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47화

Penulis: 송언희
마주한 시선 속에서 안지영은 나태웅에게서 위험을 느꼈다.숨을 깊게 들이쉰 안지영이 시선을 돌리고 얘기했다.

“난 너랑 죽도록 싸우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너도 그렇고, 너희 가문도 그렇고, 정말 선을 넘었어.”

그 말에 분위기가 점점 차가워졌다.

나태범이 한 짓들은 자꾸만 안지영을 화나게 했다.

나태웅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내가 알려줬던 거 같은데. 장선명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장선명이 왜 너랑 결혼하려고 하는 것 같아?”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곧 결혼한다는 사실이야.”

안지영은 나태웅 같은 사람 앞에서 더욱 굳건해졌다.

안지영은 애매모호한 사람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한쪽에 올인하는 쪽이다.

그러니 지금 본인이 누구를 원하고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주 잘 알았다.

장선명을 두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리고 성격상으로도 동시에 두 남자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장선명과 비즈니스 관계로 시작했고 선을 넘지 않고 거리를 잘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안지영은 장선명과 정말 한 쌍의 부부가 될 것이다.

차가운 안지영의 태도에 나태웅이 차갑게 웃었다.

“하,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도대체 뭐라는 거야.”

안지영은 본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태웅이 너무 싫었다. 분명 중요하지 않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또 물으니 말이다.

나태웅은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 사무실 위에 올려놓더니 안지영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안지영은 눈썹을 찌푸리고 물었다.

“이게 뭔데...”

“직접 확인해봐.”

“...”

“잘 확인해. 네가 사랑하는 그 남자가 정말 너만의 것인지.”

“...”

안지영은 호흡마저 거칠어졌다.

“지금 이간질하려는 거야? 하지만 이제 쓸모없어!”

“두려워?”

나태웅이 눈썹을 까딱이면서 물었다.

안지영은 나태웅을 당장이라 씹어먹을 듯한 눈빛으로 나태웅을 노려보았다.

나태웅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진을 향해 눈짓했다. 안지영은 이를 꽉 깨물고 사진을 들어 확인했다.

그 사진은 모두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화

    입사 2년 차 고은영은 동영그룹 비서실 직원으로서 매사에 신중하고 성실하게 일해왔다.그런데 어젯밤, 그녀는 거대한 사고를 치고 말았다.고은영은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잡고 살짝 뒤집었다. 알몸 상태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남자의 넥타이를 잡고 방탕한 여자처럼 유혹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아직 자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헉!”얕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그 장면이 꿈이 아니라니! 어떻게 직속 상사를 상대로 그런 미친 짓을 벌인 거지?배준우, 동영그룹 대표이자 그녀의 직속 상사였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너무도 큰 충격에 고은영은 자신도 순결을 잃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재빨리 일어나서 옷부터 입었다.그리고 배준우가 깨기 전에 이 끔찍한 범죄현장에서 도망쳤다.떨리는 다리로 겨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애써 어젯밤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했다.그런데 화장 중이던 안지영이 그녀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어제 대표님 방까지 모셔다드리고 온다고 하지 않았어? 전화해도 안 받던데 어떻게 된 거야?”고은영은 가슴이 철렁해서 말까지 더듬었다.“나? 바람 좀 쐬고 좀 늦게 돌아왔는데 너 자고 있길래 조용히 들어왔어. 아침에 대표님 호출이 있어서 나갔다 이제 들어온 거야!”조금 긴장했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대답이었다.대표실 직속 비서로서 수시로 호출을 받는 일도 잦았고 지금은 출장 중이라 밤에 바람 좀 쐰다고 나갔다 와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안지영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화장에 집중했다.무사히 넘어갔다는 생각에 고은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화장실로 가서 씻고 출근준비를 했다.두 사람은 식당으로 가서 대충 아침을 먹고 회의실로 바로 직행했다.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은 고은영은 평소의 진지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돌아왔다.가방에서 핸드폰 진동음이 들리고 발신자에 찍힌 “대표님”이라는 글자를 확인했을 때, 그녀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지금 당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2화

