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701 - 챕터 710

1270 챕터

제701화 그들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해가 지고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아직 어슴푸레한 빛이 남아있는 틈을 이용해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을 모아 하산하기 시작했다.어쩌면 모두 휴식을 원했기 때문인지, 하산할 때는 유난히 협조적이었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들은 마을로 돌아와 각자 민박집으로 돌아갔다.돌아온 후 고다정은 소파에 앉아 움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쳐있었다.그저 나들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곤할 줄 몰랐다.두 아이는 소파에 지쳐 앉아 있는 엄마를 보고 알아서 다가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우리가 마사지해줄게요.”“엄마는 필요 없어. 너희도 앉아서 좀 쉬어. 엄마가 좀 회복되면 씻으러 가자.”고다정은 지쳤지만, 아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건 원치 않았다.오늘 그녀들이 걸어온 모든 길을 두 아이도 스스로 걸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모자 셋을 바라보며, 여준재는 두 눈 가득 부드러움을 담고 조용히 말했다. “나가서 목욕물을 준비할게요.”목욕을 마치고, 아마도 너무 지쳐서인지, 일가족은 곧 깊은 잠에 빠졌다....다음날, 동이 터올 새벽 무렵 닭의 울음소리에 고다정과 여준재가 일찍 깨어났다.회색빛으로 물든 창밖을 보며, 그들은 시선을 맞추며 웃었다. 다만 바로 일어나지는 않고 서로를 끌어안고 침대에서 조금 더 애정을 나누었다.거의 7시가 되어서야 두 사람은 일어나 씻고 옆방에서 자고 있던 두 아이를 깨웠다.어제 공지한 대로, 오늘 아침 8시쯤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을 때 농부 아저씨들을 도와 모내기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곧 일가족은 준비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집합장소에 모였지만 막상 도착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아챘다.고다정은 이 상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고 앞에 있는 선생님의 표정도 굳어졌다.봄나들이의 목적을 출발 전에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학부모들이 이렇게 협조적이지 않다니, 앞으로 학생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까.하지만 불만이 있어도 그들은 보이콧한 학부모들을 감히 부를 수는 없
더 보기

제702화 큰 성취감

최우주가 고다정 일행 뒤에서 몸을 흔들거리며 따라가고 있었다. 다소 뚱뚱한 체형 때문에 한 걸음 한 걸음이 매우 깊게 파이면서 걷기 더 힘들게 만들었다.지금도 한눈판 사이에 발을 빼내지 못하고, 바로 논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큰 물보라를 일으켰고 얼굴과 머리카락에도 진흙이 묻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두 아이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최우주, 얼굴에 뭐가 묻었어.”“최우주가 얼룩 고양이가 됐어.”최우주는 자신을 놀리는 두 아이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기분이 상했는지 입을 삐죽이며 고다정을 쳐다보고 애처롭게 말했다. “이쁜 아줌마~”그 모습은 정말 사람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고다정은 두 장난꾸러기의 뒤통수를 가볍게 두드리며 타이르듯 말했다. “다른 사람을 놀리면 안 돼. 너희는 친구잖아. 서로 도와주고 사랑해야 해. 최우주를 일으켜 세워 줘.”“나는 아직 쟤를 친구라고 인정한 적 없어요!”하준이는 코를 찡그리며 반박했지만, 몸은 솔직하게 최우주를 도와주기 위해 나섰다.하윤이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입으로는 불평하면서도 행동은 오빠보다 느리지 않았다.고다정은 입과 행동이 다른 두 아이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고 옆에 서 있던 우주 엄마도 잠깐 눈빛을 반짝이더니 입꼬리를 올려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곧 두 아이가 최우주를 일으켜 세웠다.고다정은 그 모습을 보고는 그들이 손을 잡고 서로를 지탱하며 논에서 일하게 했다.세 아이의 일은 가장 쉬운 것이었는데, 그저 선생님이 나눠준 모종을 부모님들에게 건네주는 것이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처음으로 이런 농사일을 해보았지만, 두 사람 모두 진지한 태도로 임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들의 동작은 꽤나 전문적으로 보였다.잠시 후, 두 사람은 큰 면적의 모종을 심었고, 그 성과에 매우 만족했지만, 몸은 조금 버티기 힘들었다.고다정은 오랜만에 이렇게 무거운 일을 하니 허리가 아팠다.여준재는 그녀가 가끔 허리를 펴고 마사지하는 것을 보고 허리가 아플 것이라 생각하고 걱정했
더 보기

