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Chapter 621 - Chapter 630

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621 - Chapter 630

1270 Chapters

제621화 호가호위

고다정의 생각을 모르는 구남준은 대뜸 머리를 저으며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저는 사양할게요. 작은 사모님께서 솔로인 저를 좀 봐주세요.”“풉.”구남준이 이렇게 익살스럽게 거절하리라 생각지 못했던 고다정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가기 싫으면 가지 마세요. 준재 씨한테 월급을 2배로 올려주라고 말할게요.”이런 말을 주고받을 때 책상 위의 내선전화가 울려서 받아보니 고객서비스팀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작은 사모님, 조금 전 몇몇 협력사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이들은 우리와 제휴를 해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넌지시 밝혔습니다. 제가 일단 달래긴 했지만 이들의 생각이 바뀔 것 같지 않고, 게다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전화기 저편에서 담당자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용건을 말했다.겨우 긴장이 풀렸던 고다정은 이 말을 듣자 또다시 신경이 곤두서서 급히 캐물었다.“왜 제휴를 해지하려는 건지 물어봤어요?”“물어봤는데, 대부분 똑같은 생각입니다. 다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회사 주가도 하락한 데다 인터넷에 머지않아 파산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어 빨리 손절하려는 겁니다.”담당자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할 말을 잃었다.담당자는 고다정이 한참 동안 반응이 없자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걸 알아채고 먼저 입을 열었다.“작은 사모님, 현재 중요한 일은 두 가지입니다. 구 비서님한테 말해서 인터넷상의 루머를 해명하고 신우하이테크가 재정비 후 YS그룹과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요. 그러면 잠시 고객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그렇게 해도 돼요? 그리고 YS그룹과 제휴를 맺지 않았는데 그건 사람을 속이는 거잖아요?”고다정은 사람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비즈니스를 모르지만 신용이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쯤은 안다.담당자는 고다정이 이런 말을 하리라 예상치 못했는지 몇 초간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작은 사모님과 대표님의 관계로 볼 때, 두 회사가 제휴를 맺지
Read more

제622화 큰 손해를 보다

이 공고가 나오자 사태를 지켜보던 주식투자자들은 아연실색했다.특히 주식을 대거 저가 매도한 개인투자자들은 이때 후회가 막심했다.“회사 재정비라니? 신우하이테크가 파산하는 줄 알고 주식을 황급히 저가에 매도했는데, 진짜 큰 손해를 봤어.”“큰 손해뿐이야? 완전히 망했지. YS그룹과 관계를 맺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법칙을 잊었어? 내 돈, 아까워죽겠어.”“하하하, 난 다행히 주식을 팔지 않았어. 돈 벌었네.”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고다정과 여준재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단독룸에서 오붓하게 밥을 먹었고, 식사가 끝난 후에도 즉시 떠나지 않고 같이 앉아 커피를 마셨다.이때 여준재의 휴대폰이 울리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는 휴대폰을 들고 한 번 훑어보더니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그의 어깨에 기대어 있던 고다정이 이내 그의 표정 변화를 감지하고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래요? 무슨 일이 있어요?”“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제 구 비서한테 신우하이테크 직원의 집단 사직에 배후가 있는지 조사해 보라고 했는데, 결과가 나왔어요.”여준재가 휴대폰을 고다정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내 추측이 맞았어요. 직원들의 사직이 고경영과 연관이 있어요. 심지어 오늘 아침의 인터넷 여론도 그가 뒤에서 수작을 부린 거예요. 그리고 당신 계모도 엉큼한 사람인지라 이번 일에서 고경영 몰래 많은 일을 꾸몄어요.”이 말을 듣고 휴대폰 속의 자료를 보던 고다정도 안색이 변했다.“고경영, 심여진, 이 사람들은 계속 제 주변을 맴돌면서 어디나 빠지지 않네요.”그녀의 눈에서 혐오감이 넘쳐흘렀다.여준재는 증오에 불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고 달랬다.“됐어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화를 내서 몸을 망가뜨리면 손해에요.”고다정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여준재의 말이 맞는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화를 내다가는 조만간 화병 걸려 죽을 것이다.품속의 여인이 진정된 것을 본 여준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계속 설득했다.“사
Read more

