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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스승님은 절 해치지 않을 거예요

5년 전 그녀가 고씨 집안에서 쫓겨났을 때, 스승님이 거둬 주고 재주를 가르치지 않았다면 그녀는 고씨 집안의 핍박에 못 이겨 엄마처럼 무너지고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스승님이 나타나서 그들 일가의 목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고다정은 훗날 능력을 갖추면 반드시 스승님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고다정이 묻지도 않고 선뜻 수락하자 성시원은 싱긋 웃더니 말했다.

“너 이렇게 쉽게 수락했다가 내가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시키면 어떡하려고 그래?”

“스승님은 저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고다정이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 말에 성시원이 전화기 저편에서 호탕하게 웃자 고다정도 얼굴에 웃음기가 돌았다. 한참 웃고 떠든 후 성시원이 용건을 이야기했다.

“내가 부탁할 일은 사실 간단해. 나 대신 해주시에 가서 내 친구가 진행하는 연구개발을 도와주면 돼. 약품 연구를 하는 친구인데, 최근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접목 문제에서 난관에 봉착했나 봐. 네가 이 분야에서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 혹시 색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어리둥절해졌다. 스승님이 말하는 부탁이 약품 연구개발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스승님 칭찬을 들으니 기쁘긴 한데 스승님 혹시 잊으셨어요? 제가 얼마 배우지 못했을 때 스승님이 저한테 책 몇 권을 남기며 독학하라 하시고 떠나셨잖아요.이건 친구분한테 억하심정이 있어서 저를 보내 일을 망치려는 게 아닌가요?”

“너스레를 그만 떨어. 내가 해외에 있긴 하지만 너에 관한 국내 소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거든.”

성시원은 농담조로 고다정을 추켜세웠다.

“너 운산시에서 이름 있는 신의가 됐다는 거 다 알아.”

이 말에 고다정은 멋쩍게 웃으며 코를 만졌다.

“신의는 무슨. 사람들이 헛소리하는 거예요. 제 능력은 스승님의 절반도 못 따라가요.”

“나를 그만 치켜세우고, 방금 얘기한 일은 어떻게 생각해?”

성시원이 진지하게 묻자 고다정도 장난기를 빼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스승님 부탁인데 당연히 거절하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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