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1270 챕터

제721화 면전에서 약점을 파헤치다

“여준재 씨, 약혼자에 대해 혹시 얼마나 알고 계세요?”채성휘는 진지한 얼굴로 여준재에게 물었고, 그 모습에 여준재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채성휘 씨가 말하고 싶은 게 뭔데요?”“고다정 씨는 제가 본 사람 중에서 연구원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약을 제조하기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고요. 하지만 외부 요소 때문에 다정 씨가 꿈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것 같은데, 혹세 제 뜻 알아들으셨을까요?”말을 마친 채성휘는 여준재와 눈을 마주 보았다.그 순간 그 둘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게다가 여준재는 더욱 차가워진 얼굴이었다.원인은 채성휘가 감히 자기 면전에서 약점을 끄집어내며 그를 힘들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여준재는 조롱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채 선생님은 제가 제 약혼자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그대로 말씀드릴게요. 이 세상에서 저만큼 다정 씨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만약 다정 씨가 연구하고 싶다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기계과 연구소를 제공해서 언제든지 연구할 수 있게 만들어줄 거고요.”“…”그 말에 채성휘는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의 난처한 표정을 본 여준재는 차가웠던 얼굴에서 금세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바뀌었다.이윽고 그는 곁눈질로 고다정이 새우를 짚은 걸 보더니 얼른 막아 나서며 부드럽게 말했다.“내가 대신 까줄 테니까 일단 다른 거 먹고 있어요.”말을 마친 뒤 여준재는 큰 새우를 그릇에 집어서는 새우를 까기 시작했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은진은 부러움이 가득 찬 말투로 입을 열었다.“여준재 씨가 진짜 잘해주네요.”고다정은 여준재의 그 친절한 모습에 행복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채성휘는 마음속으로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그렇게 그 식사 자리는 채성휘와 여준재를 제외한 고다정과 서은진만 즐거운 자리였다.서로 작별인사를 할때 고다정이 서은진을 향해 말했다.“시간 나면 운산으로 놀러 와요.”비록 서은진과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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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질투심 폭발

여준재는 고다정을 꼭 끌어안은 채 말했다.“그냥 다정 씨를 집에만 가두고 싶어요. 그 누구도 다정 씨가 이렇게 좋은 사람인 걸 발견 못하게요. 그렇게 하면 그 누구도 저랑 뺏으려고 하지도 않을 거잖아요.”고다정은 눈을 깜빡이며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누가 준재 씨랑 절 뺏으려 해요?”“굳이 그걸 왜 물어요?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고 그래요?”여준재는 고다정을 안았던 팔을 풀며 고개를 숙인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는 누가 봐도 질투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그 모습을 본 고다정은 더욱 어리둥절해 억울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내가 언제 화나게 했어요?”“…”그 말에 여준재는 갑자기 마음이 힘들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설마 눈치채지 못한 거예요? 그 채씨 성을 가진 사람이 다정 씨에게 다른 감정 품고 있는 거 몰랐어요?”“아, 혹시 뭐 오해한 거 아닌가요?”고다정은 자신이 미녀도 아니고, 게다가 채성휘와 안지도 고작 4일 정도라 그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게다가 채성휘는 서은진 같은 미녀도 차버리는데 자기 같은 여자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로 생각했다.여준재는 고다정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가볍게 콧방귀를 끼었다.“오해 같은 거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남자는 남자가 가장 잘 아니까요. 그 사람이 다정 씨를 보는 눈빛이 전에 내 눈빛과 똑같았다고요. 게다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다정 씨 데려다주는데 진짜 별 감정이 없으면 그렇게 부지런하겠냐고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그대로 멍해졌다.여준재가 조금 전 말한 자신을 보는 눈빛에 대해서는 진짜 신경 쓰지 못했었다.하지만 일단 이 일에 대해 해명은 해야겠다 싶었다.“채 선생님이 매일 절 데려다주고 한 건 제 사부님과 절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에요.”“잘 돌보는 게 매일 데려다주고 아침까지도 사줘요?”여준재는 점점 더 질투가 가득한 모습이었다.그녀는 그런 여준재를 바라보며 일부러 손을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며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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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여대표님이 너에게 청혼했지?

