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291 -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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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안지영의 말에 고은영은 죄책감이 들었다.“미안해, 지영아.”그 시간 동안 안지영이 힘들었던 것만큼 고은영도 힘들었다.항상 거짓말이 탄로 날까 전전긍긍하며 지냈다.“은영아, 일단 이 고비 먼저 넘기자. 응?”안지영은 고민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고은영이 어떤 방식으로 떠나는지 보고도와줄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녀를 도와줄 용기가 없었다.“그래. 천천히 결정해.”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무튼 지금 배가 별로 불러오지 않은 상태여서 아직 시간이 있긴 했다.더 기다려 보고,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고은영도 더는 안지영을 끌어들이기 싫었다.두 사람은 한참을 더 이야기한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고은영은 심호흡으로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켰다.그러고는 일어나서 물을 따르러 부엌에 갔는데, 식탁에 앉아있는 배준우의 모습이 보였다.......!“......”순간 고은영은 긴장됐다.언제 들어온 거지? 문 여는 소리도 안 들렸는데?하긴 문소리가 워낙 작으니 안 들릴 법도 했다.여러 가지 생각에 고은영은 더 긴장됐고, 그 감정이 얼굴에도 훤히 드러났다."대, 대표님 돌아오셨어요?”설마 아까 두 사람의 통화 내용도 다 들은 건가?고은영은 온갖 생각이 다 들어 숨이 막혔고, 머릿속은 하얘졌다.배준우는 이미 밥을 절반 정도 먹은 듯했다.“......”그 순간, 고은영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조용히 배준우를 바라보기만 했고,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서 안지영에게 대신 집을 팔게 할 생각이야?’"......”집을... 판다고?이게.. 대…대체 무슨 말이지?고은영은 갑자기 집에 돌아온 배준우의 모습에 완전히 놀라 머릿속이 텅 비었다.게다가 웃고 있는 배준우의 얼굴을 보니 더 무서웠다.“네? 집을 팔다니요.”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하려 했지만, 너무 긴장해 떨리는 목소리로 했다.배준우는 눈썹을 치켜들고 여전히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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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돌아와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니 말이다.“저....”뭐라고 하려고?그녀는 너무 당황해서 차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개 들어!”배준우가 말했다.배준우의 날카로운 말투에 고은영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배준우 얼굴의 웃음기도 사라졌다.고은영이 다시 시선을 피하려 하자 배준우가 단호하게 말했다.“고개 숙이지 마!”“......”고은영은 그대로 굳었고, 두 눈에 짙은 억울함이 가득했다.배준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이었다.“당장 말해. 집 판 돈을 어디에 쓸 건지.”그의 억압적인 말투에 고은영의 두려움은 극에 달했다.“저......”“잘 생각하고 말해!”“......”그녀는 지금 배준우가 자기를 위협하고 있고,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말 안할거야?”“저희 언니가 이혼했어요. 근데, 언니가 한 번도 일해본 경험이 없어 걱정돼서 제가 돈 좀 주려고요....”“근데 그렇게나 많이 필요해?”사실은 그렇게까지 필요가 없었다!그렇기에 이런 이유는 배준우에게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언니가 운성에 가고 싶다고 해서요.”고은영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운성이라는 두 글자를 말할 때 등줄기에 식은땀이 났다.그녀가 나중에 가야 할 곳을 이렇게 말해버리다니!“그래서 네가 집을 팔아서 언니한테 돈을 마련해 준다고?”“안, 안되나요?”고은영은 배준우가 집을 파는 것만 캐묻는 걸 보고, 그가 대략 언제 돌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배준우는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기에 고은영은 그가 자기 말을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없었다.다행히도 이때 배준우의 전화기가 울렸다.배준우는 전화를 들고 베란다로 갔다. 고은영은 그제야 조금 숨이 트이는 듯했다.그녀는 정말 하루라도 빨리 여기를 떠나고 싶었다. 매일 이렇게 불안 속에서 살다 간 유산이라도 할 것 같았다.배준우가 통화를 마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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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고은영은 머리가 하얘진 나머지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안지영이 분명히 다 안배했다고 했었는데, 검진 샘플이 잘못됐다고?내일 또 배준우와 함께 병원에 가야 한다고?이럴 수가!“건강검진일 뿐이라 굳이 같이 안 가도 괜찮아요. 아픈데도 없는데요."고은영은 애써 고개를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그러나 마음속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그래도 건강검진은 제대로 해야지.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왠지 의미심장한 말이였고, 고은영도 그걸 느꼈다!설마, 이미....?아니, 그럴 리가 없어! 절대 모를 거야.“무슨 걱정 있어?”“네? 아니요!”배준우의 한마디 한마디에 고은영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얼른 샤워하고 일찍 자. 내일 아침 일찍 공복으로 가야 해.”“진짜 가요?”고은영은 심장이 너무 뛰어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이제 어떻게 하지.....?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가야지.”그의 단호한 태도에 고은영은 더 뭐라고 할 수 없었다.결국!고은영은 오늘도 역시 배준우의 방에서 자야 했다.고은영은 배준우가 자기를 다른 방에서 못 자게 하는 거에 대해 이젠 익숙했다.고은영은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누웠다. 배준우는 아직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듯했다.고은영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안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지영아, 대표님이 내일 날 병원에 데려가서 다시 검사하게 한대...”