제703화 두 꼬마가 무사히 자라길

3일간의 수학여행은 금요일에 막을 내렸다.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데리고 돌아왔고 월요일에 정식으로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빌라에서 강말숙은 그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3일 동안 즐거웠니?”“즐거웠어요, 할머니. 우리는 논에서 직접 벼를 심었어요.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올해 하반기에 우리가 직접 심은 쌀을 먹을 수 있다고요.”하준이는 이 3일 동안 있었던 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고 하윤이도 옆에서 끼어들더니 열심히 손짓, 발짓 동원해가며 흥분된 듯 이야기했다.잠시 후, 두 아이가 하품하며 졸음을 참기 시작했다.아침 일찍 차를 타고 돌아온 데다 길이 험했던지라 몸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고다정은 이를 보고 도우미들에게 아이들을 방으로 데려가도록 부탁했고 자신은 외할머니와 잠깐 수다를 떨 기회를 얻었다.“집에 별일은 없었어요?”“아무 일도 없었어. 네 예비 시어머니가 너희들이 집에 없다는 걸 알고 며칠 동안 매일 날 보러 왔어. 내일 주말인데, 하준이, 하윤이를 데리고 한번 놀러 가 봐. 두 부부가 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강말숙은 이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그녀는 심해영이 외할머니를 돌보러 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내일 주말인데, 준이, 윤이를 데리고 이틀 정도 머물러야겠어요. 외할머니도 같이 갈래요?”“나는 안 갈래. 이곳 환경에 익숙해져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 또 잠 못 이룰까 봐.”강말숙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고다정은 외할머니의 이 습관을 알고 있어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다음날, 주말이 되었다.고다정과 여준재는 두 아이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외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저택으로 향했다.저택에 도착하자, 심해영은 네 명의 가족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며 말했다. “너희들 돌아왔구나, 미리 전화해서 준비할 시간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무슨 준비를 해야 해요? 우
더 보기

제704화 스승님의 전화

큰 어르신은 고다정에게 할 말을 다 한 후, 찌푸렸던 얼굴을 펴더니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쌍둥이를 바라보았다.“이건 증조할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사히 잘 크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평안패야. 그러니까 엄마 말을 들을 필요 없어. 알았지?”쌍둥이는 갑자기 받아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며 고다정을 쳐다보았다.도움을 청하는 그들의 눈빛에 고다정은 큰 어르신의 고집이 꺾일 것 같지 않아 결국 동의했다.“증조할아버지께서 너희를 위해 특별히 주문 제작한 것이라고 하니 증조할아버지께 제대로 감사 인사를 올리고 받으렴.”“감사합니다, 증조할아버지. 너무 맘에 들어요.”쌍둥이는 기뻐하며 큰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올렸다.말랑말랑 귀여운 목소리에 큰 어르신은 주름의 골이 더 깊어질 정도로 활짝 웃었다.뒤이어 그는 쌍둥이를 붙잡고 소풍이 어땠는지 물었다.쌍둥이는 싫증 내는 것도 없이 다녀온 얘기를 했고 감격스러운 대목에서는 손발까지 써가며 설명했다.한순간 거실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식사할 때도 유쾌한 분위기는 계속됐다.쌍둥이가 예쁜 말로 살살 녹여주니 여준재 부모님과 할아버지까지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그렇게 함께 지내며 고다정은 점점 여씨 집안사람들과 한집안 식구가 되어갔다.여준재와의 감정도 점점 깊어지고 갈수록 달콤해졌다.이날 고다정이 가족들과 식사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갑자기 울려서 보니 해외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여보세요.”“다정아, 나야.”맑고 시원한 여자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왔다.고다정은 멍해졌다가 제정신이 돌아온 후 반갑게 인사했다.“스승님!”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녀의 놀란 듯한 목소리에 잇달아 시선을 그녀에게로 돌렸다.“엄마, 스승님이세요?”“그래, 스승님한테 인사할래?”고다정이 이렇게 묻자 쌍둥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 저희도 스승님과 통화하고 싶어요.”전화 너머로 이 말을 들은 성시원은 싱긋 웃더니 말했다.“휴대폰을 준이와 윤이
더 보기