고다정은 많은 사람이 자기 몰래 이렇게 큰일을 벌이는 걸 알지 못했다. 그녀는 간만에 한가한지라 일찍 퇴근해서 두 아이도 집에 데려다주려고 했다.하지만 퇴근하려고 하던 찰나 임은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다정아 뭐해?”“그냥 있어. 퇴근하고 아이들 데리러 가려고. 넌 갑자기 웬일이야? 뭔 일 있어?”고다정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어쨌든 오늘은 출근일이고, 임은미의 평소 생활패턴대로라면, 이 시간에 그녀는 야근하고 있었을 것이다.이때 임은미가 장난스레 답했다.“별일 아니고 그냥 우리 나가 논지도 오래된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서 너랑 나가 놀려고.”“나가 논다고? 내 기억이 맞다면 오늘 너 출근하는 날이잖아?”고다정이 이상하다는 듯 묻자, 임은미가 답했다.“출근하면 왜? 출근한다고 나가놀지 말라는 법 있냐? 아무튼 나와 놀아줄 거지?”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게다가 친구의 갑작스러운 이상에 그녀는 다소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그렇게 그 둘은 약속 장소를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전화를 끊은 뒤 바로 여준재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기 너머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뭔 일이에요?”“은미가 오늘저녁 저랑 밥 먹자고 해서요. 같이 나가서 놀아야 하니까 조금 늦을 거예요. 만약 예외가 있다면 아마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예요.”고다정이 솔직하게 여준재에게 상황에 대해 말하자 여준재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잠깐만요, 예외가 뭐죠? 안 들어온다고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이 바로 해명했다.“은미의 말투를 들어보니 뭔 일이 있는 것 같아서요. 만약 심각하면 그냥 은미랑 같이 있어 주려고요.”지난 몇 년 동안 고다정이 가장 힘들 때 언제나 임은미가 그녀 옆을 지켜주었으며 언제나 지지해 주었다. 만약 임은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거면, 그녀도 임은미 옆에서 지켜줄 참이었다.여준재는 몇초간 멈칫하더니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때 가서 만약 못 들어오면 나한테 말해요.”“그래요, 고마워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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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어떤 청혼을 좋아해?

고다정의 말을 들은 임은미는 속으로 불만을 금치 못했다.여준재가 아직 청혼하지도 않았으니 도울 수 없다는 거 당연히 알고 있다.이윽고 임은미는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에이, 설마. 여 대표님이 아직 너한테 청혼하지 않은 거야?”“응… 청혼하진 않았지만 이게 뭘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나랑 그 사람 사이에 그런 것 따위는 생략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여준재를 생각해 말했다.그녀는 여준재같은 상남자가 적극적으로 자신한테 고백한 것도 이미 대단한거라고 생각했다다. 거기에 로맨틱한 청혼을 한다는 건 그를 난처하게 하는 것뿐이라고 말이다.임은미는 고다정의 마음속 생각을 모른 채 눈빛을 반짝이며 그 말에 찬성했다.“네 말이 맞아. 너랑 여 대표 사이에 아이도 있고 곧 결혼도 할 텐데 청혼은 그냥 겉치레일 뿐이지. 그럼 난 어떡해? 내일 방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나 또 매니저님한테 욕먹을 것 같아.”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자기 친구를 걱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가 방법을 생각하기도 전에 귓가에는 또다시 임은미의 소리가 들려왔다.“다정아, 아니면 네가 청혼 기획에 대해 나 좀 도와줘.”“나도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경험을 해본 적이 없잖아.”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떻게 친구를 도와야 할지 생각에 잠겼다.이때 임은미가 말했다.“경험해 보지 못해도 괜찮아. 그냥 만약 여대표가 너한테 청혼한다면 어떻게 해줬으면 좋을지만 얘기해 봐. 어쨌든 넌 연애도 해봤으니까 그런 로맨틱한 세포도 남아있을 거잖아? 우리 매니저님이 말했어. 로맨틱하면 할수록 좋다고.”그러면서 그녀는 핸드백에서 종이와 연필을 꺼내 고다정을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본 고다정도 거절할 수 없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만약 여준재가 나에게 청혼한다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만약 내 스타일대로 라면 나는 너무 복잡한 건 싫어. 그냥 간단하게 서프라이즈로 가장 친한 사람들만 모아서 하는 게 좋은 것 같아. ”말하면서 고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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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임무완수 꼭 할게요