    고은영은 어떤 마음으로 휴게실을 빠져 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녀는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전시회장으로 돌아왔다.그녀를 본 안지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안색이 왜 그래? 어디 아파?”고은영은 중학교 때부터 자신과 함께한 친구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그 모습을 본 안지영은 급히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급히 그녀를 끌고 화장실로 가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대표님한테 혼났어?”안에서 문을 잠그자 고은영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안지영은 다급히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대표님 너 이런 모습 보면 또 한바탕 난리가 날 텐데!”동영그룹 배준우 대표는 매사에 철저하고 냉철한 사람이었다.아무리 예쁜 여직원이라도 일하는 시간에 울거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절대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과거에 어떤 여직원이 실연 당하고 회사에 와서 몰래 눈물을 흘린 적 있었는데 배 대표는 대차게 그 부서 전체에 징계를 내렸다.여자라서 절대 봐주는 법이 없는 배준우였다.고은영은 숨 넘어갈 듯이 흐느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지영아, 나 이대로 퇴사할지도 몰라! 하지만 난 강성을 떠나기 싫어!”“아니, 도대체 무슨 사고를 쳤길래?”안지영은 앞뒤 잘라먹은 그녀의 말에 조바심이 났다.“내가… 어젯밤에 대표님을… 추행했어!”안지영은 순간 온몸이 굳었다.공기마저 무거워지고 화장실 안에는 고은영의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안지영은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지금… 뭐라고 한 거야?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아?”도저히 생각해도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어제 대표님 방에 밤새 있었다고!”고은영이 말했다.다시 정적이 찾아왔다.안지영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그러니까 네가, 대표님이랑 억지로 잠자리를 가졌다는 거야?”이게 사실이라면 커다란 재앙이었다.과거 배준우 한번 꼬셔보겠다고 그의 방에 숨어들었던 여자들은 그 결과가 전부 좋지 못했다.애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3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크게 들릴만큼 고요했다. 고은영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었지만 속은 어지러웠다.배준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의 작은 얼굴을 힐끗 훑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런 것 같다라는 식의 대답 내가 싫어하는 거 알 텐데?”고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확실하지 않은 대답을 가장 싫어하는 배준우였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어제 제가 대표님을 방까지 모신 뒤로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그녀는 아까보다 더 단호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고은영에게는 1분이 1년과 같은 고역의 시간이었다.하지만 이걸 이겨내야 했다.만약 배준우에게 거짓말을 들킨다면 그녀만 인생을 망치는 게 아니라 안지영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겨우 강성에서 자리를 잡고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는 없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은영의 등 뒤가 축축해질 때쯤 배준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어.”고은영은 스르륵 눈을 감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끝난 건가?“가서 해상그룹 입찰 방안 계획안 좀 가져와 봐.”배준우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영은 그제야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그 뒤로 한달 간 긴 출장이 이어지는 동안 고은영은 최대한 배준우와 단독으로 접촉하는 상황을 피했다.한달 뒤, 긴 출장을 끝낸 그들은 강성으로 돌아왔다.관례대로 고은영에게는 이틀의 휴가가 주어졌다. 이날, 배준우는 긴급회의가 있어 회사로 향했다.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태웅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나태웅을 본 배준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고 비서는?”“한달 간 출장을 다녀왔으니 당연히 휴가를 줬죠. 고 비서도 연애해야죠.”배준우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지만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나태웅은 갑자기 싸늘해진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한편, 동영그룹 직원 기숙사.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화

    수화기 너머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은 멈칫하며 다시 발신자를 확인했다.대표님이라는 글자를 확인한 순간, 그녀는 벽에 머리를 박고 자살하고 싶었다!그녀는 바로 태도를 바꾸어 공손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다른 사람인 줄 착각했습니다.”“당장 회사로 와.”남자는 차가운 한마디를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고은영은 꺼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입을 삐죽였다. 또 꿀 같은 휴식일에 불러내다니!그녀는 다급히 마트에 들러서 안지영에게 줄 라면 하나 사고 기숙사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었다.바로 돌아온 그녀를 보자 안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근처에 은행 새로 섰어?”고은영은 뛰어오느라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대표님이 지금 바로 회사로 오래. 일단 라면이나 먹고 있어.”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방으로 돌아가서 오피스룩으로 갈아입었다.배준우는 정말 깐깐한 상사였는데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에 편한 복장으로 오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그녀가 다급히 현관으로 다시 나가는데 뒤에서 불만 섞인 안지영의 목소리가 들렸다.“대표님도 참, 한달이나 출장을 다녀왔는데 쉬는 날에 또 불러내? 그럴 줄 알았으면 너 마케팅부서에 추천할걸 그랬어.”“나 말을 잘 못해서 마케팅 부서는 어울리지 않아.”말을 마친 고은영은 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기숙사에서 회사까지는 10분 거리였다.이런 지리적 우세 때문에 그녀는 자기 집을 두고 기숙사에서 출퇴근했다. 아침에 잠을 더 자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회사에 도착한 그녀는 바로 대표 사무실로 직행했다.안에 들어서자 창가에 서 있는 배준우의 뒷모습이 보였다. 햇살을 받으며 서 있는 그는 뒷모습만 봐도 귀티 나고 멋져 보였다.고은영은 공손히 다가가서 고개를 숙여 그에게 인사했다.“대표님, 저 왔어요.”배준우는 고개를 돌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은영은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지 대표가 저런 눈으로 볼 때면 괜히 긴장했다.다행히 배준우는 바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5화

