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은 자기 때문에 고은지가 직장을 찾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아팠다.비록 고은지는 어릴 때 조보은 밑에서 자랐지만, 서정우 때문에 항상 찬밥 신세였다.그렇기에 고은영은 바로 100만 원을 송금했다.절약습관이 몸에 밴 고은지한테는 100만원은 엄청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액수다배준우는 오전 내내 바빴고, 점심에도 식사 약속이 있었기에 나가기 전에 특별히 고은영에게 당부했다.“이따가 점심에 진 씨 아주머니가 밥 가져오면 다 먹어, 알겠지? 난1시 반쯤 돌아올 거야.”“진 씨 아주머니가 밥도 배달해 줘요?”한 번도 회사로 음식을 가져다준 적이 없었는데?전에는 구내식당에서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배달을 시켜 먹었다.“진 씨 아주머니 음식이 맛있잖아. 앞으로 아주머니가 음식 해주시면 기사가 가서 가져올 거야.”그의 말에 고은영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배준우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 씨 아주머니가 회사로 오셨다. 오늘 배준우가 점심 약속이 있으니, 기사님이 가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래서 진 씨 아주머니가 택시를 타고 직접 온 거다.도시락을 열어보니!안에는 전부 고은영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고은영은 흥분되는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와! 오늘 엄청 풍성하네요.”그녀의 흥분한 모습에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입맛이랑 도련님 입맛이 많이 비슷하시네요! 다행이에요!”“비슷한가요?.. 아닐걸요?”고은영은 의아했다.전에 배준우의 점심을 고은영이 책임지고 있었으니,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러자 진 씨 아주머니가 말했다.“아니긴요, 이거 다 도련님이 고르신 메뉴예요!”배준우가 직접 고른 메뉴라는 말에 고은영의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왜냐하면 메뉴중 에 오리발로 만든 요리가 있는데, 이건 배준우가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이다.그녀의 의아한 표정에 진 씨 아주머니가 얼른 말했다.“도련님께서 사모님을 정말 많이 챙기시는 것 같아요. 도련님도 누
고은영은 자기에게 그런 숨 막힐듯한 느낌을 주는 건 한사람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금, 어떻게든 량일을 고은지 일로 자기에게 협박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량일은 기가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은영은 굴하지 않고 물 한 모금 마시고는 이어서 말했다.“제가 보기엔 사모님께 그럴 능력까지는 없는 걸로 보이는데요?”“이 망할 계집애가!”량일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그녀의 모든 직위와 권리는 모두 배씨 집안에 의지해서 얻은 것이라 당연히 그런 능력까지는 없다. 하지만 그 사실을 그녀 앞에서 적나라하게 말하며 그녀를 모욕하다니!량일은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고은영에게 끼얹었다.고은영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에 뒤집어썼다.그러나 량일의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모습에 고은영은 오히려 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머리를 넘기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량일을 쳐다보며 말했다.“내 말이 맞나보네요.”“너......”량일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지금 고은영의 모습은 조금 딱했다. 커피에 젖어 머리가 다 산발이 되었다. 그녀가 젖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자, 목덜미 부위의 갈색 모반이 량일의 눈에 들어왔다.찰나의 순간, 량일의 시선이 그녀의 뚜렷한 모반에 꽂혔다!“너......!”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나 말이 입가에 닿았을 때 멈추고는, 담담하게 고은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원래 분노에 가득 찼던 얼굴이 점점 더 하얗게 질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너, 너.....”뭐지?량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을 가쁘게 쉬었다.량일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고은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태도에 놀라서 그러는 건가?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량일이 길길이 날뛰는 모습은 량천옥보다도 더 미쳐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너, 너...!”량일은 너라는 단어만 반복했다.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손을 떨며 자기 가방을 집어 들었다
두 사람은 카페에서 나와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배준우가 뿜어내는 어두는 기운 때문에 다들 두 사람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기에 지금 고은영의 모습을 정확히 본 사람은 없었다.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배준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샤워해.”“네, 알겠어요.”고은영은 휴게실로 걸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을 다 벗은 뒤에야 자신이 입은 옷 외에 다른 옷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왜 항상 조심성이 없을까 .....!고은영은 자신이 너무 답답해 똑바로 바라보기도 싫었다.꾸물거리며 화장실에서 20여 분을 보낸 후에야 어쩔 수 없이 화장실 문을 조금만 열고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배준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막막했다.배준우가 들어왔을 때, 그녀가 발가벗은 몸으로 침대로 뛰어가는 걸 보았다.뛰는 뒷모습이 귀여워 보였다.“뭐하는 거야?”배준우가 갑자기 소리를 내자, 침대로 뛰어가고 있던 고은영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배준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기 몸을 내려다보았다.“저, 저.......”