제705화 스승님은 절 해치지 않을 거예요

5년 전 그녀가 고씨 집안에서 쫓겨났을 때, 스승님이 거둬 주고 재주를 가르치지 않았다면 그녀는 고씨 집안의 핍박에 못 이겨 엄마처럼 무너지고 자살했을지도 모른다.스승님이 나타나서 그들 일가의 목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고다정은 훗날 능력을 갖추면 반드시 스승님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었다.고다정이 묻지도 않고 선뜻 수락하자 성시원은 싱긋 웃더니 말했다.“너 이렇게 쉽게 수락했다가 내가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시키면 어떡하려고 그래?”“스승님은 저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고다정이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이 말에 성시원이 전화기 저편에서 호탕하게 웃자 고다정도 얼굴에 웃음기가 돌았다. 한참 웃고 떠든 후 성시원이 용건을 이야기했다.“내가 부탁할 일은 사실 간단해. 나 대신 해주시에 가서 내 친구가 진행하는 연구개발을 도와주면 돼. 약품 연구를 하는 친구인데, 최근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접목 문제에서 난관에 봉착했나 봐. 네가 이 분야에서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 혹시 색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어리둥절해졌다. 스승님이 말하는 부탁이 약품 연구개발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스승님 칭찬을 들으니 기쁘긴 한데 스승님 혹시 잊으셨어요? 제가 얼마 배우지 못했을 때 스승님이 저한테 책 몇 권을 남기며 독학하라 하시고 떠나셨잖아요.이건 친구분한테 억하심정이 있어서 저를 보내 일을 망치려는 게 아닌가요?”“너스레를 그만 떨어. 내가 해외에 있긴 하지만 너에 관한 국내 소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거든.”성시원은 농담조로 고다정을 추켜세웠다.“너 운산시에서 이름 있는 신의가 됐다는 거 다 알아.”이 말에 고다정은 멋쩍게 웃으며 코를 만졌다.“신의는 무슨. 사람들이 헛소리하는 거예요. 제 능력은 스승님의 절반도 못 따라가요.”“나를 그만 치켜세우고, 방금 얘기한 일은 어떻게 생각해?”성시원이 진지하게 묻자 고다정도 장난기를 빼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스승님 부탁인데 당연히 거절하지 못하죠.
더 보기

제706화 이런 변화가 좋아

“그래요. 하지만 또 다른 요구 사항이 있어요. 도착한 후 매일 아침저녁으로 나한테 전화해요.”현실만 허락된다면 여준재는 심지어 고다정과 함께 가고 싶은 심정이다.고다정도 남자의 눈빛에서 아쉬운 마음을 읽어내고 달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쌍둥이도 엄마가 여러 날 집을 비울 것임을 의식하고 헤어지기 서운해했다.“엄마, 빨리 돌아와야 해요.”“우린 매일매일 엄마 생각할 거예요.”두 아이의 말랑말랑한 말을 들으며 고다정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그녀가 뭔가 얘기하려고 할 때 쌍둥이가 또 의젓하게 입을 열었다.“엄마, 걱정하지 말고 일 보세요. 우리가 집을 잘 지키고 있을 거예요.”“맞아요. 아빠도 잘 지킬게요. 나쁜 여자들이 아빠에게 접근하지 못하게.”“컥컥.”깜짝 놀란 고다정은 침을 삼키다 사레가 들렸고, 너무 어이없었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런 말들은 틀림없이 임은미한테서 배웠을 것이다.여준재도 쌍둥이가 이런 것까지 알리라 생각지 못해 어처구니없는 표정이다.“뭐라고? 너희들 눈에는 아빠가 그렇게 미덥지 못한 사람으로 보여?”‘아차, 아빠가 계신 걸 깜박하고 말을 잘못했네.’쌍둥이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는 여준재를 향해 멋쩍게 웃었다.“헤헤, 아빠,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그럼 무슨 뜻인데?”여준재가 끝까지 캐물을 기세를 보이자 쌍둥이는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며 어떻게 앞뒤가 맞게 둘러댈지 고민했다.궁지에 몰린 쌍둥이를 보며 고다정도 사실은 재밌는 구경이 생겼다 싶었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됐어. 핑계는 그만 생각하고 밥이나 먹어. 학교 늦겠다.”“알았어요, 엄마, 얼른 밥 먹을게요.”쌍둥이는 고다정의 말에 구원됐다 싶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여준재는 우습다는 듯 그들을 힐끗 보고는 고다정에게 곁눈질하더니 몸을 앞으로 기울여 다가붙으며 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당신도 날 못 믿어요?”고다정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그냥 못 믿는다고 생각하세요. 어쨌든
더 보기

