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아직 어슴푸레한 빛이 남아있는 틈을 이용해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을 모아 하산하기 시작했다.어쩌면 모두 휴식을 원했기 때문인지, 하산할 때는 유난히 협조적이었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들은 마을로 돌아와 각자 민박집으로 돌아갔다.돌아온 후 고다정은 소파에 앉아 움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쳐있었다.그저 나들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곤할 줄 몰랐다.두 아이는 소파에 지쳐 앉아 있는 엄마를 보고 알아서 다가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우리가 마사지해줄게요.”“엄마는 필요 없어. 너희도 앉아서 좀 쉬어. 엄마가 좀 회복되면 씻으러 가자.”고다정은 지쳤지만, 아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건 원치 않았다.오늘 그녀들이 걸어온 모든 길을 두 아이도 스스로 걸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모자 셋을 바라보며, 여준재는 두 눈 가득 부드러움을 담고 조용히 말했다. “나가서 목욕물을 준비할게요.”목욕을 마치고, 아마도 너무 지쳐서인지, 일가족은 곧 깊은 잠에 빠졌다....다음날, 동이 터올 새벽 무렵 닭의 울음소리에 고다정과 여준재가 일찍 깨어났다.회색빛으로 물든 창밖을 보며, 그들은 시선을 맞추며 웃었다. 다만 바로 일어나지는 않고 서로를 끌어안고 침대에서 조금 더 애정을 나누었다.거의 7시가 되어서야 두 사람은 일어나 씻고 옆방에서 자고 있던 두 아이를 깨웠다.어제 공지한 대로, 오늘 아침 8시쯤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을 때 농부 아저씨들을 도와 모내기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곧 일가족은 준비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집합장소에 모였지만 막상 도착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아챘다.고다정은 이 상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고 앞에 있는 선생님의 표정도 굳어졌다.봄나들이의 목적을 출발 전에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학부모들이 이렇게 협조적이지 않다니, 앞으로 학생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까.하지만 불만이 있어도 그들은 보이콧한 학부모들을 감히 부를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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