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챕터 711 - 챕터 720

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711 - 챕터 720

1270 챕터

제711화 고다정을 위한 서프라이즈

넓은 연구실에서 고다정과 채성휘는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 나갔다.언제부터인지 두 사람은 상대방의 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서로 핏대를 세우기 시작했다.“녹명엽은 한의학에서 확실히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효능이 있지만 이것을 세포 활성을 높이는 약과 융합한다고 변종이 되는 것은 아니죠. 한의학과 서양의학이라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영역의 약재가 어떻게 융합되겠어요? 그러니 약성이 상극할 수밖에 없죠.”고다정은 마지막에 참지 못하고 투덜댔다.사실 그녀는 채성휘의 이 연구가 그야말로 말도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감히 입 밖에 내지는 못했다.이 남자가 그녀의 스승님에게서 깨우침을 얻어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그녀가 이 연구를 부정하면 스승님의 일부 관점도 부정하는 것인데, 스승님이 그걸 알게 되면 그녀는 끝장이다.채성휘는 그녀의 속마음을 모르지만 자기가 하는 연구를 좋지 않게 보자 안색이 한순간 안 좋았지만 이내 인상을 펴고 허허 웃었다.“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성시원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저도 당신과 같은 생각이었어요.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의학 분야라서 이 둘을 결합하는 것은 세기의 난제라고. 그러나 성시원 선생님을 만난 후 이전에 생각의 폭이 너무 좁았다고 느꼈어요.”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의외이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채 선생님, 저의 스승님이 어떤 말씀을 해줘서 생각이 바뀌게 됐는지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그러죠.”채성휘는 숨김없이 자기가 들었던 내용을 다시 말해주었다.역시 생각이 확 트이게 하는 말들이었다. 심지어 고다정도 조금 전의 생각이 편협했다고 느꼈다. 그녀는 냉정한 눈빛으로 깊은 사색에 잠겼다.이를 본 채성휘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공식을 계산했다.잠시 후, 끝내 제정신이 든 고다정이 채성휘에게 말했다.“대략적인 방향이 생겼는데, 오늘은 너무 늦어서 내일 검증해야겠어요.”“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바래다 드릴게요.”채성휘가 동의한다는
더 보기

제712화 해결 방안 찾았다

이튿날 이른 아침, 고다정은 알람 소리에 깼다.그녀가 알람을 끄고 보니 어제저녁의 영상통화가 계속되고 있었다.영상 속에서 준수한 얼굴의 남자가 달게 자고 있다.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고다정은 넋을 잃고 들여다보았다.하지만 그녀는 연구소 일이 걱정되어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영상 속의 여준재를 향해 낮은 소리로 인사했다.“좋은 아침.”그러고는 이쪽에서 움직이는 소리에 여준재가 깰까 봐 영상통화를 끊었다.세수와 양치를 끝낸 후, 호텔 레스토랑에 조식을 먹으러 가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채성휘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채 선생님, 안녕하세요.”“고 선생님, 안녕하세요. 일어나셨나요?”채성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왔다.고다정이 웃으며 말했다.“일어났어요. 지금 조식 먹으러 가려고 해요. 무슨 일이 있으세요?”이 말을 들은 채성휘는 잠깐 침묵하더니 싱긋 웃었다.“제가 어젯밤에 했던 말을 잊으셨나 봐요.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먼저 식사하세요. 제가 호텔 아래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고다정은 정말 잊고 있었던지라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음식을 포장해서 가면서 먹을게요.”그녀는 몇 마디 치렛말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몇 분 후, 포장한 조식을 들고 호텔 입구로 나온 고다정은 길옆에 서 있는 채성휘를 발견하고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다가가서 깍듯이 인사했다.“채 선생님.”이때 채성휘도 고다정을 발견하고 젠틀하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고다정은 감사 인사를 하고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가는 길에 채성휘는 고다정이 심심할까 봐 그러는지 먼저 화제를 찾아 말을 걸었다.“고 선생님, 오늘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제가 어제 몇 가지 공식을 예상해 봤는데, 오늘 실행해 보려고요. 제 예상이 검증되면 두 가지 약재의 약성 융합에 70% 정도의 확신이 있습니다.”업무 얘기가 나오니 고다정도 진지해졌다.오히려 고다정이 이렇게 빨리 실마리를 찾을 것을 생각지 못한 채성휘가 약간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빨리 해
더 보기