그녀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방문에 시선을 두었다.배준우가 갑자기 방에 들어올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배준우가 하도 불쑥불쑥 나타나, 고은영은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지영은 재빨리 답장했다.“어떻게 된 거야?”“나도 몰라! 오늘 갑자기 건강검진의 샘플이 잘못되었다고 다시 검사해야 한대. 나 어떡해”글에서도 고은영의 절망적인 심정이 느껴졌다.한편, 안지영 시점.이미 잠이 들었던 안지영은 고은영의 문자에 졸음이 다 달아났다.그녀는 이 아이의 운명이 왜 이리 기구한지 너무 안타까웠다.특히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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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저기, 내일 대표님이 은영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받는대요. 실장님이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안지영은 조심스레 물었다.그녀도 배준우가 왜 직접 같이 가서 고은영을 다시 검사시키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고은영이 이 검사를 하면 절대 안 된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었다.검사를 하게 된다면, 임신사실도 바로 밝혀질것이다....!지금, 나태웅은 별장 소파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어두운 공간에서 그의 날카로운 눈동자는 유독 돋보였다.“응, 알았어.”“그럼, 부탁할게요.”나태웅의 부드러운 태도에 안지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태웅이 도와주고 있으니 훨씬 편해졌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태웅 모든 사실을 배준우에게 알려줬다는 걸 모른 채 말이다.오히려 안지영은 나태웅이 자기를 이렇게 많이 도와주고 있으니 천락그룹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나태웅이 조건으로 건 실적에 꼭 도달하겠다고............한편, 하원 시점.배준우는 따뜻한 손바닥을 고은영의 아랫배 위에 얹었다. 고은영은 처음엔 어색했지만점점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어 졸음이 쏟아졌다.은은한 스탠드 불 아래, 배준우는 부드러운 얼굴로 고은영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졸려?”고은영은 비몽사몽인 상태로 중얼거렸다.“왜 안고 자요?”“그러면 안 돼?”“우린 진짜 부부가 아니잖아요..”이 ‘가짜’ 부부 행세가 고은영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안겨줬는지, 고은영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처음에는 위장 결혼이라 했지만, 결국 온 세상에 다 알려지고, 조보은까지 강성에 오게 만들었다.“하지만 우리 혼인신고서는 가짜가 아니잖아.”배준우는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말했다.이 말에 고은영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맑은 눈동자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가짜 결혼이 아니니까 책임져야 한다고.”“네? 무슨 책임을?”“읍......!”그녀가 더 뭐라고 하기 전에 배준우는 재빨리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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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병원.안지영이 안심해도 된다고 말은 했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불안했다.“여기서 기다리실래요?”고은영은 배준우를 쳐다보며 물었다.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은영의 가방을 받아서 들었다.병원에 오는 내내 고은영은 배준우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그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은영은 왠지 배준우가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평온한 배준우의 얼굴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만약 그가 알고 있다면 이렇게 평온한 얼굴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검사룸에 들어가자마자 고은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조보은이었다.고은영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량천옥이 조보은을 이용하려 하고 있으니 전화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전화 한 통만 받고 올게요.”“아니에요. 별말씀을요. 편하게 받으세요.”검사해 주는 의사가 매우 공손한 태도로 고은영에게 말했다.고은영은 그런 대우가 적응이 안 됐다.그녀 마음속에서 의사는 조금 무서운 존재였다. 가끔 질문을 하면 제대로 대답해 주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더 물어보려 하면 귀찮은 티를 팍팍 내니 말이다.그녀가 배준우와 병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모든 사람이 한없이 공손한 태도로 그들을 대했다.배씨 가문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은영은 한쪽 구석에 가서 낮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오늘 오후에 너희 회사로 찾아갈 거야.”조보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이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날 찾아와도 소용없어요.”“네가 소용없다고 하면 소용없는 거야? 고은영, 나 너 낳을 때 출혈이 심해서 거의 죽을 뻔했어. 근데 너를 찾아가도 소용없다는 말이 나와?”순간 고은영은 멈칫했다.그녀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조보은이 자신을 낳을 때 죽을 뻔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그녀의 단단했던 마음이 순간 조금 흔들렸다.그러나 바로 정신 차리고, 여기서 흔들리면 안 된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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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조보은은 량천옥이 고은영에게 다 말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이 여자가 지금.....!