 얘기를 하냐고요? 이건......”배항준의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에 량천옥은 말을 멈췄다. 계속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 말을 돌렸다.“어르신, 윤이 걱정은 안 되세요?”“안심해, 준우는 그런 놈이 아니야.”조금의 의심도 없이 배준우를 믿는 배항준의 모습에 량천옥의 마음은 이미 반쯤 싸늘해졌다.“윤이 한테는 안 그런다 쳐도, 나한테는요?”량천옥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배준우의 그동안의 행동을 보아서는 그녀를 얼마나 증오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배항준은 여전히 배준우의 편에 서서 말했다.“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런 걱정을 해?”“아니... 어르신....”량천옥은 말문이 막혔다. 말끝마다 배준우의 편을 들어주는 그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분명히 전에는 안 그랬는데!혹시, 두 사람이 몰래 다른 얘기를 나눴나?“됐어, 피곤해!”배항준은 더는 그녀의 말을 듣기 싫었기에 그는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더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위층으로 올라가는 배항준의 뒷모습에, 량천옥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고은영...”량천옥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며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그 순간, 그녀의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그깟 시골 계집애랑 결혼을 미끼로 장항 프로젝트를 빼앗아 가겠다고 협박한다 이거지?그럼 반드시 이 결혼을 막아야 해!량천옥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도 이젠 더 이상 예의 같은 건 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전에 량일이 그녀에게 했던 말도 전부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였다!........량일은 방으로
전화를 끊자마자, 조보은은 서정우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아들, 우리 곧 돈 생길거야!”조보운의 이런 흥분에, 서정우와 서준호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그 돈을 받을 수 있겠는가?서정우와 서준호 모두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하지만, 조보은은 혼자 버티고 있었다.“그냥 그만두자.”서준호가 약간 고민스러운 듯 말했다.앞서 경찰서까지 끌려갔는데, 또 가서 소란을 피우자고?심지어 내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만두긴 뭘 그만둬?”조보은은 화를 내며 말했다.그녀는 지금 그들이 이렇게 가난한 건 다 서준호 탓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더는 전처럼 힘들게 살기 싫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그럼, 당신이 그 계집애를 물러나게 할 능력이나 있어? 예전의 만만한 계집애가 아니야. 강성에 집도 샀고. 당신이 받은 돈 절반을 준다 해도 그 계집애는 당신 말 안 들을 거야.”그렇다!고은영의 집은 2년 전에 사놓은 것이기에 지금은 집값이 배로 뛰었을 것이다.그래서 5억을 준다 해도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다.서준호의 말에 조보은은 코웃음 쳤다.“누가 반 나눠 준대? 생각도 하지 말라 그래!”고은영에게 절반을 나눠준다고?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거의 광기에 가까운 그녀의 태도에 서준호와 서정우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래?”서준호가 불안하다는 듯 물었다.서준호는 조보은이 전에 그런 봉변을 당해놓고도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그러는지 불안했다.10억을 준다고 하니, 조보은은 몸을 던져서라도 그 돈을 받아내고 말겠다고 다짐했다.10억, 그녀에겐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액수다.10억만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 몇 년간의 억울함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았다.“일단 준비하고 있어, 내일 내가 고은영 끌고 올 거야.”조보은은 날카로운 눈으로 말했다.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고은영
그녀의 말에 배준우는 화분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에는 못생겨 보였다. 그러니 귀엽다고 느낄 수가 더더욱 없었다.그러고는 소파에 놓인 절반 짜인 목도리에 시선을 옮겼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절반밖에 짜지 못했다니, 그녀가 정말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다.심지어는 그녀가 이런 걸 지루해한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인내심이 없는데, 예전에 정 씨 어르신한테 많이 혼나지 않았어?’이런 걸 하려면 차분한 인내심이 필요했다.그러자 고은영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을때만 혼났어요.”정설호는 소문난 다혈질이었다!그러나 고은영에겐 유난히 강한 인내심을 보였다.“그럼, 부조를 배울 인내심은 있었나 보네?”“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그녀는 부조를 정말 좋아해서 아주 열심히 배웠다.심지어 어제도 이전 고객의 소개로 주문하려던 사람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아기를 임신하고 있는 데다, 강성을 떠날 준비까지 해야 하니 주문을 받지 않았다.나중에 다른 도시로 가서 생활할 때, 다시 주문받을 생각이었다.배준우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휴게실을 나갔고, 고은영은 다시 목도리를 들고 뜨기 시작했다!그때 또 다시 조보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고은영은 짜증이 나서 전화를 꺼버렸지만, 바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그녀는 화가 나서 결국엔 전화를 받았다.“한 푼도 줄 생각 없으니까, 소용없는 짓 그만해요!”고은영은 차갑고 단호하게 말했다.자기에게서 돈을 가져간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조보은이 더 이상 헛된 희망을 버리게 하고 싶었다.“난 돈 달란 말도 안 했는데, 왜 그렇게 단정 지어?”그녀의 말에 조보은은 의외로 화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애써 부드러운척하는 조보은의 태도에 고은영은 더 화가 났다.“그럼, 뭘 하려는 건데요?”“우리 내일이면 고향으로 돌아갈 거야. 가기 전에 밥 한 끼만 같이 먹자!”“저 그럴 시간 없어요!”조보은의 갑작스러운 가족 코스프레가 고은영의 신경을 건드렸다.일 초도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