제713화 왜 실패했지

서은진은 가슴이 꽉 막히며 안색이 변했다.그런데도 채성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고 선생님이 두 가지 약성을 융합하는 방법을 찾았어. 가서 보고 배우려고. 너도 시간 있으면 같이 가. 어쩌면 우리의 연구에 색다른 깨우침을 줄지도 몰라.”그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은진의 표정이야 어떻든 홱 돌아서 가버렸다.그 다급한 모습은 모르면 사람이 봤으면 애인을 만나러 가는 줄로 알 정도였다.서은진은 그런 그를 보며 가슴이 막히다 못해 아팠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결국 그를 뒤따라갔다.고다정의 능력은 그렇다 치고, 그녀는 고다정의 어떤 매력이 채성휘를 끌었는지 보고 싶었다.이런 걸 모르는 고다정은 실험실에 들어선 후 채성휘의 조수를 찾아가 실험대를 요구한 후 실험을 시작했다.그녀는 일단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몸과 마음을 전부 거기에 쏟아붓는다.그래서 그녀는 채성휘와 서은진이 실험실에 들어온 것도, 그녀가 실험하는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보는 것도 몰랐다.고다정은 정신을 집중해 실험기구를 다루면서 두 가지 약재에서 약액을 추출한 후 시험관에 넣고 또 무슨 원료인지 모를 투명한 액체 몇 방울을 첨가했다.그 몇 방울의 액체가 들어간 후 원래 분리되어 있던 약액이 점차 융합되기 시작했다.이 광경을 본 채성휘는 놀라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서은진도 마음속이 매우 복잡했다.고다정이 채성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하루 만에 해결할 정도로 연구 분야에서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다.그러니 채성휘가 고다정을 높이 평가할 만도 하다.그녀가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의문 가득한 말소리가 들려왔다.“왜 실패했지?”고다정이 미간을 찌푸린 채 시험관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이때 그녀의 귓가에 채성휘의 목소리가 들여왔다.“조금 전 조제한 그 투명 액체 비율이 낮아서 융합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요?”이 소리에 고다정은 그제야 채성휘와 서은진이 언제 왔는지 자기 옆에 있
더 보기

제714화 천성적으로 약재 다루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

“스승님, 제가 문제에 부딪혔는데 좀 이해가 되지 않아 스승님이랑 논의하고 싶어요.”고다정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전화한 이유를 밝혔다.성시원은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나 시간이 별로 없어. 무슨 문제인지 간단히 말해봐.”“네.”고다정은 실험에서 부딪힌 문제를 털어놓았고, 마지막에는 말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사실 린분수가 잘못된 발상이 아닐까 해서 다른 액체로 바꿔봤는데 다 린분수보다 못했어요.”“린분수는 약성을 중화할 수 있지만 그 자체도 약성이 있기 때문에 린분수로 중화할 생각이면 그 약성은 억제하되 기능은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성시원은 고다정의 의문을 풀어준 후 그녀가 캐묻기 전에 말을 이었다.“내가 이전에 너한테 준 수첩에 린분수 업그레이드 처리에 관한 정보가 기록돼 있을 거야. 그걸 참고해. 그럼 나 일 봐야 해서 전화 끊을게.”그러고 나서 정말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다소 어이없어하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스승님이 알려준 정보를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힐까 봐 스승님의 수첩을 가져와서 다행이다.그 후 반나절 동안 고다정은 실험실에서 단위 환산을 하면서 스승님의 수첩만 연구했다.저녁 무렵 채성휘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을 것이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요.”고다정이 손에 쥐고 있던 수첩을 내려놓고 민망해하며 채성휘를 쳐다보았다.그러고 보니 그녀는 오전에 일을 좀 한 후 오후에는 줄곧 책만 보았다.이는 마치 직원이 사장에게 업무 진도가 어떻게 됐냐고 채근받는 느낌이다.채성휘는 고다정의 속마음을 모른 채 책상 위에 놓인, 공식이 가득 적혀 있는 원고지에 시선을 집중하고 물었다.“연구는 어떻게 됐어요?”“새로운 방향이 생겼는데, 오늘은 너무 늦었고 내일 실험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어요.”고다정이 사실대로 진전 상황을 얘기했다.채성휘는 그녀가 이렇게 빨리 새로운 방향을 찾을 것을 생각지 못했는지 매우 기뻐했다.
더 보기