뭐?고은영은 머리가 완전히 하얘져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배준우는 완전히 얼어붙은 그녀의 모습에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빨리 침대로 안 가?!”고은영은 날카로운 그의 눈빛에 놀라 얼른 몸을 돌려 침대로 뛰어들었다.그러나 발가락이 카펫에 걸리는 바람에 비틀거리며 침대 위로 넘어졌다.고은영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고은영은 두 팔을 벌려 어떻게든 버티려 했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허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더니 순식간에 배준우의 품속에 안기게 되었다.“........”정적이 흘렸다. 지금 고은영이 발가벗은 상태라, 두 사람의 몸이 모두 순간적으로 굳어졌다.고은영은 배준우의 부자연스러운 숨소리를 들었다.“대, 대표님......”고은영은 얼굴이 빨개져 더듬거리며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특히 배준우의 신체 변화를 느낀 순간, 고은영은 재빨리 배준우에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두 손으로 배준우의 가슴을 밀치는
배준우는 자기 품속에 안긴 뽀얀 피부의 그녀를 보자,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 올라갔다.“추워?”“아니, 그게요...”고은영은 부끄러워서 말을 잇지 못했다.“여기 네 옷 없어.”“그러니까 대표님 옷을 빌리는 거잖아요.”방금 옷을 벗었을 때 옷 뒤가 온통 커피로 뒤덮였단 걸 알았다. 오늘 흰색 패딩을 입었는데심지어 속옷에도 조금 스며들었다. 그러니 스웨터나 패딩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바지도 마찬가지다.아무튼 오늘 입은 모든 옷에 다 묻었다고 보면 된다.배준우가 그녀를 들어 안았다. 그녀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정말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배준우는 그녀를 이불 속에 집어넣었다.고은영은 이불로 자기 몸을 돌돌 감쌌다.마치 번데기 같은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웃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부끄러운 줄은 아나보네?”“......”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배준우는 부끄러워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더는 놀리지 않고 돌아서서 옷을 가지러 갔다.고은영은 헐렁한 옷들을 다 걸치자, 배준우가 드라이기를 가져왔다. 그녀가 드라이기를 받으려고 할 때, 배준우는 그녀를 앉히며 말했다.“가만히 앉아있어.”“대표님, 바쁘지 않으세요?”고은영이 중얼거리며 물었다.배준우는 보통 오후에 가장 바쁘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머리를 말려준다고?배준우는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며 물었다.“그 여자가 무슨 말 했어?”량일이 고은영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궁금했다.“우리 언니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다 그 여자가 한 짓이래요.”고은영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고은지가 가뜩이나 어렵게 사는데, 거기다 량일이 그녀의 일을 방해하는 걸 생각하자 고은영은 더욱 화가났다.너무나도 독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배준우의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졌다.“직접 그렇게 말했다고?”고은영은 직접 휴대폰을 열어 량일에게서 받은 문자를 배준우에게 보여줬다.그 문자를 본 순간 배준우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그러
그런데“그 계집애가 그런 거야?”량천옥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고은영을 만나고 돌아왔으니 그녀 때문이라 생각했다.고은영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 생각했다.량일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량천옥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다.량천옥도 몹시 당황하여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량일의 곁으로 다가갔다.손을 뻗어 량일의 팔을 잡았다.“엄마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량일은 흐느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량천옥은 그녀가 이렇게 슬퍼하면서 우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량일의 얼굴에서는 처음보는 짙은 슬픔이 있었다. “말 좀 해봐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량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량천옥은 더 급해졌다.량일은 두 손을 내려놓고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량천옥을 바라보았다.량천옥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어쩔 줄 몰랐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량일은 숨을 거칠게 쉬며 말했다.“그 아이, 아직도 기억하니?”“......”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량일을 걱정하던 그녀의 얼굴이 순간 완전히 굳어졌다.'아이'라는 두 글자에 세상이 무너질듯한 느낌이 들었다.“무슨 소리예요?”“기억하는 거지? 그렇지?”량일은 목이 메었고, 량천옥도 숨이 막힐 것 같았다.순간, 그동안 잊고 살았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그녀가 어떻게 기억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 그건 그녀가 평생 돌이키기 싫은 아픔인데 말이다.그런데, 지금 갑지기 왜 그 얘기를......?“설마.. 그 애를 만났어?”잠시 뒤, 량천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하지만 말하면서도 그녀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그녀의 머리는 지금 완전히 백지상태가 되었다.량일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을 치며 말했다.“죄를 지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죄를 지었다고!”“엄마, 뭐 하는 거예요!?”량천옥은 량일을 제지하며 말했다.량일은 마음이 아팠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진짜 그 애를 본 거예요?!”
