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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평소엔 우유부단하던 그녀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아주 분명하게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지금 배준우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배준우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든 두 사람이 위장 결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됐어, 피곤하지 않아?”

고은영이 아무 말도 없자 배준우는 그녀가 놀란 줄 알고 더 놀리지 않았다.

“저,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준우의 무릎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몸을 돌려 샤워하러 가려 하는데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떤 일에는 그렇게 깊게 고민할 필요 없어.”

모든 일은 순리를 따라야 한다!

고은영은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제넘게 굴지 말라는 말로 들었다.

그가 뭘 하려 하든 그녀는 그냥 순종하면 된다는, 그런 뜻으로 말이다.

그의 뜻을 거역하면 집과 카드를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 전 까지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뭔가 억울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모든 운명은 그의 손에 달렸으니, 순종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조금 전까지 혼자 자겠다고 하더니, 샤워를 마치고 고민하다가 결국 얌전히 배준우의 침대에 누웠다.

배준우가 방에 들어오자, 고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배준우는 그녀가 왜 그런 표정인지 알지 못했다.

저녁 먹을 땐 그렇게 좋아하더니, 지금은 왜 그러지?

“왜 그래?”

배준우가 걱정되어 낮은 소리로 물었다!

평소에 말투가 워낙 차가워서 지금 아무리 부드러운 태도로 말한다고 해도 고은영에겐 별로 따뜻하게 들리지 않았다.

고은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

“졸려서요.”

“졸려서 기분이 안 좋아?”

고은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네.”

“그럼 자.”

배준우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녀를 먼저 재웠다.

그리고 그는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가 다 씻고 나오자 고은영은 이미 깊은 잠에 빠졌다.

키가 큰데다 잠버릇까지 얌전하니 못하니 그녀 혼자 온 침대를 다 차지했다.

배준우는 처음 그녀와 잘때 이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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