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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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정유비는 숨을 거칠게 쉬며 나태웅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머릿속은 완전히 하얘졌고 혼란스러워졌다.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그녀는 다시 한번 물었다.“대표님이랑 고은영, 정말 위장결혼이 아니라고요?”“아니야!”나태웅은 확고하게 대답했다.정유비는 창백한 얼굴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온몸에 힘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그럼, 이미월은요?”그녀는 배준우의 마음속에 여전히 이미월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준우와 고은영, 이 두 사람의 일을 알게 됐을 때 그녀의 첫 반응은 이비월을 귀국하게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지금은.이미월이라는 말에 나태웅의 눈빛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이미월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몰라?”“......”정유비는 할 말이 없었다.왜냐면 한 시간 전에 돈 빌려달라는 이미월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이미월과 진승연이 북성에서 고은영에게 한 짓 때문에 배준우가 크게 화났고, 그 일로 인해 진씨 가문도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미월의 외숙모 정원희는 모든 원망을 이미월에게 쏟아냈다.지금 이미월은 집에서 쫓겨나 있는 상태다.정유비는 절망에 빠진 듯한 모습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말했다.“아니, 아닐꺼야.....”그녀는 여전히 믿지 못했다. 일이 이렇게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나태웅이 말했다.“계속 그렇게 고집부릴 거면, 당장 동영그룹에서 나가.”“......”나태웅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동자에 정유비는 심장이 떨렸다.........한편, 사무실 밖에서 고은영은 인수인계할 업무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억울했다. 그러다 배준우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고은영도 함께 들어갔다.배준우는 온통 억울한 표정의 그녀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누가 널 괴롭혔어?”“아니에요!”고은영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들의 결혼 소식으로 강성이 떠들썩해진 이후로, 회사에서 그녀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배준우는 자리에 앉고는 앞에 있던 물잔을 들고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물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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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못하는 게 아니라!”“못해서 그런 게 아니면요?”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불안한 마음도 조금 사그라들었다.그러자 배준우가 바로 이어서 말했다.“그럼, 일머리가 아예 없는 거지.”“......”고은영은 말문이 막혔다.설마?이렇게 심한 말을?예전의 비서들에게 밀리는 것도 모자라, 새로 온 사람들한테도 밀리다니.순간, 고은영의 얼굴엔 억울함이 가득했다.그런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나머지 말문이 막혔다.“또 무슨 일 있어?”고은영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저 이제 일하러 갈게요.”말하고는 휴게실로 걸어갔다.깨끗하고 정갈하게 정리된 휴게실을 보니 더 울고 싶었다.열심히 일했는데,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했는데, 일머리가 전혀 없다는 말을 듣다니.이때, 전화가 울리는 소리에 핸드폰을 보니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고은영은 휴게실 베란다로 가서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 량일이야!”수화기 너머에서 중년 여자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은 그녀의 이름을 듣자마자, 그녀가 량천옥의 엄마라는 걸 바로 알았다.어제 배준우한테서 량천옥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대충 무슨 의도로 전화했는지 알 것 같았다.고은영은 그녀가 량천옥을 배항준과 결혼시킨 것도 그렇고, 수시로 배씨 가문에 드나드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반감이 들었다.“무슨 일인데요?”고은영이 다소 차가운, 공손함이라곤 조금도 없는 말투로 물었다. 량일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점심 12시, 동영그룹 1층 커피숍에서 기다릴게.”고은영보다도 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저 만나려고요?”“왜? 그럴 용기가 없니?”고은영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이었다.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할 말인지?량일의 이런 태도에, 고은영은 량천옥이 왜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배항준과 결혼했는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량일 같은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니, 교양이라곤 기대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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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량일은 여전히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다.이 상황에서 량천옥의 말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다.그녀가 말하면 말할수록 량일은 더욱 화가 났다.결국에 량일은 고은영에게 메시지를 보내버렸다. “고은지가 왜 아직까지도 취직을 못하고 있는지 알아?”고은영 시점.고은영은 휴게실 베란다에서 졸고 있다가 핸드폰 진동 소리에 일어나 핸드폰을 보았다.갑자기 한가한 자리로 옮긴 데다 업무를 인수인계해 주지 않아도 척척 해내는 진청아 덕분에 고은영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나태웅이 데리고 온 사람들은 다들 실력이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다!짧은 시간안에 완벽하게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니 말이다.량일에게서 온 메시지를 본 고은영은 의자에서 일어나 바로 문자 온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량일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전화를 받았다.