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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꽤 재미있는 상황이다.

순식간에 비서에서 도우미가 되었으니, 고은영은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태웅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나태웅은 배준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 그의 앞에서 조금이라도 티내면 배준우가 바로 알게 될 것이니 말이다.

지금 나태웅에게 불만을 얘기하면 배준우가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래서 그냥 낮은 소리로 조심스레 중얼거렸다.

“휴게실에는 할 일이 별로 없는데, 30분이면 다 끝나는 일인데.”

“......”

“게다가 휴게실은 회의실처럼 수시로 치울 필요도 없고요. 휴게실은 하루에 한 번만 치우면 되지 않아요?”

하루에 30분만 일하라고?

나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로 할 일은 없지, 하지만 대표님이 이렇게 지시하셨어. 회사에서 새로운 사람을 양성해야 하니 우선 이렇게 하는 걸로 하고, 나중에 다시 다른 업무를 안배할 거야.”

고은영은 여전히 불만이었다.

배준우가 제1 비서 자리를 자신에게 맡기겠다고 한 게 어제 같은데, 이제 아예 도우미 취급을 하다니.

비록 이미 떠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내려간 직위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알겠어요.”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나태웅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나태웅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그만 일하러 갑시다.”

신분이 달라졌다!

배준우의 지시라고 하니 뭐라고 더 대꾸할 용기도 없었다.

배준우의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의 책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청아가 보였다.

이미 얘기를 들은 눈치였다.

“고 비서님, 죄송해요.”

전청아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진청아도 얼마 전 일어난 정유비의 일을 알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고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일단 먼저 정리해 놓고 내일 인수인계 해줄게요.”

“네, 급해 말고 천천히 정리하세요.”

진청아가 다급히 말했다.

회사 사람 모두가 그녀가 배준우의 아내라는 걸 알고 있으니 말이다.

정유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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