제707화 해주시 도착

그날 저녁 고다정은 짐을 싼 후 성시원의 친구에게 연락했다.“안녕하세요. 채성휘 씨 맞으시죠?”“맞는데요. 누구시죠?”채성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오자, 고다정은 전화에 대고 자기소개를 했다.“아, 저는 성시원 스승님 소개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접목 문제에 도움을 주기로 한 사람인데요. 고다정이라고 합니다.”“고다정 씨였군요. 알고 있습니다. 벌써 오신 건가요?”채성휘가 반가워하며 묻자 고다정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내일 출발하려고요. 시간을 확정하려고 연락드렸습니다.”“그렇군요. 괜찮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시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 제가 픽업해서 직접 연구소로 가면 됩니다.”채성휘가 이튿날 일정을 말하자 고다정은 별문제 없다고 생각되어 도착 시간을 대충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내려놓자 여준재가 다가와 그녀를 껴안으며 물었다.“뭐래요?”“내일 비행기에서 내린 후 전화 연락하기로 했어요.”고다정이 통화 내용을 알려주었다.여준재는 마음 놓이지 않아 당부했다.“비행기에서 내리면 잊지 말고 나한테 전화해요.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고. 알았죠?”고다정은 자신이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걱정하는 남자의 모습이 좀 웃겼지만 마음속은 달콤했다. 그녀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아침 식사 후 고다정은 쌍둥이랑 외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했다.“엄마, 잘 다녀오세요. 엄마 보고 싶을 거예요.”쌍둥이가 고다정을 향해 고사리손을 흔들었다.고다정은 하나하나 안아준 후 여준재를 따라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헤어져야 하는 시각이 되자 여준재는 떨어지기 싫어하며 고다정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그러자 고다정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만해요. 이러다 비행기를 놓치겠어요.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요.”“매일 전화하는 걸 잊지 말고.”또 한 번 당부하는 여준재, 그런 그에게 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손을 놓으라고 재촉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전혀 급하지 않은 듯 고다정을 뚫어지게 바라보
더 보기

제708화 그녀가 우리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고다정은 채성휘의 말을 듣고 의외의 사실에 매우 기뻤다.스승님은 그녀에게 약초 식별과 의술을 가르쳐주면서도 그녀를 제자로 인정한 적은 없었다.스승님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그녀가 잔꾀를 부려 쌍둥이를 이용해 얻어낸 것이다.스승님이 밖에서 그녀를 제자라고 말하고 다녔다니 너무 뜻밖이다.“그렇군요. 지금 연구 관련 자료는 가지고 있나요? 아니면 구두로 저한테 상황을 얘기해주실래요?”고다정이 본론으로 화제를 이끌었다.이 말에 채성휘도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연구 자료는 연구소에서 가지고 나올 수 없으니 현재 상황을 구두로 말씀드릴게요.”“그래도 돼요.”고다정이 채성휘에게 계속하라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그러자 채성휘가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을 얘기했다.“아까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성시원 선생님을 만났다고 얘기했잖아요. 사실 그때도 이 과제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미숙하게나마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었죠. 그러다 졸업 후 연구소를 세우고 나서야 그때 그 아이디어를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저의 예상대로라면, 이것의 존재는 간암의 병변을 억제할 수 있고 심지어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도 어느 정도 있어요. 하지만 현재 약성 상극의 문제에 직면했고, 수많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이 두 가지 약성을 중화할 수 없습니다. 결국 방법이 없어서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더니 선생님은 일이 있어서 못 오신다며 고다정 씨를 추천했습니다.”기대에 찬 남자의 눈빛을 보며 고다정은 부담을 백배로 느꼈다.그녀는 이 사람이 자기한테 아주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채 선생님, 저는 스승님 곁에서 그리 오래 배우지 못했어요. 기껏해야 약품 제조에 재능이 좀 있는 것뿐이니 당신에게 꼭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괜찮아요. 먼저 보시고 해결할 수 없으면 그때는 스승님께 여쭤보시면 되죠.”채성휘는 고다정이 이렇게 말할 것이라 예상한 듯 개의치 않으며 손을 내저었다.고다정은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 됐지만 거절하지는 않았
더 보기