제715화 두 아이에게 주는 선물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 고다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준재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전화가 연결되자 여준재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식사했어요?”“먹고 있어요.”고다정은 말하며 수저에 카메라를 갖다 댔다.서은진이 그녀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약혼자한테서 온 전화인가요?”“맞아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전화 속의 여준재에게 소개했다.“조금 전에는 연구소에서 새로 알게 된 친구예요. 저랑 같이 저녁 식사하고 주변을 구경시키겠다고 나왔어요.”여준재도 조금 전의 여자 목소리를 들었는지라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빨리 식사하고 놀러 가요.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요.”그는 이 말을 남기고 조금 아쉬웠지만 먼저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서은진이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자 영문을 몰라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아니에요. 정말 약혼자가 있으셨군요. 방금 통화할 때 표정을 보니 서로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마지막 한마디는 무척 부러운 듯한 말투였다.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너무 웃겼다.“제가 이전에 했던 말을 거짓말로 생각한 건 아니죠?”“...”서은진은 말하지 않았지만 표정에서 답이 나왔다.고다정은 어이없고 기막혔다.“그런 일을 거짓말할 필요 없잖아요.”서은진은 민망한 나머지 쥐구멍이라도 파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다행히 고다정도 그녀가 민망해하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이 일을 따지지 않았다.두 사람은 식사가 끝난 후 근처의 보행자거리를 돌기 시작했다.고다정은 쌍둥이에게 선물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생각나서 서은진을 끌고 아동복 가게와 장난감 가게를 돌았다.그런데 계산할 때 서은진이 앞질러 계산했다.“서 선생님, 뭐 하시는 거예요?”고다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서은진은 급히 대답하지 않고 계산원에게서 은행카드를 돌려받은 후에야 웃으며 말했다.“제가 고 선생님에게 드리는 사죄 선물, 두 아이에게 주는 첫 대면 선물이라고
더 보기

제716화 고 선생님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약제 융합에 성공한 줄 알았지만 실제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약제에 들어있는 약효 활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약효가 반감된 셈이다.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약제를 내려놓고 책상 위에 있던 공식 환산 초고지를 들고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했다.마침내 다시 한번 환산한 후 그녀는 데이터 하나가 잘못됐음을 발견했다.이때는 이미 오후 5시라 실험을 다시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녀는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그때 채성휘가 밖에서 걸어 들어오며 물었다.“오늘 결과는 어때요? 진전이 있어요?”“두 가지 약성을 융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약효가 떨어졌어요. 하지만 이미 문제점을 찾았으니 이변이 없으면 내일 정확한 실험 데이터를 뽑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 채 선생님은 이 방법으로 약효 융합을 진행하실 수 있어요.”고다정이 요 며칠 간의 진행 상황을 간단히 보고했고, 이를 듣고 있는 채성휘는 기분이 오락가락했다.하지만 내일이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기뻐 어쩔 줄 몰랐다.“고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대단한 건 제가 아니라 스승님이에요. 스승님이 힌트를 주지 않으셨다면 저도 이렇게 빨리 공략 방법을 찾지 못했을 거예요.”고다정이 겸손하게 말했지만 채성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두 분 다 대단하십니다. 고 선생님, 혹시 여기 남아서 저랑 같이 연구할 의향은 없으신가요?”“남는다고요?”채성휘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하리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고다정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채성휘는 의아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선생님의 능력으로 약재상만 하는 건 너무 재능 낭비에요. 물론 대우는 반드시 최고 기준으로 해드릴게요.”“채 선생님은 농담도 잘하시네요. 호의는 감사합니다만, 저는 자유로운 몸이라 연구소에 와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데 적응할 수 없어요.”고다정이 완곡하게 거절했다.하지만 진심으로 고다정 같은 한약 대가를 붙잡고 싶은 채성휘는 이
더 보기