“만날 거야?”“나이도 드신 분이 꼭 이렇게 품격 떨어지는 일을 해야 직성에 풀려요?”고은영은 분노가 섞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량일은 냉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직도 큰소리나 치고 있어?”“우리 언니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배준우한테는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니 언니 인생 망하게 할 거니까.”량일은 협박하듯 말했다.그녀의 말에 고은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당신, 선 넘지 마!”“내가 네 회사로 찾아갈까, 아니면 네가 카페로 올래?”지금 량일은 고은영과 더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말투의 위험성은 더 짙어졌다.“......”고은영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을 질끈 감고는 말했다.“카페에서 만나요.”“그래, 그래야지! 그게 어른에 대한 예의지.”고은영은 한바탕 욕해주고 싶었다.어른 같은 소리 하고 있네!그러나 고은지를 생각해서 꾹 참았다.량일은 만족하며 전화를 끊었다.고은영은 바로 고은지에게 전화 걸었다.전화 연결음이 몇 번 울린 후에야 고은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영아.”“언니 취직했어?”“아니, 오늘 면접 하나 있어.”고은영의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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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고은영은 자기 때문에 고은지가 직장을 찾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아팠다.비록 고은지는 어릴 때 조보은 밑에서 자랐지만, 서정우 때문에 항상 찬밥 신세였다.그렇기에 고은영은 바로 100만 원을 송금했다.절약습관이 몸에 밴 고은지한테는 100만원은 엄청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액수다배준우는 오전 내내 바빴고, 점심에도 식사 약속이 있었기에 나가기 전에 특별히 고은영에게 당부했다.“이따가 점심에 진 씨 아주머니가 밥 가져오면 다 먹어, 알겠지? 난1시 반쯤 돌아올 거야.”“진 씨 아주머니가 밥도 배달해 줘요?”한 번도 회사로 음식을 가져다준 적이 없었는데?전에는 구내식당에서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배달을 시켜 먹었다.“진 씨 아주머니 음식이 맛있잖아. 앞으로 아주머니가 음식 해주시면 기사가 가서 가져올 거야.”그의 말에 고은영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배준우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 씨 아주머니가 회사로 오셨다. 오늘 배준우가 점심 약속이 있으니, 기사님이 가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래서 진 씨 아주머니가 택시를 타고 직접 온 거다.도시락을 열어보니!안에는 전부 고은영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고은영은 흥분되는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와! 오늘 엄청 풍성하네요.”그녀의 흥분한 모습에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입맛이랑 도련님 입맛이 많이 비슷하시네요! 다행이에요!”“비슷한가요?.. 아닐걸요?”고은영은 의아했다.전에 배준우의 점심을 고은영이 책임지고 있었으니,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러자 진 씨 아주머니가 말했다.“아니긴요, 이거 다 도련님이 고르신 메뉴예요!”배준우가 직접 고른 메뉴라는 말에 고은영의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왜냐하면 메뉴중 에 오리발로 만든 요리가 있는데, 이건 배준우가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이다.그녀의 의아한 표정에 진 씨 아주머니가 얼른 말했다.“도련님께서 사모님을 정말 많이 챙기시는 것 같아요. 도련님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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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고은영은 자기에게 그런 숨 막힐듯한 느낌을 주는 건 한사람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금, 어떻게든 량일을 고은지 일로 자기에게 협박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량일은 기가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은영은 굴하지 않고 물 한 모금 마시고는 이어서 말했다.“제가 보기엔 사모님께 그럴 능력까지는 없는 걸로 보이는데요?”“이 망할 계집애가!”량일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그녀의 모든 직위와 권리는 모두 배씨 집안에 의지해서 얻은 것이라 당연히 그런 능력까지는 없다. 하지만 그 사실을 그녀 앞에서 적나라하게 말하며 그녀를 모욕하다니!량일은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고은영에게 끼얹었다.고은영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에 뒤집어썼다.그러나 량일의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모습에 고은영은 오히려 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머리를 넘기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량일을 쳐다보며 말했다.“내 말이 맞나보네요.”“너......”량일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지금 고은영의 모습은 조금 딱했다. 커피에 젖어 머리가 다 산발이 되었다. 그녀가 젖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자, 목덜미 부위의 갈색 모반이 량일의 눈에 들어왔다.찰나의 순간, 량일의 시선이 그녀의 뚜렷한 모반에 꽂혔다!“너......!”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나 말이 입가에 닿았을 때 멈추고는, 담담하게 고은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원래 분노에 가득 찼던 얼굴이 점점 더 하얗게 질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너, 너.....”뭐지?량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을 가쁘게 쉬었다.량일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고은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태도에 놀라서 그러는 건가?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량일이 길길이 날뛰는 모습은 량천옥보다도 더 미쳐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너, 너...!”량일은 너라는 단어만 반복했다.