예상치 못한 전개에 조보은은 이를 갈았다.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고은영은 계속해서 비아냥댔다.“나를 낳을 때 출혈이 심했다고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다른 사람이랑 손잡고 날 해치려고 하는 거에요?”“너...”조보은은 약간 뜨끔했다.“나한테 이 전화를 하지만 않았어도, 조금의 모성애는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는데. 그건 정말 아니네요.”고은영은 병원 안 하늘 색 커튼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 어느 때보다 또박또박 말했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모성애에 대한 기대가 조금도 없다.그래서 지금 조보은이 이 전화를 건 목적을 알고 있음에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대처할 수 있다.조보은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기 시작했다.“모성애? 네가 뭘 알아?! 내가 똑바로 말하는데, 네가 뭐라고 하든 난....!”“그 여자가 얼마나 준대요?”조보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은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량천옥이 도대체 얼마를 주려는지!사실 량천옥이 조보은에게 얼마를 줬길래 조보은이 저렇게 필사적으로 난리를 치려고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이미 조보은의 인성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량천옥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돈을 줄 것이다. 아니, 조보은이라면 적은 돈을 준다고 해도 저렇게 했을 것이다.고은영의 직설적인 말에 조보은 더욱 뜨끔했다. 하지만 끝까지 발뺌했다.“난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그래요? 그럼 더는 할 얘기가 없네요.”“2억!”고은영이 전화를 끊으려 하자 조보은은 다급하게 말했다.휴대폰을 쥐고 있던 고은영의 손이 떨렸다“아니면 네가 2억 주든지, 그럼 바로 돌아갈게.”조보은은 계속해서 말했다.고은영은 얼굴은 점점 더 차갑게 굳었다.조보은의 당당한 태도에 더 화가 났다.2억...조보은에게는 확실히 많은 돈이였기에 량천옥이 미리 그녀 고향의 소비수준을 조사한 듯 했다.2억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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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으로 나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고은영도 자기를 엄마로 생각하지 않는 마당에 더 망설일 것도 없었다.“일단 찾아가! 먼저 돈부터 손에 넣고 봐야지!”서정우가 흥분하며 말했다.서정우도 고은영이 그동안 자기를 대하는 태도에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그녀 처지를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지금 서정우는 고은영게 생활비를 요구할 때 자신의 모습울 까맣게 잊은 모양이다.이런 인간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자기가 필요할 때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개 행세를 하다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바로 등에 칼은 꽂는 그런 인간.조보은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저 계집애가 먼저 매정하게 굴었어. 그러니 나도 어쩔 수 없다고!”서준호는 이 모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은지하고만 함께 살았기 때문에 고은영에 대한 인상이 별로 없었다.“그리고 당신도 이제는 더 이상 도박 하지마.”조보은의 분노가 서준호에게 향했다.그들이 이렇게 가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바로 서준호가 도박을 즐기기 때문이다.그동안 도박으로 잃은 돈만 수억 원이었다. 그러니 가난할 수밖에 없다.서준호는 자기에게 화풀이하는 조보은에게 덩달아 같이 소리 질렀다.“이 여편네가 갑자기 왜 나한테 화풀이야! 재수 없게!”“당신......”서준호가 소리지르자 조보은은 더욱 화가 났다.서정우는 두 사람이 또 큰 소리로 다투는 모습에 서둘러 조보은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엄마, 지금 이런 얘기 할 때가 아니야. 이따가 먼저 고은영을 찾으러 가야지.”“쳇!”조보은은 불만스러운 듯 혀를 찼다.아들만 아니었다면 이런 인간이랑 진작 이혼했을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젊었을 때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던 자신이그런 농촌 구석으로 시집간 걸 생각하면 억울했다.서정우는 서준호에게 그만하라고 눈짓했다.그 2억만 있으면, 용산에서는 괜찮은 집안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면, 어떤 여자라도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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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배준우는 그 작은 점을 보면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다.30분 후!고은영이 검사를 마치고 나오자, 배준우가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대표님 바쁘시면 먼저 회사에 들어가세요. 나머지 검사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배준우는 시간을 보고 말했다.“같이 가.”“아직 검사 다 못했는데...”“나머지 검사는 안 해도 돼.”“네?”고은영의 표정이 뻣뻣해졌다.하지 않아도 된다고? 어젯밤에는 꼭 해야 한다고 하더니.이제 단 하나밖에 검사를 안 했는데, 갑자기 집에 가도 된다니?“가자!”고은영이 아직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배준우는 이미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고은영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배준우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하지만 뭐라고 하지는 못하고 바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차에 탄 후, 배준우는 진 씨 아주머니가 준비해 준 보온병을 그녀에게 건넸다.“얼른 아침 먹어.”공복 상태로 검사해야 했기 때문에, 고은영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그래서 지금 너무 배가 고팠다.맛있는 고기만두를 먹은 순간, 그녀 마음속의 모든 억울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배준우는 그녀가 먹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배고파?”