제623화 집에서 하루 쉬다

여준재 같은 대사업가가 가르치니 고다정이 사업 수단을 장악하는 속도도 로켓이라도 탄 듯이 빨랐다.이틀 후, 신우하이테크는 여준재와 고다정의 공동 노력으로 끝내 안정을 찾았다.직원도 끊임없이 충원해 회사가 정상적 운영을 회복했다.그럼에도 고다정은 매일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그녀가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여준재 같은 대사업가와 구남준 같은 유능한 엘리트 직원이 지도한다고 해도 어쨌든 회사를 처음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이로 인해 그녀가 해야 할 것도 다른 사람보다 많았다.겨우 일주일이 지났는데 그녀는 몸이 반쪽이 됐다. 이를 지켜보는 여준재와 강말숙은 너무 가슴이 아팠다.강말숙은 매일 갖은 방법을 다해 고다정에게 몸보신을 시켜주었다.여준재도 매일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하라고 주방에 시켜서 회사에 갖다주었다.좀 쉬게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는 그녀의 마음을 안다.그는 고다정이 신우하이테크를 제대로 경영하려 하고, 적어도 신우하이테크가 영업을 회복해야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임을 안다.그래서 그는 고다정을 더 호되게 채찍질했다.이날 저녁에도 고다정은 여준재한테서 서류 처리에 대해 한밤중까지 공부했다.요즘 너무 힘들었는지 여준재의 차분한 목소리를 듣고 있던 그녀는 눈꺼풀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더니 눈을 뜰 수가 없었다.쿵 하고 고다정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자기 팔에 머리를 쪼았다.여준재가 소리를 듣고 옆을 보니 원래 아름답던 용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해진 여인이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특히 눈 밑의 다크서클이 심했다.그는 한숨을 쉬고는 조심조심 일어나 그녀를 옆으로 안고 서재에서 나왔다.이동하는 동안 깊은 잠에 곯아떨어진 고다정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무슨 꿈을 꾸는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잠꼬대를 했다.“말은 70%만 믿고... 가격을 매길 때는 여지를 두고... 경제뉴스를 많이 보고...”크지 않지만 작지도 않은 이 소리를 똑똑히 들은 여준재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Read more

제624화 너무 행복해

이날 고다정은 집에서 쌍둥이랑 놀아주며 시간을 보냈다. 사실 대부분은 고다정이 소파에 앉아 그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동안 확실히 많이 지쳤던 그녀는 쉰다고 하니 꼼짝도 하기 싫었다.쌍둥이도 그걸 눈치채고 너무 기특하게 그녀를 들볶지 않았다.심지어 하준이는 기특하게 엄마한테 다가가더니 애티 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많이 피곤해요? 다리 주물러 줄까요?”“나도 엄마 안마해 줄래.”하윤이도 소파에 올라와 고다정의 뒤에 가더니 그녀의 어깨를 주물러 주려고 했다.고다정은 쌍둥이의 안마를 받으며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옆에서 여준재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온종일 집에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다.저녁에 강말숙이 특별히 고다정을 위해 몸보신에 좋은 삼계탕을 끓였다.그러나 고다정은 며칠 연속 보신탕을 먹은지라 이 탕을 보자 식욕이 뚝 떨어졌다.강말숙은 그것도 모르고 흐뭇해하며 삼계탕을 들고 들어와 보물을 바치듯 고다정의 앞에 놓으며 재촉했다.“온도가 딱 맞으니 식기 전에 먹어.”“이따가 먹을게요.”말은 그렇게 하지만 고다정은 이따가 외할머니가 자리를 뜨면 여준재에게 떠넘길 생각이다.이를 모르는 강말숙은 강요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그럼 좀 있다 먹어. 나는 소화도 시킬 겸 애들을 데리고 화원에 산책하러 갈게.”“알았어요. 준이 윤이가 외증조할머니 잘 챙겨.”고다정은 쌍둥이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나서 그들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들이 문을 나서자마자 고다정은 보신탕이 들어있는 그릇을 여준재에게 떠밀었다.“빨리빨리, 나 대신 먹어요.”여인이 보신탕이 싫증 나서 그런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여준재는 머리를 흔들며 장난쳤다.“이건 외할머니께서 특별히 당신을 위해 끓인 보신탕이니 내가 먹으면 안 돼요. 외할머니가 아시면 기분 상하실 거예요.”“지금 외할머니가 없잖아요. 우리 둘이 말하지 않으면 외할머니는 모를 거예요.”고다정은 여준재가 일부러 놀리는 것도 모르고 그의 팔을 잡으며 애교
Read more