    나태웅이 업무적인 일로 사무실에 방문하면서 고은영은 그제야 그 숨막히는 사무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배준우는 유리창을 통해 자신의 앞에서는 조신하게 행동하던 그녀가 밖에 나가서는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나태웅도 그의 시선을 따라 바깥을 내다보니 고은영이 무언가를 바쁘게 찾고 있었다.‘고 비서는 여전히 덜렁거리는군.’고개를 돌린 그는 봉투 하나를 배준우에게 건넸다.“대표님, 조사해 본 결과, 역시 그날 사모님이 술에 약을 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핸드폰 진동음이 울렸다.나태웅이 확인해 보니 캐릭터 모양의 핸드폰 케이스가 보였다. 당연히 배준우의 것은 아니었다.아까 사무실에 들어왔던 고은영이 부주의로 핸드폰을 두고 나간 것이다.한참 핸드폰을 찾아 헤매던 고은영은 다시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문앞에 도착하자 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그 여자는 찾았어?”방 문을 노크하려던 고은영은 순간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아직도 그 여자를 찾고 있었나?곧이어 나태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마 사모님께서 대표님 결혼을 추진하려고 보낸 여자일 테니 사모님 측근임이 틀림없겠네요.”“측근이라! 웃기지도 않는군!”잔뜩 날이 선 배준우의 목소리도 들려왔다.“한달 안에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 찾아서 해결해.”“네, 대표님.”나태웅의 목소리마저 차가워졌다.고은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골칫거리가 생겼을 때 그들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였다.만약 그날의 진실이 탄로난다면 자신이 어떤 처참한 처지가 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밖으로 나온 나태웅이 고은영을 보고 아는체했다.“고 비서?”“나 실장님, 오랜만이네요.”고은영은 곧장 정신을 가다듬고 공손히 인사했다.하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나태웅은 그녀의 안색을 잠깐 살피더니 걱정스럽게 물었다.“고 비서 어디 아파? 안색이 왜 이래?”“감기기운이 좀 있어서요.”고은영은 황급히 변명했다.나태웅은 고개를 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6화

    또다시 정적이 찾아왔다.배준우는 차갑게 식은 눈동자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마치 그 말의 진위 여부를 가늠하는 것 같았다.고은영은 불안한 눈빛으로 그의 표정을 살폈다. 손에서 땀이 났다.그녀는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으로 안지영에게 더 이상의 문자를 보내지 말라고 속으로 기도했다.그녀가 온몸에 힘이 다 풀려서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배준우가 입을 열었다.“무슨 알바지?”“일러스트레이터요.”“그림?”배준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벽화 그리는 일이에요.”회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이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배준우의 눈치를 살폈다. 이대로 넘어가 주는 걸까?배준우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더니 차갑게 물었다.“월급이 마음에 안 들어?”“아… 아닙니다.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그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남자에게서 풍기는 냉기를 느낀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하지 말라고 하시면 그만둘게요.”입사할 때, 회사 인사부에서 명확히 안 된다고 했던 사항이었다.아마 산업 스파이나 경쟁 업체에서 의도적으로 직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우려해서였을 것이다.한바탕 불호령이 떨어질 줄 알았던 배준우는 의외로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알았어, 나가 봐.”고은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이미 노트북에 시선을 돌리고 열심히 무언가를 타이핑하고 있었다.고은영은 도망치듯이 사무실을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녀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말이지, 큰일 날 뻔했다.배준우가 그날 밤 그녀의 알리바이를 꼬치꼬치 캐물었더라면 아마 그녀는 오늘 무사히 사무실을 빠져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고은영은 창백한 얼굴로 안지영을 찾아갔다.안지영은 그녀를 이끌고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다.“30분이면 끝난다며? 왜 문자했는데 답장을 안 해?”문자 이야기가 나오자 고은영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화