저녁 늦게 여준재는 차로 고다정을 데리러 왔다.차에서 여준재가 내려오는 모습을 본 임은미는 미소를 지으며 고다정을 앞으로 밀었다.“이젠 각자 헤어질 시간이니까 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을게.”말을 마친 뒤 그녀는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고다정은 떠나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실소를 터뜨렸다.이때, 그녀의 귓가에서 여준재의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자, 우리도 가요.”“네.”고다정은 머리를 끄덕이며 여준재를 따라 차에 탔다.가는 도중 여준재에게는 문자 한 통이 왔고, 그는 한번 흘깃 살피더니 말없이 메시지를 삭제한 뒤 구남준에게 지령을 보냈다.그날 저녁, 고다정은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임은미가 인스타에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임은미:「고마운 내 친구, 끝내 나도‘남편’과 집을 갈 수 있게 되었네.」그 글과 함께 임은미가 고풍스러운 남자모형 피규어와 함께 찍은 사진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고다정은 조금 웃겼다.그녀는 임은미가 연초부터 한정판 피규어가 갖고 싶다고 말한 걸 들은 적 있었다. 하지만 가격도 비싼지라 임은미는 결국 손에 넣지 못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그 게시물 아래에 댓글을 달았다.「결국, 가지게 된 거야?」임은미는 칼답으로 그녀에게 답했다.「응, 가지게 됐어. 이게 다 네 덕분이야. 흐흐.」「내 덕분이면 나 밥이라도 사줘야 되는 거 아니야?」고다정은 전에 자신이 임은미 더러 얼른 사라고 설득했기 때문에 그녀가 마음먹고 산 줄로만 알고 있다.이윽고 임은미가 답했다.「그래, 내가 뒤에 시간 있으면 너 밥 한번 사줄게!」그 답장을 본 고다정은 그걸 장난으로만 여겼다.이때 마침 여준재가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었다.그는 고다정의 웃는 얼굴을 보고 물었다.“왜 웃어요?”“별거 아니에요. 은미가 올린 최신 게시물을 봐서요. 얘가 장난감 모형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근데 조금 전에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그 값비싼 모형을 사게 된 거예요. 가격이 천만 원대예요.”고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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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다정 씨, 나와 결혼해줄래요?

고다정이 한참 의심을 품고 있을 때 갑자기 임은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정아, 여기야!”멀지 않은 곳에서 임은미는 꽃으로 만들어진 아치 아래에 서서 고다정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조명 아래 새하얀 장미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고다정은 깜짝 놀라 앞으로 걸어가며 웃어 보였다.“왜 나왔어?”“육성준이 나에게 문자를 해서 너 데리러 나오라고 했어. 여기 너무 크니까 네가 길을 잃을 수도 있고 말이야.”임은미는 굳이 그녀에게 설명하며 친절히 고다정의 팔을 끌며 안으로 들어갔다. 고다정은 별 의심 없이 그녀 따라 걸어가며 물었다.“여기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이야? 환경도 아주 로맨틱하고 예쁘다. 얼마 안 지나 바로 유명한 가계가 될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임은미는 참지 못하고 웃어 보였다.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챈 고다정이 입을 열었다.“은미야, 왜 웃어?”“아니, 아니야.”임은미는 당연히 사실대로 말해줄 수 없었고, 최대한 웃음을 참고 있었다.하지만 고다정도 점점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이렇게나 오래 걸었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못한 거야? 아직도 얼마나 가야 해?”“아, 거의 다 왔어.”임은미는 말하며 걸음에 속도를 가했다.하지만 그렇다고 고다정의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었다.그녀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할머니?!”“다정아.”강말숙은 미소를 띠며 고다정을 바라봤다.그 순간 고다정은 더욱더 멍해졌다.그녀가 계속하여 이어 물으려던 찰나, 임은미가 갑자기 손을 놓으며 찬란하게 웃어 보였다.“됐다, 난 임무 완성했어. 다음은 할머니가 널 데리고 들어갈 거야. 다정아, 꼭 행복해야 해!”임은미는 두 팔을 뻗으며 고다정과 포옹한 뒤 자리를 떠났다.그녀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본 고다정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할머니,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에요?”말을 마치고 난 뒤 그녀는 갑자기 전에 임은미에게 말했던 그 장면이 떠올랐고 살짝 짐작이 갔다.강말숙은 고다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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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임은미, 나 사실 너 싫어