제625화 또 일이 터졌다

하루 쉬고 난 고다정은 또다시 바쁜 일상이 이어졌다.그러나 이전에는 혼자서 몇 사람의 몫을 해내려 했다면 지금은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데 여유가 많이 생겼다.여준재도 그녀의 발전된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이제 관리가 정상화됐으니 두 번째 단계를 진행해요.”“두 번째 단계요?”고다정이 의문스레 쳐다보자 여준재가 고개를 끄덕였다.“계약을 해지하겠다던 고객들을 잊은 건 아니죠?”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그제야 그 일이 생각났지만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지금은 회사가 안정을 찾았는데, 설마 아직도 계약을 해지하려 하겠어요?”지금은 외부에서도 신우하이테크의 뒤에 YS그룹이 있고 신우하이테크와 협력하면 YS그룹과 연을 맺을 수 있다는 걸 아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이때 협력을 중단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녀가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여준재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YS그룹은 만능이 아니고, 상인은 이익을 중시해요. 아직 적합한 기술 인력을 영입하지 못해 제품 관련 업무가 잠시 정지된 상황이잖아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와 협력하면 많은 이익이 따르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전제조건이 있어요. 바로 이 기간 우리 제품에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는 거죠.”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는 잠시 멈추고 고다정을 바라보며 감탄했다.“그래도 당신이 운이 좋아서 그간 엔지니어가 없는 상황에서 협력사 제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어요.”고다정은 이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운이 좋다고 칭찬한 말은 알아들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여준재를 향해 방긋 웃었다.“이전에는 제가 운이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당신을 만나고 나서 점점 운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그러니까 내가 당신에게 복덩이라는 건가요?”여준재는 그녀의 말에 기분이 좋아져 싱글벙글했고, 고다정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당신이 저에게 복덩이에요.”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또다시 입꼬리가 올라갔다.두 사람은 한참 웃고 떠든
Read more

제626화 사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

영운트레이딩 문제를 알고 있었던 구남준은 이내 지시받고 나갔다.그가 나간 후 고다정이 여준재 곁으로 다가가 궁금해하며 물었다.“왜 구 비서님한테 영운트레이딩을 조사하라고 한 거죠?”“이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터져서 구 비서한테 알아보라 한 거예요.”여준재는 대충 설명한 후 고다정에게 말했다.“영운트레이딩에 문제가 생겼으니 두 번째 계획의 첫 방문은 영운트레이딩으로 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가봅시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녀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여준재가 계획을 말하자 자연스럽게 그에 따랐다.조금 뒤, 두 사람은 구남준과 엔지니어 한 명을 대동하고 출발했다.여준재랑 같이 외출하는 게 처음이라서 그런지 엔지니어는 많이 긴장했다.고다정이 이를 눈치채고 먼저 말을 꺼냈다.“엔지니어들이 신우하이테크의 제품 정보를 완전히 파악했다고 들었어요. 영운트레이딩이 구매한 내부 시스템은 공격에 무너질 확률이 높은가요?”이 말을 들은 엔지니어는 무의식적으로 여준재를 힐끗 쳐다보았고, 여준재가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작은 사모님 옆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서야 천천히 질문에 대답했다.“솔직히 말하면, 작은 사모님의 이 문제는 대답이 어렵습니다.”그는 머리를 흔들더니 전문용어로 고다정에게 자세히 설명했다.아쉽게도 고다정은 절반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았다.신우하이테크의 제품은 업계에서 탁월한 편이라 세계 3위권에 드는 해커가 아닌 일반인은 이를 공략하려면 하루 종일 애써야 하고, 게다가 이 과정에 제품 내부 경보기가 울리게 된다.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여준재는 새까만 눈동자가 예리해지더니 고다정에게 물었다.“아까 당신한테 보고한 직원이 영운트레이딩의 경보기가 울렸는지 얘기했어요?”“울리지 않았을 겁니다.”고다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엔지니어가 입을 열었다.업무와 관련된 얘기라 그런지 엔지니어는 여준재를 그리 무서워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쳐다보자 그는 자세히 설명했다.“시스템이 공격
Read more