제717화 아빠, 우리 화났어

고다정은 고개를 저었다.“급한 건 아닌데 그냥 제가 최대한 빨리 완성하고 싶어서요. 그래야 일찍 돌아가죠. 그렇지 않으면 못 갈 수도 있다고요.”그녀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여준재에게 말했다.그 말을 듣던 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왜 못가요?”“아마 제 실력이 너무 강해서일걸요? 채 선생님은 제가 여기 남길 바라세요.”고다정은 채성휘가 그녀를 끌어들인 사실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었다.그러자 여준재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안 돼요. 거기 남아있으면 나와 아이들은 어쩌고요?”“저도 당연히 잘 알죠. 그래서 동의하지 않았어요.”고다정은 다급한 여준재의 태도에 교활한 여우처럼 웃어 보였다.이윽고 그녀는 계속하여 말했다.“만약 내일 실험에서 별일 없으면 모레나 글피쯤에 돌아갈 수 있어요.”그 말을 들은 여준재의 눈빛은 빛이 나기 시작했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럼 그때 데리러 갈게요.”“바쁘지 않으면 데리러 와요.”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속에 있는 다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고 웃으며 응했다.그러자 여준재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렇게 두 사람이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니, 호텔 룸서비스가 도착했다.저녁을 먹은 뒤 고다정은 두 아이와도 대화 좀 나누다가 휴식을 취했다.전화를 끊은 뒤, 두 아이는 여준재를 빤히 쳐다보았다.“아빠, 내일 우리도 엄마한테 가고 싶어요.”두 아이는 여준재가 고다정을 찾으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여준재는 이 두 ‘방해물’을 데리고 가고 싶지 않아 머리를 저으며 답했다.“안돼, 내일 학교 가야지.”그 말을 들은 하준이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자기 여동생에게 눈치를 주었다.하윤이는 그 뜻을 알아채고 얼른 여준재의 옷소매를 잡으며 애교를 부렸다.“아빠, 같이 가요~”어린 딸의 애교를 보고 있자니 여준재의 마음도 조금은 약해지기 시작했지만, 고다정과 어렵게 얻은 둘만의 시간이기에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러자 두 아이는 바로 기분이 나빠졌다.“흥, 아빠 나빠. 아빠랑 안 놀 거야!
더 보기

제718화 실험 성공

운산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 고다정은 모르고 있다.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연구소로 가서 어제 완성하지 못한 실험을 계속하려 하기 시작했다.거기에 어제 공식도 한 번 더 체크해보니 별문제가 없었고, 실험도 굉장히 순리로웠다.그날 오후, 실험 결과가 나왔는데 두 가지 약성이 아주 완벽하게 융합되었고 약효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다정은 기뻐하며 결과를 정리 후 사람들더러 채성휘에게 와서 검수하라고 통지하게 했다.그 소식을 들은 채성휘는 곧바로 달려왔다.“고 선생님, 듣자 하니 성공적으로 두 가지 약효가 융합되었다면서요?”“네, 이 결과가 어떤지 한번 봐주세요.”고다정은 조금 전 실험 결과 데이터를 채성휘에게 건네주었고, 채성휘는 곧바로 한번 확인해 보았다.한참 뒤, 그는 기쁨 어린 어조로 입을 열었다.“이거 맞아요. 고 선생님 진짜 대단하신 것 같네요. 이렇게나 빨리 방법을 찾으시다니!”“다행이에요.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저는 이만 호텔로 가볼게요.”고다정은 호텔로 돌아가 짐을 정리 후, 내일 아침 비행기로 운산에 돌아가 여준재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다.하지만 채성휘는 그녀의 마음을 간파하고 고다정을 만류했다.“곧 퇴근 시간인데 저 잠시만 기다려요. 저를 위해서 이렇게 큰 문제를 해결해 줬는데, 감사의 표시로 제대로 한번 밥이라도 접대하고 싶네요.”그의 진심 어린 초대에 고다정은 차마 거절할 수 없어 결국은 채성휘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그래요, 그러면 저녁에 서 선생님도 같이 불러요. 때마침 저 내일에 가야 해서 오늘이 마지막으로 같이 저녁 먹는 거겠네요.”그 말을 들은 채성휘는 미간을 찌푸렸다.“내일 간다고요?”고다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이렇게나 오래 나와 있었는데요? 집에 일도 신경 쓰이고요.”그 말을 들은 채성휘는 자신이 더 이상 고다정은 만류할 이유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는 한 사람을 그냥 그렇게 혼자 보내게 할 수는 없었다.“그러면 전에 제가 말했던 거 기억나요? 연구소에서
더 보기