    같이 쇼핑하러 갈 예정이었지만 이 해프닝으로 무산되었다.그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기숙사로 돌아갔다.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안지영이 말했다.“은영아, 우리 그냥 퇴사하자.”고은영은 다급히 고개를 흔들었다.“안 돼. 지금 그만두면 집 대출은 어떡하라고? 매달 400만원씩 들어간단 말이야!”안지영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그녀는 쿠션을 끌어안고 한참을 정신을 추스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면 너 집 그냥 팔래?”집 대출이 없으면 퇴사해도 걱정할 것 없었다. 이 사건은 고은영이 퇴사해야 끝날 것 같았다.조금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두 사람 다 살려면 배준우에게서 멀어지는 게 상책이었다!“그거 산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못 팔아!”아직 부동산 계약서에 도장도 채 마르지 않았는데 섣불리 집을 팔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은영에게는 매달 4백만 원 정도의 대출이 나가고 정작 안지영 본인은 카드를 아버지에게 몰수 당해서 월급 없이는 생활비 충당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두 사람 다 쉽게 퇴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배준우를 계속 속이는 것밖에는 답이 없었다.“아니야, 됐다! 우리가 더 조심하는 수밖에!”한참 생각하던 고은영이 무언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차라리 내가 부서를 옮길까?”그러자 안지영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너 잊었어? 너는 배 대표가 직접 뽑았어.”원래 고은영은 경영지원팀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이력서를 확인한 배준우가 그녀를 비서실로 부른 것이었다.그때 회사 여직원들 중에 배준우가 고은영 외모에 반해서 데려갔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었다.나중에는 고은영이 일을 열심히 하고 배준우와 적정한 거리를 유지했기에 소문이 사라졌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배준우가 그녀를 지목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고은영이 자처해서 부서를 옮기겠다고 해도 인사부에서 그걸 받아들여 줄지가 의문이었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다시 기죽은 얼굴로 중얼거렸다.“그럼 이제 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8화

    배준우가 왜 그녀를 계속 옆에 두고 있는 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가 자신을 두려워해서 여느 여자들처럼 쉽게 접근하지 못할걸 알아서일까?나태웅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고은영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밖에 놔두고 온 게 있어서 찾으러 가야 해요. 저는 직원용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갈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도망칠 준비를 했다.“같이 타고 가라고 했으면 그냥 타고 가!”배준우가 불만스럽게 입을 열었다.직속 상사의 명령인데 무시할 수는 없었다. 고은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엘리베이터에 탔다.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상승하고 있었다. 고은영은 벽면에 바짝 붙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배준우가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이따가 재무부에 가서 재무제표 가지고 내 사무실로 와.”“네, 대표님.”고은영은 자세를 바로하고 공손하게 대답했다.재무부서가 있는 층에 도착하자 고은영은 도망치듯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배준우의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나태웅은 옆에서 풀풀 풍기는 냉기에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했다.‘도대체 또 왜 기분이 안 좋아지신 거지? 고 비서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는군.’한편, 복도로 나온 고은영은 연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역시 사람은 죄를 짓고 못 살아.’그녀는 다음에는 절대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재무부서로 가서 재무제표를 챙긴 뒤, 고은영은 기분을 추스르고 배준우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때 언제 다가온 건지, 나태웅이 그녀를 따로 불렀다.“고 비서,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러는데 내 사무실로 와.”“하지만 대표님께서….”“대표님께서는 회의 들어가셨어.”나태웅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고은영은 배준우 사무실 방향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태웅을 따라갔다.사무실로 들어간 나태웅이 말했다.“문 닫고 들어와.”“네.”고은영은 조용히 문을 닫은 뒤, 나태웅의 책상 앞에 가서 섰다.“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어요?”나태웅은