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너무 배고파요.”고은영은 한 끼라도 제시간에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다.배준우는 사랑스럽다는 듯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나도 배고프네.”“네? 그럼, 이거 드실래요?”고은영이 만두 하나를 집어 배준우에게 건넸다.“나 지금 운전하고 있는데?”“그럼, 제가 먹여줘요?”고은영이 만두를 배준우의 입가에 갖다 댔다. 그는 고은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만두 한 입을 베어 물었다.역시 진 씨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다!고은영은 진 씨 아주머니가 만든 만두를 제일 좋아한다.배준우처럼 까탈스러운 사람도 인정하는 솜씨다.마지막 두 입 정도가 남았을 때 고은영의 손가락이 배준우의 부드러운 입술에 살짝 닿았다. 순간 고은영은 마음속에 전류가 흐르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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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꽤 재미있는 상황이다.순식간에 비서에서 도우미가 되었으니, 고은영은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나태웅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었다.나태웅은 배준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 그의 앞에서 조금이라도 티내면 배준우가 바로 알게 될 것이니 말이다.지금 나태웅에게 불만을 얘기하면 배준우가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그래서 그냥 낮은 소리로 조심스레 중얼거렸다.“휴게실에는 할 일이 별로 없는데, 30분이면 다 끝나는 일인데.”“......”“게다가 휴게실은 회의실처럼 수시로 치울 필요도 없고요. 휴게실은 하루에 한 번만 치우면 되지 않아요?”하루에 30분만 일하라고?나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별로 할 일은 없지, 하지만 대표님이 이렇게 지시하셨어. 회사에서 새로운 사람을 양성해야 하니 우선 이렇게 하는 걸로 하고, 나중에 다시 다른 업무를 안배할 거야.”고은영은 여전히 불만이었다.배준우가 제1 비서 자리를 자신에게 맡기겠다고 한 게 어제 같은데, 이제 아예 도우미 취급을 하다니.비록 이미 떠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내려간 직위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알겠어요.”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나태웅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그런 그녀의 태도에 나태웅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럼, 그만 일하러 갑시다.”신분이 달라졌다!배준우의 지시라고 하니 뭐라고 더 대꾸할 용기도 없었다.배준우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의 책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청아가 보였다.이미 얘기를 들은 눈치였다.“고 비서님, 죄송해요.”전청아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진청아도 얼마 전 일어난 정유비의 일을 알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고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일단 먼저 정리해 놓고 내일 인수인계 해줄게요.”“네, 급해 말고 천천히 정리하세요.”진청아가 다급히 말했다.회사 사람 모두가 그녀가 배준우의 아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말이다.정유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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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다 알고 있었어요?”나태웅은 날카롭게 그녀를 흘겨보았고, 정유비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다 알면서 왜 대표님께 말하지 않았어요?”정유비는 고은영이 배씨 가문 사모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 보고,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배준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나태웅은 담뱃재를 튕기며 말했다.“유비 씨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도 동영그룹에 있을 수 있었을까?”정유비는 정씨 가문의 딸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부동산 재벌이다.배준우가 동영그룹을 인수하기 시작할 때, 이런 오래된 기업들과 사이가 틀어져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딸을 동영그룹에 보냈고, 정유비도 그중 한 명이었다.지금 정유비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있다!나태웅이 계속해서 얘기했다.“유비 씨는 정말 머리를 잘 쓰는 것 같아. 이미월을 이용해서 은영 씨를 밀어내려고 했지?”“......”“정말 은영 씨만 없으면 그 자리가 유비 씨 자리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나태웅의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말을 듣고 있는정유비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왜 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고은영보다 내가 대표님이랑 더 잘 어울려요.”“유비 씨는 대표님 성격에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곁에 둘 거라 생각해?”“두 사람은 위장 결혼이잖아요. 설마 대표님이 고은영을 진짜로 좋아하기라도 한단 말이에요?불만이 극에 달한 말투였다,정유비는 배준우가 그녀를 좋아해서 그녀와 결혼했단 사실을 믿지 않았다.배준우가 고작 그런 시골 계집애를?배준우 정도면 어떤 여자든지 다 만날 수 있을 텐데, 하필 이런 여자를?“누가 그래? 두 사람이 위장결혼이라고?”“그럼 아니예요?”정유비는 날카로운 말투로 되물었다.“아니야!”“뭐라고요?”아니? 어떻게?그녀는 전혀 믿지 않았다.“대표님 신분에 위장 결혼 따위가 필요해요?”그럼 다 사실이란 말인가?정유비는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나태웅을 쳐다보았다.하지만 나태웅의 말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보통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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