제719화 채 선생님이 우리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환영이죠

소담은 솔직하게 여준재에게 알려주었다.“채 선생님이 사모님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지금 식사하고 계십니다.”“밥이요? 둘뿐인가요?”여준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소담이 머리를 끄덕였다.“네.”“알겠어요. 사모님 잘 보호해요.”여준재는 차갑게 한마디 한 뒤 전화를 끊었다.전에 그는 소담이 고다정과 해주로 가길 바랐지만, 고다정은 경호원과 함께하면 괜히 이상할 거라면서 그 제안을 거절했었다.하여 여준재는 어쩔 수 없이 소담더러 몰래 고다정을 보호하게 하였다.전화를 끊은 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늦은 시각, 거의 한 시간이 지난 뒤 채성휘는 고다정을 호텔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문 앞까지 데려주어서 고맙습니다.”고다정은 예의 있게 인사를 건넨 뒤 호텔로 들어가려 하였다.하지만 이때 그녀는 호텔 문 앞에 서 있는 여준재를 발견하였고, 깜짝 놀란 나머지 눈이 동그래졌다.여준재는 멀지 않은 곳에서 멍하니 서 있는 고다정을 바라보며 웃긴 듯 앞으로 걸어갔다.“멍하니 서서 뭐 해요?”그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은 고다정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언제 온 거에요?”“오늘 오후에요.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서 연락 안 했어요.”여준재는 말하면서 시선을 채성휘에게 옮겼다.채성휘도 여준재를 바라보며, 둘 사이의 눈빛에는 불꽃이 튀는 듯 했다.남자의 심리는 남자가 잘 안다고, 채성휘와 여준재는 보자마자 상대방이 고다정에 대한 마음을 눈치챈 듯 했다.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세웠고, 채성휘도 살짝 눈썹을 치켜세우며 걸어오더니 고다정옆에서 멈춰서서는 조용히 물었다.“이분은?”“제 성은 여씨 입니다. 다정 씨의 약혼자이고, 다정 씨 또한 제 아이의 엄마입니다.”여준재는 고다정이 입을 열기도전에 먼저 악수를 건네며 명확히 그의 신분에 대해 말했다.그 말을 들은 채성휘는 깜짝 놀란 듯 보였다. 이윽고 그는 실망한 듯 입을 열었다.“고 선생님께 이미 약혼자가 있었네요.”그 말을 하는 채성휘 얼굴의 실망한 표정에 고
더 보기

제720화 나 자신을 위해 쟁취하다

그렇게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또 한 번의 저녁 식사를 했다.물론 그녀는 여준재가 먹는 걸 보기만 했고, 자신은 물만 마셨다.어쨌든 조금 전 이미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으니 말이다.밥을 먹고 난 뒤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하얀 불빛 아래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뒷모습은 여전히 따뜻해 보였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아름다운 화면이 깨져버렸다.운성에 있는 두 아이가 고다정에게 일러바치려고 전화를 한 것이다.“엄마, 아빠 나빠요. 엄마 보러 우리는 안 데리고 가고!”“그리고 차에서도 우리 내쫓고!”두 아이는 여준재가 한 행동에 대해 빠짐없이 고다정에게 일러바쳤다.그 말에 고다정은 옆에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웃으며 물었다.“이봐요, 애 아빠님. 두 아이의 고발에 변명할 거라도 있나요?”“오지 못하게 한 건 사실이에요. 전에 개학 때 선생님이 명확히 말했거든요. 올해는 애들 진학하는 중요한 시기라 평소에 휴가 맡지 말라고요.”여준재가 차분하게 답해줬다.그 말을 듣고 있던 두 아이는 더욱더 난리였다.“아니거든요. 아빠가 둘 사이 방해받기 싫으니까 우리 안 데려간거면서.”고다정은 그들 사이에 서로 헐뜯는 모습이 너무나 웃겼다.결국에는 여준재가 적지 않은 선물을 준다는 말에 두 아이의 화가 조금 사그라들었다.전화를 끊은 뒤 여준재는 고다정을 끌어안은 채 침대에 앉아 내일 배정에 대해 말했다.“우리 모레 가죠. 내일 채 선생님과 새로 알게 된 친구까지 초대해서 밥이나 먹고요.”“좋아요. 때마침 요 며칠 동안 여기서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고다정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렇게 속심말을 나누며 둘은 꿈나라로 빠졌다.……이튿날, 연구소에 갈 필요가 없는 고다정은 늦잠을 잤다.그녀가 일어났을 때쯤 여준재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소파에 앉아 노트북으로 문서를 처리하는 듯 했다.“일어났어요?”여준재는 침대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그 모습에 고다정도 달콤하게
더 보기
이전
1
...
7071727374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