제627화 계획을 망쳐놓아

사실 여준재의 추측이 맞았다.전화를 걸어온 건 영운트레이딩 대표 조정엽이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급히 고다정에게 설명했다.“고 대표님,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은 저희 회사의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희 쪽에서 조사한 후 고 대표님께 반드시 해명해 드리겠습니다.”“전화로는 설명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귀사로 가고 있으니 잠시 후 만나서 자세히 논의하도록 해요.”고다정은 여준재가 가르쳐준 대로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조정엽은 몇 초간 침묵하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저는 고 대표님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그렇게 두 사람은 몇 마디 치렛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내려놓은 고다정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당신 말이 맞았어요. 영운트레이딩 대표가 저한테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이 자기들의 뜻이 아니라고 변명했어요.”“이런 건 자주 쓰는 수단이에요. 앞으로 많이 접촉하면 요령을 장악하게 될 거예요.”여준재가 그녀의 손을 잡고 낮은 소리로 설명해 주었다.고다정은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차가 어떤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여준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상한 기류를 감지했다.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많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왜 그래요?”고다정은 남자의 이상한 모습을 보고 의문스레 물으며 주변을 살폈다.여준재는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주변에 기자가 있어요.”그는 시선을 거두고 고다정을 껴안은 채 오피스 빌딩을 향해 걸어갔다.고다정이 여준재의 말을 듣고 살짝 어리둥절해졌다가 이내 알아챘다.“저를 취재하러 온 건가요?”“아마도.”여준재는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며 영운트레이딩을 마음속 블랙리스트에 올렸다.‘진짜 간이 부었네, 감히 내 여자를 상대로 이런 일을 꾸미다니.’그의 속마음을 모르는 고다정은 의문스레 물었다.“저를 기다리는 거라면 왜 이쪽으로 오지 않을까
Read more

제628화 허점이 너무 많아

조정엽의 속마음을 모르는 고다정은 방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운 좋게 기술이 뛰어난 직원 몇 명을 영입했습니다.”“그래요? 하지만 지금 시스템에 저희 회사의 중요한 자료가 들어 있어 외부인에게 점검을 맡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고 대표님께서 무슨 문제가 있으시면 저희 엔지니어한테 물어보시면 됩니다.”조정엽이 고다정의 요구를 완곡하게 거절했다.고다정은 이 사람이 거절하리라 생각지 못한 듯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멍해 있었다.어쨌든 이 분야 경험이 없는 그녀는 결국 여준재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와 눈이 마주친 여준재는 안심하라고 눈짓하더니 조정엽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시스템의 보안 성능만 점검하고 귀사의 자료는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걱정되시면 사람을 보내 옆에서 지켜보면 되잖아요.”“이건... 알겠습니다.”여준재를 거부할 수 없는 조정엽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옆에 있는 엔지니어에게 눈짓을 했다.엔지니어는 무슨 뜻인지 알고 일어서더니 조정엽에게 물었다.“기술팀은 어디에 있는지요? 안내를 좀 부탁드립니다.”“왕 비서, 이분을 보안팀으로 안내해.”조정엽은 옆에 있는 비서에게 분부했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다시 여준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보안팀 책임자를 불러와요.”“......”순간 말문이 막힌 조정엽은 여준재가 말한 대로 하라고 비서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몇 분 후, 비서가 약간 몸이 난 남자를 데리고 사무실로 돌아왔다.“대표님.”남자는 공손하게 조정엽에게 인사하면서 시선은 저도 모르게 옆으로 쏠렸다.원인은 다름 아니라 두 사람의 용모가 너무 출중했기 때문이다.특히 검정 양복 차림의 남자는 귀티가 철철 흘렀다.조정엽은 그의 잔 동작을 눈치채지 못한 듯 두 사람을 가리키며 소개했다.“이분은 YS그룹의 여 대표님, 이분은 신우하이테크 고 대표님이세요. 시스템이 공격당한 것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하네.”“여 대표님, 고 대표님, 안녕하세요
Read more