Bab terbaru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7화

    마주한 시선 속에서 안지영은 나태웅에게서 위험을 느꼈다.숨을 깊게 들이쉰 안지영이 시선을 돌리고 얘기했다.“난 너랑 죽도록 싸우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너도 그렇고, 너희 가문도 그렇고, 정말 선을 넘었어.”그 말에 분위기가 점점 차가워졌다.나태범이 한 짓들은 자꾸만 안지영을 화나게 했다.나태웅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내가 알려줬던 거 같은데. 장선명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장선명이 왜 너랑 결혼하려고 하는 것 같아?”“이유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곧 결혼한다는 사실이야.”안지영은 나태웅 같은 사람 앞에서 더욱 굳건해졌다.안지영은 애매모호한 사람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한쪽에 올인하는 쪽이다.그러니 지금 본인이 누구를 원하고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주 잘 알았다. 장선명을 두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다.그리고 성격상으로도 동시에 두 남자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래서 처음부터 장선명과 비즈니스 관계로 시작했고 선을 넘지 않고 거리를 잘 유지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안지영은 장선명과 정말 한 쌍의 부부가 될 것이다.차가운 안지영의 태도에 나태웅이 차갑게 웃었다.“하,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도대체 뭐라는 거야.”안지영은 본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태웅이 너무 싫었다. 분명 중요하지 않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또 물으니 말이다.나태웅은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 사무실 위에 올려놓더니 안지영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안지영은 눈썹을 찌푸리고 물었다.“이게 뭔데...”“직접 확인해봐.”“...”“잘 확인해. 네가 사랑하는 그 남자가 정말 너만의 것인지.”“...”안지영은 호흡마저 거칠어졌다.“지금 이간질하려는 거야? 하지만 이제 쓸모없어!”“두려워?”나태웅이 눈썹을 까딱이면서 물었다.안지영은 나태웅을 당장이라 씹어먹을 듯한 눈빛으로 나태웅을 노려보았다.나태웅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진을 향해 눈짓했다. 안지영은 이를 꽉 깨물고 사진을 들어 확인했다.그 사진은 모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6화

    하늘 그룹 앞에서 나태웅이 일을 벌인다면 그건 하늘 그룹의 이미지에 좋지 않았다.안열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밖으로 나갔다.안지영은 짜증이 나서 머리를 확 쥐어뜯었다.응접실에 온 안열은 문을 열자마자 거대한 남자의 그림자를 발견했다.그 일주일 동안 나태웅은 1년의 시간을 보낸 듯했다.그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그래서 나태웅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안열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안열은 빠르게 표정을 숨기고 담담하게 얘기했다.“들어가세요.”나태웅은 차가운 눈빛으로 안열을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안열의 곁을 지날 때 시선을 내려 안열을 쳐다보았다.결국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지영의 사무실로 들어갔다.하지만 안열은 나태웅의 주변에서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에 놀라서 숨도 쉬지 못했다.나태웅이 사라진 후에야 안열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나태웅이 들어올 때 안지영은 마침 장선명과 통화하고 있었다.통화 내용은 결혼식에 관한 내용이었다.“네, 하얀 장미만 아니면 돼요. 그리고...”거기까지 말한 안지영은 들어온 나태웅을 보면서 의도적인 눈빛으로 얘기했다.“하얀 국화는 절대 안 돼요.”“국화에 트라우마 남은 거야?”전화기 너머의 장선명이 가볍게 웃었다.나태웅도 흘러나온 그 소리를 듣고 장선명이 얼마나 안지영을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표정이 굳은 나태웅은 더욱 차가워진 눈빛으로 안지영을 쳐다보았다.“결혼식이니까 당연히 국화는 안 되죠.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 또 나한테 국화를 보낼까 봐 겁나네요.”“그래, 알았어. 감히 우리의 결혼식을 망치려는 사람이 생기면 난 그 사람을 바로 죽여버릴 거야.”“...”안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니, 그저 조심하라는 말이었는데 죽인다는 건... 좀 과하지 않아요?”“그래? 네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을게.”“그래요.”안지영은 들어온 나태웅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었다.나태웅의 표정이 점점 구겨지는 것을 보면서 안지영은 전화기에 대고 얘기했다.“점심때 먹고 싶은 게 있는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5화