그 소리에 여준재는 고다정을 풀어주며 같이 하늘을 바라보았다.화려한 불꽃은 하나씩 하늘에서 터지며 각종 모양으로 변했다.하트 모양도 있고, LOVE이니셜도 있고, 별똥별 같기도 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아름다워요.”고다정이 감탄하며 말했다.여준재는 그 말을 듣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은 채 부드럽게 말했다.“좋아요?”고다정은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이런 청혼이라면 그 어떤 여자라도 다 좋아할 것이다.여준재는 고다정의 달콤한 웃음을 보며 눈에서는 꿀이 떨어지는 듯했다.그는 더 이상 고다정을 방해하지 않고 그녀 옆에 서서 같이 불꽃을 감상했다.거의 10분이 지나서야 불꽃놀이가 드디어 종료되었다.고다정은 얼른 시선을 거두고, 옆에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고마워요.”‘날 위해 해준 모든 게 고마워요.’여준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그 둘은 시선을 마주하며 서로를 바라봤고, 주변의 사물들이 시선에서 점점 사라지고 둘만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게다가 공기는 더욱더 그들을 중심으로 에워싼 것만 같았고 사랑의 달콤한 기운이 풍겼다.나머지 사람들은 그 둘 분위기에 끼어들지 못하고 눈치껏 자리를 떠났다.임은미는 강말숙을 부축하며 말했다.“할머니, 제가 부축해드릴게요.”“고마워.”강말숙은 허허 웃어 보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임은미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이윽고 그녀가 강말숙을 데리고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육성준이 아직도 조금 전의 자리에 서 있는걸 발견했다. 그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어두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몇 분 뒤 육성준의 귓가에 갑자기 임은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아직도 다정이를 놓아줄 수 없는 거야?”“내가 다정이를 알았을 때는 이미 약혼자가 있을 때였어. 그래서 나는 그 감정을 속으로 억누를 수밖에 없었고. 하여 나한테는 기회조차 없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다정이가 파혼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 기회가 온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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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가장 로맨틱한 일은 같이 천천히 늙어가는 것

정자 쪽은 정교하게 천으로 둘러싸였고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시원해 보였다.여준재는 고다정과 함께 거기에 착석했고, 곧 직원이 그들에게 저녁 식사를 준비해왔다.밥을 먹는 동안 고다정은 오늘 저녁 왠지 모르게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제야 그게 뭔지 떠올랐다.“준재 씨, 준이와 윤이는요? 나 오늘 저녁 아이들의 그림자조차도 본적 없는 것 같은데요?!”고다정은 걱정되는 듯 여준재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여준재는 웃으며 그녀에게 곧이곧대로 말해주었다.“우리 부모님께 맡겼어요. 오늘 같은 날에는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말아야 하니까요.”고다정은 그의 속셈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아차렸고, 그게 웃기기도 하면서 어이가 없었다.“그러다 뒤에 가서 애들이 알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 또 떼쓰고 난리일 텐데?”“괜찮아요, 이미 선물도 다 준비했는걸요.”여준재는 자신 있게 답했고 이미 그 최악의 결과까지도 예상한듯했다.그의 대답에 고다정은 잠시 말문이 막혔고 여기에 대해서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오늘 여준재가 마련해준 이 서프라이즈를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밥을 먹다 여준재가 갑자기 손가락을 튕기니, 아름다운 바이올린 음악이 흘러나왔다.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천천히 고다정에게 다가갔다.“식후 운동해야죠. 아름다운 고다정 씨, 이 꽃으로 도배된 곳에서 저랑 한 곡 추실래요?”“이렇게 진심으로 초대하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나의 약혼자님.”고다정은 그 마지막 호칭을 더할 나위 없이 온화하게 말했고, 그걸 들은 여준재의 마음도 사르르 녹는듯했다.그는 고다정의 손을 힘껏 잡아당기며 자신의 품에 안았고, 정자 밖으로 나가 꽃으로 수 놓인 곳에서 그녀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달빛 아래 두 사람이 춤추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꽃들과 불빛까지 곁들여져 더욱 환상적으로 보였다.한 곡이 끝나자 고다정은 약간 숨이 찬 듯 여준재의 품에서 휴식을 취했다.그녀는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오늘 저녁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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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저랑 오빠는 완전 찬성이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재는 고다정을 안고 부두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에 올라탔다.배에 오른 후 잠깐 뒤에 유람선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여준재는 고다정의 손을 이끌어 갑판 위로 올라갔다.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다.휘영청 한 달빛 아래, 바닷물은 검푸른 빛을 띠며 바람에 흔들렸다.그 시각, 고다정의 마음속은 말로 표현이 안 되는 평온함과 행복감으로 꽉 들어찼다. 여준재도 그녀를 끌어안고 이 순간의 고요함을 만끽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다급하게 울리는 벨 소리가 이곳의 정적을 깨뜨렸다.두 아이한테서 걸려 온 영상전화였다.알고 보니, 임은미가 SNS에 여준재가 프러포즈하는 장면을 사진 찍어 올리는 바람에, 아이들이 알게 되어 급급히 전화해 그들한테 따지려고 한 것이었다.“아빠 나빠, 엄마한테 프러포즈하는데 왜 저희는 안 끼워준 거예요?!”“우리 이번에 단단히 화났어요.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어요!”하윤이는 가슴 앞에 팔짱 끼고 쌀쌀한 얼굴로 투덜댔다.화가 난 두 아이를 보며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혼자 해결하라는 눈짓을 했다.여준재는 빙그레 웃으며 영상 속의 두 아이를 향해 뻔뻔한 얼굴로 변명했다.“아빠는 너희들을 위해서 그랬어. 프러포즈 끝나고 엄마랑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예정인데, 그때 가서 너희들을 못 데리고 간다 그러면 너희들 얼마나 슬프겠니?”두 아이는 어리둥절해서, 말을 듣고 난 짧은 찰나에 아빠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하준이는 곧 알아차렸다.“아빠 나빠요. 우리를 속일 생각 하지 마세요, 우린 아빠가 프러포즈할 때 왜 우릴 데려가지 않았냐고 물은 건데, 누가 엄마랑 둘이 놀러 갈 때 얘길 했어요? 아빠가 엄마랑 오붓한 시간 가지겠다는데 나랑 동생이 설마 안 된다고 그러겠어요? 흥! 아빠는 우릴 아예 생각도 안 한 거죠?!”역시 똑똑한 하준이, 그 애 말이 반쯤은 맞았다.여준재는 처음에 정말 바빠서 애들을 떠올리지 못했다. 나중에 생각났을 때는 또 고다정과 둘이 놀러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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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좋아요?