량일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량천옥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어디서 봤는데요?”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는 그녀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그 아이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기도 했고, 막상 진짜로 알게 될까 봐 겁나기도 했다.량일은 더는 말하지 않고 슬픈 눈으로 량천옥을 바라보기만 했다.“제발 말 좀 해요!”량천옥은 마음이 다급해졌다.그러자 량일이 눈을 질끈 감으며 물었다. “알아서 뭐 하게? 말하면 찾아서 배씨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자신 있어?”“......”량천옥의 얼굴도 점점 더 창백해져 갔다.하긴, 알아도 뭘 할 수나 있을까?지금의 그녀는 이미 예전의 량천옥이 아니다. 지금의 그녀는 강성 도시 재벌가의 사모님이다.그리고 그 아이는 그녀의 오점이 될 것이다!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는...“그래도 어디 있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예요?”량일은 다시 침묵했다.그녀의 태도에서 그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다.량일은 그 당시 짧은 시간 안에 어떤 게 가장 좋은 선택인지 결정하고는 바로 실행했다. 그리고 모든 아픔을 뱃속으로 삼켰다. ........회사 시점.배준우가 고은영의 머리를 다 말려준 후, 고은영은 휴게실을 잠깐 정리했다.그리고 배준우가 준 널찍한 옷을 입고 사무실로 갔다. 지금 사무실에는 배준우 혼자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고은영이 옷을 불편해하는 모습에 배준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이따가 옷 가져올거야. 많이 불편해?”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니 정말 불편했다.“저 정말 휴게실만 정리하면 되나요?”비록 회사 사람들 눈엔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 많은 업무를 볼 필요가 없다고 보이지만고은영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진짜 사모님이 아니라, 똑같이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는 걸.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자신의 업무가 적어져서 매우 불안했다.“왜? 심심해?”“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 네가 할 일이 있을
갑자기 한가해지니 그녀도 익숙하지 않았다.“일단 먼저 휴게실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네, 알겠어요.”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더는 배준우를 방해하지 않고 휴게실로 돌아갔다.배준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그녀가 나간 뒤에도 배준우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고은영이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고은지에게서 전화가 왔다.고은지는 내일부터 천락그룹에 출근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비록 어떻게 된 일인지 다 알고 있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기뻤다.“잘됐다! 언니!”“나 이 100만 원 다시 너한테 돌려줄게, 나 이제 직장 구했으니까 돈 안 줘도 돼.”“취직하고 인턴기간도 있고, 월급도 한 달 뒤에 받으니까 일단 언니가 갖고 있어.”“나도 돈 조금은 있으니까, 정말 괜찮아. 너 다시 가져.”고은지는 계속 돌려주겠다고 했다.하긴, 요 2년 동안, 고은영은 고은지 때문에 서정우에게도 적지 않은 돈을 주었다.지금 고은지는 자기 힘으로 다시 일어서고 싶었다.전에도 고은영이 강성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은지는 따로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었다. “그래, 알겠어.”고은지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고은영도 그녀의 마음을 존중했다.“그럼, 필요하면 말해.”“응, 알겠어.”고은지가 대답했다.두 사람은 몇 마디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오후 내내고은영은 배준우가 일거리를 안배해 주길 기다리다 못해 결국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어차피 상하원에서 배준우의 침대서 함께 잔적이 있으니, 지금 그의 침대에서 잔다고 해도 그가 별로 개의치 않아 할 것 같았다.하지만, 한 참 잘 자다가 또 다시 전화 벨소리에 깨어났다.그녀는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버튼을 누르고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네가 내려올래, 아니면 내가 올라갈까?”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그녀는 지금 차림새 때문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그녀가 머뭇거리는 소리에 조보은의 태도는 점점
배준우가 휴게실로 들어왔다.얼굴이 새빨개진 고은영을 보면서, 그녀가 이렇게까지 수줍어할 줄 아는 사람인지 처음 안 표정을 지었다.량천옥이나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다른 사람을 대할 땐 당당하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느낌을 주지만 배준우 앞에서는 연약하고 겁 많고 수줍은 그런 사람이다.배준우가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나 찾았어?”“네!”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배준우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왜 찾았어?”고은영은 여전히 긴장한 얼굴이었다!“응?”고은영은 그제야 아까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생각났다.“저기, 조보은이 지금 문 앞에 왔대요. 행패 부리려나 봐요!”“응, 알고 있어!”“이미 알고 있었다고요?”고은영은 깜짝 놀랐다.조보은이 방금 전화 왔는데 이미 알고 있다고?아마 아까 말하고 바로 보안팀에게 대비하라고 말한 모양이다.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곧 끌려갈 거야.”“누구한테 끌려가요?”“당연히 경찰이지, 내가 뭐 깡패라도 불렀을까 봐?”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소리 내 웃을 뻔했다. 하긴 배씨 가문이라면 그런 방식을 쓰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배씨 집안이 강성에서 어떤 위치인지, 배준우가 어떤 사람인지 고은영은 너무 잘 알고 있다.그렇기에 그가 이전에 만났던 그 사람들로부터 그녀는 바로 눈치챘다.고은영의 걱정 가득한 모습에 배준우는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내가 걱정 돼?”뭔가 의미심장한 말이었다.“누가 대표님을 걱정해요!”고은영은 배준우 걱정은 정말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조보은이 이러는 이유는 순전히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이다.다른 사람이면 모를까하필 조보은이 이러니 일전 한 푼도 주기 싫었다.“내가 조급해할까 봐 걱정은 안돼?”배준우는 어두워진 그녀의 표정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장난스레 그녀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고은영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는 대답 하지 않았다.그러자 배준우가 웃으며 물었다.“안 그래?”고은영은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