    나씨 가문은 지금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나태현에게 돌아오라고 연락했지만 나태현은 거절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나태범은 량천옥이 무슨 심정으로 나태현을 죽이려고 드는 것인지 잘 알기에 나태현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순조롭게 귀국하는 것은 이제 어려울 것이다.“하...”나태범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나태범의 속에서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집사가 다가가 얘기했다.“어르신, 일단 진정하세요. 이미 사람을 보냈으니까요.”나태범은 또 한숨을 쉬었다.“하...”아무리 사람을 보냈다고 해도 나태현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그해의 일을 떠올린 나태범의 눈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 담겼다.이건 끝나지 않은 복수다.“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지?”나태범이 한숨을 쉬면서 물었다.그들은 고희주가 죽었다는 것을 믿지 않고 있었다.그들이 아는 바에 따르면 나태현은 많은 의료진을 고용해서 고희주를 보살폈다.그런데 고희주가 죽다니.“량천옥 씨의 행동을 보면 아마도 정말 죽은 것 같습니다.”그 말에 나태범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고희주를 법적인 손녀로는 인정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피를 나눈 아이이니...그래서 나태범은 더더욱 고희주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준우가 나태현을 지켜준다면 좋겠는데...”나태범이 한숨을 쉬고 얘기했다.량천옥이 얼마나 독한지 잘 아는 나태범은 나태현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그해의 일도 겨우 잠재운 것이다.량천옥이 아무리 요즘 잠잠해졌다고 하지만 량천옥은 그 원한을 잊지 않을 것이다.“...”집사는 량천옥의 말을 듣고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배준우 님한테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집사가 얘기했다.나태범이 배준우에게 전화한다고 했을 때부터 집사는 나태범을 말렸다.아무리 배준우가 나씨 가문 형제들과 친한 사이라고 해도 지금은 고은영의 남편이니까 말이다.그러니 사랑 앞에서 우정을 선택할 것 같지 않았다.“난 그래도 그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4화

    “계약 파기 때문에요?”고은영이 눈썹을 까딱거리면서 물었다.고은영은 나씨 가문에 대한 호감이 하나도 없었다.아무리 나씨 가문이 강성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하지만 수많은 계약 파기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배준우와 진윤까지 계약을 파기했으니, 배씨 가문이나 진씨 가문과 연관 있는 가문들도 연달아 나씨 가문과의 계약을 파기할 것이다.사람은 이성을 잃으면 판단을 급하게 내리려고 하니까 말이다.아마 천락 그룹은 지금 수많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배준우가 지금 계약 파기를 취소한다면, 천락 그룹에게 희망이 주어질 것이다.고은영은 그래서 나씨 가문이 배준우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배준우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그러면 왜...”“나태범 어르신은 나태현이 무사히 귀국하기를 원하고 있어.”“나태현 씨가 귀국하는 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 우리가 방해한 것도 아니고...”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고은영을 쳐다보았다.그제야 고은영은 배준우의 뜻을 알아차렸다.나태범은 정말 교활한 사람이었다. 배준우에게 전화를 걸어 힘을 얻으려는 것이었다.배준우와 량천옥의 사이는 아주 어색했다. 하지만 고은영은 고은지와 사이가 좋고 고은지는 량천옥의 친딸이다.배준우가 고은영을 설득한다면 고은영이 고은지를 설득하고 이어서 고은지가 량천옥을 설득해 나태현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미친 거 아니에요?”고은영이 화를 참지 못하고 얘기했다.아마 나태범은 고은지를 며느리로 들일 생각이 추호도 없을 것이다.그러면서 고은지를 이용해 자기 아들을 살리려고 하다니. 차라리 고은지를 직접 찾아가는 성의라도 보였으면 모른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어떻게 생각해?”고은영은 바로 대답했다.“절대 안 돼요. 우리 언니는 나태현을 용서해줄 리가 없어요.”배준우에게까지 도움을 청할 정도라면 해외의 상황은 확실히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량천옥이 얼마나 미쳐있는지를 생각하면 나태범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3화