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손을 떨며 자기 가방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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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두 사람은 카페에서 나와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배준우가 뿜어내는 어두는 기운 때문에 다들 두 사람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기에 지금 고은영의 모습을 정확히 본 사람은 없었다.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배준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샤워해.”“네, 알겠어요.”고은영은 휴게실로 걸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을 다 벗은 뒤에야 자신이 입은 옷 외에 다른 옷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왜 항상 조심성이 없을까 .....!고은영은 자신이 너무 답답해 똑바로 바라보기도 싫었다.꾸물거리며 화장실에서 20여 분을 보낸 후에야 어쩔 수 없이 화장실 문을 조금만 열고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배준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막막했다.배준우가 들어왔을 때, 그녀가 발가벗은 몸으로 침대로 뛰어가는 걸 보았다.뛰는 뒷모습이 귀여워 보였다.“뭐하는 거야?”배준우가 갑자기 소리를 내자, 침대로 뛰어가고 있던 고은영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배준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기 몸을 내려다보았다.“저, 저.......”뭐?고은영은 머리가 완전히 하얘져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배준우는 완전히 얼어붙은 그녀의 모습에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빨리 침대로 안 가?!”고은영은 날카로운 그의 눈빛에 놀라 얼른 몸을 돌려 침대로 뛰어들었다.그러나 발가락이 카펫에 걸리는 바람에 비틀거리며 침대 위로 넘어졌다.고은영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고은영은 두 팔을 벌려 어떻게든 버티려 했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허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더니 순식간에 배준우의 품속에 안기게 되었다.“........”정적이 흘렸다. 지금 고은영이 발가벗은 상태라, 두 사람의 몸이 모두 순간적으로 굳어졌다.고은영은 배준우의 부자연스러운 숨소리를 들었다.“대, 대표님......”고은영은 얼굴이 빨개져 더듬거리며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특히 배준우의 신체 변화를 느낀 순간, 고은영은 재빨리 배준우에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두 손으로 배준우의 가슴을 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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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배준우는 자기 품속에 안긴 뽀얀 피부의 그녀를 보자,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 올라갔다.“추워?”“아니, 그게요...”고은영은 부끄러워서 말을 잇지 못했다.“여기 네 옷 없어.”“그러니까 대표님 옷을 빌리는 거잖아요.”방금 옷을 벗었을 때 옷 뒤가 온통 커피로 뒤덮였단 걸 알았다. 오늘 흰색 패딩을 입었는데심지어 속옷에도 조금 스며들었다. 그러니 스웨터나 패딩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바지도 마찬가지다.아무튼 오늘 입은 모든 옷에 다 묻었다고 보면 된다.배준우가 그녀를 들어 안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정말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배준우는 그녀를 이불 속에 집어넣었다.고은영은 이불로 자기 몸을 돌돌 감쌌다.마치 번데기 같은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웃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부끄러운 줄은 아나보네?”“......”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배준우는 부끄러워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더는 놀리지 않고 돌아서서 옷을 가지러 갔다.고은영은 헐렁한 옷들을 다 걸치자, 배준우가 드라이기를 가져왔다. 그녀가 드라이기를 받으려고 할 때, 배준우는 그녀를 앉히며 말했다.“가만히 앉아있어.”“대표님, 바쁘지 않으세요?”고은영이 중얼거리며 물었다.배준우는 보통 오후에 가장 바쁘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머리를 말려준다고?배준우는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며 물었다.“그 여자가 무슨 말 했어?”량일이 고은영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궁금했다.“우리 언니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다 그 여자가 한 짓이래요.”고은영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지가 가뜩이나 어렵게 사는데, 거기다 량일이 그녀의 일을 방해하는 걸 생각하자 고은영은 더욱 화가났다.너무나도 독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배준우의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졌다.“직접 그렇게 말했다고?”고은영은 직접 휴대폰을 열어 량일에게서 받은 문자를 배준우에게 보여줬다.그 문자를 본 순간 배준우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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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그런데“그 계집애가 그런 거야?”량천옥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고은영을 만나고 돌아왔으니 그녀 때문이라 생각했다.고은영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 생각했다.량일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량천옥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다.량천옥도 몹시 당황하여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량일의 곁으로 다가갔다.손을 뻗어 량일의 팔을 잡았다.“엄마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량일은 흐느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량천옥은 그녀가 이렇게 슬퍼하면서 우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량일의 얼굴에서는 처음보는 짙은 슬픔이 있었다. “말 좀 해봐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량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량천옥은 더 급해졌다.량일은 두 손을 내려놓고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량천옥을 바라보았다.량천옥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어쩔 줄 몰랐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량일은 숨을 거칠게 쉬며 말했다.