제709화 처음 관심 가는 사람

고다정이 뭔가 말하려 할 때, 누군가 불쑥 그녀 앞에 손을 내밀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보니 서은진이 어느새 그녀 앞으로 다가와 조금 전의 공격적인 태도와는 달리 대범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저는 서은진이라고 합니다. 성휘와는 동기이자 협력 파트너입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성휘가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길 바랍니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다정은 서은진과 악수하며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고다정이라고 합니다.”서은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빼려 할 때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고다정은 그녀를 힘껏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서은진 씨, 저를 적대시할 필요 없어요. 저는 약혼자가 있고 아이도 두 명 있어요. 단지 스승님의 부탁으로 도우러 온 것뿐이에요.”서은진에게 자기를 적대시할 필요 없다고 암시한 것이다.이 말을 들은 서은진은 어안이 벙벙해서 멍하니 고다정을 쳐다보았다.고다정이 그녀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녀를 향해 눈을 깜박거렸다.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서은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들켰다는 것을 알고 약간 쑥스러웠지만 시원하게 웃으며 사과했다.“고다정 씨, 조금 전에는 제가 무례를 범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런 거 개의치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고다정이 서은진을 향해 싱긋 웃었다.서은진은 그런 고다정에게 호감이 급상승했다.“개의치 않는다니 다행입니다. 저녁에 퇴근하면 제가 밥 살게요. 이 근처 구경도 시켜 드리고. 참, 이전에 해주시에 와본 적 있으세요?”“아니요, 처음 왔습니다.”고다정이 가볍게 고개를 흔들자 서은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문제가 해결되면 저랑 같이 해주시 관광명소를 돌아요.”고다정은 물론 이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날카롭게 맞서던 두 사람이 잠깐 사이에 친구처럼 가까워진 것을 보고 채성휘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여자들의 우정은 다 이렇게 기묘한 것인가?의문스럽긴 하지만 채성휘는 이런 장면이 반가웠다.
더 보기

제710화 내게 약속한 일은 까먹었어요?

서은진은 연구실에 고다정과 채성휘만 남은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내 펴고 웃으며 물었다.“일이 끝났나요? 아까 고 선생님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러 왔어요.”“아직 조금...”“저는 아직 못다 본 자료가 있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아니면 채 선생님과 서 선생님이 먼저 식사하러 가셔서 제 밥을 포장해 오실래요?”고다정은 채성휘의 말을 중간에서 가로채고는 서은진을 향해 눈을 깜박거렸다.고다정이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서은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 성휘야, 우리 먼저 식사하러 가자. 그래야 고 선생님 밥도 빨리 포장해오지.”채성휘는 두 여자의 잔동작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서은진과 같이 식사하기 싫었다.그는 서은진이 자신에게 딴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같은 자기는 마음이 아니므로 서은진이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조금 남은 자료는 내일 오전에 보셔도 돼요. 그러고 보니, 고 선생님이 오늘 오자마자 저를 따라 연구소에 오셔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네요. 제가 이렇게 부려먹은 걸 스승님이 아시면 아마 저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채 선생님, 웃기지 마세요. 스승님은 저를 그렇게 아끼지 않아요. 그리고 오늘 일은 오늘 끝내야죠. 하루빨리 채 선생님을 도와 이 난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그러면 채 선생님이 연구 개발하는 약품이 좀 더 빨리 세상에 나와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겠죠.”고다정이 또다시 완곡하게 거절했다.채성휘는 그녀의 말을 반박할 수 없어 결국 서은진을 따라나섰다.그들이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재에게서 영상통화가 왔다.“엄마, 뭐 하세요?”통화가 연결되자 쌍둥이가 카메라 앞에 가까이 다가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녀를 들여다보았다.“엄마는 자료를 보고 있어. 학교 다녀왔어?”“네. 아빠가 데리러 왔었어요.”쌍둥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다정 쪽의 상황을 물었다.“엄마, 거기서 잘 지내세요? 동료들은 잘해주나요?
더 보기
이전
1
...
6970717273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