제629화 고다정을 단련하고 싶어

“네, 네. 알겠습니다.”조정엽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적극적으로 응하였다.“제가 즉시 이 일을 조사하라고 시키겠습니다. 원인을 찾게 되면 인터넷에 해명 기사도 올리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신우하이테크와 관련이 없다고요.”그러나 여준재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원인 조사 다 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지금 바로 인터넷에 해명 글을 올리세요."“아, 네! 제가 바로 직원한테 해명하라고 시키겠습니다.”조정엽은 감히 찍소리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처리결과가 맘에 든 여준재는 고다정을 잡고 일어서며 작별을 고했다.“그럼, 일이 다 해결됐으니까 바쁘신데 저희는 그만 일어나겠습니다.”“네. 제가 두 분을 아래층까지 바래다 드리죠.”조정엽은 얼른 일어나서 그들을 배웅하고, 이번 일이 끝내 지나갔구나 생각하며 한숨을 돌렸다.그러나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돌아가는 길에 구남준은 아랫사람이 보낸 메시지를 받고 미간이 구겨지며 고개를 돌려 여준재한테 보고를 올렸다.“대표님, 전에 저한테 영운트레이딩에 대해 알아보라고 하신 것이 방금 결과를 보고받았습니다.”“아, 뭔데?”여준재는 무심하게 물었다.오히려 고다정은 매우 신경 쓰이는 얼굴로 구남준을 쳐다보았다.구남준은 사실대로 보고했다.“아까 그 조정엽은 작은 사모님의 새어머니와 대학 동창이라고 합니다. 일이 터지기 하루 전에 둘이 만났다고 하구요.”“또 그들이야?!”고다정의 얼굴색은 삽시에 가라앉았다.여준재도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고씨 집안에서 너무 할 일이 없어 적적한가 보다. 남준아, 바빠지게 일거리 좀 만들어줘.”“네.”구남준은 알겠다고 분부를 받들었고, 고다정도 막지 않았다.그녀는 고씨 집안이 시끄러워지다 못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고, 설령 여준재가 그럴만한 능력이 된다 해도 그것 때문에 그가 자신과 고씨집안의 원한에 연루되는 것이 싫었다.그들은 여준재가 손 쓸만한 가치도 없는
Read more

제630화 큰 낭패를 봤어

한편, 구남준은 일 처리가 매우 빨랐다.회사로 돌아오자마자 그는 부하직원들이 보내온 정보를 정리하여 조정엽의 메일로 보내고, 계약 해지서와 조정엽이 부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선정한 배상금 청구서도 같이 첨부했다.조정엽은 그 자료를 보고 노발대발했다.그는 그와 심여진이 함께 꾸민 일이 고다정한테 발각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여준재가 웬일로 시원스럽게 돌아가더라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하고 알아차렸다.하필 그는 뭐라 반박할 여지도 없고, 꾸역꾸역 배상금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순순히 피해 보기 싫은 그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고다정한텐 어떻게 못 하지만, 심여진이 남아있지 않은가. 어떻게서든 이 배상금을 심여진한테서 돌려받아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바로 그녀한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가 꾸민 계획이 고다정한테 다 들켜버렸어. 지금 그 여자가 나한테 100억의 배상금을 청구했는데, 이 돈을 반드시 네가 내야겠다.”“......그 돈을 내가 왜 내?!”심여진은 어리둥절했다가 그의 말을 알아듣고는 생각지도 않고 거절했다.100억? 그녀의 모든 사유 재산을 다 합쳐도 그만큼 안 되는데 절대로 안 될 소리다.조정엽은 그녀가 안 줄 줄 일찌감치 예상했다는 듯이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네가 날 먼저 찾아왔다는 걸 잊지 마. 나한테 네 계략에 맞춰서 고다정을 함정에 빠뜨리자 했잖아. 그리고 넌 절대 문제없을 거라고 거듭 나한테 약속도 했고. 근데 지금 문제가 생겼는데도 네 책임이 아니야?”심여진은 말문이 막혔지만, 그 돈은 주려 하지 않았다.“내가 먼저 찾아갔다고 해도 네가 거절했으면 됐을 것을. 툭 까놓고 말해, 네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내가 욕심을 내건 말건 그건 내 일이고, 이 돈은 네가 반드시 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 집 양반을 찾아갈 거야.”조정엽은 그녀의 변명을 귀담아듣지도 않고 바로 그녀의 급소를 찔렀다.심여진은 수화기 저편에서 화가 나 벌떡벌떡 뛰었지
Read more
PREV
1
...
6162636465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