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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천성적으로 약재 다루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

“스승님, 제가 문제에 부딪혔는데 좀 이해가 되지 않아 스승님이랑 논의하고 싶어요.”

고다정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전화한 이유를 밝혔다.

성시원은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

“나 시간이 별로 없어. 무슨 문제인지 간단히 말해봐.”

“네.”

고다정은 실험에서 부딪힌 문제를 털어놓았고, 마지막에는 말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린분수가 잘못된 발상이 아닐까 해서 다른 액체로 바꿔봤는데 다 린분수보다 못했어요.”

“린분수는 약성을 중화할 수 있지만 그 자체도 약성이 있기 때문에 린분수로 중화할 생각이면 그 약성은 억제하되 기능은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

성시원은 고다정의 의문을 풀어준 후 그녀가 캐묻기 전에 말을 이었다.

“내가 이전에 너한테 준 수첩에 린분수 업그레이드 처리에 관한 정보가 기록돼 있을 거야. 그걸 참고해. 그럼 나 일 봐야 해서 전화 끊을게.”

그러고 나서 정말 전화를 끊었다.

고다정은 다소 어이없어하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스승님이 알려준 정보를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났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힐까 봐 스승님의 수첩을 가져와서 다행이다.

그 후 반나절 동안 고다정은 실험실에서 단위 환산을 하면서 스승님의 수첩만 연구했다.

저녁 무렵 채성휘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요.”

고다정이 손에 쥐고 있던 수첩을 내려놓고 민망해하며 채성휘를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오전에 일을 좀 한 후 오후에는 줄곧 책만 보았다.

이는 마치 직원이 사장에게 업무 진도가 어떻게 됐냐고 채근받는 느낌이다.

채성휘는 고다정의 속마음을 모른 채 책상 위에 놓인, 공식이 가득 적혀 있는 원고지에 시선을 집중하고 물었다.

“연구는 어떻게 됐어요?”

“새로운 방향이 생겼는데, 오늘은 너무 늦었고 내일 실험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어요.”

고다정이 사실대로 진전 상황을 얘기했다.

채성휘는 그녀가 이렇게 빨리 새로운 방향을 찾을 것을 생각지 못했는지 매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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