    고은영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량천옥이 나태현을 죽이려고 아득바득 달려드는 것을 보면, 고은영은 진윤의 말대로 진정할 수 없었다.만약 고희주가 살아있다면 량천옥도 이렇게 죽을힘을 다해 싸우지 않을 것이니까 말이다.바로 눈앞에서 배준우가 기성훈과 전화하고 있었지만 고은영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배준우가 전화를 끊고 고은영을 몇 번이나 부르고 나서야 고은영은 정신을 차렸다.“은영아, 은영아?”“아? 어... 듣고 있어요.”고은영은 멍한 시선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고 배준우는 따뜻한 손으로 고은영의 손을 감싸 쥐었다.고은영을 바라보는 배준우의 표정은 아주 진중했다.아무래도 량천옥의 반응을 보면 고희주가 죽었다는 것이 사실인 모양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량천옥이 이렇게 불같이 달려들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코를 훌쩍인 고은영은 붉어진 눈가를 매만졌다.배준우는 고은영을 품에 안고 조심스레 고은영의 등을 토닥여주었다.“다 괜찮아질 거야.”무기력한 위로였다.모든 건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고은영도 이토록 슬퍼하는데, 고은지는 얼마나 더 슬플까.“언니한테 알려줬어야 했는데... 진작 알려줬어야 했는데...”고은영이 울먹이면서 얘기했다.고은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오직 나태현이 고희주의 아빠라는 것만 믿고 고희주를 나태현에게 보냈다. 나태현이 고희주를 해칠 줄도 모르고 말이다.만약 고은지가 량천옥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면... 나씨 가문과 량천옥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는지 알았다면...고은영이 울먹이면서 어깨를 들썩이자 배준우가 고은영을 꼭 안았다.“네 탓이 아니야. 넌 그저 네 언니를 걱정해서 그런 거잖아.”맞는 말이었다.고은영은 고은지가 걱정되었다.고희주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량천옥이, 고은지가 죽도록 증오하는 량천옥이, 결국 고은지의 친모였다는 걸 어떻게 알리겠는가.하지만 그 충격보다도 고희주의 죽음이 더욱 아플 것이다.“나태현 씨가 희주를 데려가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그러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2화

    “준우 씨는 나한테도 잘해주고 우리 아이한테도 잘해주니까 좋은 사람이에요.”“더 자세하게 얘기해줄 수는 없어?”“그리고 매일 나를 데리고 출근해요.”배준우는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진윤은 고은영을 데리고 쇼핑을 하는데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출근은 하다니...배준우는 바로 고은영을 품에 안고 키스를 퍼주었다.“읍... 갑자기...”그때 핸드폰 진동 소리가 들렸다.“전화, 전화 와요.”고은영이 배준우를 밀면서 얘기했다.배준우는 진동 소리를 듣고 약간 미간을 구긴 채 고은영을 놓아주었다.고은영은 이때다 싶어서 도망갔다.배준우가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에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나다.”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배항준이였다.배준우는 배항준의 전화에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 표정을 굳힌 배준우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무슨 일이죠?”“너, 여자 하나 때문에 점점 선 넘는 짓을 하는구나.”그 말을 들은 배준우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바로 이해했다. 아마도 나태범이 배항준에게 전화한 것 같았다.나태현과 나태웅이 다 사라졌으니 나태범이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다.하지만 배준우는 나태범이 바로 배항준에게 연락할 줄은 몰랐다.이제는 그들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나태범, 배항준 세대까지 이 싸움에 엮이고 말았으니 말이다.배준우는 속으로 나씨 가문 사람을 욕했다.“제가 하는 일에 신경 쓸 사이가 있으세요? 아이가 벌써 다 컸나 봐요?”그렇게 말하면서 배준우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배준우의 아들과 배항준의 아이가 나이가 비슷하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사람들은 배씨 가문을 헐뜯고 비웃을 것이다.선을 넘는다니.배준우가 봤을 때 배항준이야말로 먼저 선을 넘은 사람이었다.이제야 알 것 같았다.량천옥은 원래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량천옥을 그렇게 만든 건 여자에 눈이 먼 남자들이다.전화기 너머의 배항준은 배준우의 말을 듣고 바로 화가 났다.“너 이 자식, 뭐라는 거야!”“이 나이에 아이를 돌보는 게 재밌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1화

    전화를 끊은 진윤이 고은영을 보면서 물었다.“지금은 좀 속이 풀렸어?”“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이렇게 한 거예요?”“응.”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약간 감동하긴 했지만 이루어 말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예전 같았으면 고은영의 곁에 무조건적인 자기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일이었다면 도움을 거절할 것이었지만 이번 일에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지금 해외에서 난리가 났어. 이 시점에 나태현의 집중력을 흩트리는 것도 좋지.”량천옥도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량천옥이 나태현과 싸우고 있는 건 고은지 때문이었다.그러니 지금 진윤이나 배준우가 나태현의 시선을 자꾸만 국내로 돌리게 해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건 량천옥에게 좋은 일이다.“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진윤이 고은영에게 얘기해 주었다.고은영은 진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나태현은 해외에 있고, 나태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렇다면 이제는 나태범이 움직일 것이다. 나태범 세대가 싸운다면 젊은 세대들은 감히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푹 쉬었다.“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나씨 가문보다 더욱 위태로운 건 우리 언니니까요.”희주가 죽었다.그걸 떠올리면 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고은지는 지금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수 있었다. 그러니 나씨 가문 사람들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갈라내고 싶었다.진윤은 고은영 눈에 비친 슬픔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직 희주가 정말 죽었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눈으로 본 것도 거짓일 수 있는데, 귀로 들은 것은 오죽하겠냐는 말이었다.진윤은 제삼자로서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을 딱 짚어 말할 수 없었기에 말을 아끼고 있었다.“그 소식이 가짜였으면 좋겠어요.”고은영은 고희주를 불쌍하게 여겼다. 조씨 가문 사람들은 희주가 조영수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0화