“저기 저 마당 보여요? 우리가 나중에 늙으면 저기서 노후를 보내요, 앞뜰에는 꽃밭, 뒤뜰에는 약밭이 있어요. 꽃밭에는 내가 그네도 만들어놓으라고 했어요. 다정 씨가 그네를 타면 내가 뒤에서 밀어줄게요.”여준재는 그 숲속의 집을 가리키며 고다정과의 미래의 노후생활을 눈앞에 그리듯 얘기했다. 그 화면을 상상하고 난 고다정은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입가에 돌며 물었다.“나중에 날 밀수나 있겠어요? 준재 씨도 그때면 꼬부랑 할아버지가 돼 있을 텐데?”“밀 수 있어요. 내가 매일 열심히 운동할게요. 꼭 할 수 있을 거예요.”그녀를 품에 안으며 여준재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이 한참 웃으며 장난이 오가는데 직원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고 알렸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유람선에서 내려서 섬으로 향했다.배에서 내리자마자 고다정은 주변 공기가 한결 맑아져 머릿속이 뻥 뚫리는 거 같았다.바닷바람이 불자 도로 양쪽의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푸른 잎사귀가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를 냈다.고다정은 기분 좋게 주변을 보며 절로 감탄이 나왔다.“여기 진짜 노후에는 최고의 곳인 것 같아요!”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두 사람은 한가로이 오솔길을 거닐며 천천히 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입구에서는 집사가 이미 소식을 듣고 하인들을 데리고 마중을 나와 있었다.“도련님, 작은 사모님.”“이분은 이 집사님의 셋째 형님이자 여기를 돌보는 집사예요. 이 집사님과 한날한시에 입사했는데, 우린 상현 집사님이라고 불러요.”여준재는 집사를 가리키며 소개했다.고다정은 예의 있게 인사를 하며 그분을 불렀다.“안녕하세요, 상현 집사님.”“네, 작은 사모님, 어서 안으로 드셔서 주변 세팅이 맘에 안 드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확인해 보세요, 도련님이 시켜서 인테리어를 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비록 작은 사모님의 취향에 맞게 물건들을 장만했지만, 혹시 뭐가 누락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돼서요.”상현 집사는 반갑게 고다정을 맞으며 마당으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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