“그 아이, 아직도 기억하니?”“......”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량일을 걱정하던 그녀의 얼굴이 순간 완전히 굳어졌다.'아이'라는 두 글자에 세상이 무너질듯한 느낌이 들었다.“무슨 소리예요?”“기억하는 거지? 그렇지?”량일은 목이 메었고, 량천옥도 숨이 막힐 것 같았다.순간, 그동안 잊고 살았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그녀가 어떻게 기억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 그건 그녀가 평생 돌이키기 싫은 아픔인데 말이다.그런데, 지금 갑지기 왜 그 얘기를......?“설마.. 그 애를 만났어?”잠시 뒤, 량천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하지만 말하면서도 그녀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그녀의 머리는 지금 완전히 백지상태가 되었다.량일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을 치며 말했다.“죄를 지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죄를 지었다고!”“엄마, 뭐 하는 거예요!?”량천옥은 량일을 제지하며 말했다.량일은 마음이 아팠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진짜 그 애를 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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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량일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량천옥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어디서 봤는데요?”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는 그녀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그 아이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기도 했고, 막상 진짜로 알게 될까 봐 겁나기도 했다.량일은 더는 말하지 않고 슬픈 눈으로 량천옥을 바라보기만 했다.“제발 말 좀 해요!”량천옥은 마음이 다급해졌다.그러자 량일이 눈을 질끈 감으며 물었다. “알아서 뭐 하게? 말하면 찾아서 배씨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자신 있어?”“......”량천옥의 얼굴도 점점 더 창백해져 갔다.하긴, 알아도 뭘 할 수나 있을까?지금의 그녀는 이미 예전의 량천옥이 아니다. 지금의 그녀는 강성 도시 재벌가의 사모님이다.그리고 그 아이는 그녀의 오점이 될 것이다!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는...“그래도 어디 있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예요?”량일은 다시 침묵했다.그녀의 태도에서 그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다.량일은 그 당시 짧은 시간 안에 어떤 게 가장 좋은 선택인지 결정하고는 바로 실행했다. 그리고 모든 아픔을 뱃속으로 삼켰다. ........회사 시점.배준우가 고은영의 머리를 다 말려준 후, 고은영은 휴게실을 잠깐 정리했다.그리고 배준우가 준 널찍한 옷을 입고 사무실로 갔다. 지금 사무실에는 배준우 혼자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고은영이 옷을 불편해하는 모습에 배준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이따가 옷 가져올거야. 많이 불편해?”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니 정말 불편했다.“저 정말 휴게실만 정리하면 되나요?”비록 회사 사람들 눈엔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 많은 업무를 볼 필요가 없다고 보이지만고은영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진짜 사모님이 아니라, 똑같이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는 걸.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자신의 업무가 적어져서 매우 불안했다.“왜? 심심해?”“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 네가 할 일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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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갑자기 한가해지니 그녀도 익숙하지 않았다.“일단 먼저 휴게실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네, 알겠어요.”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더는 배준우를 방해하지 않고 휴게실로 돌아갔다.배준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그녀가 나간 뒤에도 배준우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고은영이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고은지에게서 전화가 왔다.고은지는 내일부터 천락그룹에 출근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비록 어떻게 된 일인지 다 알고 있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기뻤다.“잘됐다! 언니!”“나 이 100만 원 다시 너한테 돌려줄게, 나 이제 직장 구했으니까 돈 안 줘도 돼.”“취직하고 인턴기간도 있고, 월급도 한 달 뒤에 받으니까 일단 언니가 갖고 있어.”“나도 돈 조금은 있으니까, 정말 괜찮아. 너 다시 가져.”고은지는 계속 돌려주겠다고 했다.하긴, 요 2년 동안, 고은영은 고은지 때문에 서정우에게도 적지 않은 돈을 주었다.지금 고은지는 자기 힘으로 다시 일어서고 싶었다.전에도 고은영이 강성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은지는 따로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었다. “그래, 알겠어.”고은지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고은영도 그녀의 마음을 존중했다.“그럼, 필요하면 말해.”“응, 알겠어.”고은지가 대답했다.두 사람은 몇 마디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오후 내내고은영은 배준우가 일거리를 안배해 주길 기다리다 못해 결국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어차피 상하원에서 배준우의 침대서 함께 잔적이 있으니, 지금 그의 침대에서 잔다고 해도 그가 별로 개의치 않아 할 것 같았다.하지만, 한 참 잘 자다가 또 다시 전화 벨소리에 깨어났다.그녀는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버튼을 누르고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네가 내려올래, 아니면 내가 올라갈까?”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그녀는 지금 차림새 때문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그녀가 머뭇거리는 소리에 조보은의 태도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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