    ‘아까 왜 돈이 없다는 얘기를 해서는...’진윤은 고은영의 손을 잡고 쇼핑을 계속했다.점심쯤이 되자 진윤은 지친 고은영을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다.테이블 앞에 놓인 갖가지 음식을 보면서 고은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지 않아요?”“안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진윤이 대답했다.진윤은 진정훈이 왜 그때 그렇게 심하게 날뛰었는지 이해가 갔다.진정훈은 고은영이 어릴 때 어떻게 살았는지 가장 먼저 조사한 사람이다.그래서 고은영의 아픔을 알고 그 상처를 치유해주기 위해 온 세상의 좋은 것들을 고은영에게 주려고 한 것이다.그러니 고은영의 몫이 진유경에게로 넘어간 걸 알고 미쳐버린 것이다.지금의 진윤도 마찬가지였다.“이거 먹어.”진윤은 양고기 스테이크를 썰어서 고은영의 그릇에 담아주었다.“고마워요, 오빠도 얼른 먹어요.”“우리 집에 자주 놀러와. 우리 아내가 또 요리를 잘하거든.”“그런데 지금 임신한 거 아니에요? 저까지 가면 민폐죠.”“그래도 요즘 매일 요리하고 있어.”“네?”고은영이 깜짝 놀랐다.“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임신했을 때 만사가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말린다고 말려지는 사람이 아니잖아. 원하는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하긴.게다가 임산부는 입맛이 까다로워서 다른 사람이 한 것을 잘 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윤설이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쁜 건 아니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그럼 최대한 덜 힘들게 옆에서 보살펴줘요.”진윤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그건 나태현이 건 전화였다.“나태현이야.”“계약 해지 때문에 전화한 거겠죠?”고은영이 물었다.아까 차에서 진윤은 여러 번 전화를 걸어 나씨 가문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배준우도 마찬가지였다.그러니 나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진윤이 고개를 끄덕인 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형, 지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9화

    진호영이 사람들 앞에서 진유경, 김영희와 싸울 줄은 전혀 몰랐다.진유경과 김영희는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들고 있었다.그 시각.진윤은 고은영을 데리고 쇼핑하러 다니고 있었다.김영희와 진유경은 진정훈과 진윤이 장례식 준비도 돕지 않고 서로 재산을 빼앗느라 바쁘다고 했지만 사실 진윤은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중이었다.진성택이 진유경에게 남겨준 물건은 많지 않았다. 차라리 진윤이 지금 고은영에게 쓰는 돈이 더욱 많을 것이다.“오빠,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에요?”명품을 너무 많이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기다란 영수증 위의 숫자를 본 고은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배준우와 결혼한 후 돈이 모자랐던 적은 없지만 돈을 이렇게 많이 쓴 적도 거의 없었다.진윤은 경호원을 데리고 왔다. 네 명의 경호원 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일부는 란완 리조트로 배송시켰다.“괜찮아. 많이 사. 우리 아내 것도 골라줘야지.”진윤이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오빠는 정말 좋은 남자 같아요.”자세히 생각해보니 배준우는 직접 무언가를 사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대부분은 다 다른 사람을 시켜서 란완 리조트로 가져오게 했던 것 같다.그리고 고은영은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니 직접 사는 편이 많았다.하지만 진윤은 쇼핑하면서도 자기 아내를 생각한다.진윤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배준우도 좋은 남자야. 그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거야.”“그 사람이 전에 얼마나 나빴는지 몰라서 그래요.”진윤이 배준우를 좋은 남자라고 얘기하자 고은영이 입을 비죽거리면서 대답했다.배준우와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좋은 남자라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였다.그때의 배준우는 정말... 악랄한...고은영은 그때 유산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다 고은영은 또 나태웅을 떠올렸다.나태웅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나태웅과 배준우가 같이 고은영을 위협했으니까 말이다.고은영은 나태웅이 안지영을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